법흥사 적멸보궁과 '기암과 노송의 절경' 구봉대산
* 산행지: 구봉대산(901m, 영월군 수주면)
* 산행일:
* 산행경로 및 시간: 법흥사주차장(
<휴식 등 포함 총 4시간 소요>
- 산행거리: 법흥사~정상(3.0km) ~법흥사 입구(3.4km)
*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신림/주천IC(영월 주천방향)~주천~법흥사(주천IC 에서 40km)
3년 만에 찾은 구봉대산, 오늘은 적멸보궁부터 다녀오고 구봉대산을 오르는 것으로 계획을 잡는다. 적멸보궁으로 가는 길은 물봉선 같은 들꽃들이 한창이고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 청량한 기운이 가득한 기분 좋은 길. 오랜만에 찾은 적멸보궁은 날씨가 더워서일까 참배객도 많지 않고 고적하다.
자장율사는 문수보살로부터 부처님 진신사리를 받고 당나라에서 돌아와 오대산 상원사, 태백산 정암사, 양산 통도사, 설악산 봉정암에 사리를 봉안하고 643년(선덕여황 12년) 마지막으로 이곳 사자산 연화봉 아래 흥녕사(법흥사의 옛 이름)를 짓고 진신사리를 모신다. 법흥사에는 사리탑이 따로 없으니 수려한 연화봉 자체가 부처님 사리탑이고 예배의 대상. 후일 이곳 법흥사는 신라 말 9산선문 중 사자산문의 중심 도량이 된다.
<구봉대산 들머리>
적멸보궁에서 내려와 법흥사 공양간에서 점심까지 얻어 먹고 주차장 서쪽 방향의 구봉대산 들머리로 향한다. 백덕산과 마주하고 있는 구봉대산은 9개의 봉우리가 이어져 있어 구봉대산이라고 하고, 명당인 적멸보궁을 호위하는 우백호의 형세라고 한다. 널목재부터 이어지는 능선 길에 기암과 노송들이 어우러져 풍광이 수려하고 조망이 일품인 산. 게다 9개의 봉우리에 삶의 여정을 나타내는 이름을 붙여 인생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1봉(양이봉) : 어머님 뱃속에 잉태함
2봉(아이봉) : 귀한 새 생명으로 태어나 부모님의 사랑으로 무탈하게 자람
3봉(장생봉) : 유년기와 장년기를 보내며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음을 배움
4봉(관대봉) : 벼슬길에 오름
5봉(대왕봉) : 인생의 절정을 맛봄
6봉(관망봉) : 지친 몸을 쉬면서 돌이켜봄
7봉(쇠봉) : 늙고 병들음
8봉(북망봉) : 인간이 이승을 떠남
9봉(윤회봉) : 산을 좋아하는 사람과 선한 사람이 다시 태어남
들머리를 들어서자 곧 깊은 원시림의 울창한 숲, 게다 길은 평탄하니 걷기 좋은 길. 첫 번째 계곡을 건너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기분 좋은 길을 가는데 이정표(법흥사 1.2km, 구봉대산 정상 1.7km)가 있고 바로 계곡이 나온다. 계곡에는 마지막 계곡이니 수통을 채우라는 안내문이 있는데 바로 위 암반에 먹이를 먹었는지 배가 두툼한 살모사 한 마리가 꼬리 쪽을 물에 담그고 있다가 인기척을 느꼈는지 느릿느릿 숲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도망갈 생각이 없다. 구봉대산은 산행객들이 많은 곳인데 등로 주변에까지 나타난 것을 보면 아직 어린 놈인가?
이제부터 안부인 널목재까지는 가파른 길, 그래도 짓 푸른 울창한 숲이 마음을 편하게 하고 산행의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주변은 온통 활엽수인데다 군데군데 단풍나무가 우거진 것을 보면 가을철 풍경은 얼마나 고울까! 혹시 시절인연을 다시 만나면 좋은 계절에 좋은 풍광을 같이 할 수도 있겠지. 마지막 계곡에서 가파른 길을 20분 정도 오르니 안부인 널목재. 이정표는 법흥사 1.2km, 구봉대산 정상 1.7km를 안내한다. 거리 표기는 6봉을 정상으로 보고 있는데 전망이 좋은 6봉이 정상인지 헬기장인 제9봉이 정상인지 잘 모르겠다.
널목재에서 1봉인 양이봉은 지척, 2~3분 간격으로 2봉, 3봉이 나타나고 헬기장에는 벌써 가을을 알리는지 청초한 산구절초가 한창이다. 3봉에서 6봉까지가 멋진 기암기석과 노송, 시원한 조망으로 풍광이 좋은 데다 암릉길 걷는 기분이 그만이라 구봉대산 산행의 백미. 관대봉인 4봉을 지나 내리막길을 거쳐 멋진 바위 암봉과 노송이 우거진 5봉에 도착한다.
5봉은 가장 전망이 좋아 전망봉이라고도 하는데 앞으로 갈 6봉 쪽으로 멋진 기암과 싱싱하고 푸른 소나무가 어우러져 절경이고 건너편 동쪽으로 법흥사와 그 위에 길게 뻗은 백덕산 산줄기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또 바위 봉우리에 힘껏 뿌리를 내린 소나무의 생명력은 얼마나 소중한가? 조망을 즐기며 한참을 쉬다가 정상인 6봉으로 향한다.
<5봉에서 보는 육봉 방향>
<5봉>
계속되는 멋진 암릉길, 군데군데 로프가 매여 있고 거친 바위길이다. 우회로를 이용하지 않고 능선의 암릉지대를 따라 가는데 바위길이 험해 진행하기가 만만치 않다.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은 전부 우회로를 이용해 지나가고 있다. 안부 직전에서 암릉길은 우회로로 내려서고 안부 이정표는 법흥사 3.0km, 법흥사 입구 3.6km. 법흥사 입구는 음다래길을 따라 하산하면 날머리가 되는 일주문 옆을 말하는 것. 안부 바로 위가 정상인 6봉인데 바위를 기어 올라가야 한다.
<이런 암릉이 이어지고>
바위를 넘어 정상으로 올라서는데 널찍한 바위 위에 네 사람이 앉아 막걸리를 마시며 한담을 즐기다 인기척 없이 올라가서인지 깜짝 놀란다. 정상에는 고사목이 있는 바위에 정상 표석(870m)이 있고 6봉 안내판이 있다. 5봉과 마찬가지로 6봉도 역시 조망이 좋아 지나온 능선의 수려한 풍광과 건너편 후련한 백덕산 산줄기들이 일품이다. 5봉에서 한참 쉬었기 때문에 막걸리 마시던 사람들의 한 잔 하고 가라는 권유를 뿌리치고 바로 7봉으로 출발.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급한 암릉길인데 다행스럽게도 그리 미끄럽지는 않다. 오후에 산행을 시작해서인지 이제부터는 오가는 사람들도 없고 호젓한 산길.
<6봉이자 구봉대산 정상>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로프가 있는 바위지대로 이어지고 급경사 길을 오르니 돌탑이 있는 제 7봉 쇠봉이다. 쇠봉을 지나 너덜 길을 잠시 지나 경사 길을 오르니 삼각점이 있는 제9봉인 헬기장, 8봉인 북망봉은 모르고 지나쳤나 보다. 9봉은 ‘산을 사랑하는 사람과 선한 사람이 다시 태어난다’는 윤회봉, 실제 구봉대산 정상으로 901m라고 하는데 이곳의
<9봉인 윤회봉, 실제 구봉대산 정상>
9봉에서 2분 정도 가니 삼거리 갈림길인 봉우리, 법흥사 입구는 왼쪽으로 하산하는 길. 법흥사 입구까지 3.0km 거리(구봉대산 정상 0.6km) 암릉지대를 지나니 꽃며느리밥풀꽃과 산구절초가 펼쳐진 산상화원을 지난다. 군데군데 등산로 표시가 나오고 소나무 자태가 그윽한 능선 길을 따라가다가 노송이 몇 그루 있는 봉우리에서 경사가 급한 좌측 길로 내려간다. 다시 암릉지대를 지나고 로프가 매진 바위를 내려와 잠시 평탄한 길을 걷다가 경사가 급한 길을 내려오니 음다래기골 계곡. 맑은 물이 맑고 시원해 쉬어가기 좋은 곳. 산행객들이 전혀 없어 호젓한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한참 쉬어 간다.
계곡에서 법흥사 입구까지는 20분 정도 걸리는 길. 이제부터는 계곡 옆 평탄한 길로 접어드는데 숲이 워낙 우거져 벌써 어둑어둑 해진다. 구봉대산 3.2km, 주차장 0.4km 이정표를 지나니 아직 피지 않은 억새밭을 지나고 물가에 궁궁이가 잔뜩 핀 길을 지나니 일주문 옆으로 내려선다. 이정표는 구봉대산까지 3.4km. 차가 있는 법흥사 주차장까지 1.2km를 걸어 올라야 하는데 마침 법흥사로 들어가는 주천택시가 오고 있어 타고 주차장으로 이동 산행 완료. 3시간 반 정도면 충분한 거리인데 너무 여유를 부렸는지 4시간이나 걸렸다.
<일주문 옆 날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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