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2코스: 광치기해변에서 온평포구까지
-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과 하나 되는 길.
* 답사일: 2,012년 8월 6일(월), 무더움
* 답사 경로 및 시간: 광치기해변(11:50)~식산봉입구(12:34)~오조리쉼터(13:05)~대수산 봉(14:48)~말방목장(16:34)~혼인지(16:59)~온평포구(17:40) <총 5시간 50분>
이른 아침 장흥 정남진리조트에서 노력항으로 출발, 노력항에서 카페리 오렌지호를 타고 제주 성산항으로 건너간다. 노력항을 8시 20분에 출발한 장흥해운의 오렌지호(운임- 편도 36,000원, 터미널이용료 별도)는2시간 20분 만에 제주 성산포항에 도착. 오늘 올레 2코스를 걷고 내일 아침 11시 50분 배를 타고 다시 장흥으로 돌아가는 짧은 여정.
<장흥 노력항 - 제주 성산포행 카페리호>
<카페리호에서 보는 연안 풍경>
성산항을 나와 우측에 보이는 버스 정류장으로 가니 제주행 시외버스(11:30 출발)가 있다. 2코스 출발지점인 광치기해변을 거치는 버스. 성산포항에서 13분 걸려 광치기해변 도착. 정류장에서 내려 해변으로 건너가니 이곳이 2코스 출발지점.
따뜻한 해안에서 자라는 문주란 흰색 꽃 너머 성산 일출봉이 가깝게 보인다. 해변에 미역처럼 보이는 걸 말리고 있는데 옆에서 보던 사람 왈, ‘미역이 아닌데요’ 그러면서도 그게 뭣인지 이름을 얘기해 주지 않는다. 나중 보니까 감태.
<광치기해변 버스 정류장 - 올레2코스 안내도가 보인다>
<광치기해변 풍경>
<광치기 해변공원>
<2코스 시작지점>
<감태 말리는 뒤로 성산 일출봉>
올레 표지판을 따라 다시 버스 정류장 쪽으로 건너와 도로를 따라 걷는다. 2코스는 오조리 내수면을 한 바퀴 돌면서 식산봉을 들르고 대수산봉과 혼인지를 거쳐 온평포구에 도착한다. 해안을 따라 온평포구로 직행하면 5km 정도 될 것 같은데 빙 돌아서 18.1km를 걷는 것. 대신 내수면의 아름다운 풍광과 부드러운 오름 산책, 호젓한 산길, 들길을 마음껏 걸을 수 있다. 그런데 오늘은 지독한 폭염, 내일이 말복이니 더운 게 당연. 내일은 입추이기도 한데.
<진 하늘색 길을 따라 올레 2코스 출발>
파란 화살표를 따라 도로를 잠시 걸으니 화살표는 우측 내수면 방향으로 길을 안내한다. 오조리 내수면은 국제 멸종위기종 1급으로 보호되고 있는 천연기념물 205-1,2호인 노랑부리 저어새를 비롯한 많은 철새가 겨울을 나는 곳이란다. 지금은 철새는 없고 물가에는 파래가 잔뜩 쓸려와 있다. 처음에는 웬 배춧잎이 이리 많이 쓸려와 있나 했다. 내수면이라지만 바다와 연결되는 짠물.
<길은 우측 내수면 길로 향한다>
<내수면을 따라, 물가에 파래가 잔뜩 쌓여 있다>
<좌측이 오조리마을, 우측이 식산봉 오름>
<성산 일출봉과 함께 하는 길>
일출봉을 보면서 내수면 뚝방 길, 편한 길을 걷는다. 잠시 숲길을 걸으니 식산봉 이정표와 오조리양어장 안내판이 보인다. 1963년 6월에 완공되었다는 양어장에는 뱀장어, 숭어, 우럭이 자란다고 되어 있어 열심히 물속을 찾아보지만 큰 고기는 없고 작은 물고기 떼들만 보인다. 양어장 옆길을 걸으니 식산봉 설명문이 있는 식산봉 입구.
<내수면 길을 따라 식산봉으로>
<내수면 주변 풍경들>
<잠시 숲길을 걷는다, 숲길을 나오면 다시 내수면>
식산봉(食山峯)은 바다와 직접 잇대어 있는 높이 40여m의 오름. 오조리 바다에 왜구들의 침입이 잦아 이 오름을 “마치 군량미를 쌓아놓은 것처럼 낟가리로 위장하여 왜구들이 함부로 침범하지 못하게 했다” 한다.
오름 아래 벤치에서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한참 쉬다 간다. 편안하고 아름다운 풍광, 오가는 사람 하나 없는 호젓한 길. 이 길에서는 거칠 것 없는 자유를 느끼며, 풍경과 내가 하나가 된다. 이 주변이 오늘 걷는 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
<길은 올레2코스, 식산봉 방향으로>
<양어장 옆길을 걸어 식산봉으로>
<식산봉 입구에서 좌측 방향 산책로를 따른다>
<식산봉 입구>
식산봉 아래 무궁화 꽃 비슷한 노랑색 꽃이 여기저기 피어 있다. 안내문을 보니 이것이 바로 희귀식물인 황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황근의 집단 자생지로 2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한다. 아치형 다리를 건너니 오조리마을로 이어진다. 오조리마을 쉼터 정자 옆에 용천수가 솟는 족지물. 설명문을 보니 “위쪽은 여자탕, 아랫쪽은 남자탕으로 구분 사용하였으며 맨 위쪽은 채소를 씻기도 하고 음용수로도 사용하였다”고 되어 있다.
<황근 노랑 꽃이 한창이다>
<다리를 건너 오조리 마을로>
<내수면의 아름다운 풍광들>
<오조리마을, 배 모양의 화장실과 쉼터, 그 앞에 족지물>
<내수면 너머 일출봉을 다시 돌아보고>
<오조리마을 족지물>
<돌담을 따라 길을 이어지고>
돌담이 둘러쳐진 마을 길을 걸어 비석 군을 지나니 다시 내수면 둘레 길로 이어진다. 물가를 따라 계속 걸으니 자줏빛 순비기나무 꽃밭이다. 순비기나무는 주로 바닷가 모래 땅에서 옆으로 퍼지며 자라고 한여름에 꽃을 피우는 바닷가 식물.
건너편에 아까 도로에서 내려선 지점이 보인다. 내수면을 한 바퀴 빙 돈 것. 곧 하수종말 처리장에 도착하고 이제 우측 방향 도로를 따라 걷는다.
<마을을 나서면 다시 내수면을 만난다>
<순비기나무 꽃이 활짝 핀 길을 걷고>
<정겨운 길을 걸으면>
<하수종말처리장, 내수면을 한 바퀴 돌아 이곳에 왔다>
고성리 동남 마을. 성산보건지소를 지나니 올레쉼터가 있는 홍마트. 마을 길을 걷다 느티나무 아래서 한참 휴식. 올레길 국수집은 문을 닫았고 들길을 걸으니 길은 숲길로 이어진다. 다시 2차선 도로에 내려서니 올레 리본은 우측으로 가란다.
우측 방향으로 잠시 걸으니 대수산봉 입구. 전봇대 이정표는 2코스 종점까지 5.3km, 제주올레 2코스 안내판은 현위치 12.7km, 남은 거리 4.5km(1시간 40분 소요), 이 거리 차이는 뭘까? 날이 너무 더워 공사중인 계단에 앉아 한참 쉬다 간다.
<올레 길은 동남마을을 지난다>
<올레쉼터도 보이고>
<이제 길은 뜨거운 마을 길로 이어지고>
<들길을 걸으면...>
<다시 숲길을 걸어>
<2차선 도로를 만나면 우측 대수산봉 입구로>
<대수산봉 입구의 올레 표지>
대수산봉(큰물메) 입구 공사중인 계단길. 시원한 계단에 앉은 두 사람은 도면을 보며 여유를 즐기고 계단을 정비하는 인부 두 사람은 이 무더운 날씨에 무거운 짐을 나르느라 영 힘들다. 오르막길을 오르니 정상으로 가는 갈림길. 포장도로를 따라 정상에 올랐다 다시 내려와야 한다.
<대수산봉 오르는 길>
<포장임도에 있는 대수산봉 경로 안내판 - 이곳에서 우측 정상으로>
대수산봉 정상에 오르니 동쪽으로 우도와 성산일출봉, 그 옆으로 아름다운 섭지코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풍광을 즐기기엔 바람 한점 없이 너무도 덥다. 리번을 따라 묘지 주변 길을 걸으니 대수산봉 옆구리를 돌아 다시 도로로 나온다. 공동묘지 사이로 오름을 한 바퀴 도는 것.
갈림길에서 정상 다녀오는 시간이 20분 정도 걸리지만 대수산봉 정상에서 보는 조망은 충분히 오를만한 가치가 있다.
<대수산봉 정상>
<정상에서 보는 일출봉과 좌측 우도>
<아름다운 섭지코지도 가깝게 보인다>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하산>
갈림길로 돌아와 내려오니 화장실이 있고 이제 산길, 들길이 이어진다. 그런데 바람 한 점 없고, 햇빛이 너무 뜨거워 살이 익는 듯한 느낌, 이 정도면 아차 하면 화상 수준이다. 폭염 덕분일까 올레 길 걷는 내내 공사중인 사람들 말고는 한 사람도 만나지 못 했다. 무더위와 얼마 전 있었던 사고(그 바람에 1코스가 폐쇄되어 2코스를 걷게 된 것), 그리고 2코스는 원래 그리 인기 있는 코스는 아니라고 한다. 길가 그늘에 앉아 또 한참 쉬다 간다. 오늘은 더위 덕분에 정말 만만디, 쉬는 시간이 너무 많다.
<화장실을 지나 들길을 걷는다>
말방목장을 지나 계속 푹푹 찌는 들길이다. 산속에 돌담이 높게 둘러싸고 있는 작은 밭이 보인다. 한뼘 땅이 소중했던 어려웠던 시절, 돌 투성이 밭을 일구다 보니 골라낸 돌을 쌓은 돌담은 높게 솟고 밭은 푹 꺼진 것처럼 아래로 내려갔겠지. 이 작은 돌밭을 일구면서 살았던 민초들, 고단한 삶을 영위했던 우리 부모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 시절 편안하고 여유 있게 산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 분들의 희생으로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는 것.
<말 방목장 입구, 이곳에서 우측 길로 들어선다>
<말 한쌍이 유희를 즐기고>
<푹푹 찌는 무더운 길>
<숲속에 돌담으로 둘러쌓인 작은 밭이 보인다>
곧 포장도로를 만나고 길은 혼인지(제주도 기념물 제17호,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입구로 이어진다. 혼인지는 삼성혈에서 태어난 제주의 시조 고,양,부 삼신인가 벽랑국 삼 공주를 만나 합방을 했다는 전설이 있는 곳. 굴 입구는 하나지만 안은 세 곳으로 나뉘어져 각자 합방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희한하네, 하필이면 꼭 여우 굴 같은 이런 굴에서 합방을 하나? 하지만 주변 풍광은 그림 같이 아름다워 걷기 좋은 곳.
<혼인지 입구를 향해, 도로 좌측으로 가다 우회전>
<혼인지 입구>
<신방굴>
혼인지관리사무소에서 나와 우측 건너편 마을 길을 걷는다. 이제 온평포구 방향으로 가는 길. 1132번 도로를 건너 마을 길을 걸으니 2차선 포장도로가 나오고 환해장성(環海長城, 제주도기념물 제 49-9호)이 보인다. 제주도 바닷가 300여리에 쌓은 석성인 환해장성은 고려 때 삼별초들이 상륙하는 걸 막으려고 처음 축조했고 이후 왜구들의 침입을 대비해 쌓았다고 한다.
해변을 따라 걸으니 2코스 종점인 제주올레 쉼터, 이곳에서 올레길 여정을 마친다. 거의 6시간 가깝게 걸렸으니 쉬는 시간이 꽤나 많았던 셈.
<혼인지를 나와 온평포구로>
<마을 길을 따라 걷는다>
<해안가 환해장성>
<우측에 보이는 온평포구>
<2코스 종점, 제주올레 쉼터>
정자에 계신 어르신께 민박 집을 물어보니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소라의 성’을 추천해 준다. 2층에 식당이 있으니 그곳에서 식사를 하고 3층 민박(3만원)에서 머무르란다. 환상적인 해물뚝배기와 고등어찜, 보말죽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파도소리 들리는 방에서 하룻밤 머문다.
내일은 온평포구에서 성산항까지 걸어 장흥으로 돌아갈 계획. 올레 3코스(온평포구~표선해수욕장, 22km)는 다음 여행의 몫.
<하룻밤 묵은 소라의 성 - 2층은 식당, 3층 민박>
<아침식사 - 성계미역국과 해물뚝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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