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승생악과 러브랜드
제주 어승생악과 러브랜드
원래는 어리목에서 윗세오름까지 산행 계획. 그런데 비행기의 지연 운행으로 어리목에 도착하니
매점 옆 컵라면 국물 모으는 곳에는 까마귀들이 떼로 몰려들어 음식물 찌꺼기를 먹는다. 전에 백록담 가는 도중 진달래밭대피소 주변에도 까마귀들이 잔뜩 몰려 있는 것을 보았는데 윗세오름에도 까마귀들이 많더란다.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 까마귀까지 몰려 든다.
제주시 남단의 어승생악(어승생오름)은 제주 360여 개의 오름 중 하나. 제주 오름은 한라산의 화산활동 후 생긴 소규모 기생 화산체로 분화구를 갖고 있다. 어승생악은 한라산의 대표적인 오름으로 한라산 정상에서 북서쪽으로 6Km지점에 위치한 봉우리. 임금이 타는 말이 나는 곳(御承生嶽)이라는 뜻으로 이 산 아래에서 명마가 태어나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어리목광장 이정표는 정상까지 1.3km를 안내한다. 나무 판목과 계단으로 잘 조성된 등로를 따라 완만한 오름길을 오른다. 가는 비가 내려 앙상한 가지마다 물방울이 맺혀 보석같이 아름답고 앙상한 겨울나무 아래 제주조릿대가 무성하다. 군데군데 푸른 구상나무가 삭막한 겨울 풍경에 생명력을 불어 넣고 있다. 작은 계란형 잎을 갖고 있는 꽝꽝나무, 처음 보는 줄사철나무도 푸르름으로 싱싱하다.
<안개속의 들머리>
<제주조릿대 사이 등로>
초입 잠시 경사가 있는 길을 오르니 다시 길은 완만한 산책길로 바뀐다. 어리목이 해발 960m이고 어승생악 정상이 1169m이니 200m만 오르면 되니 완만하게 고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여유 있게 겨울 풍경을 돌아보고 자신을 돌아보며 걷는 길. 정말 기준 좋은 길이다.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어서인지 오고 가는 사람들이 꽤 많다.
<오름 정상으로 오르는 길>
출발해서 25분 정도가 지났을까 정상부가 보이기 시작한다. 정상부는 나무 판목으로 덮여 있고 오르는 길 좌우로 일본군이 구축한 콘크리트 토치카가 있다. 날이 맑으면 한라산 정상부와 추자도 비양도 등 바다가 보일 텐데 오늘은 날이 너무 흐려 사방은 온통 짙은 안개로 덮여 있다. 오름 자체가 짙은 안개로 둘러 쌓인 하나의 섬. 가는 비를 맞으며 정상에서 한참 쉬다 다시 하산.
<어승색오름 정상>
<토치카 입구와 내부 모습>
주변 풍광을 여유 있게 둘러보며 내려오는데 비가 계속 내려 옷이 흠뻑 젖는다.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더 주변 사물이 잘 보이는지 안개에 잠긴 앙상한 숲이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겨울 숲이 주는 또 하나의 감동.
정상까지
여유 있는 걸음으로 50분 소요. 걷기 편한 이 길은 사계절 모두 그 아름다움으로 가득할 것이다. 이른 봄 여린 새순은 얼마나 고울까? 여름의 푸른 싱그러움, 가을의 화려한 색채, 겨울 눈의 장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아름다움으로 가득할 것이다.
어리목으로 돌아와 윗세오름으로 간 일행들을 기다리는 시간에 2004년 11월 오픈한 러브랜드를 다녀 오기로 한다. 러브랜드는 성을 주제로 한 테마 조작공원. 야외 전시장과 실내 미술관 등으로 구성되어 관람하는데 30~40분 소요된다.
러브랜드는 어리목에서 제주 방향으로 가다가 도깨비도로 바로 옆에 있다. 성인 입장료 7,000원. 비를 맞으며 조각품들을 감상하고 있는데 단체로 온 관람객들이 꽤 많아 요란하다. 안 보이는 일행을 찾아 ‘바로 실습해 보러 갔나?’ ‘너무 무리하지마’ 등등.
적나라한 포즈의 조각품들이 눈길을 끌고 해학적이다. 유럽의 성을 주제로 한 그림들은 우리나라 조선시대
<제목 기쁨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