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기록/산행기(수도권)

가평 석룡산- 청정 원시림과 조무락골의 시원함

카페인1112 2004. 6. 27. 21:52

원시림 속의 하루, 가평 석룡산(경기5)

 

* 산행지: 석룡산(1,155m)

* 산행일: 2004 6 27(), 흐림

* 산행코스 및 시간: 조무락골 유원지 음식점(11:20) – 등로 안내판(11:25) – 마지막 농가 삼거리(11:30) – 주능선(12:38) – 능선삼거리(11:37) – 봉우리(13:15) – 정상(13:30) – 중식(13:40, 30 휴식 출발) – 쉬밀고개(14:17)  중봉 삼거리(14:57) - 복호동폭포(15:21) – 마지막농가(15:50) - 주차장(16:05)

   4시간 45 소요 (중식 휴식시간 50 포함)

* 가는 길: 구리시(남양주IC) -> 46 국도-> 청평 -> 가평 -> 75 국도(목동 방향)

  8.5km -> 목동(북면)에서 좌회전2km  -> 사창리, 김화, 화천 방면 75 국도 -> 가둘

  기 ->도대리->적목리 -> 용수목

 

날씨는 흐리지만 다행히 비 소식은 없다. 오늘 산행은 경기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가평의 석룡산. 지난 번 갔던 명지산 입구를 지나 38교에 도착한다. 가평읍에서 30Km 정도 거리.

 

호젓한 산행지라 등로 상태가 어떨지 걱정했는데 기우. 38교 주변에는 등산버스가 여러 대 주차되어 있고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다. 생각했던 것보다 석룡산을 오르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38교를 지나 바로 우회전하여 좁은 비포장길을 따라 올라간다. 주차 장소가 마땅치 않아 계속 오르다 보니 조그만 음식점 옆에 공터가 보인다.

 

산행 준비를 마치고 11시 20 출발. 단체로 온 등산객들이 떼지어 여기저기 올라가고 있다.조무락카페를 지나니 등산 안내도가 보인다. 좌측 1코스 길은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정상까지3.6Km), 임도를 따라 계속 올라 조무락골로 이어지는 계곡 길을 따르면 정상까지 4.5Km 거리.

 

계곡 길로 가기로 하고 완만한 길을 간다. 새가 조잘조잘 지저귄다고 하여 조무락골이 되었다고 하는데 한자로도 鳥舞樂골로 표시하고 있다. 새가 즐기며 춤춘다는 의미. 곧 안내도에 마지막 농가라고 표시되어 있는 약수터가 있는 농가를 지나니 다시 길이 두갈래로 갈린다.

좌측길은 다시 능선을 타고 가는 길, 우측길은 2코스인 조무락골 계곡을 타고 가는 길. 다른 등산객들을 따라 능선길로 진행. 능선 길은 정상까지 3.3 Km, 조무락골은 4.3Km 거리.

 

이제부터는 제법 경사가 심해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지능선을 타고 가다가 12시38 주능선에 도착한다. 아마 1코스 길과 합류되는 길일 것 같다. 주능선 주변은 참나무와 단풍나무로 빽빽해 원시림 그대로의 모습이다. 석룡산 주변을 마지막 청정지대라고 할 정도니 오염되지 않은 맑은 숲이 강점. 숲을 울리는 청아한 새소리는 산행의 즐거움을 더하는 덤. 흐린 날씨지만 산들바람이 가볍게 불어 시원하다. 급경사 길이 이어지며 정상까지 0,8 Km가 남았다는 표지판이 보인다.

 

삼거리가 나오고 좌측 길을 택해 가면서 주변 조망이 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암릉지대 내리막 길을 거쳐 다시 오름길. 산길은 축축히 젖어 잇다. 다시 나오는 이정표는 38 4.5km, 석룡산 0.3km, 좌측으로는 도마치봉으로 이어지는 길. 그런데 분명 이곳이 정상일 것 같은데 표지판이 없다. 주변 사람에게 물어 보니 원래는 이곳이 정상인데 앞 봉우리로 옮겨졌다나.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다시 급한 내리막이 이어지다가 다시 오름길. 13시30 정상 도착. 깨진 정상석이 있는데 주변은 잡목으로 둘러 쌓여 아쉽게도 조망이 전혀 안된다. 잠시 쉬다가 하산, 이제는 밥 먹을 자리를 찾자.

 

10분 정도 내려와 자리를 펴고 30분간 점심을 먹으며 휴식. 그리고 하산 길. 계속되는 내리막길이다. 하산하면서 문득 우리네 인생도 산처럼 정점이 있을 텐데 내 인생의 정점은 어디일까 궁금해진다. 미래는 준비하는 사람의 것이고 지금 현재가 이어져 미래가 오는 것. 나는 앞으로의 준비를 얼마나 하고 있는 것일까. 2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제 은희경의 소설 마이너리그가 담담하게 다가온다. 앞으로의 나의 길도 마찬가지 일 것. 그럼 앞으로 내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곧 쉬밀고개에 도착, 직진하면 화악산 가는 길이지만 등산로는 폐쇄, 우측 조무락골로 방향을 잡는다. 길이 젖어 상당히 미끄럽고 뒤에 오는 아이 하나는 연신 미끄러져 넘어진다. 분위기상 오기 싫어하는 아이를 엄마가 강제로 데려 오지 않았을까 싶다. 아이는 계속 넘어지며 힘들어 하는데 엄마는 냉정한 표정으로 혼자서 내려가 버린다. 계모는 아닐 거고 스스로 설 줄 아는 아이로 잘 키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중 로켓탄으로 보이는 낡은 포탄 한발이 있고 접근금지 표시. 조금 내려 오니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 유명한 조무락골. 계곡에 발을 담그니 차다 못해 발이 시릴 정도라 오래 담글 수 없다. 잠시 계곡에서 쉬다가 다시 출발.

 

도중 화악산 중봉가는 갈림길인 삼거리를 지나쳐 계곡을 조금 더 내려가니 복호동폭포가 우측에 있다. 폭포를 보기 위해 가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치기 시작한다. 잠시 오르다가 포기하고 다시 내려온다. 갑자기 천둥소리까지 요란하게 들리기 시작해 발걸음을 서둘러 마지막 농가를 지나고 4 넘어 주차된 곳 도착. 4시20 귀로에 오른다. 총 산행거리 8~9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