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기록/산행기(수도권)

안성 서운산- 고운 신록이 꽃보다 아름답네

카페인1112 2005. 4. 24. 21:36

안성 서운산- 고운 신록이 꽃보다 아름답네

 

* 산행지: 안성 서운산(547.4m), 경기 안성시 서운면,  충북 진천군 백곡면

* 산행일자: 2005년 4월 24 (일), 완연한 봄날

* 산행 코스 및 시간: 석남사 주차장(11:50)-석남사입구(11:58)-삼거리 갈림길(11:59, 좌측 길) – 마애석불 삼거리(12:05) – 삼각점(12:53) – 정상(12:55~13:45) – 헬기장(13:50) – 정상(14:00) – 임도(14:40) – 석남사입구(14:50)

*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일죽IC - 38번 도로(안성방향) – 안성시내 진입 개천 건너 313번 도로(진천방향) – 계속 직진 마둔저수지 지나 석남사 표지판을 보고 우회전

 

 

 

 

서운산은 안성시 금광면과 충북 진천군 백곡면 경계를 이루는 산. 산 아래 천년 고찰 석남사가 있고 울창한 숲과 긴 능선 길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곳. 가벼운 산행지로 좋은 데다 계절마저 완연한 봄날. 온 산에 만발한 벚꽃과 진달래, 신록의 깔끔한 모습이 투명한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중부고속도로를 달려 석남사 입구 주차장에 12가 다 되어 도착. 등산객들이 많아 주차장이 꽉 찼다. 석남사 가는 포장도로 왼쪽 계곡에는 수량이 많아 버들치일까 물고기들이 아주 많다. 곧 석남사 입구에서 좌측으로 넓게 나 있는 등로를 따른다. 석남사는 하산하는 길에 참배하기로 하고.

 

곧 갈림길, 정상까지 좌측은 1.8km, 우측은 2.6Km의 거리. 하산하면서 우측 길로 내려 오기로 하고 좌측 길을 따라 올라가니 곧 마애석불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 마애석불로 올라가 잠시 합장. 기원할 일은 왜 그리 많을까? 오늘 기도는 두 가지. 고려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박한 마애석불이다. 이 석불을 조각한 사람은 어떤 마음으로 불상을 조각했을까? 바위에 힘들게 불상을 새기면서 그의 비원은 무엇이었을까? 마애불 앞에서 잠시 머무른 다음 내려와 다시 삼거리를 통과 정상으로 향한다.

 

다시 연달아 나타나는 이정표는 좌측이 배티고개로 가는 길임을 알려 준다. 직진 길이 정상으로 바로 이어지는 길. 지금 가는 길이 정상으로 오르는 최단거리 코스인가 보다. 계속 계곡을 따라 올라가고 주변에는 야생화가 무리 지어 피어 있다.

개별꽃들이 귀엽고 오랜만에 보는 괭이눈이 신기하다. 요즘 어디서나 흔하게 보이는 현호색, 그리고 제비꽃 종류들. 거기에 화사한 노랑붓꽃까지 여기저기 모습을 드러낸다. 작은 꽃들을 깊게 드려다 볼 수 있는 눈이 열린 것도 등산하면서 얻은 소득. 전에는 그냥 지나쳤을 들꽃들을 보면서 계절의 변화를 느낀다.

 

이제 계곡과 이별하고 제법 경사가 급한 산 사면을 치고 올라간다. 통나무로 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은 급경사 길을 오르니 어느 새 지능선에 올라섰고 주능선이 보이기 시작한다. 곧 산책로 같이 평탄하고 걷기 좋은 주능선에 도착. (좌 배티고객 1.5km, 올라온 길 석남사 1.3km, 좌 서운산 정상 0.4km) 이제부터 금북정맥 길이다.

 

주능선을 따라 만발한 진달래가 마치 분홍색 연등을 보는 것처럼 현란하게 아름답다. 거기다 철쭉나무도 많이 보이는 것을 보니 봄 한철을 계속 화려하게 장식할 것 같다. 주능선을 타고 조금 올라가니 삼각점이 보인다. 여기가 정상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조금 더 앞에 정상부가 보인다. 12시55, 등산 시작한지 한 시간여 만에 정상 도착, 서운산성 안내문과 큰 정상 표지석이 서 있다. 주변 조망은 사방이 막혀 그저 그런 상태.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점심 식사. 그런데 정상은 시골 장터 수준이다. 등산객들이 많은 데다 왜 그렇게들 떠드는지 정신이 없다. 특이한 사항, 부부간에 오는 사람은 조용한데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산에 오른 사람들은 왜 그리 들떠 있을까? 하긴 진지한 사람보다는 푼수가 인생을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지도 모른다. 낄낄부부가 행복한 것처럼.

 

여유 있게 점심을 먹고 서운산성을 보려고 좌성사 방향으로 잠시 내려가니 곧 헬기장이 나온다. 청룡상 방향으로 가다 계속 능선을 직진하면 서운산성이 나올 것 같아 조금 더 가는데 서운산성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하산하자는 집사람 의견대로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 하산 길. 정상에서 계속 직진한다.

 

평탄하고 넓은 길을 따르니 주변 산세들이 잘 조망되고 산이 온통 벚꽃과 진달래로 가득하다. 거기다 신록의 어린 잎들이 어찌 그리 예쁜지 꽃보다 신록이 더 곱다. 정말 좋은 시절 인연. 조금씩 쑥을 뜯으며 내려오니 시간이 제법 걸린다만 시간이야 널널하니 부담도 없고 천천히 쉬면서 내려온다.

 

한참을 여유부리며 내려오니 임도로 내려서고 오를 때 지났던 갈림길(2.6km 표시판)에 도착한다. 오른 쪽 묵밭 옆에 나무에서 무언가를 따는 사람이 있어 가보니 다래나무 순을 열심히 따고 있다. 욕심이 생겨 같이 따다 보니 제법 많은 양이 따졌다. 오늘 저녁은 향긋한 쑥국에 다래나물까지~

 

석남사 법당에 들러 참배. 유서 깊은 고찰이라는데 대웅전까지 오르는 화강암 계단이 절 분위기를 망쳐 버렸다. 게다 계단 오르는 입구 양쪽에 예스럽고 소박한 탑 두 개를 세워 놓았는데 맞는 걸까? 제대로 된 위치에 모셔야 할 탑을 꼭 계단을 장식하는 것처럼 양 옆에 배치했는데 뭔가 어색하다. 하산하고도 한 시간이 지난 4가 되어서야 주차장 출발, 오는 길이 제법 막혀 2시간이나 걸렸다. 짧지만 부담 없는 산행, 이 정도면 알찬 하루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