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하나가 되다 - 민주지산
울창한 원시림과 긴 능선을 따라 – 민주지산
* 산행일:
* 산행지: 각호산(1,176m)~민주지산(1,242m)~
* 산행경로 및 시간: 임도입구(
- 산행시간: 7시간 30분 (휴식 1시간 30분 포함, 여유 있는 널널산행)
- 산행거리: 물한계곡~배걸이봉(2.5 km)~각호산(0,4km)~배걸이봉(0,4km)~민주지산(3.4km)
~
* 교통: 승용차 이용(중부 상일IC에서 황간 IC를 거쳐 물한계곡까지 2시간 반 정도 소요)
6월 마지막 날. 이른 아침 민주지산으로 떠나는 길은 짙은 안개로 온통 회색빛, 내 마음도 같은 색일까? 잠시 홀로 떠나는 것, 일상에서의 일탈이라기보다 자신에 침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비가 올 듯 잔뜩 흐린 하늘 그래도 깊은 숲에 잠겨 행복한 하루를 기대한다.
민주지산은 충북 영동군 용화,상천면과 무주군 설천면의 경계에 있으며, 울창한 원시림과 장쾌한 긴 능선, 물한계곡이라는 국내 최대 원시림 계곡을 끼고 있어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 포함되어 있다. 충북에서 가장 높고 ‘두루 굽어보는 산’이라는 이름답게 전망이 좋은 산이다.
황간IC를 빠져 나와 이정표(물한계곡 27km)를 보고 우회전 상촌 방향으로 향한다. 황간을 지나 소계삼거리에서 우회전해 계속 진행. 물한계곡 이정표가 계속 나오므로 찾아가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 물한계곡 매표소와 한적한 주차장을 지나
민주지산으로 바로 갈 경우 황룡사 입구 방향으로 오르면 되지만 오늘 계획은 민주지산 산행안내도가 있는 우측 임도를 따라 각호산에 먼저 들르는 것. 각호골 들머리는 주민들 상수원보호지역이라 입구를 철망으로 막아 놓았다. 철망 옆으로 진행. 이후 계곡에 손 한번 담그지 않고 조심해 지나갔지만 미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도마령에서 각호산으로 오르면 되겠지만 오늘은 차를 갖고 왔기 때문에 차량 회수하는 것이 복잡하다)
<임도 철문을 지나 들머리>
각호골은 임도를 따라 올라가는 길, 장마 영향으로 습기가 차 축축한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초입부터 초여름을 알리는 산수국, 큰까치수영과 눈개승마, 개망초가 잔뜩 피었다. 첫 번째 계곡을 지나면서 울창한 원시림에 점점 더 빠져들고 깊은 숲의 향기가 온 몸을 감싼다. 적막한 숲에 계곡 물소리만 맑게 울리고 나 혼자만의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임도는 점점 산길로 바뀌고 산죽 밭이 나오면서 점점 경사가 급해진다. 날이 흐린데다 숲이 우거져 어두컴컴할 정도. 좌측 계곡 물소리가 점차 멀어지더니 숲길로 들어선다. 급한 경사를 잠시 오르니 지능선에 도착. 능선 길도 급경사길이 계속된다. 도중 올 해 처음 만나는 털중나리가 정겹다. 비비추는 하얀 꽃 봉오리만 길게 뻗고 있다. 진달래와 참나무가 울창한 능선을 따라 올라가니 첫 봉우리가 나오는데 제법 조망이 좋다. 가야 할 민주지산이 멀리 보이는데 그 너머엔 뾰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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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국, 털중나리, 꿩의 다리, 돌양지꽃, 기린초, 까치수영>
배걸이봉(1,097m) 도착. 옛날 배를 걸었다고 하여 배걸이봉이라고 한다. 이정표에는 현 위치가 각호산 그리고 도마령 1.6km, 황룡사 2.0Km, 민주지산 3.4 Km, 표시. 그러나 각호산은 앞 쪽으로 빤히 보이는 암봉이 각호산 정상이다. 내리막길의 도마령 방향으로 진행. 오늘 처음으로 산행객을 한 사람 만난다. 도마령에서 올라와 바로 물한계곡으로 하산한단다.
<배걸이봉 이정표, 각호산 정상은 서쪽으로 400m 정도를 더 가야 한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거쳐 이제 암릉으로 오르는 길. 거대한 바위 봉우리 앞에서 좌측 우회로로 향하니 암릉을 오르는 로프가 매여 있고 좌측으로 바위 사이로 오르는 길이 보인다. 바위 사이 좌측으로 올라가니 이런 정상은 오른쪽에 있는 암봉이다. 각호산 정상은 2개의 커다란 암봉이다. 다시 내려와 우측 암봉을 오르니
<각호산 정상과 각호산에서 보는 민주지산 방향>
다시 배걸이봉을 거쳐 우측 내리막길을 가면 민주지산. 긴 능선을 따라 3.4Km를 간다. 울창한 참나무 숲이 싱그러운 내림길을 내려오니 이제부터는 완만한 오르내림의 연속, 비교적 걷기 편한 길이다. 등로 주변에는 여기저기 야생화들이 피어 있어 구경하느라 가는 길이 더디다. 하긴 일행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굳이 서둘러서 가야 할 일도 없으니 오늘은 숲 자체를 즐기는 산행을 하면 된다.
정상에는 까만 오석으로 만들어진
내려서자마자 곧 쪽새골 갈림길(황룡사 3.2 Km, 민주지산 0.4 Km,
<석기봉>
<석기봉에서 삼도봉 방향으로 내려와 만나는 이정표>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주변을 조망하며 한참을 쉬어 간다. 사방으로 조망이 좋아 주변 산줄기들이 살아 꿈틀거리고 덕유산을 비롯한 긴 대간 능선이 흐릿하게 보인다. 날씨만 맑으면 지리산까지 보인다는데 오늘은 가시거리가 너무 짧다.
삼도봉을 향하는 길은 암릉지대를 내려오는 길. 위험한 바위 길을 로프를 잡고 내려서니 이정표(삼도봉 1.4 Km, 민주지산 2.9 Km, 각호산 6.3 Km). 이정표를 지나 나무 계단을 내려서니 정자가 있고 다시 숲길로 접어든다.
도중 급한 내리막길이 이어져 길을 잘못 든 것이 아닌가 걱정스러운데 안부를 거쳐 올라가니 쉼터에서 여러 명이 쉬고 있다. 능선길을 따라 헬기장을 지나 바로 삼도봉 정상. 조선 태조 때 조선을 팔도로 분할하면서 3도 경계(충북 영동, 전북 무주, 경북 김천)가 되었다. 세 마리의 용을 태운 세 마리의 거북이가 있는 삼도화합탑이 있고 주변은 안개로 가득 차 전혀 조망이 안 된다. 이정표는 황룡사 4.4 Km,
<삼도봉 정상의 삼도화합탑>
<안개에 쌓인 황룡사 방향 하산로, 왼쪽 산딸나무 꽃이 한창이다>
이제부터 심마골재까지는 백두대간 길을 따른다. 완만한 오르내림을 거쳐 갈림길인 삼마골재에 도착(황룡사 3.5Km, 밀목재 2.1Km, 삼도봉0.9km) 대간 길은 계속 직진, 좌측 황룡사 방향으로 내려간다.
<삼마골재 이정표. 밀목재로 향하는 대간은 직진, 황룡사는 좌측 길>
10분이 채 안되어 쉼터에 도착하고 미나미골로 내려오는 길. 다시 10분 정도 지나니 계곡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처음 만난 계곡에서 한참 쉬고 간다. 물한계곡 명성답게 물이 엄청 차다. 더 내려오니 이제부터는 운치 있는 잣나무 숲. 우측 계곡의 상수원 보호를 위해 철망이 쳐 있고 계속 내려오니 황룡사가 나온다. 황룡사에 잠시 들러 참배하고 나와 식당에서 비빔밥 한 그릇 먹고 귀경.
울창한 원시림의 숲에서 행복했던 하루, 그리곤 이제 다시 내 소중한 일상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