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기록/괴산의 명산

괴산 박달산 - 가는 눈과 낙엽 산행

카페인1112 2007. 12. 3. 14:34

눈과 함께 한 호젓한 낙엽 산행

 

* 산행지: 괴산 박달산(825m)

* 산행일: 2007년 12월 2일(일) 흐리고 눈 약간

* 산행경로: 느릅재(11:25)~봉수대터(12:15~12:20)~헬기장(700m봉, 12:29~12:34)~800m봉(12:53)~정상(13:00~13:05)~800m봉(13:10~13:30)~헬기장(13:45)~19번 도로(14:35)

   - 총 산행시간: 3시간 10분 (중식 및 휴식 40분 포함 널널산행), 산행거리 왕복 5km

* 교통: 승용차 이용, 중부내륙 괴산IC에서 괴산 방향 19번 도로, 느릅재(3km 정도 거리) 주변 주차

 

           <느릅재의 산행안내도>

 

  박달산으로 향하는데 주변 산에는 안개가 자욱해 회색 빛. 일기예보에 오늘 오전 비나 눈이 온다고 했는데 눈이 올 것 같은 기분. 추운 날씨에 산에서 비 맞는 건 반갑지 않다.

 

  괴산 35명산 중 하나인 박달산은 괴산군 장연면에 있는 산으로 19번 도로를 사이에 두고 주월산과 마주보고 있다. 괴산이 고향인 모 사장이 전에 박달산이 좋으니 가 보라는 추천이 있어서 염두에 두고 있던 산. 금봉이의 박달재는 제천에 있는 시랑산과 주론산 사이에 있는 고개이니 괴산의 박달산과는 거리가 멀다. 왜 산 이름을 박달이라고 했을까 궁금했는데 정상 국기게양대 안내문에는 33대 단군 감물왕국의 진산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단군과 인연이 있었던 것일까. 그런데 역사적 기록이 명확하진 않을 것이고 차라리 감물왕국이 삼한시대 괴산에 있던 부족국가 중 하나였다면....

 

  예상보다 고속도로가 붐비지 않아 상일IC에서 1시간20분만에 19번 도로 느릅재(괴산 장연과 감물면 경계)에 도착, 주월산 들머리 부근에 주차하고 건너편 산행안내도 뒤에 있는 등로를 따라 오른다. 느릅재(397m)에서 올라 방곡리나 건너편 추점리로 하산하는 방법이 있지만 오늘은 차량 주차한 곳으로 원점회귀. 산행객들이 원래 많지 않은 곳인데 오늘 날씨마저 꿀꿀하니 인적이 드문 호젓한 산행이 될 것 같다.

 

            <안내판 뒤로 들머리>

 

  이깔나무가 무성한 꽤 경사 급한 길을 5분 정도 오르니 능선에 올라서고 우측은 소나무 숲이다. 괴산에 있는 산들이 대개 그렇듯이 굵은 황송들이 미끈한 자태를 자랑한다. 잠시 순한 등로는 곧 급경사길로 변하고 굵은 소나무들이 멋진 첫 봉우리(600m봉)에 올라선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는 아마 헬기장일터. 등로 좌우로는 진달래와 소나무 거기다 단풍나무들까지 많으니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길이 될 것 같다. 잠시 순한 능선길은 곧 로프가 매인 급 경사길로 바뀌고 곧 우측 전망이 좋은 봉수대 터에 도착한다.

 

           <들머리 이깔나무 숲>

 

             <낙엽이 수북한 등로는 점점 겸사가 급해지고>

 

            <봉수대 터>

 

 

  소나무가 그림같이 아름다운 봉수대 터에는 예전 봉수대 있을 때 흔적인지 돌로 쌓은 석축 흔적이 남아 있고 남쪽 전망대에서 보는 조망이 시원하다. 이정표에 정상까지 70분으로 안내.

  이제 낙엽이 두텁게 갈린 길을 따라 헬기장인 740봉으로 출발. 가는 눈발이 조금씩 날리기 시작한다. 이번 겨울 산에서 처음 만나는 반가운 서설. 암릉지대와 경사가 급한 길을 한참 오르니 헬기장인 740봉. 헬기장에 식사하는 분이 한 분 있는데 오늘 박달산 산행에서 유일하게 만난 분.

 

  740봉은 사방으로 트여 날이 맑았으면 조망이 좋았을 텐데 오늘은 날이 흐리고 눈까지 내린다. 주변을 잠시 둘러 보는데 동쪽 마을에서 회갑잔치를 하는지 노래소리가 요란하다. 동북 방향으로 2개의 큰 봉우리가 우뚝 솟았는데 좌측 봉우리가 800m봉, 우측 철탑이 보이는 봉우리가 정상일 것 같다. 이정표는 정상까지 40분 소요로 안내하고...

 

             <봉수대에서 이젠 800봉으로>

 

             <헬기장 입구의 이정표, 정상은 좌측으로>

  

           <헬기장에서 보는 800봉과 우측 정상(철탑이 있는 봉우리)>

 

  800m봉으로 향하는데 능선길은 한 차례 뚝 떨어졌다 다시 오르막길.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암릉지대와 낙엽길을 잠시 오르니 공터가 있는 800봉. 철탑이 있는 정상은 우측에 지척으로 보이는데 눈발이 점점 굵어진다. 800봉에서 우측으로 진행. 잠시 내려섰다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니 박달산 정상

 

  정상에는 정상석(추점리 3.4km, 느릅재 2.5km)이 있고 그 앞에 삼각점. 옆에는 국기게양대. 그리고 산불감지 시스템(철탑)이 있다. 뒤를 돌아보니 지나온 헬기장과 800봉을 잇는 능선길이 내리는 눈 속에 잠겨 있다. 눈발이 계속 날려 주변을 잠시 돌아보고 곧 하산. 800봉에 도착해 눈을 맞으며 점심을 먹는다. 그리곤 다시 하산길.

 

           <800m봉으로 가는 능선길, 낙엽과 제법 경사가 급한 길>

 

            <800m봉>

 

            <800봉에서 정상은 지척, 철탑이 있는 정상이 보인다>

 

           <정상석 - 가는 눈발은 계속 날리고>

 

             <정상에서 본 지나온 800봉과 헬기장>

 

            <800m봉 아래에서 점심 먹고 하산 출발. 눈이 약간씩 쌓였다>

 

  올라갈 때는 못 느꼈는데 하산하면서 보니 계속 경사가 엄청 급하다. 산을 오르면서 인생을 배운다. 산의 오르내림이 인생사 같아서...  오를 때 쉽게 올랐던 길도 나중 힘든 길이었음을 알게 되기도 하고, 어렵게 올랐던 길도 지나고 나면 가벼운 길이었음을 깨닫기도 한다. 세월이 흐르고 난 후 지금 내 일이 쉬웠다고 느낄까, 어려웠다고 느끼게 될까?

    

        <경사가 급하고 도중 암릉지대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