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지리산, 진달래 향연에 취하다!
* 산행지: [백두대간 지리산구간] 성삼재에서 벽소령 대피소까지 (음정마을로 하산)
* 산행일:
* 산행경로 및 시간: 성삼재(4:15)~노고단대피소(4:43)~노고단고개(4:53)~노고단
(5:03~5:13) ~피아골삼거리(5:57)~임걸령(6:05)~노루목(6:36)~삼도봉(6:58~7:15)
~화개재(7:30)~토끼봉(8:12)~연하천대비소(9:26~9:48)~삼거리 갈림길(9;59)~형제봉
(10:25) ~벽소령대피소(11:9~11:35)~음정마을(13:30)
산행시간: 약 9시간 15분, 휴식 등 1시간 20분 포함
산행거리: 23.7km (마루금 17km, 연장 6.7km)
지리산 무박산행 출발. 오늘 산행은 지리산 주능선 28.1km 중 성삼재에서 벽소령 대피소까지의 17km, 하산 지점인 음정마을까지 6.7km이니 총 23.7km의 거리. 지리산 IC.를 통과해
<성삼재주차장의 이정표>
노고단으로 향하는 넓은 길을 따라 산행 출발. 처음으로 지리 주능선 종주를 하기 위해 5년 전 새벽 이 길을 걸을 때는 소쩍새 울음소리가 무척이나 구슬프게 들렸는데 오늘은 계곡 물소리만 이따금 작게 울리는 적막 그 자체.
어둠 속을 혼자 걸으며 마음이 편안해진다. 임도를 따라 20분 정도 걸으니 해발 1,255지점 이정표(성삼재 1.5km, 화엄사5.9km)가 있고, 길은 노고단고개 1.1km 방향 우측 가파른 계단. 계단을 오르니 다시 임도를 만나고 얼마 안가 노고단대피소(1,422m)에 도착한다.
<노고단고개에 올라서서>
대피소 우측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돌길을 오르니 노고단고개. 좌측에 작은 돌탑이 보인다. 우측(서쪽) 나무계단을 따라 노고단으로 향한다. 노고단(1,507m)은 천왕봉, 반야봉과 함께 지리 3봉 중 하나이고 조망이 좋은 곳. 등로 주변에는 진달래가 무리 지어 피어 어둠 속에서도 화사하다. 날이 밝으면 환상적인 꽃길을 즐길 수 있을 텐데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았다.
노고단고개에서 10분 정도 걸려 커다란 돌탑이 있는 노고단(老姑壇)에 올라선다. 노고단은 선도성모인 노고에게 제사를 지내던 제단이 있었던 곳이라 노고단. 우리 민족이 오랜 기간 신성시 했던 성지였으리라. 곧 동이 트려는지 주변이 조금씩 환해지기 시작하고 동쪽으로 안개에 살짝 잠긴 지리 주능선이 환상적인 풍광을 자아낸다. 게다 화사한 진달래 꽃이 만발 이른 새벽을 화사하게 수 놓고 있다.
<노고단 돌탑>
<노고단에서 지리 주능선을 바라보며>
이제 주능선을 따라 천왕봉 방향으로 출발. 아침의 신선한 기운에 진달래와 들꽃들의 향연이 한창이니 발길이 가볍다. 등로 주변에 무리 지어 피어있는 진달래는 꽃이 작은 대신 색이 진분홍으로 눈부시고,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하늘색 현호색과 앙증맞은 개별꽃이 지천이다.
진달래가 만발한 돼지평전 완만한 능선을 걸어 헬기장을 지나고 길은 능선 좌측 완만한 길로 이어진다. 전에 이 길을 걸을 때 나뭇가지 사이로 부서지는 황금빛 아침 햇살이 어찌나 아름다웠는지 그 때의 추억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지금은 그저 산죽이 우거진 평범한 산길. 피아골삼거리 1.3km 이정표를 지나 작은 돌탑이 있는 공터를 지난다.
<노고단을 돌아보고>
뒤를 돌아보니 오늘 걸어온 능선과 노고단이 시원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이제부터 계속 진분홍 꽃밭, 진달래 향연이 눈부시다. 좋은 시절인연! 진달래가 사방을 수 놓은 헬기장을 지나는데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다. 다시 헬기장을 지나니 피아골 삼거리(1,336m). 이제 길은 삼도봉 방향, 우측 길은 피아골대피소를 거쳐 직전마을로 하산하는 길.
<다시 진달래 꽃 너머 노고단>
<피아골삼거리>
임걸령으로 가는데 개별꽃이 무리 지어 보이더니 얼레지가 조금씩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고도가 높아서일까 얼레지 꽃이 분홍빛이라기보다는 거의 흰색에 가까운 연분홍. 얼레지 잔치는 이제부터 시작, 오늘 산행 내내 등로 주변을 따라오며 환상적인 꽃길을 선사해 주었다.
피아골삼거리에서 10분이 되지 않아 의적 임걸년의 본거지였다는 임걸령에 도착. 좌측에 있는 임걸령샘으로 가니 옆에 노란 동의나물이 한창이다.
<임걸령>
<동의나물>
임걸령에서 30분 정도면 반야봉 갈림길인 노루목삼거리. 여기서 반야봉을 들를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노루목에서 1시간 이상 소요되는 반야봉을 다녀 올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삼도봉으로 직행해 여유 있는 산길을 즐길 것인가. 반야봉도 가보고 싶지만 들꽃을 즐기면서 여유 있는 산행을 하자고 편하게 마음을 먹는다.
노루목에서 우측 삼도봉 방향으로 진행. 잠시 내리막길을 가다 다시 완만한 오름길. 다시 현호색과 얼레지 꽃밭이 계속된다. 여유 있게 꽃을 보며 걸으니 어느새 삼도봉(1,400m).
<노루목 - 우측이 삼도봉 방향>
<현호색>
<약간 시든 얼레지도>
<삼도봉>
전남,전북,경남 3개 도가 만나는 삼도봉은 조망이 좋은 곳. 동쪽 앞에 보이는 토끼봉과 그 뒤로 천왕봉과 중봉, 그리고 영신봉에서 남으로 이어지는 낙남정맥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남으로는 황장산으로 이어지는 불무장등 능선이 이어지는데 이 마루금이 전남과 경남의 경계.
조금 있으니 산악회 일행들이 보인다. 아마 반야봉 코스로는 몇 명 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진달래 활짝 핀 바위 위에서 아침을 먹으며 한참 쉬다가 출발.
<삼도봉에서 주능선 방향 - 토끼봉과 뒤로 천왕봉>
<남쪽으로 달리는 불무장등 능선>
삼도봉에서 조금 내려오니 가파른 나무 계단 길이 한참 이어진다. 주변 산죽 밭은 계속 얼레지의 향연. 계단을 내려오니 넓은 헬기장이 있는 화개재(1360m). 노고단에서 6.3km를 왔고 연하천대비소는 4.2km. 좌측으로 뱀사골대피소 방향 반선마을 하산로가 보인다. 나무 데크 위에서 식사 중인 사람들이 꽤 많다.
지금부터 토끼봉까지는 계속 가파른 오름길. 하지만 등로 주변의 들꽃들이 발길을 잡아 오르는 길이 저절로 여유 있는 산행이 된다. 들꽃과 하는 행복한 산행.
<화개재>
<개별꽃>
진달래 꽃밭을 오르니 헬기장이 있고 바로 위 봉우리가 토끼봉. 반야봉의 정동에 해당되는 묘방이라 토까봉이란다. 암봉에 올라서니 먼 산줄기보다도 가까운 진분홍 진달래가 시야에 들어온다.
토끼봉에서 오르락 내리락 길을 가니 길은 기암기석의 명선봉 좌측 사면으로 이어진다. 돌길을 지나 질척질척한 길을 한참 가니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긴 나무 계단 길을 내려오니 연하천대피소.
<토끼봉 아래 헬기장>
<노랑제비꽃>
<연하천대피소>
샘물이 구름 속을 흐르는 것 같다 하여 연하천. 우리 선인들은 어찌 이리 멋진 이름을 붙였을까? 섬삼재에서 연하천까지 13.4km, 5시간 정도를 걸었다. 물맛을 보고 쉬고 있는데 반야봉을 찍고 오는 선두 조가 보인다. 역시 준족들.
한참 쉬다가 벽소령대피소로 출발. 출발하자마자 산괭이눈과 동의나물을 만나 또 지체. 잠시 꽃구경 하는 새 같이 출발했던 일행은 벌써 저만치 가버렸다. 곧 음정으로 하산할 수 있는 삼거리(음정 6.6km, 벽소령 2.9km)를 지나고, 20분 정도 오르니 전망이 좋은 곳 바위봉 도착. 앞에 높게 솟은 형제봉 뒤로 벽소령 휴게소가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아마도 산괭이눈>
<음정마을 갈림길>
안부에 내려섰다가 수려한 기암 옆으로 가파른 길을 오르니 형제봉(1,433m). 나뭇가지 사이로 천왕봉이 훨씬 가깝게 보인다. 형제봉을 내려오니 거대한 바위가 길을 막아 선다. 이 바위가 형제바위일까? 조금 내려오니 이정표(벽소령대피소 1.2km)가 보이고, 이제부터 계속 암릉지대.
벽소령대피소까지 1.2Km로 짧은 거리지만 걷기 힘든 돌길이라 만만치 않은 길. 커다란 바위 사이를 통과하고 계속 돌길을 내려오니 벽소령대피소가 보인다.
<형제봉이 보인다>
<아마도 형제바위>
<형제바위에서 보는 조망 - 좌측 벽소령대피소>
<벽소령대피소>
이제 이곳에서 지난 번처럼 좌측 음정마을로 하산하면 산행 완료. 시간 여유도 있고 여유부리며 벽소령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유 차장이 점심을 풍성하게 준비해 온 덕분에 산상 성찬. 점심을 먹고 쉬다가 음정마을로 하산.
<음정마을로 가는 하산길>
너덜지대를 지나 임도로 내려서니 이정표가 있고, 임도 좌측 길을 따른다. 2주 만에 다시 걷는 음정마을 가는 길. 지난 번은 삭막한 겨울나무 사이를 걸었는데 오늘은 연녹색 신록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봄 숲길을 걷는다. 지금이 연녹색 어린 잎들의 농담과 산 꽃들이 어우러져 숲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 한 폭의 수채화 속을 걷는 것처럼 마음이 싱그럽다.
한참 걸어 내려오니 길은 포장도로로 바뀌고 음정마을로 내려선다. 산행 완료.
<임도에 내려서고>
<이제 음정마을은 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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