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기록/산행기(지방)

철원 복계산 - 여름 날 북단의 산으로

카페인1112 2005. 8. 11. 23:10

철원 복계산 - 여름 푸른 숲의 진한 향기여!

 

* 산행지: 복계산(1,054m,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 산행일: 2005 7 30 (), 흐리고 약간

* 산행코스 시간: 매월산장 주차장(11:30, 11:35 매월폭포 방향으로 출발) – 매월대폭포(11:44) – 노송쉼터(12:10) – 삼각봉(12:39) – 삼거리(13:24) – 정상(13:32, 중식 14:03 출발) – 무덤(14:40) – 계곡(15:17) – 임꺽정세트장(15:30) – 등로입구(15:35) – 탁족 출발(16:00) <산행거리 약  10Km,  4시간 25 (식사 휴식 50 포함)>

* 가는 : 47 도로 이용, 이동을 지나 도평삼거리에서 좌회전(우측은 광덕고개 방향), 도계를 지나 자등리에서 우측의 춘천방향 56 도로를 타고 신수리터널 지나자마자 삼거리에서 좌회전(육단리 방향, 잠곡초등학교), 정현상회를 끼고 463 도로로 우회전하면 매월산장 주차장

 

       

 

9가 지난 늦은 시간에 철원 복계산으로 출발. 날씨가 너무 흐려 운무는 산허리를 감아 돌고 멀리 보이는 산들은 흑백의 음영으로만 다가온다. 복계산 정상에 서면 한북정맥 마루금들이 시원하게 펼쳐지겠지. 마음 속 무수한 상념, 집착을 잊을 수 있을까?

 

47번 도로는 휴가 철이라 그런지 계속 길이 밀리다 내촌을 지나서야 정체가 풀리기 시작한다. 이동 도평삼거리에서 좌회전, 이제부터는 한적한 시골길, 길가의 야생화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분홍색 노루오줌, 애절한 달맞이꽃, 나리꽃들도 지천이다. 잠곡1리 매월대폭포 정류장(정현상회)을 끼고 우회전, 곧 매월산장 앞 넓은 주차장에 도착.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은 이미 피서 인파로 가득하고, 삼겹살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그래도 유모차에 세상에서 가장 편한 모습으로 잠든 아기 모습은 그저 행복한 모습일 뿐.

 

등산 안내도와 매월대 안내문을 잠시 둘러보고 11시35 산행 출발. 복계산은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에 있는 해발고도 1,057m 높이의 산. 등산이 가능한 최고 북단에 있는 산이고 전에는 출입이 통제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모와 임꺽정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다. 매월대는 김시습이 머물렀던(바둑판을 그려 놓고 바둑을 두며 단종의 복위를 논의했던) 40m높이의 층암절벽으로 기암을 깎아 놓은 듯한 모습이 송림과 어우러져 수려한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오늘 산행은 등산안내도 우측 길로 진행, 매월대폭포와 삼각봉을 거쳐 정상에 오른 다음 계곡 방향 임꺽정 촬영장으로 내려오는 것. 숲을 향해 들어가자 마자 곧 울긋불긋한 천이 드리워진 성황당이 보인다. 그리곤 우측으로 개울을 건너 계곡을 우측에 끼고 계속 오른다. (좌측 소로 길은 암릉길) 울창한 나무가 하늘을 가리는 깊은 숲, 청아한 숲의 향기가 진하고 시원하다. 게다 주변은 온통 야생화들. 요란한 물소리가 들린다 했더니 바로 매월대폭포. 비가 온 직후라서 인지 수량이 많아 물 흘러내리는 모습이 장관이고 보기만 해도 마음이 후련해질 정도로 시원하다. 꼬마아이가 가재를 잡고 놀고 있다. 오염 안 된 청정지역.

 

폭포에서 잠시 땀을 식히고 다시 오름 길. 이정표에는 매월산장 400m, 노송쉼터 400m로 표시되어 있다. 등산객보다는 피서객들이 많아 폭포까지만 구경하고 가나 보다. 이제부터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산길, 곧 로프가 매인 암릉지대를 지나 좌측 방향으로 오르니 12시10 노송쉼터에 도착한다. 기품 있는 노송과 멀리 매월대의 수려한 모습이 장관이다. 쉼터에서 여유 있게 쉬다가 출발 (삼각봉까지는 850m)

 

좌측 북서쪽에서는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흐르는 땀을 식혀 주고, 아 이 산에는 왜 이렇게 버섯이 많지? 처음 보는 보라색 버섯과 상황버섯처럼 생긴 무지하게 큰 갈색 버섯 등 등. 평탄하고 고즈넉한 산길을 여유 있게 걷다 다시 경사가 급한 길을 만난다.

 

삼각봉(헬기장까지 300m 이정표, 정상까지는 1.3Km의 거리)은 주변이 꽉 막혀 전망이 전혀 없다. 그대로 출발하니 곧 헬기장이 나오고 헬기장에는 예쁜 으아리 꽃이 한창이다. 하늘을 가린 완만한 능선 길에는 계속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오고 등로 주변은 들꽃들의 잔치. 맑은 주황색 동자꽃, 분홍 이질풀, 노랑 마타리 그리고 저 작은 보라색 꽃 이름은 무엇일까? 그리고 나리꽃은 여기저기 지천이다.

좌우 하산 길 표지가 있는 삼거리 갈림길(우측 길은 계곡으로 향하는 길)을 지나니 정상의 수려한 바위지대가 보인다. 바위에는 돌양지꽃이 잔뜩 피어 아름답기 그지 없다. 바위 사이로 난 길을 올라 1시30 정상 도착. 널널하게 걸었는데도 2시간이 채 안 걸렸다.

 

정상의 조망이 좋아 한북정맥 마루금과 명성산까지 수려하게 보인다는데 오늘은 흐린 날씨 덕에 가까운 산줄기만 보일 뿐 조망이 어렵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 온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는데 갑자기 빗소리가 들리며 저쪽 산 너머에서부터 빗방울이 몰아치기 시작한다. 숲에서 맞이하는 소나기.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며 점심을 먹는데 옆에 연보라 잔대 꽃 몇 송이가 빗방울을 머금고 있다. 잠시 후 빗방울이 가늘어지고 2 좀 지나 하산을 시작한다.

 

정상에서 되돌아 내려와 하산 길 표시가 있는 삼거리에서 좌측 길로 진행. 좁은 산길을 내려오다 보니 제법 큰 무덤이 있고 무덤 주변에는 보라색 도라지 꽃이 잔뜩 피어 있다. 무덤 옆을 지나니 이젠 꽤 급경사길, 그리고 물소리가 들리더니 3시17 계곡에 도착한다. 아마 원터골인 듯. 개울로 내려오니 장마 영향으로 수량이 엄청나게 많아 절경을 이룬다. 계곡을 건너 산길은 이어지고 곧 임꺽정 세트장이다.

 

세트장을 내려와 등로 옆 개울로 내려가니 바로 위에 폭포가 보인다. 아예 윗도리를 벗고 상체에 물을 맞는다. “이 이상 시원할 수가 있나이걸로 피서 끝그리곤 젖은 몸으로 귀경 길.       * 폭포산장: 458-5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