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화왕산 - 겨울에 만나는 억새밭과 용선대 석불
* 산행지: 화왕산(756.6m), 관룡산(754m)
* 산행일: 2011년 1월 8일(토), 약간 흐림
* 산행경로 및 시간: 창녕박물관(11:05)~목마산성터(11:32)~돌탑봉(11:45~11:55)~삼거리(12:20~12:25)~화왕산(12:37~13:07)~서문~동문(13:24)~허준촬영지(13:36)~옥천삼거리(청간재, 13:51)~관룡산(14:18)~용선대(15:00~15:15)~관룡사(15:25) <산행시간: 4시간 20분>
갑작스레 떠난 창녕 여행. 화왕산과 우포늪의 겨울 풍경이 보고 싶었고, 창녕박물관의 가야 소녀 '송현이' 모습도 궁금했다. 후기 6 가야 중 하나인 비화가야가 있었던 창녕. 화왕산과 우포늪의 명성 외에도 양파가 시배된 양파의 고장이고 진흥왕척경비를 비롯한 많은 문화유적지가 있는 곳. 창녕여행 출발을 산림청 선정 100명산 중 하나이고 광활한 억새밭으로 유명한 화왕산 등산으로 시작한다.
<부산일보 자료>
3시간 넘게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려 창녕IC 통과, 창녕읍으로 들어서 창녕박물관 주차장에 11시 도착. 오늘 산행 들머리는 창녕읍 북쪽의 창녕박물관. 산행 준비를 마치고 박물관 옆 교동고분군 산책로로 들어선다. 창녕에서 밀양으로 가는 24번 국도 양편에 있는 교동고분군(사적 제 80호)은 후기 6가야 중 하나인 비화가야 왕들의 묘역으로 150여기의 무덤이 있다. 무덤 안 유물들은 대부분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 도굴되어 엄청난 양의 유물이 일본으로 반출되었다고 한다.
<들머리 교동고분군- 좌측 탐방로를 따라 오른다>
고분군 사이 산책로를 걸으니 고분 뒤편으로 대나무 숲이 보인다. 숲으로 들어 가는 길. 초입부터 길이 가파르다. 게다 이 코스는 산행객들이 많지 않은 듯(주로 자하곡이나 옥천을 들머리로) 길은 좁고 리본 몇 개만 보인다. 소나무 숲 가파른 길을 지나 능선으로 올라선다. 능선을 따라 조금 오르니 단아하게 쌓은 목마산성 성벽.
<대나무 사이로 숲길이 열린다>
<목마산성>
이제 성벽 우측에 나 있는 길. 완만한 오르막길을 지나니 몇 개의 돌탑이 있는 돌탑봉. 뒤로 한참 처진 일행을 기다리다 다시 무성한 소나무 숲길을 걷는다. 명품 소나무 숲길. 산 허리를 돌아가니 우측에 정상 아래 억새밭 지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조금 더 가니 자하곡매표소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되는 길. 이정표를 보니 정상까지 0.3km. 다시 소나무 숲 편한 길을 잠시 걸으니 이정표가 있고 바로 그 위 화왕산 정상석(756.6m)이 보인다.
<돌탑봉>
<자하곡매표소에서 오르는 길과 합류되고>
<드디어 정상>
정상석 뒷면을 보니 창녕의 진산 답게 “창녕의 기상” 그 앞에 삼각점이 보인다. 사방으로 시원하게 트이는 조망이 일품인 곳인데 오늘은 아쉽게도 날이 흐리다. 그래도 서쪽으로 창녕 시가지와 그 너머로 하얗게 눈 쌓인 우포늪. 정상에서 뻗어 내린 거친 암릉이 수려하고, 아래 화왕산성이 에워싼 넓은 분지는 둘레만 10리에 이른다는 억새 군락. 이곳 화왕산성은 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과 의병들의 활동무대였다고 한다.
<창녕 시가지와 그 뒤로 우포늪이 하얗게>
정상에서 조망을 즐기며 점심을 먹고 한참 쉬다 간다. 그런데 옆자리 심한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끼리 사이 좋게 막걸리 잔을 나누더니 갑자기 정치논쟁을 벌인다. 현 경남 도지사를 두고 경북 사람과 경남 사람의 엇갈리는 평가. 한마디로 “어찌 그런 인간을 뽑았느냐, 난 그 사람 찍었다” 부질없는 논쟁들… 정치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질수록 포퓰리즘이 심해지고 우민정치가 될 수밖에 없는 것. 말만 번드르한 사람 뽑아 망친들 뭐 어쩌겠나!
이제 동문으로 나가 허준촬영지와 청간재를 지나 관룡산 정상에서 관룡사로 하산하면 된다. 동문 방향으로 잠시 가다 아래 분화구인 용지를 보기 위해 억새밭 사이를 걸어 서문으로 내려간다. 이정표(동문 0.4km, 자하곡매표소 2.4km)가 있는 서문 옆에서 막걸리 한 잔 사 마시고 동문 방향으로 가니 분화구였던 3개의 연못이 있고 창녕조씨 득성설화지 안내판이 있다.
안내문을 보니 “신라 진평왕 때 한림학사 이광옥의 딸 예향이 병을 고치기 위해 화왕산 정상의 못에서 목욕을 했는데 그 후에 태기가 있었다. 꿈에 그 아이는 용의 아들로 겨드랑이 밑에 조(曺)자가 있을 것이라 하기에 태어난 아기를 살펴보니 과연 그대로였다. 왕이 소문을 듣고 직접 확인해 보니 조(曺)자가 선명하므로 성을 조(曺)라 하고 이름을 계룡이라 하도록 하니 창녕조씨의 시조이다”라고 되어 있다. 처녀가 산에서 목욕을 하고 태기? 용지를 지나 조금 더 가니 창녕조씨 득성지지 비.
<득성지비에서 보는 용지와 그 뒤로 서문>
<창녕조씨 득성지지 비>
동문에서 산성 안을 돌아보니 넓은 억새밭이 누런 모습으로 펼쳐진다. '대장금'을 촬영했다는 화왕산성 억새밭. 장금이가 정인 민정호의 귀양가는 모습을 뒤에서 안타깝게 바라보는 애틋한 모습이었다는데 사실 기억에는 없는 장면. 가을날 밝은 햇살 아래 반짝이는 항홀한 은빛 물결을 떠올리며 동문에 도착.
동문을 나가 넓은 길을 따르니 드라마 허준 촬영지. 날씨가 포근한 데다 주변 경관이 좋아 여유 있게 쉬면서 주변을 제대로 둘러보면서 간다. 세트장을 둘러보고 일야봉산장 갈림길(우측 길이 산장 가는 방향. 직진해야 관룡산)을 지나 옥천삼거리(청간재)에 내려선다.
<이곳 동문을 나서 허준 촬영지로>
<허준 드라마 촬영지>
<관룡산으로 오르는 청간재, 옥천삼거리>
이정표를 보니 관룡사까지 2.0km(화왕산 1.8km). 화왕산 군립공원안내도와 화왕산-부곡온천간 등산 안내도가 있어 잠시 둘러보고 출발. 이제 관룡산으로 접어드는 것. 눈이 하얗게 쌓인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르니 구룡산 가는 갈림길. 좌측으로 가면 구룡산 가는 길이고 우측 바로 위가 넓은 헬기장인 관룡산 정상(754m). 구룡산에 다녀오면 좋을 텐데 혼자가 아니니 생략.
<관룡산 가는 길>
<관룡산 정상 아래 갈림길 - 정상은 우측 관룡사 방향>
<관룡산 정상>
이제 헬기장을 가로질러 관룡사 방향 하산이다. 잠시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지고 우측 화왕산 정상 억새밭을 보면서 내려간다. 한참 내려오니 전망대. 좌측 병풍바위의 절경과 그 아래 관룡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도중 이정표를 보니 관룡사 0.8km, 화왕산 정상 3.6km, 청간재 이정표는 관룡사에서 화왕산까지 3.8km인데 여긴 4.4km?
<전망대에서 병풍바위 조망>
거친 암릉지대를 지나니 앞에 높다란 직벽 용선대 위에 자리잡고 있는 석불의 자태가 모습을 드러낸다. 영험이 있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용선대 석조석가여래좌상(보물 제 295호, 창녕군 창녕읍 옥천리)의 온화하고 부드러운 분위기가 너무도 좋다. 게다 주변 수려한 산세를 배경으로 탁 트인 넓은 공간에 자리잡고 있어 장엄한 공간을 연출한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천년 넘게 이런 외딴 바위 위에 자리잡고 있는 불상인데도 거의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이 너무도 다행스럽다. 불상 뒤에 앉아 한참 쉬다가 이제 관룡사를 향해 출발. 낙엽이 수북하게 갈린 길을 걸으니 우측에 대숲이 보이고 관룡사.
<용선대와 석불>
<용선대 아래 갈림길 이정표>
<용선대에서 보는 조망>
관룡사는 원효대사가 100일 기도를 마친 날 화왕상 정상의 월영삼지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하여 볼 觀, 용 龍 자를 써 관룡사(觀龍寺)라 했다 한다. 그러니 신라시대 1500년 전부터 있었던 천년 고찰.법당에 참배하고 질병을 낫게 해준다는 약사전으로 간다. 약사전이 보물 제 146호, 약사전에 모셔진 석조여래좌상은 고려시대 불상으로 보물 제519호, 약사전 앞 삼층석탑은 통일신라 시대 양식을 계승한 고려시대 석탑(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 11호)
<관룡사 가는 길>
<관룡사 대웅전>
<관룡사 약사전>
관룡사주차장에서 조금 걸어 내려오다 포장 길 걷기가 싫어 창녕택시(15,000원)를 불러 창녕박물관으로 돌아간다. 오늘 걸은 길은 그윽한 소나무 숲에 유서 깊은 역사의 숨결까지, 오래 걸어도 지치지 않을 명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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