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기록/100대 명산 산행

[100대명산] 봉화 청량산 - 명물 하늘다리와 산사음악회

카페인1112 2011. 10. 14. 23:00

 

 유산(遊山)의 즐거움에 그윽한 정취의 산사음악회까지, 봉화 청량산으로

 

* 산행일: 2,01110 8(), 약간 흐림

* 산행 경로 및 시간: 입석(12:12)~응진전(12:34)~김생굴(12:56)~자소봉(13:42)~탁필봉(13:52)~   연적봉(14:03)~뒷실고개(14:17)~하늘다리(14:26~장인봉(14:53)~하늘다리(15:10~15:30)~뒷실고개(15:35)~청량사(15:56) <3시간 44, 휴식 등 포함 널널산행>

* 산행거리: 7.6km

 

                             <부산일보 산행 지도>

 

 

   때묻지 않은 자연과 소박한 전통마을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봉화 여행. 낙동강이 휘감아 도는 청량산(淸凉山) 산행으로 시작한다. 청량산(봉화군 재산면과 명호면, 안동시 예안면 경계)은 도립공원이자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중 하나.

  100대 명산 선정 사유대로 산세는 크지 않으나 연이어 솟는 바위 봉우리와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예로부터 소금강으로 꼽힐 만큼 산세가 수려하고, 원효와 의상대사가 창건한 청량사 유리보전, 김생굴 등 역사적 유적지가 다양하게 남아 있는 곳.   <들머리 입석의 안내도>

 

  중앙고속도로 풍기IC를 나와 영주, 봉화를 지나니 명호면 낙동강시발점 테마공원이 보인다. 태백 황지에서 발원되어 이곳에서 낙동강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인가? 넉넉한 풍광의 낙동강을 좌측에 끼고 35번 도로를 달리니 청량산 삼거리. 여기서 좌회전, 청량지문을 지나 오늘 들머리 입석으로 향한다. 청량산 입구에서 입석까지는 3km가 채 안 되는 거리.

  길이 제법 밀려 서울에서 청량산까지 4시간 넘게 걸려 정오가 살짝 지났다.

 

 

 

 

청량사 입구인 선학정을 지나니 길 가운데 커다란 바위가 있는 입석. 입석을 들머리로 정상인 장인봉을 다녀와 청량사로 하산, 산사음악회를 보고 선학정 쪽으로 하산할 계획. 오늘 산사음악회가 있어서 그런지 산행 인파가 꽤 많다.

 

옛 선인들은 산을 오늘의 등산 개념이 아닌 유산 개념으로 생각했다. 산 곳곳에서 여유를 갖고 노니는 것. 청량산은 기암괴석의 경관에 최치원, 김생, 주세붕, 이황 등 선인들의 숨결을 느끼며 걸을 수 있는 산이니 오늘은 서둘러 오르기보다는 여유 있는 유산(遊山)이 좋겠다. 편하게 걷자.

 

 

<입석 들머리>

 

 

초입 잠시 가파른 오름길, 잠시 걸으니 커다란 바위 아래 굴이 보이고 곧 갈림길(입석 0.3km). 좌측 길이 청량사 가는 길. 우측 나무 계단 길이 응진전과 김생굴을 거쳐 자소봉 가는 길. 우측 계단을 오르니 주변에는 꽃향유가 한창이다. 가을이라지만 아직 푸른 숲, 청량산의 가을 단풍은 아직 멀었다.

 

조망대에 서니 청량산 입구에서 지나온 협곡이 내려다 보이고 건너편 공민왕 산성이 있는 축융봉이 거대하게 다가온다. 우측 큰 바위들은 자갈을 버무려 놓은 듯한 퇴적암. 여유 있게 20분 정도 걸으니 아찔한 금탑봉 절벽 아래 응진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입구에서 들어온 협곡>

 

 

         <공민왕 산성이 있는 축융봉>

 

 

 

 

  <금탑봉 아래 응진전이 모습을 드러내고>

 

 

 

 

신라시대 창건된 응진전은 공민왕이 몽진했을 때 왕비인 노국대장공주가 16나한을 모시고 기도 했다는 곳. 그래서 응진전 안에는 18나한 외에 노국공주의 상을 모셔 놓았다. 응진전 안을 들여다보려고 무심코 접근 하는데 문 입구에 개구장이가 밖을 쳐다보는 것처럼 무슨 상인지 만들어 놓아 깜작 놀랐다. 안을 들여다 보니 우측으로 노국공주의 상이 보인다.

 

응진전을 지나자 좌측으로 시야가 트이면서 안온하게 보이는 청량사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 좌측으로는 향로봉과 연화봉이 수려하게 솟아 있다. 말 그대로 절경.

 

<응진전>

 

 

 

 

고운 최치원 선생이 마시고 더 총명해 졌다는 총명수는 맛이 찝찔해 먹을 수 있는 물인지 의심. 열어구(列御寇)라는 고대 중국인이 바람을 타고 보름 동안 놀다 돌아갔다는 안내문이 있는 어풍대. 어풍대에 서니 역시 발 아래 청량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신라 문무왕 3(663)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청량사는 절을 둘러싼 암봉들이 연꽃 잎이 되어 감싸 안은 형상이라고 한다.

 

 

 <청량사를 둘러싼 암봉들>

 

 

금탑봉 허리를 걸어 이정표가 있는 청량사 갈림길(청량사 0.4km 10)과 경일봉 갈림길(경일봉 0.7km)를 지나 김생굴로 향한다. 경일봉은 생략하고 김생굴을 지나 자소봉으로 오를 계획.

 

총명수에서 10분 정도 걸으니 신라시대 명필 김생이 10년 동안 글씨 공부를 했다는 김생굴. 자소봉 0.7km 이정표를 지나 철구름다리를 만나고 가파른 길을 오르니 꽃향유가 만발한 평탄한 길. 능선(자소봉 0.2km, 15)에 올라서 우측 가파른 길을 지나니 자소봉 오르는 갈림길. 직진해 자소봉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 좌측 탁필봉으로 가게 된다.

 

 

<총명수>

 

 

<어풍대에서 보는 청량사>

 

 

<갈림길 이정표>

 

 

<김생이 10년 동안 글씨공부를 했다는 김생굴>

 

 

 

 

 

 

 

 

 

 

가파른 철계단을 오르니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한 자소봉(구 보살봉, 840m). 수려한 산세와 암봉, 가을이 살짝 온 고운 숲까지 한 폭의 그림이다. 단체 산행객들이 많아 혼잡한 바위 봉우리. 마침 음식이 남아 숲에 버리려는 단체 객들한테 바람떡과 김밥을 얻어 배낭에 넣고 다시 내려와 탁필봉으로 간다.

 

탁필봉(820m)은 자소봉에서 서쪽으로 30m 거리에 붓끝을 세워 놓은 듯한 모습. 암봉 아래서 김밥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출발. 탁필봉 바로 옆에 있는 연적봉(846.2m)은 최고의 조망처. 연적봉에 오르니 서쪽으로 청량산 명물 하늘다리가 보이고, 동쪽으로는 탁필봉과 자소봉이 겹쳐 이채롭게 보인다.

 

 

<자소봉 아래 이정표>

 

 

<자소봉 오르는 계단 길>

 

 

 

 

 

 

<자소봉에서 보는 조망>

 

 

<탁필봉>

 

 

 

 

 

 

<연적봉에서 보는 탁필봉과 자소봉>

 

 

<하늘다리도 보이고, 우측은 장인봉>

 

 

연적봉을 내려와 잠시 걸으니 이정표. 자소봉에서 0.6km를 왔고 장인봉까지 40분 정도 걸렸다. 안내도 소요시간을 믿었다가 너무 빨리 하산해 나중 청량사에서 3시간이나 개기게 된다.

 

평탄한 길을 따르다 가파른 철계단을 내려오니 청량사로 하산할 수 있는 뒷실고개. 다시 가파른 길을 올라 자란봉에 오르니 청량산 명물 하늘다리가 보인다. 자란봉(806m)과 선학봉(826m)을 연결하는 다리로 해발고도 800m 높이에 폭 1.2m, 길이 90m 2008 5월 완공된 명물. 하늘다리 자체도 멋진 데다 주변 수려한 풍광까지 겹쳐지니 명물이 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뒷실고개 이정표>

 

 

<뒷실고개 내려가는 길, 뒷실고개에서 자라봉 오르는 길>

 

 

 

 

 

 

 

 

 

 

 

 

입구에서 주변 풍광을 즐기며 쉬다가 하늘다리를 건너 선학봉으로 향한다. 다리는 중간 지점에서 조금씩 흔들리는 데다 바람까지 세게 부니 사람들이 슬쩍 공포심이 생기는 모양이다. 가운데 있는 유리 판이 투명하게 있었으면 꽤나 겁을 먹었을 것 같다.

 

하늘다리를 건너니 가을 꽃 쑥부쟁이의 보라색 향연. 사방으로 펼쳐진 풍광이 모든 상념을 그대로 날려버릴 듯이 그냥 아름답고 그냥 시원하다.’ 한참 풍광을 즐기며 쉬다 이제 청량산 주봉인 장인봉으로 출발.

 

 

 

<축융봉이 보이고>

 

 

 

 

가파른 길을 내려와 청량폭포 갈림길 안부(장인봉에 갔다 청량폭포 방향으로 하산하면 좋을 텐데 청량사 산사음악회를 봐야 하니 뒷실고개로 돌아가야 한다.

 

<청량폭포 갈림길 이정표>

 

 

이제부터 장인봉(구 의상봉 870m). 정상석 글씨는 김생의 글씨를 집자해서 만들었고, 뒷편에는 청량산 12봉우리를 명명한 주세붕의 시(登淸凉頂)가 새겨져 있다.

 

<정상에 올라 - 주세붕>

청량산 꼭대기에 올라 두 손으로 푸른 하늘을 떠받치니

햇빛은 머리 위에 비추고 별빛은 귓전에 흐르네.

아래로 구름바다를 굽어보니 감회가 끝이 없구나.

다시 황학을 타고 신선세계로 가고 싶네. 

 

 

 

 

 

 

 

 

 

주세붕도 장인봉에 올라 신선세계를 느꼈나 보다. 주변 시원한 풍광을 즐기다 다시 하늘다리로 향한다. 청량폭포 갈림길에서 잠시 가파른 길을 오르니 선학봉. 시간도 여유가 있고, 풍광도 시원하고, 하늘다리를 보며 솔숲에 자리 펴고 앉아 한참 놀다 간다. 가파른 길을 내려와 뒷실고개 도착.

 

<다시 하늘다리로> 

 

 

뒷실고개에서 우측 청량사 방향으로 하산. 계속 가파른 비탈길이 이어지니 이 방향으로 올라오는 사람은 초반부터 고생 좀 해야겠다. 올라오는 사람들이 정상 멀었어요? 얼마나 올라가야 돼요?” 하고 계속 질문을 해댄다. 아마 산사음악회 참석차 왔다 시간이 남아 잠시 오르는 사람들일 텐데 워낙 경사가 급하니 아예 고통스런 표정. 20분 정도 내려오니 산사음악회 준비로 분주한 청량사.

 

 

 

 

 

 

 

음악회가 7부터 시작되니 무려 3시간이나 기다려야 하는 상황. 하지만 내려갔다 올라오기도 고약해 그냥 음악회를 보고 가기로 결정.

 

아기자기한 가람 배치가 인상적인 산사도 불러 보고 출연진 연습하는 노래도 감상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빼어난 경관의 연화봉이 행사장인 5층 석탑을 굽어 보고 있고 바로 앞에 보이는 범종루 지붕에는 쑥부쟁이가 보라색 꽃을 한창 피우고 있다. 사람들이 슬슬 자리를 잡고 있는 장독대 풍경도 이채롭고 하나의 예술품.

 

 

 

흐르는 달빛으로 부르는 노래, 청량사 산사 음악회는 문화적으로 소외받기 쉬운 지역면들을 위해 현 주지인 지현스님이 개최하기 시작했단다. 출연자들은 하나같이 가창력이 뛰어난 실력파들. 청량사 어린이법회의 꼬마풍경을 시작으로 남자가 목소리가 이래서 죄송합니다라고 인사했던 조관우 출연을 마지막으로 산사에서의 좋은 추억이 마무리되어 간다.

 

 

<인드라 스님 공연 장면>

 

 

<조관우 공연 중계 모습>

 

 

산사음악회가 끝나고 이제 차가 있는 입석으로 돌아가야 한다. 포장도로를 걸어 내려오니 일주문이 있고 좌측 방향이 입석. 어둠 속을 걸어 오늘 들머리였던 입석에 도착, 하룻밤 묵을 닭실마을로 향하며 여행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다. 명산 청량산과 산사음악회를 마음껏 즐긴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