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기록/괴산의 명산

괴산 낙영산 – 그림자 비치는 산에서 만나는 암릉미와 가을

카페인1112 2011. 10. 31. 22:30

괴산 낙영산 그림자 비치는 산에서 만나는 암릉미와 가을

 

* 산행지: 낙영산(괴산군 청천면 사담리, 684m)

* 산행일: 2,01110 30(), 맑음

* 산행 경로 및 시간: 공림사(13:17)~능선안부(13:50~13:57)~낙영산 정상(14:07~14:20)~헬기장

  (문바위봉, 14:43~15:14)~공림사(16:04)   <총 산행시간 2시간 47, 휴식 등 포함 널널산행>

* 가는 길: 중부고속도 증평IC ~괴산군 청천면(37번 도로) ~ 사담휴게소 ~ 공림사

 

                                                                                                                         <괴산군 자료>

 

일요일 오전, 갑자기 가을의 소슬바람이 그리워졌다. 이제 가을의 뒷자락으로 넘어가는 때, 이 계절을 그냥 보내기도 아쉬웠고 허허로운 마음을 그냥 견디기도 어려웠다. 어디로 갈까? 괴산까지 가기에는 늦은 시간이지만 공림사와 낙영산을 떠올린다. 거긴 산행하기도 부담 없고 운치 있는 가을 숲도 일품일 게다. 게다 괴산의 명산답게 암릉미가 배어난 바위산이니 기대를 갖고 떠나도 된다.

 

두 시간 넘게 달려, 청천면소재지를 지나 사담리 도착. 사담휴게소에서 좌측 좁은 포장도로를 1km 정도 가니 공림사 주차장이 보인다. 낙영산 기슭에 자리잡은 신라 천년고찰 공림사.

 

               <공림사 일주문>

 

 

신라 진평왕 때 당나라 고조의 세수대야 속에 수려한 산세가 펼쳐진다. 이 산을 찾으라는 명을 내렸으나 전국을 뒤졌으나 찾지 못하다 어느 동자승이 알려줘 신라 땅에 있는 산임이 밝혀진다. 그래서 그림자가 비친 낙영산(落影山). 그 아래 1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공림사가 자리한다.

공림사사적기를 보니 신라 48대 경문왕 당시 고승 자정선사가 처음 암자를 짓고 수행을 했고, 왕이 선사의 도덕에 감동 국명으로 사원을 짓고 사호를 공림사라 했다한다. 임진왜란 때 대부분 전각이 소실되었고 6.25전쟁 때 남은 전각도 모두 불 타버려 이후 신축. 하지만 아늑하고 단아한 맛이 있어 고찰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공림사 느티나무 고목과 대웅전>

 

 

공림사 마당에 있는 수 백년 묵은 느티나무 고목은 가을이 한창이다. 가을 빛 만추의 풍광은 화려하지 않고 어딘가 쓸쓸한 모습, 저 풍경은 떠나는 뒷모습이다. 늦가을의 스산한 풍경이 마음 속으로 파고든다. 한적할 것으로 생각했던 공림사는 의외로 가을을 즐기는 인파가 꽤 많다. 나무 아래 앉아 잠시 여유를 부리다 1 훨씬 지나 산행 출발. 주차장을 나와 좌측, 이정표(도명산 2.7km, 낙영산 50)가 있고 길이 열린다.

 

                <공림사 좌측으로 열리는 들머리>

 

초반 부드러운 길 그리고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로 좋은 가을 숲. 오색으로 곱게 물든 숲과 누런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등로. 부드러운 길은 곧 경사가 급해지고 길은 거친 돌길. 그래도 이 고운 가을 속에서 마음도 발걸음도 편안해진다. 곧 능선 안부에 올라서고, 이정표(공림사 1.3km, 정상 0.5km, 도명산 1.4km)와 미륵산성 안내판이 보인다. 공림사에서 낙영산 정상까지는 1.8km의 짧은 거리.

 

 

 

               <주능선 안부 이정표 - 낙영산 정상은 우측으로>

 

               <정상 가는 길>

 

직진()하면 도명산, 좌측은 조봉산으로 가는 길(출입금지). 낙영산 정상은 우측() 오르막길이다. 시원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잠시 가파른 길을 오르니 우측으로 시야가 트이고 끝없이 이어진 산줄기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동쪽으로 쌀개봉에서 조봉산으로 이어지는 수려한 모습, 그 좌측에 보이는 산줄기들은 아마 대간 능선일 게다.

 

               <조망지점에서 보는 서쪽 쌀개봉 거쳐 조봉 가는 길>

 

               <사담리 방향>

 

 이제 정상은 지척. 소나무가 울창한 낙영산 정상(684m) 도착. 여유 있게 놀며 걸었는데도 공림사에서 정상까지 50분 걸렸다. 정상이 가까운 데다 풍광이 좋으니 사람들이 꽤 몰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정표를 보니 도명산 1.8km, 공림사 1.8km. 낙영산과 도명산을 연계해 오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공림사에 주차했으니 도명산 가기는 무리. 정상에 있는 바위에 굳게 뿌리를 내린 소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소나무의 그 강인한 생명력은 언제 보아도 감탄스러운 것. 시간도 널널하겠다 한참 쉬면서 점심을 먹고 간다.

 

 

               <정상 바위 위 소나무>

 

 

정상에 앉아 쉬다가 앞 무영봉 방향으로 출발. 조금 걸으니 우측으로 속리산 주 능선이 가깝게 다가온다. 이제 속리산을 보면서 걷는 길. 사방이 모두 시원하게 조망이 트여 걷는 길 자체가 조망대이다.

곧 기암괴석이 모여 있는 커다란 바위 마을에 도착한다. 바로 문바위가 있는 곳. 문바위 옆 바위는 바위가 뾰족하게 튀어 나와 꼭 잎을 크게 벌린 짐승 모습. 어떤 사람들은 그걸 남근 모습이라고도 한다. 젊은 남녀 한 팀은 그 동물에게 잡혀 먹는 형상 연출에 여념이 없다. 어떤 사람은 이걸 남근 모습으로 받아 들이는데 오히려 입 모양이 더 어울린다.

               <무영봉 가는 길>

 

 

 

<아래 공림사와 사담리 방향>

 

               <남쪽 멀리 속리산 주능선이 모습을 드러낸다>

 

               <문바위 암릉지대 도착>

 

 

 

 

 

<사이를 지나가게 되는 문바위>

 

 

문바위를 지나 평탄한 길을 잠시 걸으니 일명 남매성이라고 하는 미륵산성 흔적이 보인다. 곧 사방으로 시야가 트이는 헬기장, 문바위봉(685m) 도착. 역시 시원한 가을 바람.

북동 방향 수려한 산세는 아마 가령산 쪽일 거고 그 좌측이 아름다운 화양구곡. 동쪽에 회색빛 바위와 소나무가 기가 막히게 어우러진 봉우리는 무영봉일 게다. 무영봉 너머 대야산도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남쪽은 톱니처럼 날카롭게 솟은 속리산 주능선이 이어진다.

               <산성 터>

 

               <헬기장인 문바위 봉 그리고 동쪽으로 무영봉>

 

헬기장에서 우측으로 공림사 내려가는 길이 있고 직진하면 무영봉 가는 길. 그런데 어떤 남자 분이 길을 물으며 공림사로 바로 내려가는 길은 출입금지로 되어 있고 슬랩지대가 험해 못 내려간단다. 마침 그 쪽 방향에서 부부가 올라오는데 여자들은 내려가기가 무리라고 얘기한다. 내심 무영봉에 다녀 오고 싶었으니 차라리 잘 됐다. 낙영산과 무영봉 사이 안부로 내려가 바로 하산하거나 아님 무영봉을 다녀왔다 하산하는 거다.

 

               <멀리 대야산도 살짝>

 

그런데 거친 암릉지대를 지나니 커다란 바위지대가 나오고 군 시설물이 보인다. 그런데 앞으로는 길이 없고, 우측 계곡으로 내려가는 로프가 매인 가파른 길이 보인다. 그냥 계곡 방향으로 하산하기로 하고 한참 내려서는데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았던 듯 낙엽이 두텁게 쌓여 있고 길이 보이지 않는다. 계속 진행하기는 무리라 다시 헬기장으로 되돌아간다. 방향을 잘못 잡아 30분 넘게 허비하고 헬기장으로 돌아온 것. 바로 공림사 방향으로 내려선다.

 

               <무영봉 방향으로 진행, 여기 암릉지대에서 우측으로 하산 - 다시 헬기장으로 백>

 

               <다시 헬기장으로 돌아와 공림사 방향으로 하산>

 

초반 비교적 부드러운 내리막길, 부드러운 흙길은 곧 커다란 암릉 슬랩지대를 만난다. 좌측으로 이동하니 암릉을 피해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곧 발 딛기가 까다롭고 어려운 길이 잠시 나오나 그리 위험하지는 않은 길. 암릉지대도 우회하는 길이 잘 나 있어 조심해 내려오면 되는 수준이니 아까 만난 사람이 너무 겁을 줬다. 별로 등산 경험이 없어 보이고 어린 딸까지 있는 일가족이 우리 앞에서 먼저 내려가는데 무리가 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어린 딸이 아빠는 자꾸 위험한 바위로 갈려구 해하며 소리를 지른다. 하긴 요즘은 부모가 자식 속을 썩이는 경우도 많으니

 

               <낙영산 슬랩지대>

 

 

 

<암릉을 우회하는 거친 길>

 

 

 

곧 우측에 거대한 슬랩지대가 보이고 거기에 로프가 달려 있다. 전에는 슬랩지대를 그냥 치고 올랐기 때문에 위험했던 것이 아닐까 짐작된다. 밑에서 올려보는 낙영산 대 슬랩지대 모습이 보기 드문 장관이다. 당 고조가 감탄했을 정도의 풍광. 곧 편한 길이 나오고 공림사 부도 옆으로 내려선다. 헬기장에서 50분 정도 걸려 공림사로 돌아온 것.

다시 공림사를 한 바퀴 돌아보고 주차장 옆에서 표고버섯 2kg(3만원)과 무 두 개(2천원) 사들고 귀경. 가을날의 짧은 축제를 마친다.

 

 

 

<공림사 부도밭>

 <공림사 보호수 느티나무 - 수령이 천년을 넘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