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 거센 비바람의 문장대
* 산행지: 속리산 문장대(1,033m)
* 산행일:
* 산행경로 및 시간: 시어동 화북분소(
회사 산악회 6월 정기 산행일, 폭우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참여 인원이 많아 차 한 대를 꽉 채웠다. 속리산은 충북 보은과 경북 상주군 화북면에 걸쳐 있는 장쾌한 주 능선이 절경인 산. 중학교 수학여행과 고등학교 때 법주사에서 머문 일주일, 아이들과의 여행, 회사에서의 세미나 등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하면서 가장 많은 추억들이 남아 있는 그리운 산이기도 하다.
오늘 산행 계획은 문장대를 거쳐 천황봉에 올랐다가 법주사로 하산하는 코스인데, 날씨도 좋지 않고 작년에 천황봉을 다녀왔기에 문장대에서 바로 법주사로 하산하기로 슬며시 꾀를 부린다. 문장대만 올라도 속리산의 절경을 그대로 볼 수 있고 먼저 내려가 법주사를 둘러볼 요량. 널널한 산행을 기대하며 상주 화북분소에 도착한다.
<들머리 이정표 - 문장대까지 3.8Km>
버스에서 내리니 비가 제법 사납게 내린다. 우비를 걸치고 출발하는데 이정표는 문장대까지 3.8km, 문장대에서 법주사매표소까지 5.8km 이니 오늘 산행은 총 9.6km의 거리. 잠시 오르니 포장도로가 나오고 들머리. 빗길을 걸어 올라간다. 오송폭포 삼거리를 지나니 이제부터 깊은 원시림의 바다. 비가 약해지면서 짙은 안개로 앞만 보고 가는 길, 온통 회색 빛 안개 숲에 조리대의 푸르름만 싱싱하다.
<오송폭포 삼거리>
1시간쯤 지나 이정표가 있는 바위쉼터에 도착하니 사방은 짙은 안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쉬다 다시 문장대로 향한다. 문장대 휴게소까지는 20분이면 된다. 휴게소에 도착해 점심식사. 우리 산악회는 점심식사만은 정말 푸짐해 야채부터 고기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매번 신세만 지니 어쩐담. 더구나 이번에는 매탄 사모님뿐 아니라 강사장님 점심까지 얻어 먹으니 과식에 과식.
<문장대휴게소>
여유 있게 쉬면서 점심을 먹고 문장대로 향한다. 문장대, 세조가 하루 종일 책을 읽었다 하여 문장대라 하고 세 번을 오르면 극락에 간다는데 난 극락에 가고도 한참 남는 셈이다. 중2때 처음 올랐고 다음은 고1, 그 때 철 없던 시절이 그리움으로 다가오고 그 때 친구들이 그립다.
문장대로 오르는데 거세고 차가운 바람이 사정없이 몰아치고 펄럭이는 우비 소리가 마음을 사정없이 움츠리게 한다. 꼭 바람 앞에 날아갈 것 같은 무서움까지 느끼게 하는 암릉 계단을 올라 문장대에 선다. 거칠 것 없는 시원한 바람이 마음 속까지 깊이 파고들고 사방은 온통 안개 숲이다. 이 순간 거칠 것 없는 자유로움, 거센 바닷바람이 몰려 오는 듯한 한 점 섬에서 그 편안함을 맘껏 즐긴다.
다시 휴게소로 내려와 일부는 천황봉으로 그리고 일부는 바로 법주사 방향으로 하산. 비가 그쳐 숲은 푸르름을 더하고 이끼 낀 바위가 더 싱싱하다. 냉천골휴게소를 지나 더 내려오니 보현재. 보현재휴게소에서 도토리막걸리와 파전으로 한참을 쉬어 간다. B팀 답게 널널산행, 오가는 대화가 너무도 즐겁고 오가는 정이 좋다. 한참을 웃고 나서 다시 하산길.
<보현재휴게소 - 도토리막걸리 덕에 한참을 쉬어 간다>
할딱고개답게 급경사 길을 내려간다. 천황봉과 문장대 길이 나뉘는 세심정 갈림길을 지나니 이제부터는 편한 길. 비가 와 수량이 많아서인지 물소리가 요란한 계곡 옆을 따라 한참 내려가니 태평교, 다리 아래 저수지에는 여전히 물 반 고기 반. 이제는 법주사로 가는 길. 반갑게도 법주사 마당 보리수나무에 꽃이 한창이다.
<아! 보리수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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