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호에 솟은 암릉길의 절경 - 춘천 오봉산
* 산행지: 오봉산(779m, 강원도 춘천)* 산행일: 2008년 9월 20일(일), 흐리고 비
* 산행 경로 및 시간: 배후령(10:28)~경운산 갈림길(10:40)~청솔바위(11:20~11:25)~정상(11:35~11:40)~공터 중식(11:45~12:40)~안부 갈림길(13:06)~688봉(13:12)~촛대바위(13:24)~청평사(14:45)
회사 산악회 정기산행일, 5개의 암봉이 그림같이 아름다운 오봉산으로 향한다. 푸른 소나무와 기암기석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고찰 청평사와 소양호의 정취가 그윽한 곳. 게다 아기자기한 암릉지대를 오르내리는 손맛도 그만이다. 5년 전 왔을 때는 청평사에서 올라 배후령으로 하산했는데 오늘은 반대로 배후령에서 산행 출발.]
46번 경춘가도를 달려 춘천을 지나니 곧 배후령에 도착, 고개에 올라서자마자 우측으로 등산로 안내판과 오봉산 들머리가 보인다. 우리 뒤로 연달아 버스가 멈춰 산행객들을 토해 내는 것을 보니 오늘 산행은 꽤 복잡할 것 같은 느낌. 춘천에서 합류한 춘천,호반 사장 내외분과 인사를 나누고 함께 가파른 산길을 오른다. 오늘 가는 길은 익숙한 길이기에 예측이 가능하고 여유 있어 좋다. 항상 새로운 길을 가야 하는 삶도 그런 여유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배후령 들머리>
계절에 앞서 들꽃들이 먼저 오는지 숲의 푸르름은 여전한데 들머리에는 해맑은 쑥부쟁이, 정갈한 산구절초 같은 가을 꽃들이 한창이다. 작은 꽃들이 주는 빛과 향기를 느끼며 산행 출발. 초입부터 길이 가파른데다 사람들이 많아 잠시 지체되고 10분이 조금 지나자 경운산 갈림길이 나온다. (오봉산 1.3km, 배후령0.4Km) 잠시 호젓한 비단길이 나오더니 몇 분만에 넓은 공터인 칠성단, 곧 1봉을 지나고 암릉지대가 시작된다.
<경운산 갈림길>
<청솔바위 오르는 길>
소나무 정취가 그윽한 바위봉에서 소양호와 청솔바위 부근의 조망을 즐기다 안부로 내려서자 쇠줄이 매인 암릉지대가 나오는데 바로 청솔바위 옆을 지나는 길. 청솔바위는 이름 그대로 멋진 바위 위에 소나무가 자라고 있어 청솔바위. 다시 쇠줄이 매인 암릉길을 오르내리면 전망이 좋은 암봉이 나온다. 바로 4봉인 보현봉(740m). 보현봉에서 남으로는 소양호, 북서쪽으로는 배후령으로 향하는 도로와 그 너머로 용화산 암봉이 푸른 산줄기를 배경으로 솟아 있다.
<청솔바위>
<청솔바위에서 4봉 오르는 길>
<4봉에서 보는 용화산 방향>
<4봉에서>
4봉에서 5봉(비로봉)인 오봉산 정상은 지척, 4봉에서 잠시 오르니 정상석이 있는 5봉이다. 정상은 사방이 막혀 있어 조망도 안되고 증명사진 한 장 찍고 모두 서둘러 내려간다. 조금 내려오니 벌써 일행들은 넓은 공터에 자리를 잡고 점심 식사 준비에 한창이다. 역시 푸짐한 점심에 오늘은 각자 준비해 온 술들이 다양해 복분자, 마가목, 막걸리, 장뇌삼 등 술 종류가 다양하기도 하다.
<정상인 5봉 비로봉>
점심 먹고 여유있게 쉬다가 다시 출발하는데 A팀은 부용산을 찍고 선착장으로, B팀은 그대로청평사 방향으로 하산. 소나무가 그윽한 암봉에 도착하니 아래 촛대바위와 그 뒤에 푸른 소양호 물결이 빛나고 있다. 조금 더 내려오니 홈통바위 지점. 예상했던 대로 잔뜩 지체되는데 누군가가 고맙게도 홈통바위 우측에 보조로프를 설치해 줄을 잡고 홈통바위를 우회해 내려온다. 내려와 좁은 홈통바위 일명 산부인과 바위를 내려오는 사람들의 곤혹스런 표정들을 보니 가지가지다.
홈통바위에서 안부로 내려서니 갈림길, 천단 방향 길은 암릉지대가 만만치 않은 곳인데 우측 해탈문 방향으로는 등로 정비 중인지 등로를 막아 놓아 천단 방향으로 직진 바위 길을 오른다. 바위를 올라서니 거북이 머리 같은 바위가 서 있고 계속되는 암릉길. 688봉에 올라섰다가 내려서니 다시 이정표가 있고 가파른 바위 길로 인해 사람들이 잔뜩 몰려 있다. 사실 그리 위험할 것도 없는데 겁을 먹으면 방법이 없다. 더구나 두려움은 전파되기 마련이라 더 조심스러워지게 된다.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좌측 소나무를 밟고 가는 길이 있어 정사장이 먼저 내려가 발 디딜 곳을 마련해 주어 역시 우회해서 내려온다. 아래에서 받쳐 주지 않았으면 상당히 어려운 길이 될 뻔 했다.
<안부 이정표 - 천단 방향으로>
암릉지대를 내려오니 바위 위에 솟은 촛대바위가 나온다. 누구는 남근석, 누구는 망부석이라 하는데 각자 느끼기 나름이다. 촛대바위에서 보이는 사방의 조망도 일품, 금방 내려온 암릉지대의 기암과 푸른 소나무의 조화가 기막히고 소양호의 시원함도 여전하다. 오늘은 소양호반에 솟은 동양화 절경을 마음껏 즐기는 날이다.
촛대바위에서 내려서 좁은 바위 옆길을 가니 다시 사람들이 몰려 있다. 아래로 거의 직벽에 가까운 바위 벼랑이 나와 쇠줄을 잡고 내려가는데 절절 매는 사람이 많아 시간이 상당히 지체된다. 바로 아래에 청평사가 보이니 하산 길은 멀지 않은데 만만치 않은 암릉길 덕분에 시간이 꽤 걸리게 생겼다. 우회하는 길도 없고 한참을 지체하다 내려오니 암릉길이 계속 이어지고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청평사는 지척. 곧 500년 된 청평사 주목나무 옆으로 내려서고 옆에 청평사 극락보전이 있다. 청평사 경내를 잠시 둘러보고 조선 명종 때 건립되었다는 보물 164호 회전문을 지나 하산. 회전문은 윤회전생의 준말이라고 하니 이 문을 다시 나오는 것은 윤회전생의 세계로 다시 나오는 것인가!
<회전문과 그 뒤로 오봉산 줄기>
시원한 계곡을 따라 내려가니 제법 수량이 많아진 구성폭포와 공주와 상사뱀의 전설에 나오는 공주가 묵었다는 공주굴. 그런데 9개의 소리가 난다는 구성폭포는 가는 비에 가는 물소리일 뿐 더 느낌이 없다. 조금 더 내려가니 ‘청평사 공주와 상사뱀의 전설’ 안내문. 공주를 사모했던 평민이 죽어 뱀으로 변해 공주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공주가 이곳에 와 목욕을 하려고 할 때 물에 비친 공주의 모습을 보고 뱀이 떨어져 나가 나중 공주의 아버지가 이곳에 백암선원을 지었다는 전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청평교를 건너 선착장이 앞에 보이는데 배 시간에 여유가 있어 주변 음식점에 들러 시원한 막걸리 한 잔으로 시간을 죽인다. 후미와 합류해 4시 배에 승선. 가는 비에 안개로 감싸인 주변 산세가 그림같이 아름다운 풍광을 보며 금새 소양댐 선착장에 도착, 동양화 화폭 속을 노닐었던 하루 일정을 마감한다.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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