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비 내리는 산에 분홍 복숭화꽃이 한창이네
* 산행지: 가평 청우산(619.3m), 가평군 상면, 외서면
* 산행일:
* 산행 코스 및 시간: 덕현리 마을(
* 가는 길: 46번도로를 달려 청평 지나 현리방향으로 37번 도로 좌회전, 풍림콘도 지나 덕현ㄹ히 방향으로 우회전
겨울에 능선 종주를 하고 싶었던 청우산을 우연한 기회로 늦은 봄날 오르게 된다. 푸른 비, 어떤 연유로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 오늘은 오랜만에 좋은 친구와 동행하는 산행.
46번 도로를 달리다 청평 못 미쳐 현리 방향으로 37번 도로, 덕현리 표지판을 보고 우회전해 덕현교를 건너니 바로 등산 안내도가 보인다. 오늘 가려는 코스는 2코스, 청우 능선을 타고 가면 3.2km의 거리. 덕현리에 주차하고 두릅 파는 할머니에게 등로를 물어 보니 마을 안길로 가라고 알려준다. 두릅을 사라는데 한 묶음 6,000원, 그리 싱싱하지 않아 내키진 않지만 안 사기는 어려운 분위기.
산으로 향하는 임도를 잠시 따르다 마을 안 우측 길로 진행, 안온한 마을 풍경. 조금 더 가니 산길이 시작된다. 그래도 넓은 임도. 첫 번째 이정표는 덕현리 0.5km, 청우산 1.85km로 안내. 아니 이리 거리가 짧은가? 그런데 청우산 등산안내도에 나와 있는 거리와 다르다.
등로 주변은 온통 들꽃들의 천국, 애기똥풀, 조개나물, 벌깨덩굴, 제비꽃 등 작은 들꽃들이 한창이다. 하얀 조팝나무는 흐드러지게 피어 온 산에 향기가 진동한다. 두릅나무가 제법 있고. 야생 복숭아나무가 많아 온 산이 분홍빛으로 화사하다. 바람에 날리는 꽃잎이 바로 “떨어지는 꽃잎의 아름다움”
조금 지나니 작은 절 청오사가 보인다. 청오사 입구에 “이 문에 들어오는 자는 모든 알음알이를 버려라” 오늘의 화두, 모든 알음알이는 어디까지일까? 쓸데없는 분별심일까 아니면 감정까지도 버리라는 것일까? 청오사는 생략하고 그대로 산길을 오른다.
그런데 날씨가 완전 한여름, 땀이 줄줄 흐를 정도다. 게다 그늘이 없이 그대로 햇빛을 받고 가야 하니 보통 지치는 것이 아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등로는 잘 정비되어 있으나 주변에 나무들이 키가 작고 초지들이 많아 그냥 들길을 가는 것 같다. 역시 겨울에 왔어야 돼. 능선이 가까워지면서 이제는 또 급경사길. 조금 더 오르니 나물 뜯는 부부가 있는데 두릅과 고사리 등을 제법 많이 뜯었다.
들머리에서 한 시간 정도 지나 능선에 올라선다. 그런데 능선 길도 경사가 꽤 급하다. 힘든 길. 주변은 울창한 참나무 류의 숲. 능선을 30분 정도 걸어 정상 도착. 헬기장으로 된 정상에는 작은
하산 방향이 어디가 좋을 지 나물 뜯는 부부에게 물어보니 그냥 직진해 내려가다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가야 길이 제일 좋단다. 나중 알고 보니 그 길은 육천저수지 하산 길로 우리가 주차한 방향과는 완전 다른 곳. 삼거리(청우산 0.15km, 덕현리 2.2km, 우측 육천유원지 1.66km)에서 우측으로 하산. 잠시 내려오니 등로 한 가운데에 하얀 가는 꽃이 촘촘하게 매달려 있는 홀아비꽃대가 솟아 있다. 홀아비꽃대 실물은 처음 본다.
내려오다 점심을 먹으며 한참 쉬다가 출발한다. 경사가 꽤 급하지만 숲이 울창해 더위가 좀 덜하니 다행. 한참 내려오니 물이 있는 계곡이 보이는데 분홍 복숭화 꽃잎이 떨어져 물 위를 흐르고 있다. 울창한 숲에 분홍색 복숭화 꽃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 바로 선경이다.
개울에서 탁족, 그런데 금세 더위가 가실 정도로 물이 너무 차다. 쉬다가 하산 길, 그런데 육천유원지는 엉뚱한 방향이라 주차장소까지는 도로를 한참 걸어야 한다. 확인해 보지 않고 다른 사람 말만 믿은 부주의가 낳은 결과. 아까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빠져야 할 것을…
길을 물어 덕현리까지 오는 길은 뙤약볕 아래의 고행 길, 그래도 분홍빛 꽃잎이 떨어져 내리고 푸른 숲의 향기에 마음껏 취했던 오늘, 마음 속 좋은 추억으로 오래 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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