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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여행] 충절의 진주성과 월아산

카페인1112 2011. 2. 25. 22:30

 

[진주여행] 충절의 진주성과 월아산 산행

 

2월19일(토), 군에 입대해 있는 둘째를 만나러 진주로 내려가는 길. 익숙치 않은 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아들을 떠올리며, 내가 입대할 때 '부모님 마음이 어떠셨을까'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둘째를 만나고 나와 잠시 진주의 역사와 문화가 집약되어 있는 진주성(사적 제 118)에 잠시 들른다. 충절의 고장 진주, 그 주무대는 바로 이곳 남강 변에 있는 진주성이다. 임진왜란 3대 대첩(진주대첩, 행주대첩, 한산대첩) 중 하나인 김시민 장군의 진주성 전투가 있었고, 2차 진주성 전투(1,593)에서 성이 함락되었을 떼 왜장을 안고 남강에 뛰어든 논개의 충절이 남아있는 곳.

 

<촉석루> 

 

동쪽의 촉석문(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8)을 들어서니 진주성의 꽃이라는 거대한 촉석루가 먼저 모습을 드러낸다. 남강가 바위 벼랑 위에 위엄 있게 자리잡고 있어 영남 제일의 풍광을 자랑하고 밀양 영남루, 남원 광한루와 함께 우리나라 삼대 누각 중 하나. 전쟁 때는 지휘본부, 평소에는 시인묵객들이 음풍농월하며 세월을 낚았을 것이고 과거 시험장이기도 했다 한다.

광해군 때 중건된 기존 촉석루는 1948년 국보 276호로 지정되었으나 아쉽게도 6.25때 불타버리고 현재 누각은 1960 5월 중건되었다.

 

 

 

 

촉석루 옆에 있는 논개 사당인 의기사에 들러 참배하고 강가 의암(경상남도 기념물 235)으로 내려간다. 남강 푸른 물결 위에 자리잡고 있는 바위 의암은 논개가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투신한 후 의암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 의암은 생각보다 작아 폭이 3.3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논개의 사당인 의기사> 

 

<의암과 남강 풍경>

 

논개는 전북 장수 대곡리 주촌마을 주씨 가문의 양반가 출신. 일찍 아버지를 여읜 논개가 숙부의 모략에 걸려 송사에 휘말리자 당시 장수 현감인 최경회에게 구명을 청했고 그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이런 인연으로 후일 주논개는 최경회의 후처가 된 것.

 

2차 진주성 전투 당시 경상우병사였던 최경회는 진주성이 함락되자 남강에 뛰어들어 자결했고, 논개는 기생으로 변장하고 왜군들의 승전 연회에 잠입 왜장 로쿠스케를 껴안고 남강 물에 뛰어든다. 당시 최경회를 따르던 함양 의병들이 최경희 부부의 시신을 남강에서 수습 함양군 서상면에 묻었다고 한다.

 

참혹한 전쟁터의 애절한 사연 그리고 남강의 짓 푸른 물결보다 진한 그들의 충절은 영원히 남으리라.

 

 

의암에서 올라오다 보니 남강 가 가파른 암벽에 몇 사람 이름을 새긴 것이 보인다. 일제강점기 당시 이지용, 이근용 등 친일파들의 이름이라니…… “하필이면 그 놈들은 의암 근처에 지들 이름을 새긴 거야저절로 궁시렁 거리게 만든다. 그 옆에 그들의 친일 행적을 소개하는 안내문을 대문짝만하게 만들어 세상에 알리는 것도 좋겠다. 경관을 해치는 것이 문제겠지만.

 

 

의암을 뒤로 하고 촉석루에서 나와 이제 진주성을 한 바퀴 돌 차례다. 문을 나와 좌측으로 가니 진주성 임진대첩계사순의단. 임진년 1차 진주성 대첩을 기리고 이듬해 계사년 2차 전투에서 순의한 분들을 위로하기 위해 1987년 세운 제단.

제단 우측에 1차 진주성 전투를 승리로 이끈 김시민장군 전공비 2차 전투에서 순국한 의병장 김천일, 경상우병사 최경회, 충청병사 황진 및 군관민의 영령을 제사하기 위해 세운 정충단의 비석 촉석정충단비가 보인다.

 

<진주성 임진대첩계사순의단>

 

159210, 파죽지세로 진격하던 왜군은 곡창지대인 전라도 지방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2만 명의 군사로 진주성을 공격한다. 당시 김시민 진주목사 지휘하의 조선군은 3,800. 이 전투에서 조선군은 대승을 거두고 왜군들의 전라도 입성을 저지했으나 이 전투에서 김시민 장군이 전사하게 된다. 당시 39. 후일 조정에서는 그의 공을 기려 영의정으로 추서하고 충무공 시호를 내린다.

 

1593(선조 26) 6월 왜군들은 첫 전투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최정예 10만의 병력으로 다시 침공, 조선군은 김천일, 최경회. 황진 등을 중심으로 왜군과 11일간이나 사투를 벌였으나 중과부적으로 패하고 당시 성안에 있던 7만여 명의 군사와 백성들은 대부분 학살되었다고 한다.

 

 

<'김시민장군 전공비 촉석정충단비’>

 

제단 참배를 마치고 이제 성벽을 따라 공북문 방향으로 진행. 성벽을 따라 평탄하게 이어지는 길로 사색과 휴식의 길이다. 도중 전시되어 있는 대형 총통을 구경하고 조금 더 가니 북문인 공북문이 있고 김시민장군 동상이 보인다.

조선시대 진주지역 30여 개의 비석을 모아 놓은 진주성 비석군과 영남포정사 문루를 보고 북장대를 지난다. 주변 벤치에는 아베크 족에 산책 나온 사람들까지 꽤 사람들이 많다.

 

 

 <충무공 김시민장군 동상>

 

<공북문> 

 

<진주 비석군> 

 

<북장대>

 

이제 진주박물관을 보기 위해 왼쪽 박물관 방향 길을 따르니 바로 청계서원 앞길. 청계서원 안내문을 보니 고려병부상서로 거란족의 침입을 물리친 진양부원군 정신열, 이 땅에 목면 씨앗을 처음 심어 번식시켜 백성들에게 따뜻한 목면 베옷을 입힌 진양군 정천익 선생을 모신 곳이라고 한다.

 

 

이제 임진왜란 관련 유물을 중심으로 전시하는 국립진주박물관에 들어선다. 임진왜란 당시의 각종 무기류와 관련 책자 등 다양한 전시품들이 꼭 한번 볼 필요가 있겠다. 박물관을 나와 다시 성벽 길을 따라 진행.

 

 

고풍스런 길을 따르면 창렬사와 호국사 앞으로 내려선다. 창렬사는 진주성 1차 전투의 김시민 장군, 2차 전투의 김천일, 최경회, 황진 등 1,2차 진주성 전투에서 순국한 39분의 신위를 모시고 있고, 호국사는 왜란 당시 승려들이 끝까지 사우다 전사하자 숙종 때 호국사란 이름을 내렸다고 한다.

호국사를 지나 이제 후련한 남강조망이 펼쳐지는 서장대로 올라선다. 주변 풍광이 좋아 한참이나 쉬다가 간다. 서장대를 지나 성벽을 따라 내려가니 3.1운동 기념비가 있고 그 뒤 포옹한 2명의 청춘남녀가 한창 영화를 찍고 있다.

 

 <호국사 앞길>

 

 

<호국사 좌측 창렬사> 

 

<서장대>

 

 

<성벽 너머 남강이> 

 

계속 성벽을 따라 가다 보니 촉석루와 아래 남강이 제대로 조망되는 조망점.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이제 진주성 순례도 거의 끝나가는 것. 촉석루 가까이 가니 성벽 길 진행이 더 안되어 좌측 도로를 따라 촉석루 방향으로 간다.

 

다시 촉석문으로 돌아와 1시간 40분의 진주성 순례를 마친다. 진주성은 걷기 좋은 산책로이자 오랜 역사와 문화 속 여행이고 사색의 공간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갈 시간.

 

<촉석루와 남강>

 

 

저녁식사는 진주에서 유명하다는 중앙시장의 천황식당(대안동 4-1, 055-741-2646)에서 진주비빔밥으로 해결하기로 한다. 천황식당은 70년 전부터 가업을 이어왔고 1986년 진주시 향토전통음식점으로 지정 받았다고 한다 

진주비빔밥은 육회를 넣는 것이 특징이고, 콩나물 국 대신 선지를 넣은 소고기국을 주는데 비빔밥 보다 선짓국이 더 시원하니 맛있었다. 옆에 사람들이 불고기를 보니 제법 먹음직스러운데 추가로 시키기에는 부담스럽다. 저녁을 먹고 이제 예약해 놓은 숙소에 들 시간.

 

 

[이제 월아산으로]

진주에서 하루 숙박. 월아산 산행 후 귀경하기로 한다. 경남 진주 금산면의 월아산(月牙山)은 공군교육사령부 인근에 있는 산으로 달이 떠오르는 모양을 한 산이라는 뜻, 일면 달음산이다. 질매재를 경계로 국사봉과 장군대봉이 마주보고 있다.

 

산행지도를 보니 질매재 북쪽에 월아산(국사봉)이 있고 동남쪽에 장군대산()이 있는 것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런데 진주 현지에서는 두 봉우리를 다 합쳐 월아산으로 부른다고 한다. 오늘은 천년고찰 청곡사를 들머리로 장군대봉과 국사봉을 들러 원점회귀 산행 계획.

 

                                                 <청곡사 주차장의 김덕령장군 비>

 

 

 

  청곡사 주차장에 주차하고 이정표(청곡사 200m, 청곡사 소류지 150m) 옆 넓은 길을 따라 산행 출발. 청곡사 방향으로 잠시 걸으니 얼음이 두텁게 얼어 있는 연못이 보인다. 아마 여기가 청곡사 소류지? 연못 앞길을 따르니 곧 주차장에서 올라오는 포장도로를 만나고 이정표(소정상 860m, 주차장 150m)와 장군대봉 등산로 안내도가 보인다.

 

 소정상이라고 표기된 소나무 숲 289m봉을 지나 안부에 내려서니 바로 성은암 갈림길. 우측 길이 성은암 가는 길. 가파른 직진 길을 오르면 돌탑이 있는 월봉(460m)이다.

 

<청곡사 가는 진입로>

 

<청곡사 소류지>

 

가파른 소나무 숲길을 오르니 월봉. 월봉에서 좌측 가파른 내리막길이 국사봉 가는 길, 장군대봉은 우측 부드러운 길이다. 이정표를 보니 질매재 640m, 헬기장 770m.월봉에서 시 쉬다가 장군대봉 방향으로 출발.

이제 정상인 장군대봉까지 계속 평탄한 비단길이 이어진다. 남녘이라 그런지 날씨도 부드러운 봄날씨,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살짝 시원할 정도다. 헬기장을 지나니 곧 장군대봉(482m).

 

<월봉의 돌탑>

 

<월아산 정상인 장군대봉>

 

국사봉에 들르기 위해 다시 온 길을 되돌아가 월봉으로 향한다. 월봉에서 직진 가파른 길을 내려가니 임도를 만나고 잠시 임도를 따르니 다시 숲으로 들어선다. 숲에서 내려서니 질매재(247m).

포장도로 건너편에 국사봉 가는 계단 길이 보인다. 계속 가파른 길을 20분 넘게 오르니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국사봉 정상(471m). 이정표를 보니 질매재까지 1,000m로 표시되어 있다.

 

<국사봉 정상>

 

다시 질매재로 내려서고 가파른 길을 올라 월봉, 월봉에서 성은암 갈림길에 도착. 여기서는 성은암 방향으로 진행. 성은암 입구에서는 청곡사 방향으로 하산. 3시간 45분의 산행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