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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고치령에서 늦은목이까지(갈곶산)

카페인1112 2011. 5. 5. 22:30

[백두대간] 고치령에서 늦은목이까지(갈곶산)

- 대간 길, 부드러운 봄날 안개 숲 산책

 

* 산행지: 고치령(770m)~마구령(810m)~갈곶산(966m)~늦은목이(800m)~오전리

* 산행일: 2,011 4 30(),

* 산행경로 및 시간: 고치령(11:00)~첫 헬기장(11:05)~미내치~1096.6m

  (12:39~12:54)~마구령(13:22~13:27)~늦은목이 3.9km 이정표(14:18)~갈곶산

  (15:05)~늦은목이(15:25)~오전리(16:20), 5시간 20

* 거리: 고치령~마구령(8km)~갈곶산(4.9km)~늦은목이(1km)~오전리(3.5km), 17.4km

 

중국발 황사에다 호우주의보 게다 천둥 번개까지 치는 꽤나 궂은 날, 평소 다니던 산악회 따라 백두대간 갈곶산구간 산행을 떠난다. 오늘은 소백과 태백 양백지간의 고치령에서 출발,  마구령과 갈곶산을 지나 늦은목이에서 마루금 산행을 마치고 오전약수로 유명한 봉화의 오전리로 하산한다. “부드러운 수채화 같은 봄날 숲기대

 

중앙고속도 풍기IC를 통과 작은 고을 풍기읍을 지나 고치령으로 향한다. 풍기는 조선 중기 성리학자 주세붕과 인연이 깊은 곳.

16C 중엽 조선 중종 때 풍기군수로 부임한 주세붕은 산삼 공납에 허덕이는 백성들을 위해 산삼 종자를 받아 재배하게 하니 이때부터 풍기 인삼이 시작되었다 한다. , 그는 고려말의 성리학자 안향을 배향한 백운동서원을 세우니, 이 서원이 바로 종교기관과 교육기관의 역할을 겸했던 우리나라 서원의 효시. 후일 역시 풍기군수로 부임했던 이황은 조정의 지원을 건의에 의해 이 백운동 서원은 최초의 사액서원이 되고 소수서원으로 명칭이 바뀐다.

 

               <오전리의 등산안내도>

 

복정에서 3시간(10시 40)이나 걸려 고칫재펜션이 있는 경북 영주시 단산면의 좌석리 마을 도착. 마을에서 고치령까지 4km가 넘는데 좁은 1차선 포장도로라 버스는 오를 수 없다. 마을 화물차를 빌려 짐칸에 타고 덜컹거리며 고치령으로 출발. 비는 내리고, 쪼그려 앉은 다리는 힘들고, 그래도 온 산을 수 놓은 분홍빛 진달래와 산복숭아 꽃이 너무도 곱디 곱더라. 아름다운 신록의 계절~

 

                  <고치령 표석>

 

                 <고치령에서 마구령까지 8km>

 

15분 정도 임도를 달려 고치령에 도착, 여기가 십승지 중 하나인 양백지간이다. 고치령 표석이 있고 좌측 소백지장, 우측에 태백천장 장승이 보인다. 그리고 비운의 단종과 금성대군을 모신 산령각(산신각).

 

영월에 유배되었던 단종은 태백산 산신령이 되었고,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사사되었던 세조(수양대군)의 동생 금성대군은 소백산 산신령이 되었다 한다. 순수했던 민초들은 살아서 만나지 못했던 그들을 위해 이곳 양백지간에 산령각을 짓고 그들을 함께 있게 했던 것. 그래서 이곳은 더욱 신령스런 자리.

 

                  <고치령의 산령각>

 

 

소백과 이별하며 산령각 옆길을 따라 태백의 품에 안겨 든다. 초입은 역시 가파른 길. 빗줄기는 가늘게 변했으나 숲은 자욱한 안개 숲. 오늘은 조망도 없고 그냥 마루금 따라 걸으면 된다. 5분만에 첫 헬기장에 올라서고 다시 헬기장을 통과하니 고치령 0.5km 이정표(마구령까지 7.5km) 오늘 보니 산길 1km 거리를 15분에 마칠 정도로 속도가 빠르다. 길이 워낙 좋은 데다 역시 대간을 타는 준족들.

 

             <들머리 장승>

 

고도가 높아서인지 진달래가 이제서야 피기 시작하는데 심술 궂은 비바람은 진달래 향연이 열리기도 전에 뒷모습을 보이라 한다. 떨어지는 꽃잎의 아름다움. 그리고 신비스런 안개 숲. 이건 장엄한 자연에서 느끼는 소소한 아름다움, 그 마력에 발길이 가볍다.

 

잠시 가파른 길을 오르니 마구령 7.0km 이정표가 보인다. 여기 950m 봉에서 직진 방향의 자개지맥을 뻗어내고 마루금은 좌측 방향으로 변한다. 남동으로 이어지던 마루금이 북동진 하는 것. 완만한 내리막길이 부드러운데 이런, 질척질척한 길에 낙엽이 두텁게 쌓였으니 산신령님을 만나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진행. 마구령 6.5km 이정표를 만나고 완만한 오르내림이 이어진다. 이 정도면 유순한 길.

 

 

 

마구령 5km 이정표를 지나면 미내치인데 아무 표시가 없었을까, 미내치는 모르고 그냥 지나친다. 무명봉을 우측으로 우회하여 지나니 마구령 4.5km 이정표. 0.5km마다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길 잃을 염려는 없는 것. 마구령 4km 이정표(11:58)와 헬기장을 지나 유순한 길. 마구령 2.5km 이정표를 지나 잠시 가파른 길을 오르니 삼각점이 있는 1096.6봉 헬기장(삼각점 예미 317 2004재설). 오늘 산행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곳.

 

                  <고치령과 마구령 중간지점>

 

넓은 헬기장에서 가늘게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점심 식사. 난 준비해 온 게 너무 없는데, 전생에 그리 많은 복을 진 건지, 일행들한테 얻어 먹는 게 너무 많다. 15분이나 걸려 성찬을 끝내고 출발.

계속 부드러운 길이 이어져 걷기는 좋은데 가는 비에 옷은 촉촉히 젖는다. 그리고 오늘의 기쁨 하나 더. 등로 옆에 순박한 시골처녀 같은 처녀치마가 군데군데 분홍색 옷을 입고 있다. 삭막한 낙엽 속 반짝이는 보석, 내가 만난 소중한 사람들처럼. 마구령 0.5km 이정표를 지나니 등로에 쓰러진 나무가 걸쳐 있고 내리막길을 잠시 걸으니 포장도가 지나는 마구령에 내려선다.

 

            <1097봉 헬기장과 삼각점>

 

 

 

마구령은 고치령, 죽령과 함께 소백산을 넘는 고개의 하나로 영주시 부석면 남대리와 임곡리를 이어주는 고개. 우측 고갯마루로 잠시 이동하니 마구령 표석이 있고 늦은목이로 향하는 등로가 열린다. 이정표를 보니 늦은목이까지 5.9km, 지나온 고치령까지 8km이니 오늘 걷는 마루금은 13.9km. 그리고 늦은목이에서 오전리까지 3.5km이니 총 17.4km 거리.

 

           <마구령에서 내려서 우측 고갯마루로>

 

 

 

마구령(810m)에서 한참 쉬다가 갈곶산으로 출발. 초반 급한 길을 잠시 오르니 이제 부드러운 길, 그래도 조금씩 고도를 높이며 갈곶산으로 향한다. 헬기장을 지나니 늦은목이 5.4km 이정표. 다시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천둥번개까지 친다. 오늘이야 흠뻑 젖을 걸 각오했으니 이 정도야 산행하기 좋은 날.

 

           <마구령에서 갈곶산 가는 들머리>

 

늦은목이 4.4km 이정표를 지나면서 거친 암릉지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암봉을 우측으로 우회해 안부에 내려서고 헬기장을 지나니 다시 잠시 부드러운 길. 늦은목이 3.9km 이정표를 지나 몇 개의 봉우리를 지루하게 오르내리고, 잠시 가파른 길을 오르니 갈곶산(966m), 이곳에서 그 유명한 영주 부석사의 봉황산 산줄기가 분기되어 나간다.

 

 

 

                 <1057봉을 지나고>

 

 

 

갈곶산에서 늦은목이까지는 1.0km. 이제 산행도 거의 마무리가 되는 셈. 동진하던 마루금은 이제북으로 방향이 바뀐다. 왼쪽 완만한 내리막길을 15분 정도 걸으니 곧 늦은목이 안부. 여기서 직진하면 선달산(1.9km) 가는 길. 여기까지가 소백산 국립공원 관할지역이다. 민초들은 고치령을 양백지간으로 보았고 국립공원에서는 늦은목이까지를 소백산으로 생각하는가 보다.

 

             <늦은목이>

 

우측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길이 오전리 방향. 좌측은 옥동천이 발원되는 남대리계곡이란다. 옆에 작은 샘(늦은목 옹달샘)이 있고 가는 물줄기가 보인다. 이 물줄기가 내성천 발원지. 옆에 노란 동의나물이 몇 송이 피었고. 잣나무 낙엽이 수북하게 깔린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진다.

 

 

길은 계곡을 따라 이어지다 멋진 전나무 숲도 지나고, 현호색, 산괭이눈, 산괴불주머니 등등 봄꽃들이 한창이다. 늦은목이에서 20분 정도 내려오니 백두대간 등산 안내도가 있는 포장 임도, 이정표를 보니 여기서 늦은목이까지 1.0km 거리.

 

           <포장임도 이정표, 옆에 백두대간 등산안내도>

 

마을 길을 내려오다 보니 선달산 신선골 표석이 있다. 여기가 바로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의 신선골, 신선골이란 명성답게 주변 경관이 빼어난 데다 이제서야 벚꽃이 흐드러지게 만발하니 선경이 따로 없다.

마을 길을 따라 2.5km를 걸어 하산 완료. 봄날 아름답고 부드러운 안개 숲 산책을 마친다. 저녁을 먹기 위해 오전약수 토속음식점 박달정으로 이동. 조선시대 명수로 선정되었다는 오전약수 주변은 온통 흐드러지게 만발한 벚꽃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름다운 계절, 아름다운 시골 마을이 산행의 보람을 배가 시킨다.

토종닭 백숙으로 이른 저녁을 먹고 기분 좋은 귀경 길. 대간 한 코스를 마친다.

 

 

 

 

                 <산괴불주머니가 지천이다>

 

 

                  <생달쉼터의 당산나무>

 

                 <오전약수 앞 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