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하늘재에서 부리기재까지(포암산)
- 5월 봄숲, 파릇파릇 연둣빛 신록이 물감처럼 번지네.
* 산행지: 하늘재~포암산(961.7m)~꼭두바위봉(838m)~부리기재
* 산행일: 2,011년 5월 7일(토), 비 그리고 흐림
* 산행 경로 및 시간: 하늘재(
중식(
~1032봉(
* 산행거리: 하늘재~1.6km~포암산~2.9km~마골치~7.6km~부리기재~2.5km~중평리(박
마을) 총 14.6km
<하늘재의 등산 안내도 -월악산국립공원>
하늘재(525m), 하늘과 맞닿을 정도로 높은 고개도 아닌데 왜 그런 이름이 붙여졌을까? 문경 관음리와 충주 미륵리를 잇는 고개이니 현세의 고통을 극복하려는 관음의 세계에서 미래의 소망을 담은 구원의 미륵 세계로 가는 하늘 길인가! 한반도 변방의 신라가 북진을 위해 아달라이사금 3년(156년) 처음 이 길을 열었다고 하니 죽령보다 2년 먼저 열린 문헌상 가장 오래된 고개.
<하늘재의 계립령유허비>
2천년의 역사와 함께 민초들의 한이 그대로 녹아 들었을 하늘재가 오늘 산행 들머리. 산악회 버스는 중부내륙 연풍IC를 통과, 과수원 흰 사과꽃이 만발한 문경읍을 지나 동로면 관음리로 향한다.
<포암산 가는 들머리>
좌측 낙엽송 숲이 탄항산을 지나 조령3관문 가는 길, 우측 이정표 옆 계단 길이 포암산 가는 길이다. 이정표를 보니 포암산 정상까지 1.6km. 정상까지 440m의 고도를 올려야 하니 상당히 가파른 길을 각오해야 한다.
오래 전 아는 사람이 “산을 소개해 달라”는 상사의 부탁을 받고 골탕을 먹이려고 일부러 가파른 포암산을 소개했다고 했는데, 과연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촉촉히 젖은 숲길을 잠시 걸으니 무너진 성터가 모습을 드러낸다. 군사 요충지의 흔적. 성터에서 좌측 길을 따르니 곧 하늘샘. 비가 와서인지 수량이 꽤 많다.
<성터를 지나면 하늘샘이>
이제부터 가파른 길, 포암산 1.1km 이정표를 지나 잠시 오르니 기암이 있고 우측으로 시야가 트여 구름에 잠긴 산줄기들이 환상적이다. 게다 주변은 연두색 어린 잎들과 분홍빛 진달래가 어우러져 곱디 고운 한 폭의 수채화. 꽃길을 따라 암릉지대를 오르니 포암산 0.9km 이정표가 있고 길은 우측 안개숲으로 향한다.
거대한 바위 좌측을 지나니 우측 포암산 치마바위가 보인다. 그리고 온통 안개에 잠긴 가파른 철 계단. 전에는 밧줄을 잡고 힘들게 올랐다는 암릉지대인데 이제는 편하게 계단을 이용한다. 계단을 오르니 이정표(하늘재 1.3km, 만수봉 5.1km)가 있고 곧 포암산 정상. 하늘재에서 50분 걸려 안개에 잠겨 있는 포암산 정상에 올라선다.
<전망지점에서 조망>
<암릉지대를 지나고>
<포암산을 0.9km 남겨두고, 우측 안개숲으로>
<포암산의 좌측 치마바위가 보이고>
<계단을 오르면 곧 정상이>
정상에는 정상 표석과 돌탑이 있고 이정표(하늘재 1.6km, 만수봉 5.0km), 정상 표석과 돌탑이 보인다. 포암산 옛 이름은 계립산, 또 희고 우뚝 솟은 바위가 삼대와 같다 하여 마골산이라 불렸고 옆 암릉이 베를 널어놓은 것 같다 하여 베바우산, 베바우산 한자이름이 포암산이다. 날이 맑았으면 북으로 월악 영봉과 남으로 주흘산 등 사방으로 시원한 조망이 일품이었을 텐데 지금은 온통 안개에 잠긴 외로운 섬이 되었다.
포암산에서 잠시 쉬다가 이제 이정표의 만수봉 방향으로 출발. 잠시 가파른 길을 내려가니 포암산 부봉(963.1m)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지난다. 여전히 숲은 짙은 안개에 잠겨 있다. 우측으로 잠시 시야가 트여 관음리 일대가 보이고 주변은 온통 진달래 축제장. 등로를 따라 진달래가 안개 속에 황홀하다. 만수봉 4.1km 이정표에 관음재라고 써 놓았는데 여기가 관음재 맞는 건가?
만수봉 3.1km(포암산 1.9km) 이정표를 지나니 참나무가 무성한 완만한 길. 날이 조금씩 개면서 비에 젖은 회색빛 나뭇가지가 반짝인다. 그런데 이곳 나무들은 이제서야 어린 새순을 내밀고 있다. 하늘재에서 오르면서 연분홍 철쭉 꽃 몇 송이를 봤는데 여긴 이제서야 새순을 조금씩 내밀고 있고 꽃은 아직 멀었다.
만수봉 2.4km(포암산 2.6km) 이정표가 있는 지점에서 양 갈래길(
<이곳에도 갈림길 - 우측으로 진행>
<만수봉 갈림길인 마골치 도착>
이정표를 보니 하늘재에서 4.5km(포암산 2.9km)를 왔고, 좌측 만수봉은 2.1km. 여기부터 벌재까지는 통제구간이니 걷기 부담스런 곳. 출입금지 안내판 뒤로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오른다. 첫 봉우리에 올라서 일행들을 만나 점심을 먹고 출발.
잠시 가파른 길을 오르니 삼각점이 있는 941봉, 우측으로 시야가 트이면서 주흘산에서 부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펼쳐지고, 포암산 뒤로 만수봉 허연 암벽도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 진달래가 너무도 고와 눈을 떼기가 어렵다.
<마골치 이정표>
<마골치에서 부리기재로 가는 길>
<삼각점이 있는 941봉>
가파른 내리막길, 암릉지대를 지나고 봉우리 하나를 우측으로 우회한다. 가파른 길을 올라서니 진달래가 만발하고 리본이 잔뜩 달린 809봉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월악 영봉이 모습을 드러내고 조금 전 지나온 마루금이 수려하다.
내리막길을 지나 돌무더기가 있는 관음리 하산 갈림길을 지나니 우측으로 계속 시야가 트여 아래 관음리 마을이 안온하게 다가오고 거대한 주흘산 산줄기를 내내 보면서 간다. 바위 암반 전망지점에서 한참 쉬면서 조망을 즐긴다. 이제는 날이 개서 오히려 더울 정도.
<우측은 관음리 방향>
<우측 관음리 일대>
<뒷쪽 주흘산>
<뒷쪽 가운데가 포암산, 그 앞쪽으로 오늘 걸어온 산줄기들>
<소나무, 가는 로프가 매인 암릉지대>
가파른 바위지대는 가는 로프가 달려있어 조심조심 내려서고 안부에서 10분 정도 오르막길을 오르니 838봉, 꼭두바위봉이다. 이제 안부로 내려서 앞에 높게 보이는 1032봉을 향해 오른다. 잠시 평탄한 길을 가는데 개별꽃이 한창. 나무등걸에 뿌리를 내려 곱게 핀 개별꽃이 너무 예뻐 한참 눈을 마주치고 떠난다.
<꼭두바위봉>
<개별꽃>
<앞 1032봉이 보이고>
이제 가파른 오름길. 잠시 완만한 길을 지나 다시 오름길. 너덜지대를 지나 오르는데 바로 앞 낙엽 사이 푸드덕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독사 한 마리가 등로 옆으로 피한다. 올해 처음 보는 뱀. 아! 싫다, 하지만 이 산의 주인은 내가 아니고 너일지도 모르니, 널 놀라게 한 내가 미안해 해야겠다.
<너덜지대를 지나고>
<올해 처음으로 뱀을 만난다>
조금 더 오르니 좌측에 1032봉 아래 너덜지대 전망대. 너덜지대 주변은 진달래가 곱게 피었고, 지나온 마루금과 멀리 장엄한 월악 영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1032봉은 이정표도 없고 높은 나무 줄기에 1032봉 안내 표시만 붙어 있다. 좌측 길이 꾀고리봉 가는 길. 대간은 직진이다.
이제 그늘사초가 부드럽게 자라는 순한 길. 양지꽃과 노랑제비꽃이 만발한 길을 오르니 키가 제법 큰 싸리나무 사이를 지나 삼각점봉에 올라선다. 삼각점봉을 조금 지나니 나무 줄기에 1062봉 표시가 있다. 이곳, 이름도 없는 1062봉이 오늘 산행의 최고봉.
<1032봉 아래 너덜지대>
<너덜지대 조망지점에서 보는 월악산 영봉>
<1032m봉>
<노랑제비꽃과 양지꽃이 한창이다>
<삼각점이 있는 1062m봉>
이제 완만한 내리막길. 등로 옆으로 족두리풀이 몇 개체 보인다. 꽃이 신부 머리에 쓰는 족두리 같이 생겼다 하여 족두리풀(족도리풀). 꽃은 땅바닥 바로 위에 피니 꽃구경 하려면 고개를 한껏 숙여야 한다.
애호랑나비는 족두리풀 꽃에 알을 낳는단다. 그런데 뿌리가 약재로 쓰이는 족두리풀을 많이 캐가는 바람에 애호랑나비가 번식하기 어려웠는데 요즘은 중국산 약재가 수입되는 바람에 족두리풀이 많이 늘어 났다고. 그래서 애호랑나비도~
하늘색 점현호색이 잔뜩 피어있는 안부에 내려서니 다시 오르막길이다. 이제 부리기재가 얼마 남지 않았고 앞에 대미산이 가깝게 보인다. 안부에서 5분 정도 걸으니 부리기재(879.1m), 사점마을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여기에 짐을 부리고 쉬어서 부리기재인가?
이정표를 보니 포암산~하늘재 12km, 대미산 정상 1.2km, 우측 박마을은 2.0km. 오늘 마루금은 여기서 마치고 우측 박마을로 하산.
<안부를 지나>
<부리기재 이정표 - 우측 박마을 방향으로 하산>
우측 박마을 방향으로 내려오는데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경사가 워낙 급하다 보니 똑바로 내려가지 못하고 지그재그로 내려간다. 무덤을 지나면서 숲은 온통 고운 연두색. 아래로 내려갈수록 연둣빛 물감이 점점 번지는 듯 신록이 점점 무성해진다.
<아름다운 연두색 신록>
좌측 계곡에 내려가니 물이 시원하다. 한참 발을 담그고 쉬다 출발. 조금 더 내려가니 출입금지 안내판이 있고 마을 길이 나온다. 조팝나무와 분홍 복숭아꽃이 활짝 핀 마을 길을 따라 내려가니 중평리 버스 정류장. 연둣빛 신록에 물들었던 행복한 하루 산행 완료.
<사과나무 흰꽃 아래 풀들이 부드러운 융단처럼~>
<봄맞이와 애기동풀도 꽃의 향연이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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