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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죽령에서 국망봉까지 (소백산 철쭉제)

카페인1112 2011. 6. 9. 22:30

[백두대간] 죽령에서 국망봉까지(소백산 철쭉제)

 - 봄과의 이별여행 철쭉 축제와 함께

 

 

 * 산행지: 죽령(689m)에서 비로봉, 국망봉까지(소백산 구간)

 * 산행일: 2,011 6 4(), 흐림 * 산행 경로 및 시간: 죽령(10:44)~2연화봉(11:49)~소백산천문대(12:24)~연화봉   (12:33)~1연화봉(13:15~13:31, 중식)~비로봉(14:25)~어의  곡리 갈림길(14:39)   ~ 국망봉(13:56)~포장임도(17:41)~어의곡리(17:54)  

   <산행시간 7시간 10> 

* 산행거리: 죽령~7.0 km~연화봉~4.3 km ~비로봉~3.1km~국망봉~7.4km~어의곡리     < 21.8km>

 

                     

                                                       <천동리 갈림길의 등산안내도>

 

 

 

 

오늘, 바람의 나라 소백에는 연분홍 꽃 바람이 불까? 천상의 화원 소백산 철쭉제가 오늘까지이니 눈부신 철쭉 향연을 기대해 본다. 오늘 산행은 죽령에서 출발, 비로봉을 지나 국망봉에서 어의곡리로 하산하는 코스. 바람의 나라, 여인의 산, 부드러운 소백산의 초록정원을 마음껏 걷게 될 게다.

 

 

             

 

 단양IC를 통과 다시 죽령(689m)에 내려선다. 죽령은 경북 풍기와 충북 단양군 대강면을 잇는 해발 689m의 고갯마루. 오늘 산행 들머리는 죽령휴게소 좌측 소백산천문대 가는 포장도로. 사연 많은 죽령을 뒤로 하고 소백의 품에 안긴다.

 

들머리 이정표를 보니 국망봉까지 마루금 14.4km(죽령탐방지원센터 0.1km, 연화봉 7km, 비로봉 11.3km), 거기다 어의곡리까지 7.4km를 더 걸어야 한다.   

 

           

 <고갯마루 죽령 표석> 

         

 

 

소백의 늦봄은 초록정원에 펼쳐지는 연분홍 철쭉 향연으로 언제나 환상적인 곳. 그리고 사방으로 트이는 고원지대 조망이 일품이다. 그런데 오늘은 날이 흐려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와 있다. 게다 탐방지원센터 직원은 정상 부근에 비가 내리고 있으니 우비를 준비하란다. 이런, 그러면 철쭉이고 조망이고 다 꽝인 거야? 정상까지 오르는 동안 날이 개기를 기대하며 출발.

 

 

 <제2연화봉까지 지루한 포장도로를 걷는다>

 

 

죽령에서 소백산천문대를 지나 연화봉까지의 7km 길은 대부분 시멘트 포장도로. 게다 죽령과 제2연화봉 고도 차 600m를 극복해야 하니 계속 오름길이다. 게다 짙은 안개. 지루한 길에 그나마 주변 꽃들을 보는 재미가 있어 다행.

 

보리수나무, 함박꽃나무는 흰 꽃을 한창 피우고 있고, 붉은 병꽃나무도 한창이다. 일행 한 사람이 뽀리똥나무 꽃이 예쁘다고 한다. 반가운 마음에 아니 고향이 어딘데 뽀리똥이라고 해요?” 어릴 적 고향 충청도에서는 보리수나무를 뽀리똥이라 했고, 달콤했던 그 열매를 만나면 큰 횡재였다.

 

 

 <보리수나무 흰꽃이 한창>         

 

         

 <안개숲 산책 - 금년 소백산권 날씨는 영 아니다>         

 

 

25분 정도를 걸으니 119표지목에 해발 910m 표시, 빠르게 고도를 좁혀 간다. 바람고개 전망대에 올라보니 전망도 없이 그냥 회색빛 안개 숲. 정상도 이런 상태면 아쉬워서 어쩌나. 감동을 느낄 수 있어야 행복하다는데……

짙은 안개 속을 걷는데 주변에 슬슬 철쭉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철쭉 향연의 서막. 곧 커다란 정상석이 있는 제2연화봉(1367.8m) 도착, 바로 옆에 KT 중계소가 있을 텐데 짙은 안개로 보이지 않는다.

 

 

 <제2연화봉 도착 - 주변은 역시 짙은 안개숲>

 

                   

 

 

이제 자갈이 깔린 길을 따라 연화봉으로 간다. 이상적인 불국토, 연화장 세계를 걸어 교주 비로자나불을 친견하는 것인가?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은 태양이 만물을 골고루 비추듯 우주의 일체를 비추며 총괄한다는 법신불. 화엄의 세계이다.

 

그런데 숲은 여전히 짙은 안개 숲. 그래도 주변 철쭉은 곱게 곱게 모습을 드러낸다. 이제 여름이 시작되는지 미나리아제비도 노란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쥐오줌풀도, 앙증맞은 은방울꽃도 모습을 드러낸다. 넓은 헬기장을 지나니 길옆 미나리냉이가 지천이다. 아름다운 시절인연. 행복한 산행.

 

    

<미나리아제비, 은방울꽃, 쥐오줌풀, 미나리냉이>

   

 

 

 

  

   

 

 

 

 

  <이제 연화봉으로>          

 

 

노란 산괴불주머니 길을 걸으니 첨성대 모양의 소백산 천문대가 안개 속에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천문대는 들르지 않고 연화봉으로 직행.

 

이정표(비로봉 4.3km, 연화봉 0.2km)가 있는 연화봉 아래 갈림길을 지나 오르니 주변은 온통 산상화원. 곱디고운 모습이 계속 발길을 잡는다. 곧 연화봉(1383m), 이제 비로봉은 4.3km 거리. 죽령에서 7km를 걸었다.

 

          

 

 

<첨성대 모양의 소백산천문대>         

 

 

<이제 연화봉은 지척>         

 

         

 

 

<연화봉 - 이제 1연화봉을 거쳐 비로봉으로>         

 

 

연화봉에서 내려서니 안개가 조금씩 걷히며 싱싱한 신록의 물결들로 숲이 환하다. 연둣빛 어린 잎들이 풍기는 숲의 진한 향기가 온몸으로 다가오는 느낌, 꽃보다 더 아름다운 풍광이다. 이런 길이라면 며칠이라도 계속 걸어도 지치지 않고 좋겠다.

 

나무 아래 촉촉하게 젖은 벌깨덩굴과 풀솜대를 보면서 내려오니 아래 안부와 연화1봉 가는 긴 계단 길이 시야에 들어온다. 주변은 다시 환상적인 철쭉 축제장.

 

<아름다운 신록의 숲>         

 

         

 

 

     

 

 

         

 

 

안부에서 제1연화봉 가는 가파른 계단 길은 온통 꽃길이 되었다. 안부에서 10분 정도 오르니 이정표가 있는 제1연화봉(1,394m). 바로 위 정상부는 출입금지. 일행들과 어울려 점심을 먹고 비로봉으로 향한다. 곧 옅은 안개에 잠긴 소백의 아고산지대 초원이 펼쳐진다. 꼭 알프스 초원지대를 연상시키는 풍광. 푸른 초원에 분홍 철쭉이 어우러져 찬란한 6월의 소백을 알려준다.

 

멀리 안개에 싸여 있는 비로봉이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기암 뒤로 지나온 마루금을 자꾸 돌아본다.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건 인생살이와 같은 것. 이 길은 저리 아름다운데 내 삶은 왜 그리 부끄러운 일들이 많았을까? 자꾸만 후회하는 어리석음이 싫다.

 

 

<안부에서 보는 제1연화봉 가는 길>         

 

 

         

 

 

<제1연화봉 오르다 되돌아보고 - 연화봉은 안개에 잠겨 있다>         

 

 

           <제1연화봉>

         

 

 

<제1연화봉에서 출발>         

 

 

 <비로봉 가는 길>         

 

 

<비로봉은 안개에 잠겨 있고>

        

 

      

 

 

 

 

 <지나온 마루금 - 좌측이 연화봉, 그 옆으로 천문대가>       

 

 

천동리 갈림길을 지나 돌 계단 길을 올라 정상 비로봉(1,439m). 거센 바람으로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철쭉 같은 관목이나 풀들이 자라 부드러운 육산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다. 정상은 소백의 명성답게 인산인해.

 

소백산은 겨울에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다 하여 소백산. 태백산과 비교하여 높이가 조금 낮아 소백산? 하지만 태백이야 흰 것을 의미한다기보다 밝음을 표현한 것일 게다. 그럼 소백도 같은 의미가 되지 않을까?

 

       

 

       

 

 

<비로봉이 이제 가깝게 다가온다>        

 

 

<비로봉 정상석과 이정표>  

 

 

         

 

 

잠시 주변 조망을 즐기다 국망봉 방향으로 향한다. 국망봉까지는 3.1km. 아마 다시 철쭉의 향연이 펼쳐질 게다. 바람의 나라답게 차가운 바람이 세차게 몰아쳐 추위를 느낄 정도. 하지만 소백의 바람이야 마음껏 즐겨야 한다, 이 후련한 바람을!

 

곧 어의곡리 갈림길, 마루금은 우측 방향이다. 이제부터 다시 철쭉 향연, 역시 연분홍 꽃바람이 환상적이다.

 

<이제 국망봉으로 간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 왼편 뒤가 연화봉>

                 

 

 

                                      <국망봉 가는 능선>                 

 

                                      

 

 

                

 

 

   <국망봉 가는 안부에도 철쭉이 많다>

                

 

                

 

 

                                  <큰앵초도 담아보고>                             

 

 

철쭉터널을 지나니 가파른 오름길. 우측으로 영주 시가지가 보이면서 초암사 갈림길이 나온다. 국망봉은 직진. 우측으로 상월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국망봉 아래 철쭉이 만발한 암릉지대에서 일행과 만나 잠시 휴식.

 

이제 국망봉(1420.8m)은 지척. 암봉 아래 국망봉, 이곳은 마의태자의 한이 남아 있는 곳. 그가 경주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하여 국망봉.  정상석 뒤 암봉에 올라 잠시 주변 조망 그리고 상월봉 방향으로 출발.

 

               

 

 

<초암사 갈림길 직전 영주시가지>               

 

 

   <초암사 갈림길 이정표>               

 

 

               

 

 

    <국망봉 가다 우측 상월봉을 보고>               

 

 

   <다시 지나온 길을 돌아본다. 비로봉이 꽤 멀어졌다>

                

 

 

 <이제 국망봉이 지척>              

 

 

                <국망봉 암봉 아래 정상석>             

 

 

  잠시 꽃길을 걸으니 어의곡리 갈림길, 그런데 비법정탐방로. 가파른 길을 내려오니 울창한 원시림, 꼭 공룡시대 숲을 가는 기분이다. 한참 내려와 제대로 된 등로를 만나고 계곡을 따라 하산.

 

  계곡에서 잠시 씻고 내려오니 이정표(늦은맥이재 4.5, 비로봉 10.2, 국망봉 7.1km)가 있는 포장임도. 국망봉에서 3시간 40분이나 걸렸다. 도로를 걸어 주차장 도착, 이제 꿈 같은 하루를 접고 귀경길이다.

 

        <어의곡리 가는 길>

             

 

             

 

             

 

 

                                   <이곳에서 탁족>             

 

 

<포장임도 합류, 이곳에서 주차장으로>             

 

             

 

 

철쭉은 봄과의 이별, 더운 여름이 시작되리라. 새밭(을전)을 떠나며 신라 향가 모죽지랑가의 구절을 떠올린다. 신라 술종공이 삭주 도독으로 부임하는 길에 죽령(죽지령)에서 어느 거사를 만난다. 그 거사의 꿈을 꾸고 아들을 낳았고, 거사를 만났던 죽령(죽지령)을 아들 이름으로 한다. 후일 죽지랑은 뛰어난 화랑으로 삼국통일에 공을 세웠으며, 그를 따르던 득오가 그 죽지랑을 사모하여 부른 노래가 모죽지랑가.

 

가는 봄이 그리워

모든 것이 서러워 우네.

아름답던 얼굴에 주름만 지는 것을

잠시 사이나마

만나 뵙게 되었으면,

낭이여, 그리운 마음으로 가시는 길

다북쑥 우거진 마을에

잘 밤인들 있으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