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따라 걷는 물 위의 바위산 - 가평 보납산
* 산행지: 가평 보납산(329.5m), 마루산(424.9m), 물안산(443m)
* 산행일: 2,014년 3월 2일(일), 맑음
* 산행 경로 및 시간: 읍내8리 자라목(9:40)~보납산정상(10:46~11:00)~마루산 갈림길(11:55)
~마루산 정상(12:31)~마루산갈림길(12:57)~물안산 정상(13:40~14:15, 중식)~구경강교(15:10)
<총 5시간 30분(중식 등 포함 널널하게 걸음), 걸은 거리 10.9km>
* 가는 길: 춘천고속도로 화도IC~46번 도로~가평군청 방향으로 좌회전~가평군청 앞에서
읍내사거리 지나 가평교 건너면 좌측에 등산안내도 보임.
3월 첫 휴일, 가평의 진산 보납산을 지나 마루산과 물안산까지 부드러운 숲길을 걷는다. 굽이치는 북한강과 분재와 같은 노송, 쭉쭉 뻗은 잣나무 숲까지 아름다운 풍광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
<보납산 정상에서 보는 북한강>
보납산은 북한강과 가평천이 만나는 지점에 솟은 돌산으로 옛 이름은 석봉(石峯) 혹은 봉우리 형상이 붓끝을 닮아 문필봉이라 했다 한다. 가평군수로 2년 가깝게 재임했던 명필 한호(한석봉)가 주변 풍광이 뛰어난 이 산(石峯)을 좋아해 자신의 호를 석봉이라 했다는 것. 그가 가평을 떠나면서 그가 사용하던 벼루와 보물을 이 산에 묻어 그 이후 산 이름을 ‘보물을 묻은 산’이라는 뜻의 보납산이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46번 도로에서 가평읍내로 진입해 가평군청 앞에서 우회전, 가평교를 건너니 좌측에 가평올레길 이정표(목동버스 종점 10.8km)와 보납산 등산안내도가 보인다. 보납산 아래 이곳이 읍내8리 자라목마을. 체육공원 옆 공터에 주차하고 보광사 방향으로 산행 출발. (가평올레길 이정표의 목동버스 종점, 보납산 방향)
<자라목마을에서 보납산으로, 우측 보납산이 가깝게>
가평천 따라 보납산을 보면서 가평올레길을 잠시 걸으니 보광사 표지판과 이정표가 보인다. 우측 보광사 방향으로 잠시 걸으니 좌측에 보광사 가는 포장 임도. 임도 좌측에 이정표가 있는데 좌측 가파른 길은 정상까지 600m, 보광사 방향으로 임도를 따라 가면 정상까지 1.1km. 굳이 가파른 길을 걸을 필요 없으니 임도 따라 직진.
<이정표의 보납산 방향으로>
<보광사 가는 임도 - 좌측에도 이정표가 보인다>
그런데 우측 나무다리가 있고 가파른 등로가 보인다. 능선에 올라서면 자라목능선을 따라 좌측 보납산 정상으로 가는 부드러운 길이 열릴 것. 그렇게 되면 보광사는 못 보게 된다. 임도 좌측의 가파른 길은 포기, 그럼 임도를 따라 보광사로 갈 것인가, 아니면 우측 가파른 숲길로 올라 능선을 걸을 것인가의 선택.
하산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길이 좋으냐고 물어보니 역시 포장도로를 걷지 말고 그 길로 오르란다. 뒤에 따라오던 여성 분은 “임도를 따르면 20분, 숲길은 40분” 하고 외친다. 숲길을 걷는 게 당연히 좋겠지. 능선이 가깝게 보이니 가파른 길도 잠시만 걸으면 되는 거고.
<능선으로 오르는 길 - 아직은 겨울 숲>
잠시 가파른 길을 올라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좌측으로 걷는다. 곧 북한강 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작은 봉우리. 잠시 가파른 길을 내려오니 다시 부드러운 길. 등로 좌우에 진달래 나무가 죽 늘어서 있으니 이 길은 곧 분홍빛 꽃의 향연이 펼쳐지리라.
하지만 지금은 앙상한 나뭇가지만 솟은 겨울나무. 화려한 단풍도 은색 눈꽃도, 예쁜 새순이나 봄꽃도 없이 삭막한 풍경, 이곳도 시절인연이 안 맞는다. 꽃 피는 봄날 이곳 보납산만 잠시 다녀갈까나? 가평읍내에 있는 산이니 가볍게 보납산만 돌아보면 좋은 봄날 나들이가 되겠다.
<잣나무 숲길>
부드러운 길을 따르니 이정표(보납산 정상 1.15km)가 있는 보납3거리, 이곳에서 보납산 정상은 직진, 우측으로 틀면 물안산 가는 길. 보납산 정상에 갔다가 이곳으로 돌아와 물안산으로 가야 한다.
울창한 잣나무 숲을 지나 잠시 후 운동시설이 있는 보광사 갈림길. 아까 임도를 계속 따르면 보광사를 지나 이곳으로 오르는 것. 주민들이 운동 삼아 오르는 산이라 그런지 배낭도 메지 않은 가벼운 차림의 산행객들이 꽤나 많다.
<물안산 갈림길 - 우측으로 가면 물안산, 보납산은 직진>
<보납산 정상 아래 보광사갈림길, 소나무숲 운동시설이 있는>
보광사갈림길 안부에서 정상까지 400m(물안산 2900m). 잠시 가파른 길을 걸으니 보납산 아래 전망대, 높지 않은 산인데도 사방으로 펼쳐지는 풍광이 일품이다.
남쪽 자라섬과 남이섬을 품은 북한강 풍광이 시원하고, 북동으로 물안산과 마루산 능선, 그 우측으로 월두봉이 있고 그 뒤 살아 꿈틀대는 것 같은 화악지맥의 산줄기들이 넘실댄다. 산과 강의 기막힌 조화, 물 위의 바위 산이다.
<보납산 정상 가는 가파른 오르막길>
<정상 바로 아래 전망대에서 보는 북한강>
강옆으로 물안산 가는 산줄기가 뻗어 있고 우측 월두봉이 보인다
<보납산 정상>
<정상에서 보는 가편시가지, 북한강의 자라섬과 남이섬>
이제 물안산 가는 길. 보납산 3거리를 지나 부드러운 길이 계속 이어진다. 이 정도 길이면 등산이라기보다 가벼운 트레킹 수준. 높이가 높지 않은데도 숲이 울창하고, 우측 나뭇가지 사이로 짓푸른 북한강이 언뜻언뜻 보인다. 날씨는 포근해 땀이 나니 솔솔 불어주는 봄바람이 상쾌, 여름에는 시원한 강바람 맞는 기분도 즐겁겠다.
<물안산 가는 길, 암릉지대 나오면 곧 마루산 갈림길이>
화강암 바위지대를 걸으니 곧 마루산 갈림길인 물안삼거리, 이곳 380m봉에서 마루산 능선이 분기된다. 마루산은 좌측으로 1km 거리. 마루산 갔다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 하는 것.
마루산에 가기 위해 잣나무 숲 방향으로 가파른 길을 내려간다. 아래에서 부부 한팀이 올라오며 내가 오늘 산행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이란다. 그러니까 마루산으로 직접 오르는 코스는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나 보다. 실제 마루산 다녀 오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한 명도 보지 못 했다. 하지만 등로 상태는 양호.
<마루산 갈림길 380m 봉- 마루산은 좌측 내리막길>
<마루산 가는 길- 이쪽으로는 이정표가 없다>
눈이 채 녹지 않은 안부를 지나 잠시 오르니 앞에 바위 봉우리가 보인다. 좌측 오솔길이 열리지만 바위 봉에서 능선을 걸을 생각으로 직진해보니 암릉 아래 길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위험한 길.
다시 돌아 내려와 좌측 길을 따른다. 잠시 내리막길을 걸으니 갈림길이 있고 우측 방향으로 진행. 다시 우측 가파른 산길이 보인다. 여긴 이정표가 없지만 리본이 군데군데 달려 있으니 그 리본을 따르면 마루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가파른 길을 잠시 걸어 능선에 올라서니 우측 가깝게 암봉 하나, 좌측으로 긴 능선이 이어진다. 그런데 어느 쪽이 마루산 정상일까? 일단 좌측으로 가보자. 좌측 능선을 따르니 삼각점이 있는 마루산 정상(424.9m). 나뭇가지에 코팅된 정상 표지판이 걸려 있다.
<마루산 능선에 올라서고 - 좌측 방향으로 진행>
<마루산 정상>
<마루산 다녀와 다시 물안산으로>
마루산에서 되돌아 나와 아까 380m봉 갈림길로 돌아간다. 그런데 지금부터는 제법 험한 길, 가벼운 산책로가 아니다. 로프가 메인 바위지대가 이어지고, 추락주의 위험 표지판이 있는 암릉을 오르내리게 된다. 하지만 그리 위험한 정도까지는 아니고 좀 조심해야 할 길.
<<암릉지대가 이어지고>
앞에 물안산 바위 봉우리가 보이고 이정표(보납산 정상 3.5km, 개곡리주을길 2.5km)가 있는 안부에 내려선다. 이곳에서 우측 주을길을 따르면 2.5km를 걸어 구경강교 쪽으로 하산하는 것. 물안산 정상 방향에는 위험지역 표지판이 잇고 줄로 길을 막아 놓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듯 길은 잘 나있고 정상을 포기하기도 싫으니 그냥 진행.
<물안산 정상 아래 안부 - 우측으로 하산>
가파른 암릉을 오르니 굵은 소나무 한 그루 서 있는 물안산 정상. 정상 표지판은 없고 리본들만 펄럭인다. (분명 이전 다른 사람들 산행기 보면 표지판이 있었는데, 그동안 없어졌나 보다)
정상에서 북쪽 월두봉 가는 암릉을 넘어 잠시 가보니 역시 아무런 표시도 없고. 노송이 있는 바위봉이 정상이 맞는 것. 여기서 월두봉을 거쳐 하산하면 좋은데 동행인이 무리. 이번에는 통천문 쪽으로 내려와 정상 아래서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간다.
<물안산 정상으로>
<물안산 정상>
<통천문으로 하산>
이정표의 개곡리 주을길 방향으로 하산. 그런데 여긴 꽤나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 로프 보조물이 없으면 미끄러지기 십상. 이 곳으로 오려면 경사가 급해 애 좀 먹겠다. 그런데 이 길로 오르는 사람들이 꽤 많은 걸 보면 가평에서 시내버스 타고 와서 물안산 지나 보납산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안부에서 구경강교 방향으로 하산 - 긴 내리막길>
내리막길을 내려와 울창한 잣나무 숲지대를 통과하고, 우측 방향 임도 따라 도로(보납로)까지 걷게 된다. 좁은 포장도로를 만나니 .동기간 음식점'에서 차량들이 계속 나온다. 주을길마을 경로당 지나 2차선 도로 보납로에 나오니 왼쪽에 구경강교가 있고 이곳이 경기도와 강원도 도계. 다리를 건너면 춘천시 서면이 된다.
<임도를 따르고, 좌측 월두봉>
<보납로에 다와가고>
이곳이 버스 종점인데 버스가 언제 올지 모르겠고, 갓길이 좁은 도로 걷기도 위험하다. 춘성대교를 건너 가평올레길을 걸을까 하고 구경강교를 건너 춘천방향으로 잠시 걷다 역시 도로 걷기가 부담스러워 다시 종점으로 돌아온다.
가평 택시(031-582-3091, 7,400원)를 불러 가평교로 돌아가 귀경.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가 또 하나 생겼다.
<구경강교, 이곳이 경기와 강원 도계, 버스 종점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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