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구봉대산(870m) 산행 및 법흥사 적멸보궁 돌아보기
* 산행일: 2,022년 5월 18일(수), 흐리고 비
* 산행 경로 및 시간: 법흥사주차장(9:25)~널목재(10:15)~1봉~7봉~8봉 정상(11:38~11:59)~9봉~칼바위삼거리~음다래골~일주문(13:12)~법흥사주차장(13:30)
<총 산행시간 4시간 5분(휴식 등 40여분 포함)>
* 산행거리: 7.8km (15,316보)
오랜만에 찾은 영월 구봉대산. 2008년말 회사산악회 송년산행 다녀가고 처음이니 14년만에 다시 온 것. 구봉대산은 널목재부터 이어지는 능선에 아홉 개의 봉우리가 솟아 구봉대산(九峰臺山).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법흥사 적멸보궁을 호위하는 우백호의 형세이고 겨울산행 명소 백덕산과 마주하고 있다. 1봉 양이봉부터 9봉 인연봉까지 능선에 이어져 있는 9개의 봉우리에 삶의 여정을 나타내는 이름을 붙여 인생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중앙고속도로 신림TG 나가 신림면 황둔찐빵마을과 주천면소재지 지나 주천강 쪽 무릉도원면(변경전 수주면) 가는 좌측 길로 들어선다.
무릉도원면 이전 명칭은 수주면인데 2016년 11월 면내 무릉리와 도원리에서 이름을 따 무릉도원면으로 명칭을 바꿨다. 이곳이 이름처럼 꿈속 이상향이야 물론 아니겠지만 이 작은 지역에 사자산 법흥사 적멸보궁과 구봉대산, 백덕산을 품고 있으니 물 맑고 산 좋은 무릉도원으로 충분하겠다.
이제부터 잠시 술샘 주천강 따라 간다. 주천강은 횡성 태기산에서 발원해 영월 한반도면에서 평창강과 합류되고 평창강은 남한강으로 흘러든다. 주천강 무릉1교, 무릉2교 건너 마을 길로 들어서니 곧 법흥천 따라 길이 이어진다. 법흥천 따라 가다 법흥사 쪽으로 좌틀해 들어가면 법흥사 일주문 지나고 곧 넓은 법흥사 주차장.
구봉대산은 산행코스 자체가 간단하다. 법흥사주차장에서 널목재 올라 1봉부터 9봉 지나 음다래골로 하산하면 법흥사 일주문. 이 코스대로 혹은 역순으로 가는 것. 최단코스라 해서 일주문에서 정상인 8봉만 찍기도 하지만 사실 1봉부터 한 바퀴 도는 거나 별 차이가 없다.
법흥사 적멸보궁은 산행 마치고 들르기로 하고, 구봉대산 산행 출발. 법흥사주차장 안쪽 송림 옆길로 들어서니 산행 안내도와 극락교가 있다. 극락교 건너 숲길로 들어선다.
다리 건너니 첫 이정표. 구봉산 정상 3.2km, 주차장 0.2km
(법흥사주차장에서 정상까지 3.4km,
일주문에서 8봉 정상까지 3.5km, 일주문에서 법흥사주차장 1.2km)
초입부터 하늘을 가리는 울창한 원시림 그리고 부드럽고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숲속 오솔길 산책'
붉은 리본 표시가 등로 따라 계속 이어진다. 등로가 단순한 구봉대산에서 헤맬 일이야 별로 없겠지만 어쨌든 누구 아이디어인지 이런 배려가 고맙다.
‘마지막 계곡’ 표지판. 여기서부터 300m 거친 길이 이어진다.
널목재까지 거친 길
계곡에서 20분 정도 너덜길을 오르니 안부인 널목재. 이정표는 구봉산정상 1.6km(법흥사주차장 1.8km)
1봉은 좌측으로 지척이다. 근데 1봉 2봉은 봉우리라기 보단 그냥 능선 언덕
* 9개 봉우리 명칭
1봉(양이봉) : 어머님 뱃속에 잉태함
2봉(아이봉) : 귀한 새 생명으로 태어나 부모님의 사랑으로 무탈하게 자람
3봉(장생봉) : 유년기와 장년기를 보내며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음을 배움
4봉(관대봉) : 벼슬길에 오름
5봉(대왕봉) : 인생의 절정을 맛봄
6봉(관망봉) : 지친 몸을 쉬면서 돌이켜봄
7봉(쇠봉) : 늙고 병들음
8봉(북망봉) : 인간이 이승을 떠남
9봉(윤회봉) : 산을 좋아하는 사람과 덕을 베푼 사람은 인간으로 다시 태어남
2봉 아이봉
3봉(장생봉)에서 시야가 트이면서 바로 앞에 4봉이 보인다. 건너편에 백덕산. 3봉에서 6봉까지가 구봉대산 산행의 백미, 멋진 기암기석과 노송이 어우러져 절경이고 시원한 조망이 좋은 곳.
헬기장 지나면 4봉(관대봉)
5봉 가는 길. 6봉 조망. 경관이 좋은 곳
관대봉에서 내리막길 거쳐 멋진 바위 암봉과 노송이 우거진 5봉(대왕봉)에 도착한다.
5봉부터 거친 암릉길이 이어진다.
고사목 뒤로 백덕산
등산안내도 뒤 철쭉이 조금 남았다.
계속되는 멋진 암릉길, 군데군데 로프가 매여 있고 거친 바위길이다. 안부 직전 암릉길은 우회로로 내려선다.
6봉 아래 이정표는 법흥사 3.5km, 법흥사 입구 3.5km. 그러니가 여기가 딱 중간이 되는 거네. '법흥사 입구'는 음다래길 따라 하산하면 날머리가 되는 일주문 옆을 말하는 것.
바위능선 지나 고사목이 있는 6봉(관망봉). 여기가 구봉대산 포토존. 고사목 뒤로 백덕산이 모습을 드러내고 사자산 연화봉 아래 법흥사 적멸보궁이 보인다. 저기 겨울산행 명소 백덕산과 이곳 구봉대산은 법흥사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것.
구봉대산 해발 870m 표지판. 이곳 조망이 좋아 셀카놀이 하며 한참 쉬다 간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로프가 있는 바위지대로 이어지고 급경사 길을 오르니 돌탑이 있는 제 7봉 쇠봉. 관망봉 지나니 쇠봉이 되네. 7봉에서 정상 8봉(북망봉)까지는 180m
너덜 길 지나 오르니 삼각점이 있는 정상 북망봉. 전에 왔을 때는 여기가 9봉(윤회봉)이었는데 그 사이 8봉으로 바뀌었네. 법흥사주차장에서 3.4km, 2시간 13분 소요,
삼각점 해발고도는 901m로 되어 있는데 정상석에는 870m. 전에 왔을 때도 6봉과 헬기장(9봉)에 정상 표석이 있었고 모두 높이가 870m로 되어 있었다. (삼각점 해발고도가 맞는 것 아닌가?)
그런데 정상 헬기장에 도착하자 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예보는 오후 늦게 비가 온다고 했는데 조금 일찍 오나 보다. 많이 올 것 같지 않아 한쪽에서 잠시 비를 피하고 있는데 다행히 비가 가늘어진다. 9봉으로 출발, 9봉까지는 260m
내리막길 지나 암릉길 오르니 ‘산을 사랑하는 사람과 선한 사람이 다시 태어난다’는 윤회봉, 이제 일주문 방향(일주문 2.46km, 정상 540m)으로 내려간다.
이제 일주문 방향으로
칼바위갈림길 지나고
능선 암릉지대가 이어진다. 뾰족뾰족 칼바위가 솟은 것처럼
안내도 있는 봉우리에서 경사가 급한 좌측 길로 내려간다. 경사가 급한 길을 내려오니 음다래골 계곡.
가파른 길이 계속 이어진다.
이제 음다래골 부드러운 길
일주문 320m(정상 2.63km)
포장로가 나오고 중간에 좌측 일주문방향으로 빠지는 길이 있었을 텐데 그냥 포장로 따라 내려오니 법흥사입구 정류장. 정류장에서 좌측 도로 따라 잠시 오르면 법흥사 일주문.
일주문 옆 석축 사이 돌계단이 정상 가는 들머리. 정상 3.5km(법흥사 1,2km)
일주문에서 주차장까지 1.2Km, 도로 따라 주차장으로 간다. 도중 만나는 사과밭에 사과꽃 몇 송이가 남아 있다. 가을 날 사과 익을 때 이 길 걷는 것도 괜찮겠다. 덥긴 하겠지만
주차장으로 돌아와 산행 종료. 7.8km를 4시간 동안 널널하게 걸었다. 그런데 산행 내내 산행객을 한 사람도 만나지 못 하고 호젓한 홀로산행.
산행 마치고, '소나무 숲이 아름다운' 법흥사 적멸보궁 보러 간다. 법흥사 처음 왔을 때 공양간에서 점심 얻어 먹고 갔었는데...
이제 법흥사 적멸보궁으로
법흥사(영월군 무릉도원면)는 자장율사가 당나라 청량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부처님 가사와 진신사리를 전수 받고 돌아와 세운 5대 적멸보궁 중 하나. 그래서 불자라면 꼭 친견해야 할 부처님 성지 중 하나.
자장율사는 오대산 상원사, 태백산 정암사, 영취산 통도사, 설악산 봉정암에 부처님 사리를 봉안하고 643년(선덕여왕 12년) 마지막으로 이곳 사자산 연화봉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흥녕사(지금의 법흥사)를 세운다. 법흥사에는 사리탑이 따로 없으니 수려한 연화봉 자체가 부처님 사리탑이고 예배의 대상.
이후 신라말 구산선문의 하나인 사자산문이 들어서 융성했으나 이후 쇠락했다가 1,902년 비구니 대원각 스님이 중건하면서 법흥사로 이름을 변경. 1,933년 적멸보궁을 지금의 터로 이전 중수했고 1991년 다시 현재의 모습으로 중창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지금의 적멸보궁 건물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것.
원음루입구 작은 라일락 꽃이 활짝 피어 향기가 진동을 한다. 원음루 들어서 극락전 잠시 둘러보고 적멸보궁으로 향한다.
법흥사 극락전
보호수 밤나무(2001년 보호수로 지정 당시 추정나이 200년)가 서 있는 언덕 아래 고려전기에 건립된 영월 흥녕사지 징효대사 보인탑비(보물 제612호)와 징효국사 부도(강원도 유형문화재 제72호).
통일신라 시절 징효국사는 선종구산 중 하나인 사자산문을 창시한 철감 도윤의 제자로 실질적으로 사자산문을 개창했으며 흥녕사에서 선풍을 크게 일으켰다고 한다. 그런데 한때 그렇게 번창했던 흥녕사가 왜 쇠락하고 말았을까?
이제 적멸보궁으로
적멸보궁 아래 약사전. 약사전 뒤로 구봉대산 능선. .
적별보궁 아래 계단 주변 봄꽃이 한창이다.
부처님이 주석하시는 여래향실은 이렇게 꽃과 향이 가득해야 어울리는 것.
적멸보궁은 적멸한 보배로운 궁이란 뜻. 부처님 사리를 모신 곳으로 부처님이 머무르면서 적멸의 법을 설하고 계신 것을 의미.
법흥사 적멸보궁에는 부처님 사리를 모셨기 때문에 따로 불상을 모시지 않는다. 그리고 사리탑이 없으니 수려한 연화봉 자체가 부처님 사리탑이고 예배의 대상.
적멸보궁 뒤에 자장율사가 수도했다는 토굴이 있는데. 옛 스님들이 수도했던 토굴의 원형이 남아 있어 의미가 크다고 한다.
그 옆에 어느 스님의 부도(영월 법흥사 부도, 강원도 유형문화제 제73호)가 있다. 부도는 스님의 유골이나 사리를 모신 탑으로, 이 부도는 징효대사 부도와 같은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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