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기록/산행기(수도권)

각흘산은 아직 봄이 멀었네

카페인1112 2007. 3. 26. 00:05

각흘산에는 아직 봄이 멀었네

 

 

* 산행지: 각흘산(838m, 경기도 포천)

 

* 산행일자: 2007년 3월 25일(일) 날씨 약간 흐림

 

* 산행경로 및 시간: 자등현 들머리(10:10)~헬기장(11:00~11:10)~정상(11:25 ~12:15)~삼거리 갈림길(12:30)~헬기장(13:05~10)~각흘봉(13:20~13:30)~계곡 합수점(14:00~14:10)~각흘계곡 입구(14:25)~주차장(14:45)

* 소요시간: 4시간 35분(실 산행시간 2시간50분)

 

* 교통: 외곽순환고속도로 퇴계원IC~ 47번 도로 이용 (자등현까지)

 

 

 <산행 후기>

 

각흘산으로 향하는 길, 이미 남녘엔 봄 기운이 가득할 텐데 오늘 각흘산은 어떤 모습일까? ‘보고싶은 복수초나 바람꽃 한 송이라도 볼 수 있으면하는 은근한 기대로 47번 도로를 달린다. 예상 외로 전혀 길이 밀리지 않아 퇴계원에서 1시간 만에 경기도와 강원도 경계를 이루는 고갯마루인 자등고개에 도착한다.

 

도 경계 표지판을 지나자마자 좌측에 보이는 작은 주차장이 바로 각흘산 들머리. 각흘산을 찾는 사람이 제법 많은지 관광버스 두 대에서 등산객들이 잔뜩 쏟아져 내린다.

 

               <자등고개의 들머리 - 주차장에서 서쪽으로>

 

각흘산은 한북정맥의 광덕산에서 갈라져 나온 산이고 긴 능선이 명성산으로 이어진다. 주로, 오늘 오르는 이 곳 자등현이나 자등현 오기 전 좌측에 보이는 각흘계곡을 통해 오르게 되는데, 자등현 코스와는 달리 각흘계곡에서 각흘봉을 거칠 경우 경사가 제법 급하다. 오늘은 편하게 자등현에서 올라 각흘봉을 거쳐 각흘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 여유 있는 걸음으로 3시간의 산행이면 충분할 것 같다.

 

단체 등산객들과 어울려 주차장 서쪽으로 난 산길을 오르는데 처음 잠시 유순한길이 어어지더니 점점 경사가 급해진다. 그래도 비교적 쉽게 갈 수 있는 길.  이 곳은 아직 봄이 멀었는지 주변 나무들은 아직 삭막한 겨울 모습이다. 며칠 전 모악산에는 진달래가 조금씩 피기 시작했는데 여긴 아직 꽃 몽우리도 볼 수 없다.

 

산행 시작하고 50분 정도 되었을까, 경사가 급한 길을 오르니 삼거리길. 우측에 헬기장이 나오고 정상은 좌측 능선을 따라 가면 된다. 정상부를 보면서 헬기장에서 잠시 휴식. 이제부터는 완만한 오르내림이 반복된다.

 

              <정상으로 향하는 오름길>

 

바위 틈에 깊게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있는 바위를 지나니 정상이 지척이고 정상 주변에 있는 나무를 벌목해 놓아 주변 풍광이 황량해지기 시작한다.

 

              <정상 직전 헐벗은 주변 모습>

 

              <정상 모습>

 

로프가 매여 있는 길을 오르니 바로 좌측에 정상이 보이고 사방이 트여 가슴이 후련해진다. 흐린 날씨인데도 남동쪽으로 올라온 능선 길과 그 뒤로 광덕산이 코 앞이고 멀리 화악산, 남쪽으로는 한북정맥의 긴 능선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서쪽으로는 저수지와 철원평야, 남쪽으로는 긴 방화선이 펼쳐지며 명성산으로 이어진다.

 

              <정상과 돌무더기 위 초라한 정상목>

 

전에 사진으로 보았던 상목은 바람에 날려 갔는지 정상 아래 바위 틈에 팽개쳐져 있고 정상에는 바위 위 돌무더기에 각흘산이라고 쓰여 잇는 초라한 작은 나무판자가 놓여 있다.

그런데 계절답지 않게 정상에는 차가운 북서풍이 한겨울처럼 거세게 불어 무척 춥다. 다시 겨울이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바람을 피해 큰 바위 옆에서 여유 있는 점심식사. 시간이 이른데다 산행시간이 짧은 산이니 마음껏 여유를 부려도 좋다. 더구나 주변 소나무들이 그렇게 깨끗하게 아름다울 수 없다.

 

            <명성산으로 향하는 긴 능선길>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은 방화선을 따라 가는 길, 헐벗은 능선길이 처연하다. 방화선길을 10분 정도 내려왔을까 소나무가 멋지게 솟은 작은 봉우리에 좌측으로 하산로가 보인다. 각흘봉을 거치지 않고 각흘계곡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 조금 더 진행하니 방화선길은 다시 산길로 바뀌고 산 사태 지역을 지나니 갈림길 삼거리다. 좌측은 각흘봉을 거쳐 각흘계곡으로 하산하는 길. 직진하면 명성산으로 이어지는 길일 게다.

 

            <첫번째 갈림길 - 좌측길이 각흘계곡으로 향하는 길>

 

            <각흘봉으로 향하는 갈림길, 좌측길이 하산로>

 

이제부터는 계속 이어지는 급경사길 거기다 낙엽이 많이 쌓여 매우 미끄럽다. 이 길을 통해 정상으로 갈 경우 경사길이 만만치 않아 꽤 땀을 흘려야 할 것 같은 느낌. 한참을 내려오니 헬기장. 헬기장에서 보는 정상부 모습이 그윽하다.

 

          <헬기장과 헬기장에서 보이는 정상부>

 

폐 초소를 거쳐 조금 더 내려오니 앞에 거대한 봉우리가 보이는데 바로 각흘봉(650m) 안부로 내려오니 각흘봉 좌측으로 우회하는 길이 나오고 곧 우측에 각흘봉으로 오르는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급경사 사다리를 오르니 바로 각흘봉. 각흘봉에서 보는 풍경도 정상 못지않게 사방으로 조망이 좋아 시원하다.

 

         <각흘봉 오르는 위험한 사다리>

 

         <각흘봉>

 

각흘봉에서 내려오는데 자등고개 능선길과는 달리 군데군데 험한 암릉길이 이어진다. 조금 더 내려오니 최근 산불이 났었는지 주변이 시꺼멓다. 그래도 조금만 탔으니 다행인건가? 이어지는 급경사길을 잠시 내려오니 계곡 합수점. 개울 건너편으로 등로가 보이는데 그 길이 아마 각흘봉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일 것 같다.

 

        <개울 건너편으로 등로>

 

계곡에서 잠시 쉬는데 물이 너무 차가워 발을 오래 담글 수가 없다. 계곡에서 잠시 놀다가 다시 하산, 개울을 건너니 유원지. 어느 산악회에서 시산제를 지내고 있다. 마을 길을 따라 10분 정도 나오니 각흘계곡 입구 간판이 있는 도로. 이제부터 다시 차량을 회수하기 위해 47번 도로를 걸어 주차장으로 향한다. 20여분 걸려 주차장에 도착, 귀로에 오른다.

 

       <각흘계곡의 모습 - 이 곳을 지나니 유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