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기록/섬 산행

새해 첫날 섬 산행 – 석모도 해명산

카페인1112 2004. 1. 5. 21:30

새해 첫날 산행 석모도 해명산

 

* 산행지: 해명산(327M, 강화 석모도), 낙가산

* 산행일: 2004년 1월 1

* 산행경로: 전득이고개(12:00)~해명산(12:40)~낙가산~바위 전망대(14:00)~보문사

  (14:40)

 

새해 첫날 산행지를 강화 석모도 섬 산행으로 결정했다.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인 보타낙가산 보문사가 있는 곳, 서해의 낙조가 아름답고 300m정도의 3개 암릉이 일직선으로 이루어진 주능선 산행을 하는 곳, 기암기석과 서해바다의 수려한 모습이 감동적인 곳, 이곳 석모도에서 한 해를 출발하는 마음 자세를 여미고 싶다. 그리고 오는 새해를 무엇인가 다르게 출발하고 싶다.

 

88도로를 달려 김포공항 부근에서 84번 도로로 바꿔 타고 강화로 향한다. 제법 밀리는 길을 달리면서 강화에 가까워질수록 안개가 자욱해 주변 시야를 가린다. 강화에서는 전등사와 삼산면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계속 진행, 인산저수지를 지나 좌측은 마니산 방향, 우측이 석모도로 향하는 길이다. 11 외포리 선착장에 도착(집에서 한 시간 반 소요)하여 승선준비를 마치고 30분 정도 기다려 차를 탄 채로 승선, 11시40 석포리 선착장에 도착 전득이 고개로 향한다. 10분 정도 달리다 보니 우측으로 등산로 표지가 있고 좌측 산 아래 차가 몇 대 주차되어 있다. 앞에 민박집 간판 앞에서 차를 되돌려 고개 지점으로 가니 전득이 고개가 맞다.

 

전득이(잔대기) 고개, 섬을 남에서 북으로 능선산행을 할 수 있는 지점으로 산행 들머리. 등산 안내판에는 전득이고개에서 해명산 낙가산 정상을 거쳐 보문사로 하산하는 코스가 9Km 4시간 소요로 안내되어 있다. 배를 타고 나가야 할 시간, 거기다 상당히 지체될 것을 감안한다면 오늘 산행시간이 만만치 않다. 석모도에서 가장 높은 상봉산을 가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오늘의 등산코스는 낙가산까지만 가기로 하고 12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 시작하자마자 등로에는 싸리나무 숲이 도열하듯이 서 있고 5분 정도 지나니 전망바위, 뒤편을 보니 금새 지나온 석포리 선착장과 서해바다, 주변 섬들의 모습이 흐릿하게 펼쳐진다. 날이 조금 흐리다. 주변을 잠시 조망한 후 다시 산행 시작, 곧 주능선에 도달했다. 이제부터 긴 능선 산행의 시작이다. 북쪽을 향해 능선을 타고 좌우 바다를 바라보면서 산행을 게속한다. 주변에는 참나무들 사이로 소사나무인지 서어나무인지 회갈색 가지의 나무들이 유난히 많다.

 

산행을 시작한지 40분만에 해명산 정상(327m)에 도착, 정상에는 삼각점과 깨진 정상 표지석이 있다. 잠시 휴식 후 다시 낙가산 방향을 향해 출발, 멀리 능선을 따라 이어진 봉우리들과 멀리 상봉산 정상이 보인다. 능선에는 계속 암릉지대가 이어지고 고인돌 모양이나 조각품 같은 기묘한 모양의 바위들이 많다.

 

110 바위전망대(아마 310봉인 듯)를 지나 방개고개에 도달한다. 310봉에서부터는 이곳 석모도에서는 드물게 급한 내리막길, 좌측으로는 철조망이 쳐져 있다. 해발 150m인 방개고개에는 보문사 70, 상봉산 110분 표시판이 있다. 계속 바위 모양이 기묘하고 솥뚜껑 손잡이 같은 혹이 돌출된 바위들이 많다. 산 등성이에는 앙상한 활엽수림 사이로 푸른 소나무들이 군데군데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계속 좌우로 바다가 보이더니 잠시 우측으로는 산등성이들이 바다를 가리고 있다.

 

2 바위전망대 도착 좌측에는 보문사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면 어느 새 낙가산 정상을 지나쳤을까? 보문사 입구 표시가 있는 좌측 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진행, 보문사 뒤 큰 너럭바위에 도착한다. 회색 빛 바위가 20m이상 널찍하게 펼쳐져 있다. 이름하여 마애관음상이 모셔진 눈썹바위의 윗부분이다. 너럭바위 뒤편에서 점심식사 후 다시 출발 25분 정도 휴식했다.

 

227 갈림길, 좌측으로는 마애석불 가는 방향, 우측으로 계속 진행하니 묘지 10여기가 나오고 묘지를 가로질러 계속 진행한다. 주위로 보문사의 염불소리가 제법 크게 울린다. 곧 보문사 갈림길, 절고개다. 상봉산 45분 등의 안내 표시판이 서 있다. 상봉산까지 가고 싶지만 오전 차량행렬로 볼 때 배 타는 시간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포기하고 좌측 길로 보문사를 향해 내려 간다. 좌측에는 수려한 눈썹바위가 눈길을 끌고, 관음상 참배객들로 분주한 모습이 보인다. 샘터에 들러 물 한잔 마시고 2시40 보문사에 도착했다.

 

보문사에서는 천연동굴을 이용해 조성한 석실에 들러 참배, 22분의 나한상을 모시게 된 배경이 설명되어 있다. 석실 나한상은 신라 선덕여왕 시절에 매음리 어부가 건져 올려 낙가산에 모시게 된 것. 옥으로 조성한 천불이 있는 극락보전에 참배한 후 눈썹바위 마애관음상을 참배하기 위해 눈썹바위로 향했다. 400여 개의 돌 계단을 올라 3 눈썹바위 도착, 깨끗한 물이 든 정병을 든 관음상은 예상과는 달리 1928년 두 분 스님에 의해 조각되었다고 한다. 3대 관음성지로 알려진 마애관음상에 참배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관음상 앞은 번잡한 상태. 그래도 새해 소원을 기도했다.

 

잠시 참배한 후 3시30 보문사 입구로 나와 교통편을 알아 보는데 버스 시간이 마땅치 않다. 참배하고 돌아가는 사람에게 전득이 고개까지 태워다 줄 것을 부탁하여 10여 분 만에 고개 도착

 

차를 출발시키자 마자 길게 꼬리를 물고 이어진 차량 행렬, 무려 2시간 반을 기다려 석모도를 탈출했다. 양옆 바다를 보며 능선을 따라 걸었던 황홀했던 석모도 산행, 그리고 관음성지 보문사 참배로 새해 첫날 출발이 좋았다. 다시 가고 싶은 섬과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