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장사에서 가현치까지(한남정맥 1구간)
* 산행지: 칠장산(492.4m)~관해봉(457m)~도덕산(365.3m)~국사봉(439m)~가현치
* 산행일:
* 산행 경로 및 시간: 칠장사(
총 산행시간 6시간 55분 (휴식 및 중식 1시간10분 포함)
* 교통:
갈 때: 동서울터미널~죽산(버스, 5,000원)~칠장사(택시 9,500원)
올 때: 가현치~삼죽면(택시, 5,000원)~죽산(버스, 1,000원)~동서울(버스 5,000원)
원래는 오늘 남덕유산에 갈 계획이었으나 이런저런 사유로 결국 홀로산행을 떠난다. 평소 가보고 싶었던 안성 칠장산에서 한남정맥 구간을 타는 것. 여름 무더위와 등로 상태가 걱정스럽긴 해도 가는 데까지 가보자는 편한 마음으로 출발.
동서울터미널에서 7시발 진천행 버스(첫차는
택시기사에게 안성에는 대나무가 많지 않을 텐데 왜 죽산이라는 이름을 붙였느냐고 질문하니 칠장산에 조리대가 많아 아래 마을에서 조리 등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일죽면은 원래 죽일면이었는데 어감이 안 좋아 일죽으로 바꿨다고……
임꺽정이 스승인 병해선사와 머물렀다는 칠장사에 도착하니
<칠장사 나한전 앞 길을 따라 오르는 들머리>
대웅전에 잠시 들러 참배하고 넓은 명부전 뒷길을 따라 올라가니 곧 혜소국사비과 나한전이 나오고 그 앞으로 칠장산 들머리가 있다. 조리대 숲을 따라 오르는데 흐린 날씨에 고요한 숲에는 부지런한 새소리만 청아하게 울린다. 울창한 수림은 아침 안개까지 짙게 끼어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앞에 지나간 사람이 없는지 거미줄이 계속 얼굴에 달라붙어 성가시기 그지없다. 이 반갑지 않은 거미줄은 오늘 산행 내내 함께 했고 나중에는 스틱을 앞세우고 걸어야 했다. 20분 정도 지나 능선에 올라서고 우측 방향으로 진행(좌측은 칠현산 방향)한다.
<오늘 처음 만나는 들꽃, 등골나물>
<안개로 흐린 산죽 길>
순한 숲길을 따라 5분쯤 가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 넓은 길은 칠장산 정상으로 바로 가는 길, 좌측 길이 3정맥 갈림길이다. 아침 안개로 흐릿한 삼정맥 갈림길에 도착하니 각 정맥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와 작은 표지석이 있다. 여기서 왼쪽 방향이 한남정맥, 우측 방향이 한남금북정맥, 되돌아 칠현산 방향 서남쪽으로 진행하면 금북정맥이다.
<안개에 쌓인 3정맥 갈림길>
왼쪽 한남정맥 방향으로 진행하니 곧 풀이 무성한 헬기장. 한 켠에는 칠장산
<정상석이 있는 헬기장을 3분쯤 지나 나오는 칠장산 정상>
정맥 길을 따라 우측 방향으로 경사가 급한 길을 내려갔다가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진다. 우측에 철조망이 잇는 소나무 숲으로 이어지고 어느 새 관해봉은 알지도 못하고 지나쳐 버렸다. 노란 원추리 꽃은 그 고운 빛으로 오늘 산행 내내 눈을 즐겁게 하고 달맞이꽃, 짚신나물 등 노란 꽃들이 유난히 많다. 도덕산으로 향하는 등로는 잡목들이 자라 길을 가리고 아직 채 마르지 않은 이슬에 바지가 비 맞은 것처럼 흠뻑 젖어 버렸다.
칠장산에서 한 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한 도덕산 정상에는 역시 삼각점과 나무에 매달린 정상 알림판이 있고 한 쪽 구석에 물레나물이 곱게 피었다. 도덕산에서 한참 쉬다가 다시 우측에 보이는 노란 로프가 매인 가파른 경사길을 내려 간다. 녹배고개 직전에 우측 길로 가다가 경사 급한 절개지를 로프를 잡고 내려서니 비포장 임도. 전선 공사 중인 차량이 세 대나 올라와 있다.
<도덕산 정상>
고개에서 바로 앞에 무성한 관목과 풀 사이로 희미한 등로가 보여 풀을 헤치며 된비알을 올라서니 등로는 바로 순해지고 점차 차 소리가 요란해진다. 비교적 길이 잘 나 있는 길을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지나니 38번 국도에 거의 도착해 좌우로 길이 갈라지는데 길이 선명한 우측으로 방향을 잡는다. 공사장 가림막을 따라 급경사 길을 내려서니 공사장이 있고 건너편에 죽산 휴게소가 보인다.
4차선 38번 국도에 내려서고 보니 길을 건너는 것이 쉽지 않다. 차량이 많은데다 중앙선에는 운전자 시야보호용 차광망까지 설치되어 있어 넘어가기가 쉽지 않다. 좌측 안성 방향으로 500m 이상 내려가면 건널목이 있다고 해서 차도를 따라 걷는데 차량 속도가 빠른 데다 절개지 공사를 하는지 차도가 좁아져 오히려 더 위험하다. 도중 차광망이 없는 지점이 나와 잽싸게 무단횡단해 죽산 만남의 광장(휴게소)로 간다. 휴게소로 가 화장실에서 좀 씻고 음료수도 사먹고 쉬어 간다. 도로 횡단과 휴게소 휴식이 30분 이상 걸려 버렸다. 이래서야 어디 두창리고개까지 갈 수 있겠나.
다시 출발. 휴게소 화장실 뒤편 묘지를 우측으로 끼고 경사 급한 길을 오르니 등로는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이어지는데 아예 관목과 높이 자란 풀들로 거의 등로가 없어져 버렸다. 풀과 칡넝쿨을 헤치며 힘들게 진행하는데 배낭 스틱이 칡넝쿨에 걸리는 순간 얼굴에 심한 통증 바로 이어 손가락에도 또 통증이 온다. 작은 벌 한 마리가 손가락에 달라 붙어 있다. 졸지에 벌침 두 대를 맞고 나니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아프다. 게다 등로는 계속 그런 상태. 힘들게 헤쳐 나가니 무덤이 나오고 등로는 우측으로 향한다. 조금 더 진행하니 삼죽면사무소 뒤 편이다. 면사무소를 가로 질러 정문으로 나서니 도로
<삼죽면사무소에서 나와 포장도로를 따라 오다 붉은 지붕 집 앞 길로 진행>
도로에서는 우측으로 조금 가 삼거리에서 용인/원삼(70,82번 도로)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해 뜨거운 포장도로를 걸어 간다. 석양아구찜 집을 지나 10분쯤 가니 좌측에 뜨락 이정표가 있고 이정표 뒤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길은 우측으로 우사가 있는 곳을 지나 갈림길이 나오는데 표지기가 전혀 없다. 오늘 산행하면서 표지기가 많이 붙어 있어 길 찾는데 어려움이 없었는데 처음 망설여지는 구간. 능선 방향으로 볼 때 우측 길이 맞을 것 같다. 우측으로 가니 개들이 심하게 짖어 대는 민가를 지나 조금 더 가니 우측 숲으로 향하는 표지기가 있다. 숲으로 들어가니 넓은 임도 수준의 길이 나있고 군데군데 나무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이 때 전화가 와 10분 동안이나 통화, 덕분에 쉬어 간다.
다시 길은 Y자형 포장도로에 내려서고 길 건너편 가파른 숲에 표지기가 붙어 있으나 풀이 너무 우거져 길이 보이지 않는다. 그냥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걸으니 대성사 노인복지관 쉼터 직전 은행나무에 표지기가 잔뜩 붙어 있어 숲으로 들어가 가보니 그 길은 아까 보였던 등로가 합쳐지는 것. 다시 되돌아 나와 쉼터 이정표를 지나 도로를 따라 조금 더 걸으니 다시 우측 숲으로 표지기가 보인다.
<누리장나무 꽃이 활짝>
이제부터는 비교적 순한 길. 긴 나무계단을 오르니 등로는 우측 능선으로 이어진다. 도중 누리장나무에 꽃이 잔뜩 피어 잠시 구경하다 다시 길을 재촉. 장마철이라 그런지 여기저기 버섯이 다양하게도 나와 있다. 좌측으로 유명한 쌍미륵사가 보일 텐데 날이 흐리고 안개가 많이 끼어 확인할 수가 없다. 좌측 절개지 아래로 임도가 있고 그 너머 철탑이 보인다. 조금 더 진행하니 철탑 옆으로 내려서고 철탑을 가로질러 우측 방향에 있는 희미한 등로를 따라 간다. 큰 바위가 있는 곳을 지나 조금 더 오르니 국사봉. 국사봉에는 정상알림판이 있고 표지기가 잔뜩 붙어 있다.
<국사봉 정상 - 앞에 보이는 표지기를 따라 내려갔다 한 시간 이상 헤매고...>
여기서 결정적인 실수. 국사봉 정상에서 표지기가 잔뜩 붙어 있는 나무를 지나 무심코 내려 갔는데 거대한 바위가 나오고 계속 급경사 길로 내려 간다. 한참 내려가다 잘못된 것을 알았으나 너무 덥고 경사가 급해 되돌아 오기가 싫다. 그냥 진행해서 오늘 산행을 끝낼까 하는 마음까지 들어 계속 가기로 한다. 그런데 계속 내려가도 능선길이 장난이 아닌데다 내가 갈 방향과는 계속 멀어져 간다. 방향을 보니 북쪽으로 가야 하는데 능선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다시 국사봉으로 돌아오는데 경사가 급해 장난이 아니다. 국사봉 오르기 직전 우측으로 빠지는 정맥 길이 있는데 보지 못한데다 아무 생각 없이 부주의하게 내려선 것이 결국 1시간 정도를 허비하게 된 것. 이것으로 오늘 산행은 가현치에서 끊기로 마음을 먹는다.
<국사봉 오르기 직전 갈림길>
국사봉에 돌아와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내려와 표지기가 붙어 있는 북쪽 능선 방향으로 진행한다. (오를 때는 왜 보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 도중 갈림길이 나오지만 이제부터는 계속 북쪽으로 가면 된다. 국사봉에서 15분쯤 가니 돌탑이 있는 삼거리가 나오고 잠시 유순한 숲길이 이어지다 다시 오르내림이 반복된다. 가현치에 가까워지면서 차량 소리가 요란하다. 배수로가 나오면서 길은 우측으로 휘어 내려간다. 그런데 이제부터 길은 경사가 급한데다 등로는 온통 가시나무와 풀들로 뒤덮여 내려오기가 힘들다. 가시에 찔리면서 관목 숲을 헤치고 내려서니 바로 삼죽면과 보개면 경계인 가현치. 이걸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날이 더워서인지 구간 내내 산행객이 전혀 없었고 졸지에 황제 골프가 아닌 황제 산행을 실컷 했다. (외로움도 즐기기 나름, 홀로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가현치 날머리 - 나무 아래로 좁은 등로가 있다>
길가엔 벌써 철 모르는 가을 코스모스가 만발해 있고 도로 건너 이어지는 정맥 길을 보니 온통 칡넝쿨과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 등로는 보이지도 않는다. 아니 다음 번에 저 길을 어찌 가야 하지?
돌아오는 길. 가현치에서 삼죽면 택시(031-672-4060)를 불러 삼죽까지, 20분 간격의 죽산행 버스 이용 죽산 도착, 죽산에서 버스를 타고 동서울터미널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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