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의 가을을 찾아
* 산행지: 오대산(1563.4m)
* 산행일:
* 산행경로 및 시간: 도로가 주차(
- 총 산행시간: 5시간 20분 (휴식 등 1시간 30분 포함)
- 상원사입구(1.5)~비로봉3.3)~상왕봉(2.3)~상원사입구(6.6) 총 13.7Km
회사 산악회 12번째 정기 산행일, 고운 가을 빛이 한창인 국립공원 오대산으로 향한다. 오대산은1,500m가 넘는 높은 산이지만 험하지 않고 유순해 걷기 좋고, 언제나 다시 오고 싶어지는 산. 단풍이 아름다운 계절, 그 고운 계절을 마음껏 느끼고 즐기고 싶었다.
오대산은 정상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북동으로 상왕봉과 두로봉, 남동으로 동대산, 남서쪽으로는 호령봉이 있어 다섯 봉우리가 연꽃 모양을 이루고, 비로봉 아래 연꽃 한 가운데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자리잡고 있다. 오늘은 상원사 입구에서 연꽃의 중심인 적멸보궁을 거쳐 정상에 올라 하산은 상왕봉을 들러 상원사 입구로 하산하는 코스. 정상적인 산행이라면 5시간이 안 걸리는 코스지만 모임 자체 특성이 만만디 여유 있는 산행이 될 것.
<상원사 입구 들머리>
사고지를 지나 상원사 입구로 향하는데 차량이 너무 많아 도중 하차하여 비포장도로를 따라 상원사 입구로 향한다. 관대걸이와 상원사 표지석이 있는 상원사 입구에 집결, 사진 한 장 찍고 적멸보궁 방향으로 출발. 주변 숲은 아직 푸른 빛으로 가을 정취와는 거리가 멀다. 곧 우측으로 상원사 가는 길이 나오고 오랜만에 문수전 참배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일행들은 저만치 내빼 버린다. 상원사는 포기하고 그대로 진행.
곧 중대사자암으로 오르는 계단 입구. 계단을 오르니 주변 숲은 가을 빛으로 물들어 간다. 중대사자암은 작년만 해도 한창 공사 중이었는데 공사가 거의 끝났는지 절 규모가 꽤 크다. 샘터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주변의 멋진 풍광에 발목을 잡혀 한참 쉬어 간다. 파스텔 톤으로 은은하게 가을 빛을 보이는 건너편 산줄기들이 곱게 다가오고 붉은 단풍과 푸른 전나무가 어우러져 무념무상의 환상적인 풍광이다.
<중대사자암에서 보는 풍경>
이제 사자암에서 적멸보궁으로 향하는 길. 15분 정도 오르니 적멸보궁. 마당은 등으로 덮여 있고 등산객들까지 많아 좁은 보궁은 복잡하다. 이 사람 많은 가을에 고즈넉한 풍경을 기대한 것이 잘못된 일이겠지. 아쉬움만 잔뜩 갖고 비로봉으로 향한다. 탐,진,치 삼독을 벗고 싶은 가슴 속의 서원보다 세속의 잡념이 더 큰 것인지 계속 떠오르는 상념들이 너무 복잡하다. 이 좋은 계절에 이 아름다운 풍광에도 버리지 못하는 잡념이 너무 많다. 그래도 오늘만큼은 버리고 떠나자.
<상원사 적멸보궁>
조금 더 올라가니 철 모르는 진달래가 몇 송이 피었다. 하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인 가을 빛을 즐기며 올라가는 길. 주변 단풍 빛이 너무도 고와 계속 발길을 잡는다. 만산홍엽, 단풍의 향연이다. 그런데 오르는 길은 계속 경사가 급해 주변에서는 힘들다는 비명소리가 계속. 어휴 저 힘든 발걸음에 이 고운 단풍이 제대로 보일까? 조금 더 오르니 앞에 고운 단풍 사이로 정상부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계속되는 오름길. 비로봉 0.4km이정표가 나오면서 주변 숲은 키 작은 관목지대로 변하기 시작한다. 곧 정상인 비로봉 도착.
<철 모르는 녀석이 여기도 있네>
<그 고운 가을 빛에 젖어~>
비로봉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사진 찍기 위한
<정상의 이정표>
<상왕봉 가는 능선 길>
<정상에서 보는 풍광>
<동해는 보이지 않고>
잠시 정상에서 머물다 북동쪽 능선을 따라 상왕봉으로 출발. 10분쯤 가다가 도중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달랑 컵라면 두 개 넣고 왔는데 얻어 먹는 밥이 엄청 푸짐하다. 막걸리에 맥주까지 마시니 금새 몽롱, 술에 취한 것인지 가을 빛에 취한 것인지 분간이 안 된다. 그런데 벌써 깊은 가을인지 불어 오는 바람이 엄청 차다. 하기야 오늘 강원 높은 산에는 첫 눈이 온다고 했는데 설악산에는 눈이 내렸을까나.
긴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출발. 헬기장이 나오는데 주변은 온통 안개로 뒤덮여 안개 속의 산책이다. 고요한 숲. 다시 헬기장을 지나니 걷기 좋은 유순한 길이 계속 이어진다. 그런데 주변 나무들은 조금씩 나뭇잎을 떨구며 겨울을 준비한다.
<상왕봉>
<상왕봉의 이정표>
상왕봉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두로봉 방향으로 진행. 20분 정도 지나니 두로봉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두로봉은 직진) 내리막길로 내려와 상원사입구로 향한다. (상원사 6.1km, 상왕봉 0.8km,) 내려오는 길 주변의 단풍이 무척 곱다. 10분이 채 안되어 바로 “천 년의 숲길”이라고 하는 월정사에서 홍천 넘어가는 비포장도로로 내려선다. 관대걸이까지 5.4km (비로봉 3.5 km, 상왕봉 1.2 km)
<두로봉 갈림길 이정표, 상원사는 우측 길로>
<북대사 갈림길, 임도로 내려선다. 상원사는 우측으로>
<안개에 쌓인 비포장도로, 상원사 입구와 월정사로 이어지는 길>
2분 정도 내려오니 우측 숲을 통해 가는 지름길이 보이는데 그냥 도로를 따라 내려서기로 하고 계속 진행. 비록 가끔씩 오가는 차량이 싫긴 하지만 그래도 은은한 가을 빛에 젖어 여유 있게 걷는 기분도 운치 있다. 한참 내려오다 단풍이 너무 고와 잠시 휴식. 가을 꽃 쑥부쟁이도 구절초도 거의 시들어 간다.
<우측으로 숲을 통해 가는 지름길이 보인다>
색색으로 물들어 가는 주변 산줄기들을 감상하며 상원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니 일행들은 모두 내려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너무 여유를 부렸나 보다. 산행을 마치고 도중 산채비빔밥으로 이른 저녁을 해결하고 귀로에 오른다.
<상원사 입구 주차장 옆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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