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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 대덕산구간] 빼재(신풍령)에서 덕산재까지

카페인1112 2009. 6. 17. 21:31

[백두대간 - 대덕산구간] 빼재(신풍령)에서 덕산재까지

 

* 산행지: 백두대간: 빼재~삼봉산(1254m)~삼도봉(1248.7m)~대덕산(1290m)~덕산재

               (전북 무주군 무풍면, 경남 거창군 고제면, 대덕면)

* 산행일: 2009년 6월 6일(토) 약간 흐리고 더움

* 산행인원: 산악회 따라 동료 2명과 함께

* 산행코스 및 시간: 빼재(11:26)~수정봉(11:40)~된새미기재~호절골재(12:18)~삼봉산(12:41~ 12:46)~소사고개(13:38~14:18, 중식 및 휴식 40)~삼도봉(15:33)~대덕산(16:13~16:46)~얼음골샘터(17:00)~덕산재(17:36)   <산행시간: 6시간 10(중식 및 휴식 약 1시간 20분 포함)>

* 산행거리: 빼재~삼봉산(4.2km) 소사고개(2.5 km) ~대덕산(4.0 km) ~ 덕산재(3.3 km)

     <도상거리 14km)

 

오늘은 두 명의 동료와 함께 산악회 따라 백두대간 산행길을 떠난다. 지난 번 같이 갔던 유차장은 조카 결혼식이 있다고 불참. 이런저런 주말 일정이 많으니 월 2회 대간 산행도 쉽지 않다. 오늘 산행지는 지난 번 덕유산으로 출발했던 빼재에서 삼봉산 삼도봉 대덕산을 거쳐 덕산재로 하산하는 코스. 도상거리는 14km 정도이지만 삼도봉 올라가는 길이 경사가 급해 난이도가 높은 코스 중 하나란다. 예상시간은 6시간

                      <빼재(신풍령) 들머리>

 

무주 IC를 통과해 무주리조트 입구를 지나 커다란 백두대간 보호구역 표석이 있는 빼재(신풍령, 910m)1125 도착, 천호역에서 4시간 가깝게 걸렸다. 빼재에서 거창 방향으로 도로를 조금 내려가 도로 좌측 안내도 옆 나무계단을 올라 산행 출발. 초반 급경사 길이 완만해지며 대간 능선 길로 올라선다. 처음 만나는 이정표는 삼봉산 4km, 하행로 0.1km. 주변은 짓푸른 참나무류의 활엽수들이 울창해 하늘을 가리고 푸른 숲의 시원함이 온 몸으로 스며든다.  나무 아래 은방울꽃은 가는 봄이 아쉬워서일까 아직까지 시든 방울을 몇 개씩 달고 있다. 2주전 비가 많이 오는 날 서대산에서는 그 앙증맞은 은방울꽃이 군락을 이뤄 방울방울 꽃의 향연으로 행복했는데 이제는 벌써 여름. 여름이다.

 

 

 

능선에 올라서면 곧 수정봉 정상(1,050m), 그런데 계속 완만한 능선길로 이어지고 아무런 표시도 없으니 사실 어디가 정확한 수정봉 정상인지 모르겠다. 계속되는 싱그러운 활엽수림에 길은 평탄하니 이런 길은 아무리 오래 걸어도 지치지 않겠다. 거창 봉산리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지점에서 길은 좌측으로 향한다. 길은 잠시 부드럽다 다시 급한 길로 바뀌고 특징없는 길이 잠시 이어진다.

 

헬기장이라는 된새미기재는 어디인지도 모르고 지나쳤고 조금 더 가니 이정표가 있는 호절골재, 삼봉산은 1km(빼재 3Km) 남았다. 그리곤 이어 싱싱한 산죽 밭. 앞에 삼봉산 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삼봉산 오르는 길은 제법 가파른 길. 앞에 보이는 봉우리는 덕유삼봉산 1. 전위봉에 올라서니 사방으로 시원한 조망이 가슴을 후련하게 한다. 지나온 덕유산 산줄기들과 발 아래 펼쳐지는 시골 마을의 정겨운 모습들. 그리고 오늘 걷게 되는 삼도봉과 좌측 대덕산이 가깝게 보인다. 능선 좌측으로 내려서 삼봉산 정상으로 출발.

 

                      <호절골재>

 

                       <덕유삼봉 전위봉(제1봉)에서 보이는 삼봉산 정상>

 

곧 삼각점과 정상석이 있는 삼봉산 정상. 삼봉산은 세 개의 봉우리라 삼봉산, 전에 갔던 용인의 시궁산 옆 삼봉산도 세 개의 봉우리다. 대동여지도와 산경표에는 이곳 삼봉산까지 덕유산권으로 표시 덕유삼봉산을 덕유의 출발점으로 봤다고 한다. 그래서 정상석에 덕유삼봉산으로 표시했나 보다. 잠시 쉬다가 암릉지대를 통과해 바위 봉우리인 북봉으로 올라선다. 지나온 길들이 눈 앞에 바로 펼쳐지고 북으로는 삼도봉과 대덕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북봉에서 내려서는데 가파른 바위 절벽이 앞을 막는다. 로프가 있지만 발 디딜 곳이 마땅치 않아 힘들게 바위 벼랑을 내려선다. 조금은 위험해 뛰어내릴 자신이 없으면 좌측 우회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덕유삼봉산 정상 - 대동여지도와 산경표에는 여기부터 덕유산권으로>

 

                      <소사고개로 하산하는 길>

 

                      <삼봉산 북봉에서 보는 삼도봉과 대덕산(좌측)>

 

이제 소사고개로 하산하는 길. 봉우리 하나를 지나 길은 동북 방향으로 휘는데 가파르고 중간중간 돌길이라 내려가기가 만만치 않다. 다시 길은 완만해지고 울창한 활엽수림을 지나니 무슨 용도일까 철문이 나온다. 철문을 지나 전나무 숲을 지나는데 동료 김사장한테 전화가 온다. 배도 고프고 배추밭 지나 소나무 아래 쉬고 있단다. 곧 넓은 고냉지 배추밭이 펼쳐진다. 배추밭 왼쪽 가장자리로 조심조심 내려와 김사장과 만나 소사고개로 내려서는데 길 옆에서 점심을 드시던 마을 분들이 물이라도 한 모금 마시고 가란다. 등로가 배추밭을 통과하니 많은 등산객들이 귀찮기도 할 텐데 따뜻한 시골 마을 어르신들의 정이 느껴진다. 길가 논에 한참 모내기를 하고 있는데 산 아래 작은 논이어서인지 일일이 손으로 모를 심나 보다.

 

                      <이 철문은 무슨 용도일까?>

 

                      <고냉지 배추밭과 뒤로 보이는 삼도,대덕산>

 

                      <소사고개로 가다보면 이런 길도>

 

소사고개(650m)는 거창의 고제면과 무주의 무풍면을 잇는 1089번 지방도가 지나는 길. 거창지역 백두대간 안내도가 서 있다. 해발고도가 650m나 되니 평소 자주 가는 하남 검단산과 비슷한 제법 높은 고개인데도 주변 고도가 높아서일까 높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삼도봉까지 2Km 정도의 거리에 560m를 치고 올라야 하니 이제부터 거친 오름길을 각오해야 한다. 안내도 우측에 있는 표지기 따라 산으로 올라서니 일행들이 점심 식사중. 우리도 길가에 자리잡고 후미에 오는 고과장을 한참 기다리는데 고과장은 소사고개에서 백두대간 쉬어가는 곳이라는 안내판을 보고 엉뚱하게 슈퍼까지 갔다 온다. 함께 점심을 먹고 있는데 후미대장이 벌써 식사를 끝내고 우리를 앞질러 간다.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고 다시 출발, 소사고개에서 무려 40분을 지체했다. 완만한 길을 따라 가니 임도가 나오고 이제부터 삼도봉으로 가는 길이다.

 

                    <소사고개 백두대간 안내도 - 우측으로 대간 길>

 

 

 

시멘트 포장로를 오르니 부산농장이 있고 길은 배추밭 우측 옆으로 이어진다. 다시 임도로 내려서 잠시 오르니 큰 나무 아래 일행들이 쉬고 있다. 등로는 우측 가파른 산길. 가파른 경사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등로는 다시 주능선 길로 올라서고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삼도봉이 가까워진 것. 은방울꽃이 제대로 남아 사진 한 장. 두 개의 바위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는 모습의 사랑바위가 있어 다시 사진 한 장, 조금 더 가니 기품있는 민백미꽃이 너무 예뻐서 또 한 장, 쥐오줌풀 꽃도 예뻐 다시 한 장 실컷 여유를 부린다. 삼도봉 올라서기 직전 수도가야산으로 뻗는 수도지맥 갈림길을 지나고 곧 삼도봉 정상.

 

 

 

                        <사랑바위 -모습이 그럴 듯하다>

 

삼도봉을 거창 사람들은 초점삼이라 부른단다. 초점산이라는 뜻은 갈대가 많아서인지 무슨 의미인지모르겠다. 이곳 삼도봉은 경북,경남,전북의 3개도 경계를 이루는 곳 그래서 삼도봉(1248.7m)이다. 백두대간에 삼도봉이 셋인데 지리산 삼도봉은 전남,전북,경남(하동), 그리고 민주지산 옆에 솟은 삼도봉은 충북(영동), 전북(무주), 경북(김천)이 만나는 곳. 충청 전라 경상을 삼도로 볼 때 민주지산 옆의 삼도봉이 원조인 셈. 깨진 정상석 아래 무심(無心)이라 새겼는데 그것은 무슨 뜻일까? 힘들게 산에 올랐으니 부질없는 욕심도, 괴로운 마음도 모두 버리라는 뜻일까?

 

 

                        <삼봉산과 뒤로 흐릿하게 덕유산 줄기>

 

바로 앞에 가깝게 보이는 대덕산에 오르는 일행들이 보인다. 대덕산은 정상부가 넓게 트여진 부드러운 산에 이름을 붙인다는데 이곳 대덕산도 역시 정상부와 주변이 젖무덤처럼 부드럽게 펼쳐져 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삼봉산과 멀리 덕유산 산줄기들을 조망하다가 북서쪽 대덕산으로 향한다.

 

                      <삼도봉에서 내려서면서 대덕산이 보인다>

 

대덕산으로 가는 길은 일단 아래로 뚝 떨여져 안부에 내려서고 다시 경사가 급한 오름길. 대덕산 남쪽 봉우리에 올라서 다시 숲을 지나니 작은 관목지대로 시야가 트인다. 초원지대와 작은 헬기장을 지나 곧 헬기장인 대덕산. 안내판에는 이 곳 사람들이 많은 재산을 모아 큰 덕(은혜)을 입었다하여 대덕산이라 했다는 안내문이 있다. 이정표는 덕산재 3.5km, 소사동 5.2km. 사방으로 시원하게 트여 조망도 좋고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와 금세 더위를 날려 버리고 추울 정도다. 금방 지나온 삼도봉이 바로 코 앞에 있고 남동쪽의 삼봉산과 멀리 서쪽에 보이는 덕유산 연봉들이 그립게 다가온다. 게다 정상에는 노란 미나리아제비와 분홍 쥐오줌풀이 하늘하늘 심연을 울리고 있으니 아 이런 자리 언제까지나 마물고 싶다.

 

 

 

 

좌측의 무주 무풍면은 예로부터 충청도의 연풍, 경상도의 풍기와 함께 살기 좋은 3풍의 하나 였고, 남사고가 말한 십승지 중의 하나. 대덕산을 배경으로 앞에 금강 상류가 흐르니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고 대간의 기를 받았으니 길지 중의 길지일 게다. 행정구역은 전라도 무주군에 속하지만 삼국시대에 백제가 아닌 신라 영토였고 이후에도 경상도 쪽과 교류가 많아 지금도 무풍면의 말씨는 호남 사투리보다는 경상도 억양에 가깝다고 한다. 당시 백제 신라간 국경은 백두대간이 아니고 나제통문이 있는 무풍면 좌측 산줄기.

 

조망이 좋은 데다 후미가 도착하지 않았다는 핑계로 아예 자리 펴고 시원한 맥주까지 한 잔 하며 대간길의 여유를 즐긴다. 그런데 후미로 쳐진 일행이 한참을 기다려도 영 도착을 하지 않는다. 산악회 일행들이 있으니 길 잃을 염려야 적다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걱정은 커지고 같이 올 걸 하는 후회가 엄습하는데 그제서야 맨 후미팀과 같이 도착한다. 도중 다리에 쥐가 나 고생이 심했다고 하니 장거리 산행이 처음이라 너무 무리를 했나 보다. 덕분에 시원한 대덕산을 30분 이상 즐기고 간다.

 

                    <대덕산 이정표와 뒤로 삼도봉>

 

잠시 쉬다가 덕산재로 하산 출발. 이제 대부분 내리막길이니 부담이야 덜 하지만 대덕산에서 덕산재까지 3.5Km이니 가벼운 거리는 아니다. 북쪽 방향으로 내려서니 나무데크가 있고 산죽밭 경사길을 내려서니 얼음골 샘터. 졸졸 흐르는 샘의 물맛이 달다. 도중 봉우리 하나를 올라섰다 다시 완만한 길로 내려서니 차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곧 경북 김천과 전북 무주의 경계인 덕산재(640m)에 내려선다. 넓은 고갯마루에는 백두대간 덕산재라는 커다란 표석이 있고 길 건너 다음 산행 들머리가 보인다. 막걸리 한 잔으로 뿌듯한 하루 산행 마감.

 

 

                        <덕산재 날머리 - 계단길을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