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남덕유산 구간(12)] – 육십령에서 황점마을까지
차가운 비를 맞으며 크고 넉넉한 덕유의 품으로
* 산행지: 육십령(620m)~할미봉(1026.4m)~장수덕유산(1,492m)~남덕유산(1,507m)~월성치
(1,240m)~황점마을(날머리)
* 산행일:
* 산행경로 및 시간: 육십령(
(
(
* 산행거리: 육십령~할미봉(2.2km)~장수덕유산(서봉) 4.8km~남덕유산(1.8km)~월성치(1.4km)~
황점마을(3.8km) <약 14km>
부처님 오신 날, 그런데 절에 가지 않고 홀로 산악회 따라 백두대간 산행을 떠난다. 사실 주말에 시
간 여유가 없는 날이 많아 대간 종주는 언감생심, 가능하지도 않을 텐데 이건 또 무슨 욕심. 더구나 오늘은 비까지 온다는데. 그래도 싱싱한 봄날 덕유의 넉넉한 품에 안기는 그 기분은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육십령 들머리의 등산 안내도>
서상IC(
전북 장수군 경계 표시판 바로 뒤 남덕유산 등로 표시와 산행안내도가 있는 들머리 계단 길을 따라 가파른 길을 오른다. 잠시 급한 길을 오르고 나니 길이 유순해지고 주변엔 철쭉이 피기 시작한다. 은방울꽃은 이제 막 꽃대를 내밀고 있으니 나중 어느 복 있는 사람들이 향기로운 은방울꽃을 감상하게 될까! 할미봉이 가까워지는 걸까, 슬슬 암릉지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육십령에서 25분쯤 지나 이정표(육십령 1.5km, 할미봉 0.7km)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앞에 은은한 연두색 숲에 기암들이 솟은 수려한 할미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정표 봉에서 보는 할미봉>
<이 바위는 무슨 모양이지?>
헬기장을 지나니 조금 후 이정표와 정상석이 있는 할미봉(1026.4m). 덕유산 군의 남쪽에 버티고 있는 할미봉은 사방으로 조망이 좋아 진행 방향의 장수덕유산과 남덕유산이 높이 솟아 있고 남으로는 그 동안 지나온 깃대봉과 그 뒤로 영취산 백운산의 긴 산줄기가 길게 뻗어 있다. 날씨만 좋으면 지리산 천왕봉까지 보일 텐데 날이 흐려서일까 확인이 안 된다.
<할미봉에서 돌아본 길, 가까운 깃대봉 그 뒤로 백운,영취,장안산>
이제 할미봉에서 장수덕유산(서봉)으로 가는 길. 곧 이정표와 대포바위(일명
내려갈 차례를 기다리며 한참 기다리는데 앞에 철쭉꽃 너머로 서봉과 남덕유산의 긴 산줄기들이 은은한 봄빛에 젖어 펼쳐진다. 다음 암봉까지 가는 길은 평탄한 기분 좋은 길. 도중 좌측 나뭇가지 사이로 대포바위 모습이 숨바꼭질 하듯 언뜻언뜻 보인다.
<북으로 가는 방향의 제일 뒤 능선. 왼쪽 장수덕유산, 그 옆으로 남덕유산>
암봉에 올라서니 역시 사방으로 조망이 좋다. 암봉에서 꼭 빳빳이 세운 남근 같이 보이는 대포바위가 눈길을 끌어 사진 몇 장 찍는 새 대부분 다른 일행들은 모두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이런
<지나온 할미봉의 봄빛>
<대포바위>
산죽이 우거진 완만한 길을 가는데 샛노란 노랑제비꽃이 한창이고 앙증맞고 귀여운 구슬붕이가 길 옆에서 미소를 보낸다. 국립공원 지역으로 들어서고 전망 좋은 헬기장을 지난다. 이제는 계속 제법 경사가 있는 길. 고도가 높아서일까 이제서야 진달래가 피기 시작하고 참나무들은 아직 잎도 내밀지 못하고 여린 순만 보인다. 진달래 꽃 사이로 암봉이 가까이 솟아 있고 그 뒤로 수려한 기암기봉과 암릉지대가 보인다. 앞에 장수덕유산으로 향하는 긴 산줄기들을 즐기며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
<구슬봉(붕)이>
<진달래 너머 암봉, 그 뒤로 솟은 장수덕유산>
이제서야 봄이 시작되는 길을 따라 조금 더 가니 암릉지대. 고운 진달래가 한창인 암릉길로 올라서면 약수터 갈림길이 나오고 조금 더 오르면 서봉 일명 장수덕유산(1492m). 정상석과 헬기장. 역시 사방으로 시원하게 트여 긴 산줄기들이 환상적인 풍광을 자아낸다. 동쪽으로 헬기장 너머 남덕유산이 높게 솟아 있고 북으로 덕유의 장엄한 산줄기는 구름에 쌓여 있다. 거기다 사방으로 분홍색 진달래와 조금씩 연두색 빛을 보이는 풍광은 한 폭의 수채화, 그 모습이 너무도 좋아 떠나기가 싫다.
<장수덕유산>
<서봉(장수덕유산) 정상>
<헬기장과 우측 높게 솟은 남덕유산>
서봉에서 조망을 즐기다 이제는 남덕유산으로 향한다. 가파른 길을 내려오니 다시 내리막길이 계속 이어진다. 이런 남덕유산으로 가는 길이 유순한 줄 알았는데 보기보다 만만치 않다. 다시 완만한 길이 이어지더니 다시 오르막길. 이정표(남덕유산 0.1km, 삿갓봉 4.2km)가 있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대간 길은 좌측 길. 대간에서 잠시 비켜 있는 우측 남동방향의 남덕유산으로 향한다.
이제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는 남덕유산, 일기예보가 오늘은 정확히 맞을 모양이다. 전망데크까지 있고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한데 날이 너무 흐려 향적봉 방향으로는 구름만 잔뜩 끼어 있다. 떨어지는 빗방울이 걱정스러워 잠시 주변을 돌아보고 바로 하산. 삼거리를 지나 월성치 방향으로 향한다. 백두 주능선의 우측은 거창군 북상면, 서쪽은 장수군 계북면이라는데 아무래도 빗방울이 걱정스럽다.
<남덕유산 아래 삼거리 이정표>
<남덕유산 정상에서 보는 덕유의 산줄기>
조금 더 내려오니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기 시작한다. 그칠 비로 생각하고 그냥 진행하다 온 몸이 젖어 할 수 없이 우비를 꺼내 입는다. 내려가는 길은 암릉에 돌길 경사가 제법 있는 길 만만치 않은 길이다. 비를 맞으며 묵묵히 걸음을 옮기는데 곧 월성치(1,240m)에 도달. 비가 계속 오고 시간도 늦어 삿갓봉으로 가지 않고 아쉽지만 바로 황점으로 하산하기로 결정한다. 황점까지는 3.8 km인데 내리막길에 유순한 길이나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월성치에서 조금 더 내려오니 작은 샘이 나오는데 비가 그쳐 우비를 벗는다. 물맛이 무척 달다. 그런데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금세 폭우로 변한다. 온 몸이 흠뻑 젖은 채 다시 우비를 꺼내 입고 길을 재촉한다. 차츰 고도를 낮추다 보니 어느새 비에 촉촉히 젖은 나무들이 온통 연둣빛으로 숲이 환하다. 한가지 색상으로도 어찌 이리 아름답고 환상적일 수 있을까? 자연의 경이로움에 온 몸을 적시며 하산하는 발길이 너무도 가볍다. 계곡 위에 걸쳐있는 나무다리를 건너 공터에서 잠시 휴식. 이제 길은 유순해지고 평탄하고 넓은 길. 이제 황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구 매표소를 지나 도로가 나오고 좌측 다리 옆 공터에 도착 산행을 마친다.
<샘 옆 이정표>
<날머리 황점마을의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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