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재에 서니 나도 자유인,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고 싶어라
* 산행지: [백두대간 황악산구간] 우두령에서 괘방령까지
우두령~삼성산(985.3m)~여정봉(1,030m)~황악산(1,111m)~여시골산(620m)~괘방령
* 산행일:
* 산행경로: 우두령(
~
~운수봉(
<산행시간 4시간 48분(중식 및 휴식 포함), 산행거리 13km>
장마철 궂은 날씨인 데다 지난 한 주의 무리한 일정 덕분에 컨디션은 최악. 그런데도 산행 길에 나선다. 평소 가던 산악회 동행. 오늘 가는 길은 여러 번 갔던 추억의 산행 길로 우두령에서 황악산을 지나 괘방령까지 약 13Km의 거리.
<우두령의 소 조형물>
황간IC를 지나 49번 도로를 타다가 상촌삼거리에서 이정표의 구성,지례 방향으로 좌회전(901번 지방도).
<우두령 들머리, 황악산까지 7km>
초입부터 제법 가파른 길. 870봉을 옆으로 지나면서 북동으로 향하던 마루금은 이제 북쪽 방향으로 변한다. 이정표를 보니 바람재까지는 3.6Km, 어느새 우두령에서 1.2Km를 왔다. 이제 길은 완만한 오르내림.
등로 주변에는 일월비비추가 학처럼 길게 고개를 빼고 개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봉우리 하나를 넘으니 억새 초원지대로 삼성산 봉우리가 앞을 가리고 억새 사이 들꽃들이 한창이다. 꽃창포, 큰까치수영, 원추리, 하늘말나리, 참좁쌀풀, 짚신나물까지... 작년 여름 왔을 때는 꽃 종류가 더 많았는데 이번에는 예상보다 적다.
<억새밭>
가파른 길을 오르니 우측으로 살짝 비켜나 있는 삼성산 정상이 보인다. 수풀 속에 삼각점이 살짝 숨어 있고 아무런 표시도 없어 모르고 지나가기 십상이다. 우리와 반대 방향에서 오던 사람 하나가 삼성산을 몰랐던지‘여기에 왜 표지기가 달려 있느냐’고 묻는다. 다시 좌측 등로로 나오니 이정표가 보인다. 이제 바람재까지는 2,500m(우두령 2,300m)
<삼성산 정상>
이제 완만한 길, 시야가 트이면서 앞에 1,030봉(여정봉)이 높게 솟아 있고 그 옆으로 바람재 시설물이 보인다. 여정봉 좌측으로는 황악산 줄기가 안개에 잠겨 환상적인 풍경이다. 곧 우측으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는 전망대. 시원한 바람과 시원한 풍광이 마음까지 시원하게 한다. 이런 풍광과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참좁쌀풀>
<짚신나물>
<하늘말나리>
<여정봉과 좌측 황악산>
미역줄나무 잡목 터널을 지나니 곧 여정봉 안내판이 보인다. 마루금은 표지기가 있는 우측으로 꺾이는 계단 길, 무심코 직진하면 알바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백두대간 훼손지 복원지역' 안내판이 있고 임도로 내려선다. 마루금은 임도 좌측 좁은 길, 숲길을 잠시 걸으면 다시 임도와 합류된다. 다시 임도에 내려서니 건너편에 리본이 보인다.
급한 내리막길을 내려가 억새 터널을 지나면 넓은 초원지대인 바람재,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 온다. 자유로운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나도 걸림 없는 바람이 된다. 이 순간만큼은 나도 자유인.
<여정봉>
<이제 바람재로>
헬기장을 지나 이정표(바람재 정상 0.8km, 형제봉 1.3km) 갈림길에서 형제봉 방향으로 직진, 좌측 길은 영화 ‘집으로’를 촬영했다는 지통마을로 가는 길이다.
안개에 살짝 잠겨 있는 참나무 숲길을 오르니
<형제봉으로, 좌측은 지통마을 가는 길>
<안개숲을 지나 형제봉으로>
이정표가 있는 형제봉(1,040m)을 지나니 주황색 하늘말나리꽃이 계속 등로를 따라 온다. 게다 길은 걷기 좋은 평탄한 오솔길. 환상적인 꽃길, 하늘 정원이다.
곧
그런데 날이 계속 흐리더니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날이 흐려 조망도 안 되고 바로 아래 헬기장 쪽으로 내려선다. 비를 피해 나무 아래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잠시 쉬다가 출발. 조금 걸으니 다행스럽게도 비가 그친다.
<황악산 정상 - 비로봉>
헬기장을 가로질러 직진하면 황악산 주능선을 지나 곤천산으로 가는 길. 우측 내리막길은 직지사 하산로. 곤천산 방향으로 가면 안 된다고 기억해 직지사 방향으로 내려갔더니 잘못 내려가고 있다고 뒤에서 부른다. 나중 보니 양쪽 길이 서로 합류되는데 괜히 헛수고.
헬기장을 가로질러 조금 가니 작은 돌탑이 있고 길은 직지사 하산길과 같이 간다. 계속되는 내리막길. 울창한 활엽수 사이를 빠르게 걷는다. 백운봉은 모르고 지났고 비로봉에서 40분 정도 걸려 익숙한 갈림길 안부에 도착한다. 직진은 괘방령 가는 길, 우측 내리막길은 직지사 방향 하산길.
<헬기장을 가로질러...>
<갈림길 안부 이정표 - 여시골산 방향>
안부에서 쉬면서 감자도 하나 얻어 먹고 출발.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 몇 해전 회사 산악회 창립 시산제를 지냈던 운수봉에 오른다. 넓은 공터 운수봉에는 작은 정상표석이 있고 사방은 울창한 수림에 둘러쌓여 있다. 이제 궤방령까지는 고만고만한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면 된다.
깊은 수직동굴을 지나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렸을까 곧 여시골산에 올라선다. ‘여우가 사는 골짜기 산’이니 이쪽에 여우가 많이 살았나 보다. 전에 왔을 때는
이제 날머리 궤방령은 지척. 완만한 길을 걸으니 이제는 가파른 나무계단 내리막길이다. 계단이 끝나면서 임도를 잠시 만나고 표지기를 따라 우측으로 간다.
다시 울창한 숲을 지나 2차선 도로(906번 지방도)에 내려서니 바로 날머리 궤방령, 궤방령 표석과 유래판이 보인다. 한양과 영남을 잇는 3개의 고개 중 주로 상인들이 이용했고, 이 고개를 지나면 과거에 급제하여 방이 걸린다 해 과거 보러 가는 선비들이 많이 이용했다는 곳.
여기서 오늘 산행 완료. 더운 날의 산행이었지만 이 울창한 숲길을 마음껏 걸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었던 날.
<계단길을 지나 임도에 내려서고>
<괘방령 날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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