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정맥 산행/백두대간 산행

[국수봉구간] 추풍령에서 큰재까지(금산, 무좌골산, 용문산, 국수봉)

카페인1112 2010. 8. 9. 22:00

    [백두대간 국수봉구간]

     추풍령에서 큰재까지 삼복 무더위에 고행의 산길.

 

* 산행지: 금산(384m), 무좌골산(474m), 용문산,맷돌봉(708m), 수봉(795m)

* 산행일: 2,010년 8월 8일(일), 흐림

* 산행경로 및 시간: 추풍령(10:06)~금산(10:22)~사기점고개(11:44)~포장도로(12:11)

  ~작점고개(12:44~13:04)~무좌골산(13:22)~갈현고개(13:37)~용문산 맷돌봉(15:00)

  ~기도원갈림길 (3:31)~국수봉(16:13:16:18)~683.5m(16:37)~큰재(17:15)

    <산행시간 7시간 9(중식 및 휴식 포함)>

* 산행거리: 추풍령~5.2km~사기점고개~2.7km~작점고개~4.1km~용문산~2.3km~국수봉~3.0m

            ~큰재, 17.3km

 

<추풍령 고갯마루의 추풍령비> 

 

추풍령IC를 통과 10 조금 지나 오늘 산행 출발지점인 추풍령에 도착한다. 직지사에 머물던 사명대사가 이곳을 지날 때 가을바람처럼 시원한 바람이 불어 추풍령이라 했다는데(실제로는 고려 때부터 秋風驛이 있었다고 한다) 오늘은 그냥 푹푹 찌는 무더운 날씨.

 

추풍령은 해발고도 221m로 백두대간에서 가장 낮은 고개, 남상규의 그 유명한 노래 가사처럼 구름도 자고 가는, 바람도 쉬어 가는”거칠고 높은 고개는 아니다. 그래서 청화산인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영동은 속리산과 덕유산 사이에 있고, 그 동쪽에 추풍령이 있는데 덕유산에서 나온 맥이 지나가면서 정기를 멈춘 곳이다. 비록 고개라 부르지만 실상은 평지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덕분에 교통의 요지가 될 수 있었던 것.

 

       <금산 들머리 이정표>

 

고갯마루의 추풍령비 건너편 카리브모텔 옆에 '백두대간 금산 등산안내도'가 보인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시멘트 포장도를 잠시 따르니 노란 달맞이꽃 사이로 이정표(금산 0.6km, 추풍령공원 0.3Km)가 있는 금산 들머리. 등산안내도 좌측 풀섶 사이 축축한 계단 길이 보인다. 여기서 작점고개까지는 작년 여름 무더운 날에 이미 걸었던 곳. 그런데 작년보다 풀이 더 무성하게 자라 등로를 가린다.

 

       <이제 금산 가파른 길로>

 

소나무 숲 가파른 길을 오르니 이정표(금산 0.2Km, 사기점고개 4.0km)가 있고 바로 위가 금산 정상. 일제시대 때부터 채석장 채취로 금산 북사면은 이미 사라지고 마루금도 훼손된 곳. 비록 대책 없는 보존 지상론자들의 의견에 찬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민족과 영욕을 함께 하고 살아 있는 생명체와도 같은 대간 마루금만큼은 보존할 수 없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금산 정상 아래 이정표>

 

잠시 평탄한 길이 이어지다 502봉 가파른 오름 길이 시작된다. 502봉을 지나니 참나무 숲에 부드러운 그늘사초가 자라는 순한 능선 길. 우측에 절이 있는지 염불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해주오씨 묘를 지나 480m봉에서 좌측 가파른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지나면서 잠시 우측으로 시야가 트이고 정상 부분에 시설물이 있는 난함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잠시 평탄한 길을 걸으니 임도가 있는 사기점고개. 고개 남쪽에 김천시 봉산면 사기점리가 있는데 옛날 사기를 구워 팔던 마을이라고 한다.

 

       <그늘사초가 자라는 순한 길을 가고>

 

       <임도를 만나는 사기점고개로 내려서고>

 

임도 좌측으로 표지기가 보이는데 곧 다시 임도로 내려서게 된다. 임도를 따라 오르니 우측에 표지기가 보인다. 다시 숲으로 향하는 길,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산행 출발 전에 오늘 코스는 오르내림이 별로 없는 쉬운 코스라고 소개 받았는데 내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인지 분명 쉬운 코스는 아니다.

 

       <작점고개로 내려가면서 사위질빵, 등골나물, 패랭이꽃>

 

 

 

곧 중계소로 연결되는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오고 길 건너편에 표지기가 보인다. 잠시 숲으로 들었다가 다시 포장도로에 내려서고 포장도로를 따르다 성애병원이 보일 때쯤 좌측 임도로 연결된다. 임도를 잠시 걷다 우측으로 열리는 산길을 걸으면 바로 작점고개.

이 길은 작년에 이미 걸었던 길이고 땀으로 온통 젖어 작점고개 부근 계곡에서 좀 씻고 갈 생각으로 그냥 포장도를 따라 내려온다. 그런데 작년에 알탕을 했던 계곡 주변엔 풀이 너무 무성해 포기하고 정자가 있는 작점고개로 올라간다.

 

작점고개는 능치쉼터 정자와 표석이 있는 곳. 이곳을 충청도 영동 사람은 여덟마지기 고개, 김천 사람들은 성황뎅이고개라 불렀다고 한다. 산악회에서 준비한 냉커피와 수박 한 쪽을 먹고 나니 좀 살 것 같다. 평소 냉커피는 거의 마시지 않는데 커피가 이렇게 달콤할 수도 있는 걸까? 일행들을 기다리며 한참 휴식.

 

        <작점고개>

 

이제 백두대간 안내도 뒤로 나 있는 계단 길을 올라 무좌골산을 오른다. 길은 잠시 완만하다가 가파른 길로 변한다. 곧 삼각점이 있는 474, 무좌골산에 올라선다. 잠시 순한 길로 진행하다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니 길은 우측으로 휘어 간다. 사거리 안부를 지나는데 나무에 갈현고개 표지판(둘산악회)이 붙어 있다. 조금 더 올라 점심을 먹는데 물배를 채워서일까 밥맛이 하나도 없다.

 

       <무좌골산>

 

 

       

기도터 움막을 지나 잠시 순한 길을 지나니 다시 가파른 오르막, 대신 가을바람 같은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암릉지대를 지나 687봉에서 우측 평탄한 길로 진행. 다시 가파른 길을 오르니 애절한 며느리밥풀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고 넓은 헬기장이 나온다. 바로 정상석과 삼각점이 있는 용문산 정상(일명 맷돌봉). 사방으로 나무들이 자라 시야를 가려 조망도 안 되고 바로 국수봉으로 출발한다. 이정표를 보니 국수봉까지는 2,310m 거리.

 

        <기도터>

 

 

        <참배암차즈기 - 그런데 색감이 좋지 않다>

 

       <며느리밥풀꽃>

 

 

 

산 아래 기도원 설교 소리가 계속 들리는데 높은 톤과 심한 억양이 마치 시골장터 약장수 약 파는 소리 같아 피식 웃음이 나온다. 하긴 신앙을 가진 사람에게는 저 소리가 구원의 목소리로 들릴 게다. 관계가 있느냐 여부에 따라 대상을 보는 눈은 그렇게 달라지는 것.

가파른 통나무 계단 길을 한참 내려가니 이정표와 벤치가 있는 용문산기도원 갈림길 안부. 용문산기도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기도원이라는 곳. 오늘은 염불소리와 설교 소리를 꽤나 듣고 간다. 노란 짚신나물을 보면서 쉬고 있는데 최후미는 아직 용문산도 도착하지 못했다고 한다. 덕분에 후미인 나까지 널널하게 쉬다 간다. 그런데 언제부터 내가 후미가 됐지?

 

일행 중 한 사람이 여기서 국수봉까지 계속 가파른 길이라고 알려 준다. 아니 국수봉까지 1,210m나 되는데 계속 가파른 길? 진행 방향을 보니 국수봉 가는 길이 실제 가파르게 보인다. 날은 무덥고 벌써 체력은 바닥인데, 심히 걱정스럽다.

 

       <여기에서 길은 우측으로>

 

       <가파른 계단 길이 계속되고>

 

       <갈림길 안부>

 

 

 

안부에서 가파른 길을 15분 정도 오르니 등로는 좌측으로 향한다. 이정표는 국수봉 0.65km, 30분으로 표시되어 있다. 우측 용문사 방향이 상주와 김천시 경계 능선이 아닐까 짐작된다. 잠시 내리막길을 지나 다행스럽게도 순한 길이 이어지는데 주변에는 노란 원추리와 흰여로가 계속 피어 있다. 온통 녹색으로 덮인 숲에서 노란 원추리는 성장한 귀부인 모습처럼 뿌리치기 힘든 요염한 유혹이다. 무더위 속에서도 잠시 행복한 꽃길을 간다.

 

       <능선 분기점 이정표 - 국수봉은 좌측 내리막길>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니 오늘 산행에서 가장 고도가 높고 충북과 경북의 경계가 되는 국수봉에 도착한다. 국수봉 높이를 이정표는 795m, 정상석 763m로 표시해 놓았는데 어느 것이 맞는 걸까?  국수봉(掬水峰) ‘(움킬 국)은 두 손으로 움켜 쥔다는 뜻이니 물을 움켜 쥔다는 의미. 국수봉은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 되니 물을 움켜 쥐어 양쪽 강으로 보낸다는 뜻일까?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한 곳, 남쪽으로 오늘 지나온 금산과 용문산 마루금이 그 너머로 눌의산이 보인다. 북으로 마을 우측에 앞으로 갈 산줄기들이 뻗어 있다. 좌측 가파른 내리막길이 큰재 방향. 이제 영동,김천 땅과 이별하고 너른 상주 벌판으로 나아간다. 이정표를 보니 큰재까지는 3.0km, 1시간20분 거리.

 

             <국수봉 정상 이정표>

 

 

       <지나온 마루금, 오늘 걸은 용문산과 금산 절개지 그 뒤로 눌의산>

 

       <앞으로 걸을 길, 마을 우측이 마루금>

 

가파른 통나무 계단 길을 지나 다시 오르막길을 올라서니 헬기장을 조성하려 한다는 683.6, 수풀 속에 삼각점이 보인다. 이제부터는 가파른 내리막길, 경사가 급하니 반대 방향에서 오를 경우 꽤나 진을 빼는 길이 되겠다.

 

걷기 지루한 길을 한참 내려가니 이정목이 있는 큰재(320m). 이제부터는 분수령 좌우 모두 상주 땅이다. 대간 능선이 대부분 도계나 군계가 되는데 이곳은 상주시 면계가 된다. 그만큼 마루금 기운이 약해진 것.

 

미역냉국에 밥 한 그릇 말아먹고 후미를 기다려 귀경 길, 더운 날 고행의 산행을 마친다. 돌아오는 길, 검은 하늘에 무지개가 솟는 신비로운 모습을 처음으로 구경한다.

 

 

 

       <큰재 이정표>

 

       <강아지풀이 무성한 여름 들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