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의 산행
* 산행지: 추월산(731m)
* 산행일:
* 산행코스 및 시간: 주차장(
* 가는 길: 광화문(
입사 20년 만에 처음으로 회사 산악회 산행 동참. 그런데 태풍 예보 덕분일까 참석자가17명의 단출한 인원이다.
넓은 등산로 주변은 소나무가 울창하고 매미소리가 요란하다. 10분만에 갈림길, 좌측이 하산 시 이용할 2등산로, 우측으로 진행한다. 등산로 초입은 완만한 길, 그러나 숲은 습기를 잔뜩 머금고 있어 꽤나 많은 땀을 흘릴 것 같은 예감이다. 진초록 무성한 숲, 금세 진초록 숲의 무성한 기운이 온 몸을 감싸는 기분이다. 숲의 냄새와 짙은 색에 온 몸이 숲과 하나가 되고 그대로 자연이 되는 행복감에 잠시 전율한다.
보리암 중창 공덕비를 지나니 점점 가파른 길로 바뀌고 땀이 비 오듯 흐른다. 거기다 갑자기 튀어 나온 두꺼비 녀석 때문에 감짝 놀랐다. 그런데 어떻게 하다 보니 선두가 되어 버렸다. 쇠 계단 길을 오르며 뒤를 돌아 보니 수려한 담양호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 온다. 시원한 조망. 바람은 없지만 그래도 눈은 시원하다. 암벽으로 올라 보니 보이는 조망이 더욱 시원하다. 잠시 조망을 즐기다가 조금 올라가니 곧 보리암 갈림길. 좌측으로 보리암 100m, 우측 길은 정상 500m. 정상은 아마 보리암 정상이라는 뜻일 게다.
보리암은 보조국사 지눌이 암벽 위에 지은 암자. 쇠매를 날려 머문 자리에 지었다는 보리암은 꼭 한번 들러보고 싶었던 곳. 마당에서 보는 풍광도 기막힌 절경이다. 구름에 잠긴 산봉우리와 담양호의 모습은 말 그대로 한 폭의 동양화. 오래도록 마음 속에 남을 아름다운 풍경이다.
보리암의 아름다운 풍광을 마음에 가득 담고 출발. 다른 사람들이 보리암에 오지 않은 것을 보면 앞질러 올라 갔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급하게 서두르며 올라가다 보니 동료 이차장이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같이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휴식. 곧 다른 이차장이 올라와 막걸리를 꺼낸다. 10여분 휴식하고 다시 된비알을 오른다.
그런데 슬슬 몇 방울 내리던 비가 점점 굵어지기 시작한다. 오후부터 비가 온다더니 정확하게 예보가 맞아 떨어진다. 우비 준비도 안됐는데 걱정. 보리암 정상(691m)에 도착하니 비는 폭우로 변해 이젠 시원하게 느껴진다. 보리암 정상에서 우리가 올라온 1등산로는 1.3Km, 2등산로는 1.6 Km, 추월산 정상이 있는 3등산로는 1.2Km.
정상 방향은 우측 길, 앞쪽으로는 2등산로가 있다. 10여분 휴식을 취한 후 빗속을 뚫고 정상으로 향했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의 반복. 울창한 싸리나무와 산죽나무가 비에 젖어 터널을 만들고 바위채송화 까치수영 같은 야생화가 여기저기 보인다. 비가 조금씩 그치면서 산은 점차 안개로 뿌옇게 덮여 그윽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마디로 변화무쌍
점심을 먹고
한참 내려오다 보니 빗줄기가 조금씩 가늘어지기 시작하고 기암기석들과 작은 폭포 물줄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다시 폭우, 주변 음식점에서 후미를 기다리며 마시는 동동주 맛이란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6시경 서울로 출발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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