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 무더위 속에 걷는 길
- 지기재에서 화령재까지
* 산행지: [백두대간 윤지미산 구간] 지기재(260m)~신의터재~무지개산(441.4m)~윤지
미산(538m)~화령재(320m)
* 산행일:
* 산행코스 및 시간: 지기재(
산 갈림길(
임도(
* 산행거리: 지기재~4.6km~신의터재~0.9km~329봉~3.4km~무지개산갈림길~3.5km~
윤지미산 ~3.5km~화령재, 총 15.9Km (무지개산 왕복 0.4km 별도)
* 가는 길: 경부 청원분기점~청원상주간 고속도 화서IC(
25 번 도로~황간화동 방향 4번도로 좌회전~49번 지방도 영동황간 방향 우회전~모서
면삼보사거리에서 901번 지방도 상주방향
꼭 한달만에 떠나는 백두대간 산행 길. 아침 집을 떠나는데 화단에 애기 주먹만한 무른 감이 떨어져 뒹군다. 주전부리가 귀했던 어린 시절 늦여름 풀밭에 떨어진 작은 감도 큰 즐거움이었는데 세월이 흐른 지금은 왜 그리 욕심이 많아진 걸까?
평소 가던 산악회 버스에 올라보니 날씨 탓일까, 빈 자리가 많다. 오늘 구간은 지기재에서 윤지미산을 지나 화령재까지 가는 15.9Km 거리. 추풍령에서 화령재까지의 중화지구대 마지막 구간이다. 대간이 숨을 고르는 고도가 낮은 곳으로 오늘 최고 봉인 윤지미산도 해발 538m에 불과하다.
화서IC를 나와 좌회전 25번 도로를 가다 황간화동 방향으로 다시 4번도로 좌회전. 모서면 삼보사거리에서 상주 방향으로 좌회전해 901번 지방도를 타고 오늘 들머리인 지기재로 향한다. 해발 260m의 지기재에는 낙동강과 금강 분수령 안내판이 있고, 버스 정류장(석산)에 모서면 백두대간 안내도가 보인다.
<지기재>
<지기재(석산) 버스 시간표>
‘백두대간 안내도’ 좌측 금은골 마을로 가는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산행 출발. 주변 사과나무 과수원에는 아직 파란 사과가 잔뜩 매달려 가을을 기다린다. 포장 길을 잠시 걸으니 백두대간 이정표가 나오고 우측 임도를 따라 오른다.
비에 젖어 질척질척한 임도를 오르니 곧 숲으로 들어선다. 아마 금은골 뒷산일 것. 뒷동산 같은 산길을 5분 정도 걸으니 앞에 논밭이 펼쳐지고 다시 시멘트 포장 임도에 내려선다. 한 마디로 비산비야(非山非野), 백두대간 마루금이라지만 고도가 낮으니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
<시멘트 도로 따라 지기재 출발>
<다시 임도에 내려서 우측 방향으로 진행>
시멘트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잠시 걸으니 다시 백두대간 이정표가 보인다. 잠시 우측 임도를 따르다 계단을 올라 다시 숲으로 들어선다. 넓은 바위지대를 지나 잠시 걸으니 시야가 트이면서 길은 포도밭 옆길로 이어진다. 포도밭 포도는 언제 익으려는지 아직 초록색. 다시 숲길로 들어서고, 주목나무 식재 봉우리를 내려서 철탑을 지나니 신의터재 표석이 보인다. 지기재에서 신의터재까지 꼭 한 시간 소요.
<슬랩지대를 잠시 지나고>
<마루금은 포도밭 옆길을 지난다>
신의터재는 상주시 화동면과 내서면을 잇는 2차선 도로가 지나는 해발 280m의 고갯마루. 커다란 백두대간 신의터재 표석과 안내판이 보인다.
안내문을 보니 신의터재는 “임란 이전에는
<신의터재 작은 공원>
길 건너 이정표를 보니 화령재까지 11.9km, 4시간 10분. 지기재까지 4.6km(1시간 30분)이니 신의터재 이정표 기준으로 오늘 대간 거리는 16.5km 인 것.
도로를 따라 오르니 곧 길은 우측 숲으로 접어 든다. 주변 풍경은 활엽수가 울창한 뒷동산 풍경. 등로 주변 분홍색 꽃며느리밥풀꽃과 보라색 잔대가 드문드문 보이는데 눈을 맞출 새도 없이 후미로 뒤처질까봐 그냥 진행. 요즘 발이 느리다보니 그냥 따라가기에도 바쁘다. 내 페이스대로 여유 있게 갈 수 없는 산악회 종주산행의 어려움이 바로 이런 것.
작은 삼각점이 있는 329봉을 지나니 길은 좌측 방향으로 휘어 간다. 잠시 내리막길을 지나 다시 완만한 오르내림. 오늘은 걷는 길이 계속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신의터재에서 이제 윤지미산으로>
<곧 우측 방향 숲으로 들어선다>
<329m봉일까?>
길은 다시 숲으로 접어들어 가파른 길을 오르니 다시 내리막 길이 나오고 시야가 잠시 트이는 풀이 무성한 지점을 지난다. 다시 임도로 연결되는데 우측 길은 묘지로 가는 길인 것 같고 좌측 으로 감나무 밭 옆을 지난다. 그리곤 다시 계속되는 오르내림,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서.
<임도를 만나 좌측으로. 감나무 밭을 지난다>
한참을 오르내리니 안내표지판이 있는 무지개산 갈림길. 대간에서 살짝 벗어나 잇는 무지개산은 0.2km의 거리. 거리가 멀지 않고 이쁜 이름이 맘에 들어 무지개산을 다녀오기로 한다. 뒤에 바로 따라오던 한 사람은 마루금에 있지 않다고 그냥 통과. 하지만 "여길 언제 다시 와볼까"하는 생각에 안내판 뒤 작은 길로 올라선다.
바로 앞에 보이는 봉우리는 사면으로 지나고 능선을 따라 오르니 잡목에 둘러 쌓여 있는 무지개산 정상. 삼각점이 있고 정상 표지판이 나무에 달려 있다. 사진 한 장 찍고 그대로 하산.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주저앉아 쉬다가 출발.
<무지개산 갈림길>
<무지개산 정상>
<무지개산 갈림길에서 윤지미산 방향으로>
특색 없는 길이 계속된다. 잠시 완만한 길을 가다 경사가 급한 길을 올라 봉우리에 올라서면 다시 잠시 내리막길. 다시 완만한 길을 가다 다시 오르막, 고도가 높지는 않으나 계속되는 오르내림으로 더운 여름 날 결코 걷기 쉬운 길은 아니다. 게다 나무가 울창해 주변 조망도 전혀 안되고 그렇다고 수려한 경관이 있는 것도 아니다.
계속 특색 없는 비슷한 길을 가려니 지루하기 그지 없다. 대간이 아니라면 굳이 걷고 싶지 않은 길. 남진하는 다른 산악회 일행들이 단체로 내려오는데 우리 일행들과는 달리 서두르는 기색이 없고 단체로 몰려 다닌다. 가파른 나무 계단 오르막을 오르니 다시 평탄한 길. 몸은 슬슬 지쳐가는데 계속 오르내리기만 하고 윤지미산은 아직 멀었다.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안부로 내려서는데 앞에 나뭇가지 사이로 윤지미산 정상부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도 한참을 오르내려야 정상. 앞뒤 일행들과 간격이 꽤 벌어졌는지 그저 적막한 숲. 가파른 길을 오르니 오늘 산행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윤지미산 정상.
넓은 공터가 있는 정상(538m)에는 돌무더기 위에 작은 정상 표석이 있고 그 옆에 정상 안내판이 보인다. 그런데 이름이 참 특이하다, 배우 이름 같기도 하고. 하지만 윤지미산 유래는 대학의 윤집걸중(允執乞中)이라는 말에서 나온 '세상을 두루 다 안다, 인생 전반에 대해 다 알고 있다'는 현학적인 의미라고 한다.
돌에 걸터앉아 늦은 점심을 먹고 잠시 쉬는데 독한 늦여름 숲 모기들이 사정 없이 침을 찔러 댄다. 가렵지만 않으면 참을 수도 있는데 그냥 있기는 불가능.
이제 화령재로 가는 길. 정상 안내판에는 화령재까지 2.9km (1시간), 거리는 짧지만 몇 번의 오르내림을 반복해야 하는 것. 좌측(서쪽)으로 내려서니 로프가 매인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그리곤 잠시 평탄한 길. 고사리가 잔뜩 자란 묘지를 지나니 서서히 오름 길로 바뀌고 봉우리를 내려서니 길은 다시 평탄하게 이어진다. 그리곤 좌측에 인삼 밭이 넓게 펼쳐진 임도로 내려선다. 임도 이정표는 화령재까지 1.7km, 35분 거리.
<임도에서 우측으로>
임도 우측으로 조금 가니 마루금은 다시 숲으로 향하고 다시 풀이 무성한 임도로 내려선다. 참취가 흰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물봉선 꽃이 한창인 임도를 따르다 다시 우측 숲으로 들어서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를 지난다. 길은 잡목들이 무성해 길을 뚫고 가야 할 정도. 청원상주간 고속도로가 가까워져 차량 소음이 크게 울린다.
<참취와 물봉선>
<다시 숲으로>
관목 숲을 헤치고 나오니 좌측으로 시야가 트여 청원상주간 고속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그러니 지금 고속도로 터널 위를 지나고 있는 것.
다시 무성한 잡목 사이를 지나니 오름 길, 372봉을 지나 다시 내리막길을 내려오니 상주 화서면과 내서면을 잇는 25번 국도(좌측이 청주보은 방향)가 지나는 화령재. 5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 무더운 날의 산행 완료.
<화령재 날머리>
도로에 내려서니 낙동강 금강 분수령 안내판과 백두대간 안내판이 보인다. 길 건너에는 커다란 화령재 표석과 우측에 정자. 화령재는 인근 화서면에 옛 화령현이 있었고 그 이름을 따 화령재라 했다 한다. 이제부터는 속리산 구간이 되는 건가?
<표석 좌측에 다음 구간(봉황산 구간) 들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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