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천왕봉구간] 문장대에서 갈령삼거리까지
- 산(山은 속(俗)을 떠나지 않는데, 속은 산을 떠나네.
* 산행지: 화북~문장대~천왕봉(1,058m)~형제봉(828m)갈령삼거리~갈령
* 산행일: 2,010년 10월 17일 (일), 약간 흐림
* 산행코스및시간: 화북매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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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장(
* 산행거리: 도상거리 16.2km (접속 4.9km 포함)
꼭 한달 만에 떠나는 백두대간 산행 길. 오늘은 화북매표소에서 출발 문장대에서 천왕봉,
형제봉을 지나 갈령까지 16.2km를 걷는다. 수려한 바위 불꽃 속리산 주능선을 이제 막 시작하는 고운 가을 빛과 함께 걷게 된다.
속리산이야 중학교 때 수학여행을 시작으로(그 때 문장대 아래는 상가들로 복잡했는데 그동안 많이 변했다) 그동안 여러 번 다녀갔던 곳. 하지만 산은 매번 만날 때마다 느낌이 다르고 새롭기 마련. 오늘 속리산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설레임으로 떠나는 길.
속리산은 신라 진표율사가 이 산에 왔을 때 밭을 갈던 소들이 스님에게 무릎을 꿇고 경배하는 모습을 본 농부들이 감동하여 스님을 따라 세속을 떠났다 하여 속리산(俗離山). 8개의 이름, 8개의 봉, 8대, 8석문으로 대표되는 8자와 인연이 깊고 8은 불교의 8정도를(八正道)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러니 오늘은 바른 길을 걷는 것인가? 더구나
산악회 버스는 증평IC를 통과 괴산 송면을 지나 오늘 들머리인 속리산국립공원 화북매표소
에
매표소를 지나 도로를 따라 잠시 오르니 좌측에 이정표(문장대 3.8km)가 있고 숲으로 열리는 등로가 보인다. 숲은 이제 막 가을 빛으로 변하는 시점, 어느새 가을이 이만큼 왔던가? 계절은 어김없이 바뀌고 세월은 빠르게 흘러간다
<화북매표소 지나 들머리 이정표>
탐방지원센터(문장대 3.3km)를 지나 오송폭포 갈림길, 나무다리를 건너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단체 산행객들이 너무 많아 저절로 여유 있는 걸음이 된다. 어린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오르는데 표정들이 제각각이다. 힘들어 우는 아이부터 신나서 천방지축 날뛰는 아이들까지. 산행 자체가 즐겁게 느껴지기는 어려운 나이이고, 성격 차이겠지.
서둘러 뛰어 오르는 아이에게 말을 건넨다. “뛰면 지쳐서 금방 쉬게 되어 더 못 간단다. 천천히 오르면 더 빨리 갈 수 있어” 삶도 그렇겠지.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알면서도 그리 살게 되는걸. 그래서 인간이고 이승이 사바세계인가.
<오송폭포 갈림길을 지나>
점점 가파른 길로 변하고 주변 숲은 더 고운 빛이다. 전망바위(이정표 문장대 1.0km, 공원사무소 2.3km)를 지나 고운 가을 빛을 보면서 문장대 아래 안부에 도착. 우측 문장대는 뽀얀 구름에 싸여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버스 안 지침대로, 문장대는 다음 구간 산행 몫으로 미루고 그냥 좌측 천왕봉(3.2km)으로 향한다. 화려한 바위 꽃 속리 주능선으로.
<문장대 아래 안부에서 천왕봉으로>
축축한 산길, 주변 기암괴석과 달리 능선 길은 대부분 걷기 좋은 흙길. 이따금 만나는 암릉이 오히려 반갑다. 푸른 산죽밭과 곱게 단풍으로 수 놓아진 가을 숲에 시원한 가을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온다.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하는 가을이 부르는 노래.
<신선대에서 보는 청법대 조망>
<신선대 휴게소에서 막걸리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신선대에서 구름에 쌓인 청법대, 화려한 바위 불꽃을 돌아보고 출발. 2~3분 지나 조선 중기
고운 단풍나무 사이를 걸어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비로봉(1,032m), 뒤로 입석대의 기암들이 보인다.
<경업대 갈림길 이정표>
<비로봉에서 보는 입석대>
<고릴라바위 앞을 지난다>
<선바위 뒤로 천왕봉이>
산죽 밭을 지나 천왕석문을 지난다. 가파른 길을 오르니 조망이 좋은 장각동 갈림길 헬기장. 이제 천왕봉은 지척(0.3km)이다. 오늘 걸은 속리 주능선과 관음봉에서 묘봉으로 이어지는 속리 서북능선, 우측으로 화북방향의 청화산도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이제 산죽 사이를 잠시 걸으면 속리산 주봉인 천왕봉(1,058m).
<천왕석문>
<헬기장에서 보는 지나온 길 - 좌측이 관음봉>
<오늘 산행 같이 한 고마운 친구>
<천왕봉을 올려보고>
천왕봉은 일제 강점기 천황봉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다시 제 이름을 찾은 것. 이곳에서 13정맥의 하나인 한남금북 정맥이 분기된다. 천왕봉 암봉에 올라서니 역시 사방으로 트이는 조망이 일품이다. 지나온 속리 주능선, 문장대 너머로는 바위 봉 관음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남으로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대간 길, 그 우측 구병산은 구름에 싸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형제봉 좌측 갈령이 오늘 날머리. 정상에서 잠시 내려와 자리를 잡고 늦은 점심, 한참 여유를 부린다.
<천왕봉에서 보는 속리 주능선 - 중간쯤이 문장대>
<문장대와 관음봉을 땡겨 보고>
<오늘 걷는 마루금, 좌측 가운데가 형제봉>
이제부터 걷는 길은 속리 주능선의 화려한 풍광과 대비되는 조금은 지루한 길이 되리라. 그래도 시원한 숲 바람과 은은하게 물들어 가는 가을 빛이 그 지루함을 달래 주겠지. 푸른 산죽 밭 사이를 내려와 형제봉으로 향한다.
오르락 내리락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렸을까 편안한 능선 길이 이어진다. 길가 붉은 가는잎 향유와 조금씩 시들어 가는 깔끔한 산구절초가 발길을 잡는다. 그리곤 다시 가파른 길. 앞서 가던 종민이가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길래 물어 보니 살모사 한 마리가 등로에 나와 있다가 도망을 갔단다. 그놈 동료가 있으면 잡겠다고…
<가는 잎 향유와 산구절초>
대목리사거리를 지나 가파른 길을 오르니 묵묘가 있는 703봉. 잠시 칼날바위 같은 암릉을 지나 639봉에 올라서고 가파른 길을 내려오니 피앗재, 우측으로는 만수동 하산로. 그런데 피앗재는 무슨 뜻일까 궁금하다.
이정표는 천왕봉 5.8km, 형제봉 1.6km. 그런데 피앗재산장 안내판을 보니 형제봉까지 40분 소요로 되어 있으니 꽤나 가파른 오르내림이 이어질 것 같다.
<피앗재 - 무슨 뜻일지?>
가파른 길을 올라서니 봉우리를 하나를 좌측으로 우회하게 되어 있고 앞에 형제봉이 보인다. 사실 이 봉우리가 형제봉인 줄 알고 가파른 길을 올라왔는데 역시 '아니올시다'였다.
다시 가파른 길을 올라 형제봉 아래 도착. 암봉을 기어오르니 이곳 역시 사방으로 트이는 조망이 일품이다. 오늘은 수려한 풍광과 시원한 조망의 일품 산행지, 다시 걷고 싶은 길이다. 지난 번 걸었던 상주구간 중화지구대의 지루한 길과는 완전 다른 길. 오늘 걸어온 천왕봉과 그 뒤 속리 주능선을 바라보며 바위 위에서 한참 쉬다 간다.
<지나온 길 - 뒤로 천왕봉과 속리 주능선이 모습을>
형제봉에서 내려와 좌측 급경사 내리막길로 진행. 속리 주능선부터 충북과 경북의 도계가 되었던 마루금은 이제부터 좌우 모두 경북 지역이 된다. 20분 정도 걸으니 이정표와 쉼터가 있는 갈령삼거리. 이제 날머리인 갈령까지는 1.3km 거리이고, 삼거리에서 우측 길이 봉황산으로 가는 길.
갈령삼거리에서 한참 쉬다가 좌측의 편한 등로를 따른다, 곧 가파른 암봉을 지나 완만한 길을 내려가다 암릉지대 갈림길에서 좌측 길을 택해 내려간다. 지난 번에는 우측 길을 따라 계곡 옆으로 갔었는데 답답한 길, 오늘 가는 길이 풍광이 더 좋다.
헬기장을 지나니 곧 날머리인 갈령. 고운
<형제봉을 옆에 두고 하산 길>
<갈령삼거리>
道不遠人 人遠道(도불원인 인원도)
山非離俗 俗離山(산비리속 속리산)
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데
사람이 도를 멀리하고,
산은 속(사람)을 떠나지 않는데
속은 산을 떠나는구나.
<고운 최치원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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