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봉황산 구간] 화령재에서 갈령까지
- 벌써 스산한 가을 바람이 부는가?
* 산행지: 화령재(320m)~봉황산(740.8m)~갈령삼거리~갈령(443m)
* 산행일:
* 산행코스 및 시간: 화령재(
(
삼거리(
<총 산행시간 5시간 6분(휴식 등 포함)>
* 산행거리: 화령재~4.5km~봉황산~3.6km~비재~3.6km~갈령 삼거리~1.3km~갈령
<총 13km (대간 11.7km 접속 1.3km)>
백두대간 산행 떠나는 길, 가까운 친구와 동행이다. 오늘은 화령재에서 봉황산을 지나 갈령삼거리까지 가는 코스, 상주구간을 마무리하고 속리산 구간으로 접어드는 구간이다. 고도는 낮으나 오르내림이 심하고 군데군데 암릉구간까지 있어 만만치 않은 길. 화령재에서 갈령삼거리까지 마루금 11.7km, 갈령삼거리에서 갈령까지 접속구간 1.3km 총 13km를 걷게 된다.
<비재의 백두대간 안내도>
연휴 직전이라 길이 밀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화서IC를 통과해 오늘 들머리인 화령재에 도착한다. 화령재는 상주와 보은을 잇는 25번 국도가 지나는 고갯마루로 한국전쟁 당시에도 ‘화령장 전투’라 불리는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곳. 당시 파죽지세로 남진하던 인민군 3사단을 매복작전으로 격파한 17연대 덕분에 국군은 낙동강 방어선을 정비할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고 17연대 전 장병은 1계급씩 특진했다고 한다.
<들머리로>
커다란 표석이 있는 화령재에서 바로 출발하지 않고 25번 국도와 지방도가 만나는 삼거리에서 북쪽 방향 농가 좌측에 열리는 등로를 따른다. 300m 정도의 포장도로를 생략한 것. 잔뜩 우거진 풀섶을 들어서니 숲으로 들어서는 초입에 백두대간 안내도가 보인다. 길은 소나무와 잡목이 우거진 걷기 적당한 완만한 오르막길. 곧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580m봉까지 이어지는 가파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백두대간 안내판이 있는 숲으로 들어선다>
가파른 길을 오르니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580m봉. 북쪽으로 속리산 줄기가 모습을 드러내고 대궐터산이 가깝게 다가온다. 대궐터산은 이곳 상주를 기반으로 후백제를 세운 견훤과 연관된 곳일 게다. 잠시 조망을 즐기다 보니 일행들은 벌써 저만큼 가버렸다. 대간 종주 산악회라 대부분 발들이 빠르고 여유 있게 산행을 즐기는 스타일은 아니다. 사실 이런 산행은 내 스타일이 아닌데 어찌 대간 길에 나섰을꼬? 잠시 내리막 길을 걸으니 앞에 봉황산이 높게 보인다. 이제는 가파른 오름길.
<가파른 길을 올라 580m봉>
<북으로 대궐터산과 그 뒤로 속리산 연봉들이 살짝>
오르막 길을 30분 정도 오르니 백두대간 안내도와 삼각점이 있는 봉황산(상주시 화남면, 740.8m). 안내도를 보니 “봉황산은 1,300여 년 전 봉황새가 날아 들어 30년을 살았다는 전설이 있으며 정상이 봉황 머리를 빼어 올리고 양 날개를 펼친 봉황과 같다 하여 봉황산이라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리고 백두대간은 총 길이 1,400km, 남한 구간 684km”로 표기되어 있다. 이곳도 조망이 시원하게 트여 사방으로 뻗은 산줄기가 후련하다. 동쪽으로 초소봉과 그 옆 윤지미산이, 북으로는 대궐터산과 속리산 줄기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봉황산에서 잠시 쉬다가 가파른 내리막 길을 지나 비재로 향한다. 5분쯤 걸으니 급경사 위험지역 표지판이 보이고 좌측 로프가 있는 급경사 길로 내려간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친구가 점심을 먹고 가자고 자리를 잡고 있다. 여유 있게 점심을 먹으며 화제는 장관 청문회, 신 도덕정치를 기대할 정도로 기대치는 높아지는데 모두들 깔끔하게 살기는 정말 힘든가 보다. 잠시 쉬는데도 바람이 차게 느껴진다. 벌써 스산한 가을바람이 가슴 속으로 휑하니 불어오나?
<급경사 내리막길>
점심을 먹고 다시 오르막길. 비재까지는 그냥 내리막길일 줄 알았는데 계속되는 오르내림의 반복. 큰 소나무가 있는 분기점에서 우측 내리막길을 가니 미끈한 낙엽송 지대. 가파른 나무계단 길을 지나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는 비재(350m)로 내려선다. 비재는 고개 모습이 새가 날아 오르는 형상이라 옛날에는 비조령(飛鳥嶺)으로 불렸다는 곳. 주변을 보니 고마리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주변에 흰 산구절초 몇 송이. 내가 좋아하는 쑥부쟁이는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낙엽송 지대를 지나면 비재로 내려선다>
<고마리>
<비재에서 갈령으로 가는 계단 길>
길 건너 가파른 철 계단을 올라 갈령으로 향한다. 계속 가파른 길. 능선에 묘 1기가 있고 잠시 길이 순해지다 510봉을 지나 내리막길. 다시 가파른 길이 시작되어 조금 오르니 앞에 거대한 바위가 길을 막는다. 우측으로 우회해 암봉에 올라서니 바로 조망바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참 조망을 즐긴다. 오늘 지나온 봉황산 능선이 펼쳐지고, 뒤로는 수려한 암릉지대가 보이는 삼형제봉이다. 49번 지방도 뒤로 두리봉과 가운데 암봉 우측이 대궐터산일 것. 남서쪽으로는 구병산 능선들이 펼쳐진다.
<조망바위는 우측으로 우회>
봉우리를 올라서니 길은 좌측으로 꺾여 내려가고 우측으로 잠시 조망이 트인다. 다시 가파른 암릉 길. 잠시 쉬는데 일행 한 사람이 이제 더 이상 오름 길은 없겠지 하면서 힘들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하지만 산길도 인생처럼 마음 먹은 대로 기대하는 대로 될 수는 없는 일. 앞으로도 계속되는 오르내림을 각오해야 한다. 이정표가 있는 억시기마을 갈림길을 지나니 충북알프스 팻말이 보이고 곧 못제에 내려선다.
못제는 고원 습지로 대간 길에서 만나는 유일한 못이라 해 궁금했던 곳. 못 보고 그냥 지나칠까 걱정했는데 못제 설명판이 있고 벤치까지 만들어 놓았다. 진짜 물이 있는지 아래로 내려가 보니 물은 전혀 없고 억새만 잔뜩 자라고 있다.
못제는 문경 가은 출신의 견훤과 이웃 보은의 호족 황충 장군과의 전설이 있는 곳. 이곳 상주 궁기리를 기반으로 하여 강대한 후백제를 세운 견훤을 어찌 용이 아니고 지렁이 자손으로 격하시켜 놓았을까, 또 견훤이 황충 장군에게 패해 세력을 잃었으면 어찌 후백제를 건국할 수 있었을까? 패배한 영웅에 대한 조작된 전설.
<풀이 무성한 못제>
못제를 지나 넓은 헬기장이 있는 봉을 넘어간다. 안부에는 충북알프스 장고개(구병산) 방향을 표시하는 안내판이 걸려 있다. 참나무 숲이 울창한 순한 길이 잠시 이어지더니 급경사 위험 표시가 있고 앞에는 거친 암릉지대. 산악회 표시는 암릉지대가 위험한지 좌측으로 우회해 가라고 안내를 하고 있다.
일행들과 어울려 한참 쉬다가 출발. 우회해 가파른 길을 올라 다시 능선으로 오르니 다시 앞을 막아서는 거대한 바위지대. 역시 좌측으로 가파른 길을 내려가 봉우리 하나를 지나니 형제봉 갈림길인 갈령삼거리.
<산구절초>
<암봉 직전의 위험 표시판>
<암봉은 좌측으로 우회하고>
<다시 가파른 길을 올라>
<갈령삼거리 이정표>
마루금은 좌측 형제봉에서 천왕봉(6.6km)으로 이어지지만 오늘은 우측 갈령으로 하산이다. 날머리인 갈령까지 1.3km. 후미가 한참 뒤처진 것을 확인하고 한참 쉬다가 우측 갈령 방향으로 출발한다. 잠시 내려가니 암릉이 이어지고 좌측으로 다음 구간이 되는 천왕봉과 속리산 줄기들이 가깝게 모습을 드러낸다.
<천왕봉과 우측으로 이어지는 속리산 마루금>
암봉을 지나 한참 내려가다 큰 바위가 있는 갈림길에서 바위가 있는 우측 방향으로 진행. 표지기도 거의 보이지 않고 등로가 좁은 것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은 아닌가 보다. 이제부터는 가파른 내리막 길. 다음 구간 올 때 여기를 올라서려면 마루금에 도착하기도 전에 지칠 것 같은 기분.
가파른 길을 내려오니 계곡 옆길로 이어진다. 평탄한 계곡 옆길을 걸으니 커다란 표석이 있는 갈령이 보인다.
<다시 암봉을 지나>
<이런 바위도 지나고>
갈령은 추풍령에서 괴산 가는 49번 도로가 지나는 해발 443m의 고갯마루. 상주 화북면과 화서면 경계 지점으로 도로 좌측에 ‘우복고을 관광화북’이라는 홍보 문안이 보인다. 시원한 계곡에서 한참 놀다가 간단하게 저녁 식사. 항상 느끼지만 힘든 산행 후 마시는 한 잔의 막걸리가 너무도 달다. 후미를 한 시간 넘게 기다려 귀로에 오른다.
<고마리와 시들어가는 물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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