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산(內四山) 줄기를 따라 서울성곽 순례
- 한양 600년 역사의 숨결을 느끼며
이제 우백호 인왕산을 내려와 한양 도성의 진산인 북악산을 오르는 것. 창의문 안내소에서 패찰을 받아 들고(신분증 제시) 가파른 북악산 성벽 길을 따라 오른다.
가파른 계단 길. 앞에 내려오던 사람들이 반대 방향에서 올라갔으면 경사가 급해 포기했을 거라며 내려가면서도 쩔쩔 매는 모습이다. 하긴 광화문에서 보는 북악 좌측 능선 길은 경사가 꽤 가파른 모습니다. 쉼터에서 쉬면서 성벽을 촬영하려고 하니 옆에 있던 초병이 제지한다. 군사시설도 아닌데 왜 성벽을 못 찍게 하는 거지? 하긴 성벽도 군사시설은 군사시설이지.
성벽 너머로 삼각산(북한산) 보현봉이 늠름하고 수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여기 북악산은 보현봉에서 뻗은 산줄기. 잠시 쉬다가 다시 성벽을 따라 곧 정상인 북악마루에 올라선다. 북악산은 일명 백악산. 북악마루 역시 최고의 조망처. 정상에 올라서 주변을 조망하다 청운대를 지나 숙정문 방향으로 진행.
<성벽을 따라 오른다>
<성벽 너머 보현봉이>
<지나온 인왕산이 보인다 - 좌측 정상 봉우리 옆으로 성곽이>
<드디어 북악산 정상>
<북한산 보현봉>
<이제 성벽을 따라 숙정문으로>
도중 1.21사태 당시 총탄을 맞은 소나무를 보고, 성벽을 따라 평탄한 길을 가니 북문인 숙정문. 숙정문은 서울성곽의 북대문이다. 원래 이름은 숙청문. 풍수지리학적으로 지맥을 손상시킨다 하여 통행을 금지시키고, 음 기운에 해당되어 가뭄이 들면 문을 열고 비가 많이 오면 닫았다는 곳. 대신 서북쪽에 홍지문을 세워 그 쪽을 통해 다니도록 했다고 한다.
남대문인 숭례문에서 출발해 북대문인 숙정문까지 왔으니 반은 온 것인가? 개념도를 보니 숙정문 맞은 편은 남산이 되겠다. 말바위 안내소 쪽에서 올라오면 쉽게 올 수 있으니 숙정문은 항상 인산인해. 가벼운 복장으로 올라온 사람들이 꽤 많다.
<숙정문>
숙정문 옆에서 점심으로 빵 몇 쪽을 먹고 말바위 안내소 방향으로 진행. 말바위 안내소를 지나니 조망처가 있고 성 밖으로 연결된다. 성문을 따라 조금 더 가니 와룡공원. 와룡공원에서 성밖으로 나가면 닭볶음탕을 잘 하는 ‘성너머 집’이 있는데 오늘은 시간이 없다. 대신 매점에서 커피 한 잔 사 마시며 한참 쉬다가 출발. 좌측 성벽을 따라 내려가니 과학고등학교 뒤편으로 연결된다. 성곽이 끊어진 지점에서 도로로 내려서고, 길을 건너 왕족발집과 경신고등학교 사이 골목길로 진행. 경신고 뒷담에도 성벽의 흔적이 보인다.
<말바위쉼터에 다가가고>
<조망지점에서 서쪽을 보니 불암산과 좌측 수락산>
<이 성벽을 지나면 와룡공원이 나온다>
<와룡공원에서 과학고등학교 뒷길로>
<성벽이 끝나면서 도로에 내려서고>
<돈까스집과 경신고 뒷담 사이로 길은 이어진다>
<경신고 뒷담에도 성벽의 흔적이>
이제 동소문인 혜화문으로 가는 길. 주택가 골목길을 지루하게 걷는데 길을 잘못 든 것인가 하고 슬며시 걱정이 들 무렵 혜성교회가 입구를 지나 다시 성벽이 이어진다. 성벽을 따라 가니 혜화문, 바로 동소문이다. 그래서 주변 동네가 동소문동.
철망 문을 밀고 올라가니 혜화문 누각으로 오르는 길. 문루는 문이 잠겨 들어가지 못하고 뒤쪽으로 내려와 도로를 따라 혜화문을 빙 돌아 앞부분으로 간다. 혜화문을 잠시 둘러보고 지하도를 건너 동대문 방향으로 출발.
<혜화문>
혜화문 길 건너에 성벽이 이어지는데 직접 건너갈 방법은 없고, 한성대역 4번 출구로 나와 성벽 방향으로 갔는데 성곽으로 오르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혜화동성당을 지나 혜화사거리까지 갔는데도 성벽으로 오르는 길이 없다. 한참 헤매고 있는데 지나가던 어르신 한 분이 성벽 올라가는 길을 알려 준다. 성곽순례 하는 사람이 많으니 나도 당연히 그 길을 찾는 것으로 보였나 보다.
한성대역 옆에 있는 삼선주유소 옆길로 들어서 사랑의 선교회 건물을 우측으로 끼고 골목길을 오르니 성벽이 나온다. 이정표도 있고 벤치까지 있어 쉬어가기 딱 좋다. 이제부터 잘 조성된 성벽을 따라 이정표의 낙산공원 방향으로 걷는 길. 이 길 지금이야 좀 덥지만 오색으로 물드는 가을 철에는 한상적인 산책 코스가 되겠다. 길이 좋아 오고 가는 아베크 족들이 많은데 나만 혼자다.
성벽을 따라 가다 암문으로 들어서니 낙산공원. 내사산의 하나로 주산인 북악산의 좌청룡에 해당된다. 산세가 낙타의 모양을 닮았다 하여 낙타산 이를 줄여서 낙산(駱山)이다. 낙산공원을 둘러보고 공사중인 성벽을 지나니 낙산공원 입구 버스정류장. 우측 방향 성벽을 따라 동대문으로 내려선다.
<삼선주유소 옆길로 들어서 골목에서 우회전하면 다시 성벽이>
<혜화문을 다시 보고>
<암문을 들어서면 낙산공원>
<낙산공원을 나와 우측 담을 따라 동대문으로>
동대문(興仁之門)은 동대문 주변의 평평한 지세를 보강하기 위해 이름에 지(之)자를 넣었다 한다. 사대문 중 유일하게 방어를 위한 옹성이 있는 문. 그러나 임진왜란 당시 가장 먼저 왜군이 이 문을 통해 입성했다고 하니 무슨 소용이 있을까?
동대문을 돌아보고 청계천 오간수교를 지나면서 시원하게 솟는 분수를 한참 구경하다 간다. 청계천을 즐기는 많은 인파를 보면서 누가 뭐래도 청계천이야 복원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흥인지문>
<오간수교에서 본 청계천>
오간수교를 지나 종합시장의 복잡한 인파를 뚫고 계속 진행. 가다 보니 광희문 사거리가 나온다. 옛 동대문운동장 쪽으로 갔어야 했는데 너무 성 안쪽으로 들어왔다. 아까 한성대역에서 나와 함참 헤맸고, 지금은 아예 경로를 잘못 잡은 것.
광희사거리에서 좌회전 광희문(光熙門) 방향으로 향한다. 광희문은 남소문으로 시구문, 수구문이라 하였으며 서소문과 함께 시신을 내보냈던 문이라 한다.
광희문에서 성벽을 따라 가다 보니 공 성벽이 없어지고 민가. 골목을 따라 가니 신당동성당이 있고 동호로에 내려선다. 길 건너 잘 보존된 성벽이 보여 횡단보도를 건너 성벽을 따라 진행. 여기는 성벽도 잘 보존되어 있고 성벽 옆에 나무데크를 설치 걷기 좋은 길이다.
시대별 축조방식에 대한 안내문이 있어 성벽을 살펴보며 걷는다. 그 주변은 주로 세종 때 축조된 성곽 부분이 많다. 세조 때에는 작은 돌들로 쌓았고, 세종 때에는 큰 자연석을 쌓고 그 위에 태조 때 사용했던 작은 돌들을 쌓은 것. 숙종 때는 큰 돌을 사각으로 다듬어 쌓아 놓았다. 설명문을 보고 성벽을 보니 그 차이점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동호로를 건너 다시 성벽 옆으로>
한참 오르니 성벽 끝 부분, 정자가 있어 정자에 올라보고 다시 돌아와 운동시설 있는 곳으로 내려가니 호텔 내부로 연결된다. 호텔 정문으로 나와 길을 건너 해오름 극장 앞 남산 길을 걷는다. 남산에서 내려서면 숭례문이니 오늘 순례 길도 거의 끝나 간다.
남산 길을 올라 갈림길에서 좌측 길로 진행. 곧 앞에 성벽이 보인다. 이정표가 있는 우측 가파른 계단 길을 오른다. 성벽을 따라가는 가파른 계단 길이 이어진다. 한참 오르니 성벽을 넘어가게 계단이 있고 순환도로로 이어진다. 한참 오르니 다시 좌측에 성벽이 보이고 남산타워에 도착.
<성벽이 끝나는 부분 - 여기서 우회전>
<남산공원으로 들어선다>
<이정표에서 성벽 따라 우측 계단으로>
<다시 성안으로 들어선다>
<서울타워 방향>
남산(262m)은 원래 이름이 목멱산, 남주작(南朱雀)에 해당된다. 팔각정 주변은 줄타기 공연이 벌어지고 있어 사람들로 꽉 차 있다. 우리나라 봉수대 최종 집결지인 남산 봉수대 터를 둘러보고, 잠두봉 포토아일랜드 조망지점에서 조망도 즐기고, 성곽을 따라 내려오는데 성곽은 곧 끊기고 만다.
계단을 내려오는데 외국인 관광객 가족들이 서로 문제가 있었는지 부인이 큰 소리로 울먹이더니 막 뛰어서 내려간다. 남편이 딸들에게 따라가라고 하는 것 같은데 엄마가 속력이 너무 빠르다. 관광을 와서 서로 다툰 것 같은데, 살면서 오래 참고 온유한 사랑이 어찌 쉬울까?
<봉수대>
<성곽이 잠시 이어지고>
<잠두봉 포토아일랜드에서 인왕산 방향>
<북악산과 북한산이 보이고>
남산도서관 방향으로 내려와 다시 우측으로 진행,
이렇게 역사의 숨결을 호흡하며 걸을 수 있다는 것을 행복해 하며, 다른 이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길.
<타워호텔을 지나>
<다시 숭례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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