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기록/섬 산행

남해 금산 - 겨울 빛 화려한 바위꽃, 관음성지 보리암

카페인1112 2011. 2. 5. 22:00

해 금산 - 겨울 빛에 잠긴 화려한 바위꽃, 관음성지 보리암

 

* 산행지: 금산(681m), 경남 남해군 상주면,이동면

* 산행일: 2011년 1 22일(토), 맑음

* 산행경로 및 시간: 상주탐방안내소(13:05)~도성바위약수터(13:41)~쌍홍문(14:12)~보리암(14:28~14:58)~태조기도터(15:02)~보리암(15:13)~금산정상(15:26~16:00)~흔들바위 갈림길(16:07)~상사바위(16:16~16:26)~산장(16:32)~쌍홍문(16:36)~탐방안내소(17:20)  <산행시간 4시간 15, 휴식 등 1시간 30분 포함, 산행거리 약 7km>

 

 

갑자기 내리는 눈발을 뒤로 하고 남해로 떠난다. 남해는 한려수도의 수려한 풍광을 가장 잘 대표하고 있으니 겨울에 만나는 남쪽 바다 여행의 진수.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진주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로 갈아타고(순천 방향) 사천휴게소를 지나 하동IC 통과. 남해 방향 한적한 시골 길을 달려 노량해협을 가로지르는 남해대교를 건넌다. 먼저 보리암이 있는 금산에 가기 위해 남해읍을 통과해 상주 방향으로 진행. 한 시가 다 되어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상주해수욕장 인근의 상주탐방안내센터 아래 주차장에 도착.

 

 

 

 

주차장 옆 안내도를 잠시 둘러보고 금산 표석 옆 들머리로 들어서 산행 출발. 들머리 이정표를 보니 정상까지 2.2km(보리암 1.9km). 오늘은 산행거리가 짧은데다 보리암 참배와 수려한 자연경관이 발길을 잡을 테니 저절로 널널하게 즐기는 산행이 되리라.

 

남해도의 남쪽에 솟은 금산(錦山)은 한려해상국립공원 안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금산 38경으로 대표되는 빼어난 암릉미와 남해의 수려한 바다 풍광이 좋은 명산. 비단()의 부드러움이 아닌 화려함을 닮았다. 게다 낙산사 홍련암, 석모도 보문사와 더불어 3대 관음성지 중 하나인 보리암이 있고 이 태조 기도터 등 여러 유적지가 있는 곳. 원래 이름은 관세음보살이 주석한다는 보타산, 이후 원효대사가 보광사라는 절을 지은 후 보광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후에 금산으로 산 이름을 바꾼다.

 

 

                 <안내도>

 

                 <들머리>

 

                 <도성바위 약수터>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완만한 길을 오르니 좌측 나뭇가지 사이로 육중한 상사바위 모습이 드러난다. 길은 계속 돌길. 도성바위 약수터를 지나니 암릉지대가 슬슬 시작되고 가파른 돌계단 길이 잠시 이어진다. 테마공원에 소개한 내용들이 재미있어 하나하나 읽어보며 여유를 부린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니 곧 삼신산의 네 선녀가 놀다 갔다는 사선대(금산 제 16). 그리고 앞에 기묘한 쌍홍문이 모습을 드러낸다. 커다란 바위 벽에 꼭 해골처럼 커다란 구멍이 두 개 나 있어 신비로운 모습. 원래 이름은 천양문이었는데 원효대사가 두 개의 구멍이 쌍무지개 같다 하여 쌍홍문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한다.

 

             <가파른 길이 시작되고>

 

                 <사선대 옆길, 앞에 쌍홍문이 보인다>

 

                 <쌍홍문>

 

금산의 관문인 쌍홍문에 들어서니 위에 구멍이 뚫려 있어 파란 하늘이 보이고 옆에는 굴이 몇 개 뚫려 있다. 뒤를 돌아보니 쌍홍문 안에서 보는 장군암의 자태 또한 일품. 장군암에는 파릇파릇한 덩굴식물 송악이 추운 겨울에도 그대로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다. 쌍홍문을 통과하니 갈림길. 왼쪽이 단군성지 방향으로 상사바위에서 하산하는 길. 우측 보리암은 이제 지척이다.

 

          <쌍홍문에서 보는 장군암>

 

                 <쌍홍문에 들어서 하늘을 보고>

 

                 <들어온 길을 다시 보고>

 

돌로 바닥을 두드리면 장구 소리가 난다는 음성굴(금산 제13) 안내판을 지나 잠시 오르니 그 유명한 보리암. 보리암은 거대한 대장봉 아래 가파른 절벽 위에 자리잡은 절. 금산의 원래 이름은 보타산과 보광산, 즉 관세음보살이 계시는 곳이다. 보리암은 신라시대부터 해수관음도량으로 유명했다 하니 그 기원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가? 성지 중의 성지로 많은 사람이 찾을 수 밖에 없겠다.

 

 

 

법당(보광전)에 들어서니 이미 기도하는 신도들이 여럿. 관음보살님께 참배하고 독경소리를 들으며 바다를 보고 있는 순백의 해수관음상으로 내려선다. 관음상 앞에 서니 앞에는 대장봉과 그 아래 자리잡은 보리암, 좌측으로는 상사바위와 기암기석들의 행렬이, 뒤를 보니 발 아래 펼쳐지는 남해 바다의 풍광. 사방으로 후련하게 펼쳐지는 조망이 발길을 잡는다.

 

관음상 옆에 있는 삼층석탑(유형문화재 제74)은 원효대사가 가야 김수로왕의 왕비인 허황후가 인도에서 갖고 왔다는 파사석(인도에서 출토된다는 돌)으로 보리암 앞에 세웠다는 전설이 있는데 건립 시기는 고려시대. 이 탑에 나침반을 대면 바늘이 제 방향을 찾지 못하고 제멋대로인데 아직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른다는 신비로운 석탑이다.

 

           <뒤에 보이는 바위가 대장봉>

 

 

                 <신비로운 3층석탑>

 

 

                 <남해 상주해수욕장도 발 아래에>

 

 

30분 넘게 보리암에서 머물다 태조 이성계의 기도처인 선은전으로 향한다. 빽빽하게 하늘을 가린 대나무 숲을 지나 기도터에 올라서니 전각과 남해금산 영응기적비 안내문이 보인다.

태조 이성계가 관음성지인 금산에서 백일기도를 하는데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만일 나라를 세울 수 있으면 무엇으로 보답을 하겠느냐?고 묻는다. 꿈이 이루어지면 보답으로 산 전체를 비단으로 덮겠다는 약속을 한 이성계는 조선을 건국하고 나서 비싼 중국 수입산 비단으로 산을 덮는 대신 신하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산 이름을 비단 금()자를 쓴 금산으로 변경하게 된다.

 

          <선은전 가는 길>

 

 

                <선은전에서 보는 조망>

 

 

 다시 보리암으로 돌아와 계단을 올라 정상으로 향한다. 곧 매점이 있는 넓은 광장, 이 곳이 보리암 주차장에서 오는 곳. 그래서 하이힐을 신은 사람까지 금산 정상으로 오른다.

이정표를 보니 정상까지 0.2km. 단군성전 갈림길(정상 0.1km)을 지나 정상 길목에 있는 문장암(명필바위)을 지나 정상에 올라서니 커다란 명승 제39호 남해금산 정상석이 있고 그 뒤에 금산1경인 망대. 망대는 고려시대부터 우리나라 최남단 봉수대로 사용되었으며 현존하는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 한다.

 

                 <보리암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

 

                 <금산 정상>

 

      

망대에 올라서니 사방으로 거침없는 조망이 후련하다. 보리암 주변의 기암기석들과 남해바다의 시원한 풍광이 그대로 펼쳐진다. 아름다운 보물섬 남해에서도 가장 핵심은 역시 금산. 눈 닿는 곳마다 절경이다. 말 그대로 자연이 빚은 조각품 전시장.

 

문장암을 보니 옆에 홍문을 통해 금산에 올랐다는 주세붕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한림학사 주세붕이 남해 금산이 명산이라는 소문을 듣고 찾아와 정상에 올라와 경관에 감탄 由虹門 上錦山이라는 글을 새겨 넣었다고 한다. 주세붕은 풍기군수로 재직하면서 1543년 안향을 모신 백운동서원(후일 소수서원)을 세운 분. 이 서원이 종교적인 의식과 학문을 연마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

 

           <금산 1경인 망대>

 

                 <문장암 - 주세붕의 글씨가>

 

 

넓직한 바위에 앉아 아래 펼쳐지는 금산과 해안 절경을 즐기며 한참 쉬다 간다. 날씨가 흐려 아쉽지만 그래도 경관은 일품. 조망을 즐기며 먹는 컵라면은 시장기 해소 차원이 아닌 즐거움. 망대에서 조금 내려와 좌측 바위로 올라가니 금산 정상석이 보인다. 잠시 조망을 즐기다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이제 하산할 시간. 상사바위를 거쳐 다시 쌍홍문을 통해 주차장으로 내려설 계획.

 

 

 

 

이제 하산은 갈림길의 단군성전 방향, 상사바위는 0.7km 거리. 흔들바위 갈림길(흔들바위 0.1km)에서 상사바위(0.4km) 방향으로 직진이다. 좌측 길은 흔들바위를 거쳐 쌍홍문 가는 길. 헬기장을 지나 조금 더 내려가니 천길 절벽 위에 솟은 거대한 암봉이 눈앞에 다가온다. 이웃집 처녀를 짝사랑했던 총각의 전설이 있는 상사바위.

 

           <남해현령이 글을 새기고 - 금산에는 이런 모습이 많다>

 

                 <헬기장을 지나면서 보는 향로봉>

 

                 <상사바위, 그너머 남해가>

 

 

상사바위에서 보는 조망 역시 일품, 보리암 주변을 감싸고 잇는 기암지대가 그대로 펼쳐지고 남으로는 수려한 남해 풍광이 모습을 드러낸다. 최상의 조망. 게다 두모리 해안으로 서서히 해가 기울기 시작하고 있어 붉은 노을이 내리고 있다.

자연의 조각품 금산 안내도를 보면서 기암들의 이름들을 확인해 본다. 금산에 오면 상사바위는 반드시 들러야 할 곳, 상사바위에서의 조망을 놓쳐서는 안 되는 것.

 

 

  

 

 

 

상사바위에서 내려와 이제 좌선대와 제석봉을 거쳐 쌍홍문을 지나 하산할 계획. 우측으로 내려서니 곧 좌선대, 그리고 아늑한 금산산장이다. 미리 알았더라면 하룻밤 3만원으로 금산에서 밤을 보내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는데 큰 아쉬움. 금산 19경인 제석봉을 지나 쌍홍문, 그리고 온 길을 되짚어 하산. 짧지만 여운이 오래 남을 행복한 산행을 마친다.

 

         <좌선대>

 

 

                 <다시 쌍홍문을 나서고>

 

                 <다시 쌍홍문을 돌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