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둘레길 5코스 – 수철마을에서 동강마을까지
* 답사일: 2,011년 6월 18일(토), 맑음
* 경로 및 시간: 수철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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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구간 안내도>
회사 직원들과 함께 하는 지리산둘레길 답사. 오늘은 수철마을에서 동강마을까지 5코스를 걸을 계획. 그런데 아침부터 푹푹 찌는 날씨이니 걷기 싫어하는 일부 직원들이 제대로 걸을 수 있을지 슬며시 걱정이 된다. 더구나 5코스는 전체 11.9km 거리에서 거의 반 가깝게 포장도로이고, 수철마을에서
그래도 모처럼 야외로 함께 나온 우리 일행들이 마을과 마을을, 사람과 사람을,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소통의 길, 이 둘레길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나누는 좋은 여행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수철마을의 지리산둘레길 산청구간 안내도>
산청IC를 나와 오늘 출발지점인 수철마을(산청군 금서면)로 가는 길. 화계 방향으로 우회전해 금서면소재지를 지나고, 대원사 갈림길을 지나니 수철리 이정표가 보인다. 주변은 밤나무가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해 연녹색 꽃이 온 산을 뒤덮고 있다. 주변 풍광은 아름다운데 가는 길이 너무 멀다. 하지만 사람들은 왜 이 먼 길을 와 걷기에 열광하는가?
수철마을 주차장에 도착하니
<수철리 마을회관>
수철리동회관을 배경으로 단체사진 찍고 수철2교를 건너 둘레길 출발. 5코스는 경남 함양군 휴천면 동강마을에서 산청군 금서면 수철마을을 잇는 11.9km의 지리산길.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이 있는 방곡마을까지가 산청군 지역.
오늘은 상사폭포에서 산불감시초소까지의 가파른 오름길을 감안 역코스로 진행한다. 수철마을 이정표를 보니
마을을 나서면서 짙푸른 숲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리고 슬그머니 풍겨오는 밤꽃 향기. 조선시대에는 밤꽃이 피면 부녀자들이 외출을 삼가 했다고 하는데 저게 그리 강렬한 향일까? 길가 뽕나무 오디열매가 까맣게 익어 몇 개를 입에 넣어본다. 어렸을 때 느꼈던 그 맛, 그 소중한 추억들...
날은 덥지만 이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 푸른 풍경과 함께 상념에 잠길 수 있다는 것. 이 시간이 너무도 좋고 행복하다. 루소가 에밀에서 얘기한 대로 “첫 철학 스승은 우리 발이다”
<수철2교를 건너 5구간 출발>
<밤나무 숲>
<고동재 가는 길 안내 - 오늘은 검은 화살표를 따라>
30분 정도 걸으니 고동재농원 쉼터. 등은 벌써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버렸다. (배부장이 주신 메로나 맛이 기가 막혔음, 다시 감사) 여기까지 오면서 잘 걷는 사람들, 쉽게 지치는 사람들이 딱 분간이 되어 버린다. 일부는 벌써 기대했던 지리산길 환상이 깨진 것. 일부 인원은 고동재까지 택시로 모실 걸 그랬나?
하지만
<고동재농원 쉼터>
쉼터에서 한참 쉬다가 출발. 계속 오르막길을 오르니 비포장 임도로 바뀌고, 넓은 공터와 쉼터가 있는
날이 더워서일까 모두들 방앗간(쉼터 막걸리)을 그냥 지나가버린다. 그런데 선두에서 걷던 일행들은 둘레길로 가지 않고 쉼터 옆 방곡리로 바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계곡으로 하산했단다. 원시림 계곡을 지나니 바로 방곡리가 나오더라고. 어쩐지 선두가 너무 빨리 추모공원에 도착해 날아갔나 했는데 지름길로...
<비포장 임도를 만나면 곧 고동재>
<쉼터가 있는 고동재 - 이제부터 숲길로>
이제부터 울창한 숲길. 부드러운 오르내림이 이어진다. 이런 길만 있으면 하루 종일이라도 걸을 수 있겠다. 앞에 젊은 남자들 몇 사람이 내려오는데 상당히 지친 표정. “어디서 출발했는데 벌써 여길 오세요?”하고 물었더니 수요일에 1코스부터 걷기 시작해서 오늘이 마지막 날이란다. 에구 부러워라!!!
아름다운 숲길이 계속 이어진다.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601.3m)로 올라서니 좌측으로 시원하게 조망이 트이고 주변은 첩첩산중. 북서방향으로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이 가깝게 내려다 보이고 그 우측은 오늘 걷게 되는 길. 풍광이 시원해 계속 머물고 싶은 곳. 이제 안부를 내려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봉우리. 오늘 걷는 길의 최고봉이다.
<조망이 트이는 삼각점봉>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이 보인다>
<사방으로 조망이 후련한 산불감시초소봉>
산불감시초소 봉에서 사방으로 트이는 시원한 조망. 북동쪽으로 왕산과 필봉산이 가깝고 그 우측으로는 산청 시가지일까, 마을들이 안온하게 다가온다. 경사가 급한 초소봉을 내려서 공터에 자리를 잡고 점심 식사. 준비한 점심이야 김밥 한 줄이지만 각자 배낭에서 꾸역꾸역 나오는 먹을 거리가 성찬이다. 이런 날은 얼려온 맥주와 막걸리가 최고. 점심을 먹고 한참 쉬다가 출발.
<좌측 왕산과 우측 필봉산>
이제 계속 내리막길.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우측 일본잎갈나무가 울창한 쌍재 방향으로 내려서니 곧 임도와 만나는 쌍재(산불감시초소 0.7km). 직진하면 왕산(1.5km)인데 둘레길은 좌측 임도를 따라 내려가는 것. 왕산을 다녀오면 좋을 텐데 시간이 없다.
산약초 재배지역인 쌍재마을을 지나 좁은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니 계곡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계곡을 끼고 걷는다. 작은 나무다리를 건너 내려가니 곧 평민 총각과 양반 처녀 사이 애절한 전설이 있는 상사폭포.
<갈림길- 우틀해야 쌍재>
<임도와 만나는 쌍재>
<저 놈이 점잖게 앞을 가로지르고>
<쌍재마을>
우측 상사폭포로 내려가니 대부대 단체 산행객들이 폭포 아래를 점령하고 있다. 그래도 시원한 물줄기가 일품. 폭포를 보고 조금 내려오니 일행들이 계곡에서 쉬고 있다. 뒤에 처진 일행들이 있어 계곡에 발을 담그고 한참 놀다가 간다. 널널하게.
숲길을 내려오니 새까만 오디가 잔뜩 달려있는 뽕나무 밭을 지나 큰 개울을 건너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이 있는 방곡마을 도착. 산청함양 사건은 한국전쟁 당시 양민을 통비분자로 간주 집단 학살했던 불행한 역사. 2008년에 추모공원이 준공되었다 한다.
쉼터에서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추모공원 화장실도 이용하고 한참 쉬다가 포장도로를 따라 동강마을로 출발. 일부 인원은 여기서 답사를 마치고 버스 탑승. 그런데 예상했던 것보다 여기서 끝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추모공원이 있는 방곡마을>
<부녀지간으로도 보이고, 미녀와 아수로도 보이고>
<방곡마을>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에서 동강마을까지는 계속 포장도로, 지루한 길이 이어진다. 민박집 지리산유가 있는 점촌마을을 지나 좌측 동강마을로 향한다.
도중 논둑에 나온 뱀을 보고 기절초풍한 일행 비명에 덩달아 깜짝 놀랐다. 곧 엄천강 옆 아늑한 마을, 동강마을 도착 둘레길 5코스 종주 완료. 엄천교를 건너 원기마을 입구에서 버스를 타고 이제 구형왕릉을 보러 간다.
<포장도로를 따라>
<동강마을로>
<동강마을과 엄천교가 보인다>
<둘레길 답사를 마치고>
<동강마을에서 되돌아 가는 택시 이용>
<엄천강은 한가롭다>
구형왕은 김해지역을 기반으로 한 금관가야의 마지막 왕, 신라 법흥왕에게 나라를 넘긴 비운의 왕이다. 그는 왜 이런 험준한 산청까지 와서 묻혔을까? 원래 패자의 역사는 말이 없는 것, 어찌 왕조만 그럴 것인가? 개인의 삶도 항상 마찬가지.
산 비탈길에 돌로 쌓은 왕릉을 둘러보고, 왕릉 아래 왕산산장식당에서 이른 저녁식사. 그리곤 귀경. 돌아오는 길, 산청이 낳은 이 시대의 뛰어난 선지식 성철스님을 떠올린다. 평생을 치열하게 사셨던 그분에게서 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성철 스님 임종게
한 평생 남녀 무리 속였으니, (生平欺狂男女群)
하늘을 넘는 죄업은 수미산보다 크구나! (彌天罪業過須彌)
산채로 지옥에 떨어져 그 한이 만 갈래나 되는구나. (活陷阿鼻限萬端)
한 덩이 붉은 해는 푸른 산에 걸렸도다. (一輪吐紅掛碧山)
<구형왕과 왕비를 제사 지내는 덕양전>
<전(傳) 구형왕릉>
<식당 앞 밭에 심은 약초?>
<왕산산장식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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