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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댓재~황장산~자암재~귀네미골

카페인1112 2011. 9. 4. 22:30

[백두대간] 댓재에서 자암재까지 (황장산)

 - 가을의 문턱에서 여름 숲을 즐기며

 

 

* 산행지: 댓재~황장산(1,069m)~~자암재~귀네미골

* 산행일: 2,0119 3(),

* 산행 경로 및 시간: 댓재(11:53)~황장산(12:11)~1105(12:28)~1059(12:56)~준경묘 갈림길

   (13:01)~큰재(13:32)~자암재(14:32)~귀네미골 도로(14:50) <총 산행시간 3시간>

* 산행거리: 댓재~0.6km~황장산~4.4km~큰재~3.4km~자암재~1.0km~귀네미골

   (9.4km, 마루금 8.4km)

 

오늘 들머리 댓재 가는 길. 대관령 터널을 나와 영동지역으로 들어서니 급격한 날씨 변화. 태풍 탈라스 영향인지 맑았던 하늘에 거센 비바람이 잠시 몰아친다. 동해에 접어들면서 비가 그치고 흐린 날씨. 이 정도면 산행하기 딱 좋은데 오늘도 조망의 즐거움은 기대하기 힘들겠다.

 

동해를 거쳐 삼척 미로면 소재지를 지나니 우측으로 댓재 가는 424번 도로가 갈라진다. 안온한 시골마을 풍경이 펼쳐지는 길. 그런데 산 아래 다랭이논은 어느새 푸른 기운이 가시고 누런 가을 빛이다. 곧 만추를 지나 시린 겨울이 되겠지. 계절의 순환과 함께 세월은 그렇게 시들어가는 것.

 

                 <커다란 댓재 표석 옆으로 산길이 이어지고>

 

 짙은 운무가 산 허리를 감돌고 있는 댓재에 도착하니 11시 50, 복정에서 4시간 넘게 걸렸다. 댓재는 동쪽의 삼척시 미로면에서 서쪽의 하장면으로 가는 해발 810m의 고갯마루. 자암재까지 마루금 좌우가 모두 삼척 땅이다.

넓은 공터에 세워져 있는 조형물에 댓재는 산죽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일명 죽현(竹峴) 죽치령이라고 불리며, 1984 10월 지금의 도로가 개통되기까지는 영동과 영서를 넘나들던 옛 고갯길로써 보행자들의 수 많은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민초들의 지난한 역사와 함께 했던 길이겠지만 지금은 옛길 흔적을 보기 어렵다.

 

커다란 댓재 표석 우측 길이 오늘 가는 황장산 방향, 길 건너 산신각 옆으로 열리는 북쪽이 두타산 방향이다. 오늘은 황장산을 지나 자암재에서 마루금 산행을 마치고, 귀네미골로 하산한다. 댓재에서 큰재까지 5.0km(황장산 0.6km)이고 큰재에서 자암재까지 3.4km이니 오늘 걷는 마루금은 8.4km, 접속 구간까지 포함해도 대략 10.4km. 오늘 산행은 거리가 짧은 데다 높낮이도 심하지 않으니 편한 산행이 되겠다.

 

                 <산죽이 무성하게 자라는 오름길>

 

초반 부드러운 길, 경사가 조금씩 급해지긴 해도 걷기 적당한 오름길. 등로 주변은 댓재라는 이름답게 산죽이 무성하게 자라 운치 있는 산길이다. 20분이 채 안 되어 황장산 정상(1.069m).

우리나라 토종 소나무인 적송이 오래 자라면 속이 누렇게 변한다 하여 황장목이고, 곧고 단단한 황장목은 궁궐 건축 등에 쓰여 나라에서 보호를 했다. 그 황장목이 자라는 산이 황장산. 정상에는 화강암 정상 표석이 있고, 이정표는 댓재 0.6km, 큰재 4.4km. 안개가 정상 주변을 뽀얗게 둘러싸고 있어 조망은 제로, 곧바로 큰재를 향해 출발한다.

 

                 <황장산>

 

정상에서 조금 걸으니 삼각점(삼척 440, 2005 복구)이 있는 봉우리. 아까 정상과 비슷한 높이이고 삼각점이 있으니 여기가 정상이 맞는 게 아닌가? 완만한 길을 가는데 주변은 굵은 참나무 숲이 안개에 잠겨 있다. 올해 백두대간 길은 계속 비와 안개와 함께 하는 산행. 하지만 길은 걷기 양호한 길.

잠시 안부로 내려섰다 오르막길을 걸으니 곧 1105m (황장산 0.9km, 큰재 3.5km). 낙동산악회에서 백두대간 1105m 봉이라고 안내판을 나뭇가지에 부착해 놓았다.

 

                 <삼각점봉>

 

                 <안개가 자욱한 숲>

 

 

1105봉을 내려서 이정표(큰재 2.9m)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니 삼각점이 있는 1069m, 역시 부산낙동산악회의 안내판이 보인다. 황장산에서 2.5km를 왔고 큰재까지는 1.9km. 황장산에서 40분 정도 걸렸으니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완만한 길을 잠시 가니 준경묘 갈림길. 이정표는 있는데 준경묘 쪽으로는 등로가 보이지 않는다. 준경묘는 조선 태조 이성계 5대조인 목조 이안사의 무덤. 전주에 살던 그는 기생을 두고 관리와 다투다 삼척으로 도주해 살다 다시 함경도 땅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준경묘 가는 길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 숲이라는데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곳.

 

 

                <1069봉 이정표>

 

                 <준경묘 갈림길 이정표>

 

준경묘를 지나니 우리보다 앞서 출발했던 다른 산악회 일행들이 빙 둘러앉아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데 분위기가 느긋하다. 서둘러 간단히 요기만 하고 부리나케 출발하는 우리 일행들과는 딴판. 이정표(큰재 0.9km)가 있는 1082봉을 지나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서둘러 우비를 꺼내 입었는데도 강풍과 함께 온 폭우에 금세 몸이 다 젖어 버렸다. 하긴 등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게 자란 관목들로 바지가 축축하게 젖으니 우비는 별무 소용.

 

                 <1082m봉>

 

 

곧 넓은 임도가 지나는 큰재(황장산 4.4km, 댓재 5.0km)에 내려서고 좌측 길을 따라 진행. 이제부터는 광동댐 이주단지 주민들이 피땀으로 조성한 고랭지 채소밭 단지. 수십 만평 거대한 푸른 배추밭 풍경이 쉽게 보기 힘든 장관일 텐데 사방이 짙은 안개로 덮여 있으니 아쉽게 되었다.

 

백두대간 등산로 안내도를 지나 질척질척한 길을 잠시 가니 우측에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보이고 길은 임도를 떠나 좌측으로 접어든다. 이 나무가 12승기 나무인가? 주변 들꽃들이 만발한 오르막길을 오르니 벌목지대. 그리고 시설물이 있는 봉우리를 좌측으로 지난다. 여기가 1058봉이 아닐까 짐작. 길은 다시 숲으로 접어들고 다시 내리막길, 그리고 다시 포장도로에 내려선다. 우측은 넓은 배추밭.

 

                 <큰재 이정표>

 

                 <임도 좌측으로 진행>

 

 

 

                 <이곳에서 좌측 벌목지대로 들어선다>

 

                 <1058봉>

 

                 <1058봉을 내려와 좌측 숲으로 잠시>

 

                 <다시 임도에 내려선다>

 

포장도로를 잠시 따르니 이정표가 있고, 자암재,덕항산 방향으로 우회전. 계속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전에 12일 촬영을 귀네미마을이다. 그런데 앞에서 큰소리로 빨리 오라고 야단이다. 무슨 일인가 놀래서 가보니 우리를 앞서 가던 다른 산악회 사람들이 후미가 늦게 온다고 야단이다. “길도 모르면서 뒤처져 있다. 아니 후미는 뒤처지고 싶어서 뒤처지나. 그런데 그 사람들 덕분에 알바를 면했다. 이정표 있는 지점에서 잠시 내려와 다시 좌측 숲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무심코 그냥 지나치기 딱 좋은 곳. 우리 일행들도 여기서 귀네미마을 방향으로 그냥 내려가 잠시 알바를 했단다.

 

 

잠시 숲으로 들어섰다 다시 임도로 내려서고 배추밭 옆길을 걷는다. 그리곤 다시 리본이 걸려 있는 왼쪽 숲길. 채소단지가 있어 제대로 마루금을 따르지 못하다 다시 마루금에 들어선 것. 완만한 숲길인데 앞에는 다른 산악회 사람들이 죽 줄을 지어 오른다.

뒤에서 따라가다 보니 자암재 0.7km(큰재 2.7km) 이정표가 있고 평탄한 길이 잠시 이어진다. 이곳이 바로 환선굴을 품고 있는 1036m. 그러니까 좌측(동쪽)은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삼척의 동굴 세계가 펼쳐지는 곳.

 

                 <이정표에서 우틀, 그리고 다시 좌측 숲으로>

 

                  <다시 배추밭 옆 임도로>

 

                 <임도에서 좌측 숲으로, 마루금 복귀>

 

                 <1036m봉>

 

 

이제 자암재로 내려서면 마루금 산행이 끝나고 귀네미골로 하산하게 된다. 잠시 내리막길을 걸으니 지난 산행 때 지각산에서 내려섰던 자암재, 이정표를 보니 큰재에서 3.4km를 왔다. 그런데 벌써 산행 완료? 구간거리를 너무 짧게 잘라 산행시간이 너무 짧다. 이제 우측 귀네미골 방향으로 하산. 좌측으로 내려가면 환선굴 방향이다.

 

                 <자암재>

 

높게 자란 관목에 여기저기 긁히며 10분 정도 걸으니 광동댐 이주단지인 귀네미마을 가는 포장도로. 버스 주차 장소까지 10분 정도 걸어 총 산행시간이 3시간도 안 걸린 짧은 산행을 마친다. 다음 코스는 두타,청옥산을 지나는 난 코스.

 

                 <좁은 등로>

 

                <귀네미골 가는 도로에 내려서고>

 

                 <도로 우측에도 배추밭, 그리고 뒤로는 이깔나무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