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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댓재~백복령② (두타산,청옥산,고적대,갈미봉,상월산)

카페인1112 2011. 9. 22. 23:00

[백두대간] 댓재~백복령 (두타산,청옥산,고적대,갈미봉,상월산)

 

* 산행 경로 및 시간: 댓재(3:11)~햇댓등(3:28)~통골재(4:39)~두타산(5:40~5:50)~박달령(6:34)~  청옥산(7:21~7:44)~연칠성령(8:10~8:20)~고적대(8:56)~갈미봉(9:57)~이기령(11:26~11:35)~  헬기장(11:58)~상월산(12:16)~원방재(12:49)~헬기장(13:55)~삼각점봉(14:40)~백복령(15:56)

  <총 산행시간 12시간 45>

 

 

  고적대삼거리를 지나, 우측으로 거대한 암릉지대가 모습을 드러내지만 아쉽게도 그냥 회색 빛 봉우리들. 그나마 형체라도 보여주니 다행. 기암괴석의 수려한 풍광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한다.

 

  고적대에서 1시간 정도 걸려 갈미봉 정상(1260m) 도착. 봉우리가 두 개로 갈라져 있는 산을 갈미봉이라 한다. 이곳에서 좌측이 수병산으로 가는 길. 마루금은 우측 방향이다.

 

                                                                <갈미봉 가는 길에 우측으로> 

 

                                                                  <우측은 급경사지대 - 그 아래 무릉계곡>

 

 

 

 

 

 

 

 

 

갈미봉

                

 

갈미봉을 내려와 이기령 가는 길. 1142.8m봉을 좌측으로 우회하면서 가파른 오르내림이 계속되고 약간 푸른 색을 띈 돌들이 있는 너덜지대를 지난다. 주변은 서서히 가을 빛으로 변하는지 관목들이 조금씩 누렇게 물들어 있고 벌써 낙엽이 꽤나 쌓여 있다. 어느새 이렇게 가을이 가까이 와 있었던 것. 계절의 순환, 인생의 4고(苦), 삶의 정리와 마무리...

 

흰 수피가 아름다운 자작나무 조림 지역을 지난다.  자작나무를 소재로 멋진 시를 썼던 친구를 떠올리며 걷는데 일행 중 한 사람이 말을 건넨다마을이 가깝나 보네요. 사과를 벌써 다 수확 했어요?”  엥? 놀라서 이 나무 자작나무 아녜요?”하고 되물었더니 돌아오는 답.  농담 했습니다

하긴 사과나무와 착각할 리가 없으니 농담이겠지. 내가 멍청한 건가, 아님 단순한 건가? 가면 없이, 잔머리 굴리지 않고 살아온 생이 50년이 넘었으니 순진하게 받아들이는 그 버릇 어디 가랴. 지금 이 시점에서야 계속 그리 살아야지 별 수 있겠나.

 

                                 <가을 빛이 조금씩>

 

 

자작나무

               

울창한 소나무숲 쉼터(이기령 1.1km, 고적대 5.5km)에서 잠시 휴식. 산죽이 무성한 소나무 숲을 가로질러 돌로 등산로를 정비해 놓은 곳을 지나니 넓은 임도가 지나는 이기령이다.

 

이기령은 정선군 임계면에서 이기동으로 내려가는 고개. 임도 옆에 백두대간 안내도가 보인다. 이정표를 보니 백복령 10km, 이기동 하산로는 우측 길이다. 백복령까지 가기 어려울 경우 이기동으로 가거나, 좌측 정선 부수베리마을로 임도를 따라 가면 탈출 가능.

 

             

 

 

                                                 <산죽 밭에 황장목들이>

 

                                                   <백복령까지는 10km>

 

                                                  <정선 부수베리 마을 가는 임도가 지나고>

 

 

 

 

이기령에서 한참 쉬다 백복령으로 출발. 완만한 오르막길이 길게 이어진다. 초반 빽빽한 소나무 숲 그러다가 다시 참나무 숲. 길옆으로 멧돼지들이 사정없이 파헤쳐 놓은 훼손 흔적들이 계속 이어진다.

 

헬기장이 보이고 헬기장 입구 이정표에 상월산 정상(백복령 9.1km, 이기령 1.0km)이라고 표기해 놓았다. 아래에는 삼각점 (임계423/2005재설).

 

              

                                <이기령에서 백복령 가는 길>

 

 

                                                  <헬기장 있는 상월산 정상>

 

 

 

헬기장을 가로질러 내려가는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거의 폭우 수준. 서둘러 우비를 꺼내 입는다. 하의 입기가 귀찮아 상의만 꺼내 입었는데 산행을 완료할 때까지 계속 비가 내려 나중에는 등산화 안에까지 흠뻑 젖게 된다.

 

안부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 코가 땅에 닿을 것 같은 가파른 길이 계속 이어진다. 가파른 길을 오르니 노송이 우거진 봉우리에 낙동산악회의 상월산 정상(970.3m) 안내판이 보인다. 그럼 아까 삼각점이 있는 헬기장과 여기 중 어느 곳이 진짜 정상?

헬기장을 960m봉이라고 설명해 놓은 자료도 있는 걸 보면 여기 노송 봉우리가 정상일 것 같다. 우측에는 목책을 쳐놓았으니 저 안개 속은 가파른 절벽지대일 것이다. 전형적인 동해안의 동고서저의 지형.

 

 

                               <노송지대 상월산 정상>

 

 

 

 <고사목>

 

 

이제 원방재를 지나 987.2봉을 지나면 백봉령.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으니 임도가 지나는 원방재(고적대 10.17km, 백봉령 7.09km). 이기령에서 꽤나 걸은 것 같은데 고작 3km를 왔다. 다시 긴 오르막길. 울울창한 숲에 등로 옆 싸리나무 같은 관목들은 비에 젖어 축 늘어지고, 계속 비슷비슷한 풍경이다. 몸은 지치고, 안개 속 빗방울은 더 거세지고. 조망도 안 되고, 게다 긴 오르막길.

 

긴 오르막길을 오르니 삼각점이 있는 헬기장. 여기가 1022봉일 게다. 이제 백봉령은 5km. 등로는 우측으로 휘면서 다시 내리막길. 등산화 안으로 물이 들어가 이제 철벅거리며 걷는다.

 

                                 <원방재>

 

 

                                                 <1022봉>

 

 

 

계속되는 지루한 오르내림을 지나 백봉령 3.5km 이정표를 지나니 삼각점(구정467/2005재설)이 있는 987.2m봉. 다시 긴 내리막길. 계속되는 오르내림에 서서히 지쳐간다. 이건 산행이 아닌 고행 수준. 오늘 산행은 오른 만큼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는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두타행이 고행을 참고 견디며 깨끗한 불도를 수행하는 것이니, 오늘 산행이 또 하나의 수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걷자. 어차피 인생처럼 남이 아닌 내 두 발로 스스로 걸어야 하고, 이렇게 걷는 것이 조금이라도 내 영혼을 순화시킬 수 있다면 행복한 것. 더구나 이제 종착점도 멀지 않았다. 백복령 1.3km 이정표를 지나 다시 긴 오르막길.

 

 

                               <987.2m봉의 삼각점>

 

 

 

긴 오르막길을 걸어 무명봉 하나를 지나는데 차 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백봉령을 지나는 42번 국도가 멀지 않은 것. 곧 나무의자 2개가 있는 전망대.

짙은 안개 덕분으로 동해까지 보인다는 일품 조망은 아쉽게도 기대난. 사실 조망이 된다고 해도 이기령에서 백복령까지는 비슷비슷한 풍광에 산 이름이 붙은 것도 상월산 정도이니 꽤나 지루한 길이 되겠다. 1022봉 정도에 멋진 이름을 하나 붙이면 좋을 것 같은데...

 

좌측으로 내려서 철탑을 지나 잠시 걸으니 42번 국도가 지나는 백복령(百福嶺)이다. 좌측이 정선 임계면, 우측이 강릉시.

이제 비와 안개를 벗 삼아 걸은 긴 산행 마무리. 예상했던 시간보다 45분 더 걸렸다. 길 건너에 커다란 백복령 표석이 있고, 그 옆에 다음 구간인 삽답령으로 향하는 들머리가 보인다. 다음 산행 때도 또 비를 만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