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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큰재에서 지기재까지(상주 백학산)

카페인1112 2012. 5. 1. 19:00

[백두대간] 큰재에서 지기재까지 (백학산)

- 진달래 꽃길을 걸으며 봄날을 즐기네

 

 

* 산행일: 2,012년 4월 22일(일), 비 오고 흐림

* 산행 경로 및 시간: 큰재(10:28)~회룡재(11:19)~개터재(11:42)~윗왕실재(12:40~12:54)

  ~백학산(13:49)~개머리재(14:57)~지기재(15:40), 5시간 12 (휴식 등 포함)

* 산행 거리: 큰재~백학산(11.9km)~지기재(6.5 km), 18.4km <상주구간 안내도 기준>

 

백두대간 산행 떠나는 일요일 아침. 심술궂은 봄비는 한창 만발한 벚꽃을 날려 꽃비가 되었다. 이 비 그치면 풀빛도 짙어가고 짧은 봄날도 가겠지. 고등학교 한문시간에 배운 고려 때 문인 정지상의 시 송인(送人) 구절을 떠올리며 복정역으로 향한다.

서정적인 표현이 맘에 들어 외웠던 시인데 뒷부분은 기억이 안 나네.

 

   雨歇長堤草色多하니 送君南浦動悲歌라

  (비 갠 긴 둑에 풀빛이 진한데, 님을 보내는 남포에 슬픈 노래가 울리네)

 

 

 

 

오늘 산행은 중화지구대 큰재에서 지기재까지 19.9km 구간. 백두대간 구간 중 가장 낮은 구간이고 산세가 뚜렷하지 못해 마루금이 도계나 군계가 되지 못하고 심지어 면계도 못 되는 경우까지 있다. 오늘 구간은 마루금 양쪽이 모두 삼백(三白 –누에,,곶감)의 고장 상주, 상주의 옛 이름은 낙양. 낙양의 동쪽에 있다 해 낙동강이다. 경주와 상주의 첫 글자를 따 경상도.

 

 

<인성분교 자리 숲 생태원 진입로가 들머리>

 

남상주IC를 통과한 산악회 버스는 10 다 되어 오늘 산행 들머리인 큰재에 도착. 해발 320m 고도의 큰재는 상주시 공성면과 모동면을 잇는 68번 지방도가 지난다. 큰 고개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평평한 곳인데 공성면 옥산 쪽에서 올라오다 보면 오르는 길이 골짜기가 깊어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큰재에서 회룡재까지 3.9km)

 

<큰재 이정표> 

 

97 3월 폐교된 옥산초등학교 인성분교 자리에는 교적비만 남아 있고 지금은 백두대간 숲 생태원이 들어서 있다. 질척질척한 생태원 진입로를 따라 올라 숲으로 진입. 다행히 비가 그쳐 촉촉한 숲길은 완만한 오르내림으로 걷기 좋은 비단길이다. 심술궂은 봄비 덕분에 진달래 꽃잎이 등로에 잔뜩 쌓여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진달래 꽃 터널. 행복한 산행이 이어진다.

 

<숲 생태원에서 숲길로 들어선다. 낙화를 밟으며 출발> 

 

봉우리 하나를 지나 임도에 내려서고 목장 가는 임도를 잠시 따르니 숲으로 향하는 길이 이어진다. 이정표를 보니 회룡재까지 2.1km, 1시간(큰재 1.7km, 50)으로 안내되어 있다. 큰재 이정표는 회룡재까지 3.9km로 되어 있는데 0.1km차이가 나네.

좌측 나뭇가지 사이로 목장이 보이고 길은 여전히 진달래 꽃길. 가끔 산벚꽃도 화려하게 등장한다. 그런데 꽃보다 더 아름다운 건 연둣빛 신록, 담백한 수채화 속을 걷는 기분으로 발길이 가볍다.

 

<회룡목장 가는 임도를 만나고> 

 

<목장 정문 직전에서 우측 숲으로> 

 

<꽃길이 계속 이어진다> 

 

<산벚꽃도 피고> 

 

 

이정표가 있는 회룡재(340m). 회룡재는 이곳 지형이 용이 돌아보는 형세라 그런 이름이 붙었다 한다. 이정표를 보니 큰재 3.9 km(2시간), 개터재 1.7km(50) 공성봉산 회룡마을.

 

<회룡재(340m 도착>

 

 

잠시 걸으니 과수원 우측 계단 길이 나오고 20분 정도 소로를 걸으니 개터재(380m). 지기재산장에서 설치한 안내는 개터재라고 되어 있는데 다른 이정표에 누군가 현 지점을 옛고개라고 서 놓았다. 그럼 아까 고개가 개터재? 완만한 오르내림으로 걷기 편한 꽃길이 계속 이어진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시골 들판에는 푸르름이 가득하다.

 

<과수원 옆 계단 길>

 

 

<개터재>

 

 

<이정표에는 옛고개라고> 

 

봉우리 몇 개를 한참 오르내리니 동물이동통로가 지나는 윗왕실재(400m). 이동통로아래 임도가 보인다. (효곡리 가는 포장도로) 왕실재는 좌우 지형이 왕궁 같다 하여 왕실(王室)이라 했는데 함부로 왕자를 쓸 수 없어 한자를 바꿨다고 한다.

이정표는 개터재 3.7km, 백학산 2.9km, 이정표 거리를 종합해 보면 큰재에서 백학산까지 12.2km가 된다. 우측 공터로 내려와 점심을 먹으며 잠시 휴식. 이제 가파른 오름길을 걷는다.

 

 

 

<동물이동통로가 지나는 윗왕실재>

 

<윗왕실재 이정표> 

 

<윗왕실재에서 효곡마을 가는 포장도로> 

 

<이동통로를 아래에서 보고> 

 

만나는 봉우리들을 우회하며 진행하니 앞에 백학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모습을 드러낸다. 소나무 갈비가 푹신한 길도 지나고, 가파른 봉우리도 오르고, 잠시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서 지나온 산줄기들을 조망하다 조금 더 걸으니 상주시청산악회에서 설치한 정상석이 있는 백학산 정상(615m).

 

 

 

 

<드디어 백학산 능선이>

 

 

<백학산 직전 지나온 산줄기를 돌아 보고> 

 

학이 날아와 앉아 산이 하얗게 보여 백학산(白鶴山), 혹은 산 지형이 날개를 편 학의 형세라 백학산이라 했다 한다. 지명이야 오랜 세월을 지나며 기억에 의존했을 테니 유래가 여러가지 있겠지. 촌로들이 앉아 옛날 흰 학이 살아서 백학산이여””무슨 무식한 소리. 이 산이 풍수지리적으로 보면 형세가 학 모양이여이런 문답이 오고 가지 않았을까 싶다.

 

<백학산 정상(615m)>

 

 

오늘 구간 최고봉이지만 북쪽 함박골 일대만 조금 조망이 되고 다른 방향은 숲이 울창해 조망이 안 된다. 그래도 오늘 걷는 구간에서 유일한 족보 있는 산. 길은 서쪽으로 이어진다. 계속 걷기 좋은 편안한 길.

잠시 내려가니 이정표가 있는 임도가 나온다. 그런데 이곳 이정표 거리 표시는 잘못 된 것. 지기재까지 2.8km 남은 것으로 되어 있어 산행이 다 끝나가는 걸로 착각하기 딱 좋다. 우측으로 임도를 잠시 걸으니 다시 돌계단을 올라 숲으로 들어서고 완만한 길을 걸어 고개를 만난다.

 

 

<이런 길을 내려가면> 

 

<대포리 잘못된 이정표가 있는 임도를 만나고> 

 

<임도 우측으로 잠시 따르다> 

 

<다시 숲길로 들어간다> 

 

개머리재 방향 표시가 있는 고개 하나를 지나 한참 걸으니 좌측에 파란 보리밭이 보인다. 민가 가까이 걷는 것. 인삼밭을 지나 농로를 따라 잠시 걸으니 개머리를 닮았다는 개머리재, 소 머리를 닮아 소정재라고도 한다.

 

<등산로 표시가 있는 작은 고개 하나를 지나고>

 

<진 초록 물결이여> 

 

 

<인삼 밭을 지나면>

 

2차선 도로가 지나는 개머리재는 직진하지 않고 도로 우측으로 조금 이동하면 길 건너편에 이정표가 있다. 포도밭 옆길을 따라 오르니 다시 숲으로 올라서고 잠시 가파른 길을 오른다. 무덤 두 기가 나오면서 길은 완만한 길. 임도를 만나 잠시 따르면 다시 숲길로 들어서고 길이 좌측으로 향하면서 내리막길.

 

 

<2차선 포장도가 지나는 개머리재> 

 

 

<이런 가파른 길도 오르고> 

 

<큰 바위도 보이고> 

 

 

<이제 시야가 트이는 곳, 지기재가 보인다> 

 

<농로를 따라, 룰루랄라> 

 

<사과 밭을 지나고>

 

 

과수원 옆길을 걸으니 내서면과 모서면을 연결하는 901번 지방도가 지나는 지기재, 백두대간 상주 구간 안내도와 낙동강/금강 분수령 안내판이 서 있다. 원래 도적이 많아 적기재라 불리었으나 지기재로 변했다고 한다.

비록 낮은 고개지만 이곳도 분수령, 평지 같은 산길이지만 왼쪽 모서면 쪽으로 내리는 빗방울은 금강으로, 오른쪽 물줄기는 낙동강으로 흘러 드는 것.

 

 

<지기재 도착> 

 

    * 안내판에는 백두대간 총 길이 1,400km, 남한 684km, 북한 716km

 

 

마루금은 길 건너 사과밭 옆으로 계속 이어지지만 그 구간은 재작년 가을 화령재까지 먼저 걸었던 구간. 오늘은 여기서 산행 종료.

 

이제 청화산인 이중환조선 인재의 절반은 영남에 있고, 영남 인재의 절반은 상주와 선산에 있다고 표현했던 역사와 전통의 고장, 상주의 백두대간 국수봉에서 청화산까지 69km 구간을 모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