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한계령에서 조침령까지(점봉산)
연두색 숲에서 가는 봄을 아쉬워하며....
<점봉산 정상에서 보는 곰배령 방향, 구름이 밀려든다>
* 산행지: 한계령~망대암산(1,236m)~점봉산(1,424m)~조침령
* 산행일: 2,012년 6월 2일(토), 맑음
* 경로 및 시간: 한계령 들머리(1:42)~망대암산(5:12~5:23)~점봉산(6:00~6:18)~단목령(7:57)
~북암령(9:10)~조침령(11;46)~조침령터널 입구(12:09), 총 10시간 27분(휴식 등 포함)
* 산행거리: 총 25.1km (연장 약 2km 포함)
<필례약수터 진입도로에서 하차, 산행 출발>
무박산행으로 떠나는 백두대간 점봉산 구간. 한계령을 조금 지나 필례약수터 가는 도로 입구에서 하차, 도로를 따라 들머리로 향한다. 한계령에서 점봉산까지는 9km 거리.
인제읍 표지판 뒤로 들어서 가파른 절개지를 오르며 산행 시작. 이곳은 국립공원 특별보호구로 2026년까지 출입금지 지역이라 이런 새벽 산행을 하게 되는 것.
<도로를 따라 들머리로>
<인제읍 표지판 뒤, 들머리>
한계령 지킴터를 지나 다시 가파른 오름길, 이런 길에서는 네 발이 상책이다. 20분 정도 힘들게 오르니 남설악 만물상 지역의 암릉지대. 가파른 바위 구간이라 로프가 없었으면 오르기 힘들었을 것. 한 명씩 로프를 잡고 오르다 보니 시간이 꽤나 지체된다. 암릉을 올라서니 다시 로프가 매인 바위를 타고 내려가야 한다.
바위를 내려서니 계속 이어지는 가파른 내리막길. 선두를 따라 무작정 내려가는데 앞에서 “길이 희미해지고 있다”며 뒤편에서 길을 찾아보란다. 우왕좌왕 하며 거의 20분 정도 알바. 내리막길에 리본이 두 개 달려있어 모두들 무심코 직행했는데 마루금은 암릉을 내려서자마자 바로 좌측 길로 가야 하는 것.
<가파른 암릉 오르막길>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다시 암릉 오르막길. 계속되는 암릉지대 오르내림이 이어진다. 대낮이라면 이곳 수려한 바위 경관을 즐기며 갈 텐데 오늘은 그냥 어둠 속 앞 사람을 따르는 것. 군데군데 가파른 암릉 길을 내려가야 하니 계속 시간은 지체된다.
1시간 반 정도 암릉지대를 통과하니 부드러운 길. 산죽지대를 걸어 내려가니 UFO 바위(4:17)가 나오고 곧 망대암산 가파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거친 숨소리. 조금씩 사위가 분간되며 청아한 새소리가 숲을 울린다. 아침이 열리는 것, 깊은 산속에서 맞이하는 아침.
<안부에 있는 UFO 바위>
30분 정도 가파른 길을 오르니 좌측에 망대암산 정상부의 바위지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앞서 온 일행들은 설악산 서북능선 줄기를 감싸고 피어오르는 운해를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한 모습.
우측에 우회로가 있어 새벽에 무심코 지나는 사람은 정상인줄 모르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다. 들머리에서 3시간 반 걸려 망대암산 정상(1,236m) 도착.
<망대암산 정상 암릉>
암릉에 올라서니 사방으로 환상적인 조망. 북쪽으로 한계령 너머 가리봉, 귀떼기청봉 그리고 그 우측에 대청봉까지 장엄한 설악 줄기는 아침 운무에 쌓여 섬처럼 솟아 있고, 동남쪽 부드러운 윤곽의 점봉산은 온통 푸른 빛이다. 한참 바위지대에서 조망을 즐기다 정상 안내판을 지나 점봉산을 향해 출발.
<주목 뒤로 운해, 그 뒤가 좌측 삼각형 귀떼기청봉으로 이어지는 설악산 서북능선>
<남쪽으로 보이는 점봉산>
잠시 부드러운 길을 걸으니 분홍 철쭉꽃과 눈개승마 군락지. 점봉산 고도가 높아서인지 아직 분홍 철쭉 꽃과 병꽃이 제법 많다. ‘행운의 열쇠’ 큰앵초는 이제 제철인지 여기저기 그 고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더 아름다운 것은 역시 연둣빛 이파리. 잡아두고 싶은 그 연둣빛, 하지만 이제 여름이니 저 잎들은 이제 진초록으로 변하겠지.
<점봉산 사면에 피어오르는 운해>
<눈개승마가 한창이다>
<고운 큰앵초도 지천, 큰앵초의 꽃말은 행운의 열쇠>
<병꽃나무도 철쭉도 아직 꽃을 피우고>
<분홍 철쭉 뒤에 운해가 펼쳐지고, 그 뒤는 장엄한 설악산 대청봉>
<방금 지나온 망대암산에도 구름이 몰려든다>
가파른 길을 올라 정상석과 삼각점이 있는 점봉산 정상(1,424m).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설악산은 두터운 운무에 쌓여 있고 방금 지나온 망대암산은 운무에 휩싸이기 직전. 남쪽 곰배령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넓은 폭포처럼 구름이 능선을 타넘고 있는 환상적인 풍광이다. 대간 마루금은 그냥 구름에 덮여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말 그대로 환상 속을 걷는 것.
<점봉산 조망 안내판>
<북쪽 대청봉이 솟아 있고>
환상적인 풍광후미를 기다리며 아침을 먹는데 초반부터 지쳐 밥 먹기가 어렵다. 단목령을 8시 전에 통과하기로 했으니 오래 지체할 수 없는 것. 좌측 구름이 두텁게 덮인 단목령 방향으로 출발, 단목령까지는 6.2km.
<마루금은 구름에 쌓여 있고>
점봉산 가파른 길을 잠시 내려서니 길은 완만해지고 울창한 연둣빛 수림. 너른이골 갈림길(너른이골 5.4km)과 오색리갈림길(점봉산 2.1km, 단목령 4.1km, 오색리 3.0km)을 지나 삼각점봉(856m, 설악 458/2005 복구).
곧, 단목령지킴터가 있는 단목령. 점봉산 정상에서 1시간 40분 걸렸다. 단목령에서 조침령까지는 9.9km. 그래도 이제부터는 비교적 유순한 길이 이어질 게다.
<너른이골 갈림길>
<오색리 갈림길>
인제 진동리 사람들은 이 고개를 넘어 그래도 번화한 편인 오색리로 넘어갔다.
그래서 행정구역과 상관 없이 양양 생활권이었을 것.
<단목령은 이렇게 줄입금지 표시>
단목령에서 조침령 방향으로 0.3km 걸어 올라 잠시 휴식, 단목령 초소를 지났으니 이제 여유가 있다. 조침령까지 오르내림은 있으나 무리 없는 길. 북암령 가는 길 역시 울창한 연두색 숲이 계속 이어진다.
완만한 오르내림이 계속되는 길을 걸으니 이정표가 있는 북암령(940m). 주변은 멧선생이 파헤쳐 놓은 흔적이 꼭 쟁기로 밭을 갈아놓은 것처럼 처참하다. 잠시 가파른 길을 오르니 길을 다시 완만하게 변하고 오솔길이 이어진다.
<북암령>
<멧돼지가 파놓은 흔적들>
<아름다운 숲길>
좌측은 짙은 안개, 우측은 울창한 숲. 조침령 6.1km 지점 이정표와 삼각점봉을 지나 조금 내려오니 포토포인트. 여기서 양수발전소 하부댐이 보일 텐데 짙은 안개에 잠겨 있어 조망이고 뭐고 없다. 삼각점 안내판이 있는 900.2m봉을 지나니 쉼터. 이제 조침령은 지척이다.
<포토 포인트>
쉼터에서 조금 내려오니 임도가 지나는 조침령(770m). 표석 뒤편 설명을 보니 ‘이곳 조침령은 백두에서 지리까지 백두대간 1,400km의 중간지점. 북으로는 점봉산 남으로는 갈전곡봉으로 이어지며 영동과 영서를 가르는 분수령.
기린면 진동리에서 양양 서면 서림으로 넘어가는 고개인데 고개가 하도 높아 새들도 하루에 넘지 못하고 자고 넘는다 하여 조침령(鳥寢領)이라 했다’ 한다. 문경 새재와 같은 개념.
<조침령이 보이고>
조침령 표석 뒤 함박꽃나무 하얀 꽃이 화려하다. 이제 여름으로 넘어간다는 표시. 임도를 따라 우측으로 20분 정도 편한 길을 걸으면 조침령 터널 입구가 나온다.
터덜터덜 여유 있게 걸어 조침령터널 입구 도착, 긴 산행 완료. 일행들과 막걸리 한잔 마시고 돌아오는 길, 긴 숙면에 빠진다.
<함박꽃나무>
<임도를 걸어>
<좌측이 진동리 가는 길, 우측은 조침령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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