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정맥 산행/백두대간 산행

[백두대간] 닭목령~대관령 (고루포기산, 능경봉)

카페인1112 2011. 12. 22. 22:30

순백의 세계, 동화 속 풍경으로...

 

* 산행지: 닭목령에서 대관령까지 (고루포기산, 능경봉)

* 산행일: 2,01112 17(), 맑음

* 산행 경로 및 시간: 닭목재(12:03)~목장임도(12:44~12:56)~왕산제1쉼터(13:42~13:50)~2쉼터

   (14:32)~고루포기산(15:18~15:28)~능경봉(17:53)~대관령휴게소(18:35), 산행시간 6시간 32.

* 산행 거리: 닭목령~3.4km~왕산제1쉼터~3.0km~고루포기산~5.3km~능경봉~1.8km~대관령

  < 13.5km>

 

백두대간 산행 떠나는 날, 근데 서울은 영하 10도. 올 겨울 들어 가장 춥단다. 이런, 오늘은 영동지방 칼바람을 각오해야겠네. 마음 속까지 찬 바람이 부는 건 꼭 날씨 탓만은 아닐 게다. 벌써 올 한해의 끝자락, 변화도 우여곡절도 많았던 한해. 정리되지 않은 미진함, 응어리를 안고 그렇게 세월은 가나 보다.

 

     <닭목재(닭목령)의 등로 안내도>

 

   산악회 버스는 횡계IC를 나와 이리저리 헤매더니 대관령을 지나 들머리인 닭목재(680m) 도착. 여긴 금계포란형의 닭에 해당하는 지형이라 고개 이름이 닭목령이란다. 도로 양편으로 닭목령 표석이 있고, 대관령 방향으로 백두대간 안내도와 장승이 보인다. 그 뒤로는 산신각.

  컨테이너 박스 감시초소 옆 남진 방향(삽당령 방향) 이정표는 삽당령 13.5km, 능경봉 11.6km, 노추산 입구 8.5km.

 

              <닭목령 표석>

 

 

 

일단 남진으로 삽당령을 향해 출발(11:35). 눈은 무릎 높이까지 올라올 정도로 높게 쌓여 있어 그냥 순백의 세계, 그 순수의 여백에 우리 발자국을 남기며 간다. 그런데 앞서 지나간 사람의 흔적이 전혀 없으니 러셀 하면서 가야 하는 상황. 앞서 가던 선두팀들이 20분 정도 가다 힘들고 시간이 너무 걸려 안 되겠다며 포기하고 대관령 방향으로 가잔다. 고루포기산부터는 러셀이 되어 있을 거라고.

 

             <일단 삽당령 방향으로 출발>

 

             <15분 정도 가다 다시 닭목령으로 되돌아 온다>

 

닭목재로 돌아와 장승과 등산 안내도 앞을 지나 산길로 오른다. 이제 대관령 방향으로 북진. 누군가 이 눈을 뚫고 먼저 지나간 사람이 있는지 앞에 몇 사람 발자국이 보인다. 그럼 갈만 하다는 얘기. 그런데 12가 지나 산행을 시작하는 셈이니 대관령에는 어두워져야 하산할 수 있겠다.

능경봉이야 대관령에서 가까워 사람들이 많이 오갔을 테니 그리 어려움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중 보니 큰 착각. 눈보라에 길까지 없어져 어둠 속 하산하는데 애를 먹었다. 게다 차가운 칼 바람까지 몰아쳐 추위에 떨어야 했고. 오늘은 눈과 추위와의 싸움.

 

             <장승 앞을 지나 대관령 방향으로 출발>

 

 

고랭지 채소밭을 지나 완만한 숲길을 잠시 걸으니 목장으로 연결되는 시멘트 포장 임도에 내려선다. 이곳에서 후미를 기다리며 간단히 요기하고 출발. 임도를 조금 오르니 직진방향에는 목장이 보이고 마루금은 좌측 숲으로 956봉으로 향한다.

거센 북서풍 찬바람이 속에서 가야 할 마루금 산줄기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그 우측으로 눈 덮인 선자령이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가파른 길을 올라 955.6봉에 올라서고 길은 우측 방향 목장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진다.

 

 

 

             <목장 가는 포장 도로>

 

             <임도에서 좌측 숲으로>

 

             <956봉 오르는 길, 우측은 목장이지만 지금은 그냥 눈밭>

 

             <가야 할 마루금, 우측 철탑이 있는 곳이 고루포기산>

 

             <우측 방향에 풍차가 돌고 있는 선자령도 살짝>

 

             <956봉에 올라서고>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어 왕산 제1쉼터 도착. 이정표를 보니 닭목령에서 3.4km를 왔고 왕산제2쉼터까지 1.7km. 그런데 눈이 너무 쌓여 진행이 더디다. 왕산제2쉼터(952m)를 지나니 다시 가파른 오름길. 돌계단 길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눈에 덮여 흔적이 없다.

 

꽤나 미끄러운 길을 힘들게 오르니 송전 철탑이 있고, 철탑 우측으로 진행. 우측 나뭇가지 사이로 높게 솟은 능경봉과 동해 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잠시 오름길을 걸으니 전신주가 있는 평탄한 길. 다시 철탑이 있고 이곳에서 우측으로 대관령과 선자령 방향이 잘 조망된다. 그 너머로는 동해가.

 

 

 

 

 

 

             <나뭇가지 사이로 동해가 보인다>

 

 

 

             <곧 철탑이 나온다>

 

 

            <철탑에서 보는 대관령과 선자령, 그 뒤로 동해가>

 

잠시 걸으니 고루포기산 정상(1,238m). 이정표(닭목령 6.3km, 전망대 1.0km, 능경봉 5.3km)와 고루포기산 안내판이 있고 삼각점은 눈에 덮여 보이지 않는다. 설명문을 보니 왕산면 대기리 주민들이 이 산을 넘어 횡계리로 출입하였다고 되어 있다. 정상 이정표 뒤쪽으로 하산하면 횡계리. 동쪽으로 능경봉이 높게 솟아 있고 강릉 시가지와 동해 바다 모습이 보인다.

뒤에 오는 일행들과 같이 하산할 생각으로 한참 기다리다 먼저 출발. 그런데 저 능경봉까지 언제 가지? 눈 쌓인 길은 걷기가 더 힘들다.

 

             <고루포기산 정상>

 

 

             <정상에서 보는 능경봉과 좌측 대관령, 그 뒤로 동해>

 

             <고루포기에서 능경봉 가는 길>

 

닭목재에서 고루포기까지 동북 방향으로 이어지던 마루금은 이제 남동 방향으로 전환. 오목골 갈림길(오목골 1.6km)을 지나니 곧 횡계전망대(1,174m). 전망대답게 일망무제, 북쪽으로 대관령면 횡계리 일대가 보이고 그 뒤 산줄기들은 오대산에서 이어지는 한강 기맥 줄기일 것. 우측에 풍차가 돌고 있는 선자령과 황병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펼쳐진다. 맨 우측에는 곧 올라야 하는 능경봉. 능경봉까지는 4.2km(고루포기산 1.0km)

 

            <횡계 전망대>

 

             <전망대에서 보는 대관령과 우측 능경봉>

 

             <횡계리와 선자령, 그 뒤는 바다가>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이정표가 있는 왕산골 갈림길(왕산골 2.0km, 능경봉 3.7km). 조금 더 가니 우측으로 능경봉 아래 영동고속도로가 모습을 드러낸다. 샘터 이정표를 보니 행운의 돌탑까지 2.4km. 다시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된다. ! 이제는 지쳤다. 하지만 어쩌랴, 어두워지기 전에 빨리 걸어야지. 곧 대관령1터널 위치 안내판 지점을 지나고 다시 오르막길. 다시 내리막길을 지나 안부에서 잠시 쉬다가 오르는데 세찬 바람에 길이 보이지 않는다.

 

 

             <우측, 능경봉 아래 고속도로가 보인다>

 

             <샘터에서 오르막길을 지나>

 

             <대관령 터널 구간을 지나고>

 

             <왼쪽 능경봉이 꽤 멀게 느껴진다>

 

             <등로는 눈에 덮여 버리고>

 

안부를 지나니 곧 행운의 돌탑. 어두워진데다 눈이 덮여 돌탑인지 구분도 안 된다. 이제 300m 정도만 오르면 능경봉. 잠시 가파른 길을 걸으니 능경봉 정상(1,123.2m). 정상에는 선두대장이 후미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2주전의 능경봉과 오늘은 너무도 다르다.  2주전에는 사방에 온통 눈꽃이 피어 있었는데 오늘은 눈꽃은 없고 눈만 더 쌓였다. 능경봉 상석능경까지만 보일 만큼 눈이 더 온 것. 어둠이 내려 우측 강릉 시내 야경이 환상적일 정도로 아름답다.

 

 

             <능경봉>

 

 

 

이제 1.8km를 걸으면 대관령. 헤드랜턴을 꺼내 들었는데 불빛이 너무 흐려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 하지만 2주전에 왔었고 사람들이 많이 다녀 길 찾기에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먼저 출발. 그런데 조금 내려가니 이런, 길이 보이지 않는다. 거센 눈보라에 길이 덮여 버린 것. 앞에 먼저 가던 사람도 우왕좌왕, 결국 뒤에서 내려온 일행 한 명까지 셋이서 길을 찾으며 진행. 발을 잘못 디디면 눈이 무릎 위까지 올라올 정도로 푹푹 빠진다. 랜턴이 기능 발휘를 못 하니 앞사람을 졸졸 따라가야 하는 신세.

 

악전고투 끝에 산불감시초소를 지나고 고속도로 준공비 앞에 내려선다. 그리곤 차가운 칼바람이 몰아치는 대관령휴게소 주차장에 도착, 힘든 산행 완료. 너무 추워 다시 오고 싶지 않은 정도, 하지만 순백의 동화 속 세계에서 노닐었던 하루야 어찌 후회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