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강릉3구간 - 강릉항에서 안인항까지 ②
-남항진항에서 들길, 숲길 걸어 안인항으로
<2,012년 6월 17일(일), 맑음>
* 강릉항(안목항, 10:21~11:02)~남항진항(11:24)~풍호마을 연꽃단지(14:05~14:18)~염전해변(15:25~16:20)~안인항(16:38) 총 13.52km.
<남항진해변에서 보는 죽도봉과 강릉항>
남항진해변에서 안인항으로 출발. 뜨거운 남항진 해변 데크를 따라 걸으니 길은 우측 도로 방향으로 이어진다. 갈림길에서 좌측은 공군부대. 공군 18전비 비행장이 있어 해안으로 가지 못하고 비행장을 길게 우회하는 것.
우측으로 남항진펜션 앞을 지나니 바우길 표시가 보인다. 곧 섬석천을 만나고 남항진교에 표시된 바우길 안내는 다리를 건너란다. 여기 바우길은 6코스 굴산사 가는 길. 청량마을까지 바우길을 따르다 비행장 교차로 부근에서 풍호마을로 갈 계획.
남항진교를 건너 바우길 표시를 따라 좌측 하천 뚝방 길을 걷는다. 이 섬석천은 강릉 남대천 하구에 합류되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날은 덥지만 마음이 푸근해지는 한적하고 편안한 길. 평소 종주 산행의 조급함과는 달리 시골길의 목가적인 풍광에 빠져 여유 있게 걷는 낭만, 이런 길만 계속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뚝방 옆으로 짓푸른 감자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어이구 저 감자 하나하나 캐려면 얼마만한 노동력이 필요한 거지? 넓은 들판을 보면서 여행하는 호사를 누리는 자신이 부끄러워지고 뜨거운 햇살 아래 흘리는 그 땀방울의 대가를 제대로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섬석천의 남항진교> 다리를 건너 좌측 뚝방 길로
<섬석천 뚝방 길을 걷는다>
뚝방 길을 10분 좀 넘게 걸으니 좌측에 다리가 있고 입구에 초소가 하나 보인다. 바우길 표시는 우측 마을 방향으로 안내, 이제 뚝방 길에서 마을 길로 들어서는 것.
우측으로 들어서 노송이 우거진 마을을 지나 다시 산 아래 농로를 따라 걷는다. 마을을 들어서면 좌측 방향 농로를 따르는 것.
<다리가 합류되는 지점에서 좌측 마을로>
<노송이 우거진 마을로 들어서면 좌측 방향 농로를 따라 걷는다>
주변에는 강원도 지역이라 그런지 감자밭이 많이 보인다.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이 원산지인 감자는 세계 130여국에서 재배되고 옥수수, 벼, 밀 다음으로 생산량이 많은 작물. 잉카의 감자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기근에서 구했을까?
우리나라에는 조선 순조 24~25년(1824년~1825년) 만주 간도지방에서 두만강을 건너 도입(북방전래설)되었으니 다른 작물에 비해 역사가 짧은 편.
감자가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해 노란 꽃술을 머금은 하얀 꽃들이 잔뜩 피어 있다. 그런데 오른쪽 감자 밭은 꽃이 연 자주색. 마침 논에서 나오는 어르신께 그 차이를 물어 봤다가 심심하셨던지 한참 감자 강의를 들어야 했다.
일반적으로 흰 감자는 수미라는 품종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식용과 가공용을 겸한다. 보라색 감자는 두백이나 선농인데 오래 보관할 수 있고 맛도 좋은데 생산량이 적은 편이어서 재배를 많이 안 한다고.
<감자꽃이 많이 피었다>
<우측은 작은 야산, 좌측은 논밭이 펼쳐진다>
<이제 곧 포장도로를 만난다>
자두가 다닥다닥 달린 과수원도 지나고, 오디가 잔뜩 달린 뽕나무도 만나고… 편한 학동마을 길을 따라 한참 걸으니 2차선 포장도로. 난 마을 길을 따라 그냥 걸었는데 좌측에 보이는 햇빛사랑 유치원 앞길로 걷는 것이 포장도로를 조금은 적게 걷겠다.
버스 정류장 표시를 보니 ‘핸들'. 우측은 학우리 좌측은 차돌광, 특이한 이름들이라 유래가 뭘까 궁금하게 만든다. 좌측 인도를 따라 잠시 걸으니 청량동길 표시가 나온다.
<포장도로에서 좌측 방향으로>
<해파랑길과 바우길 표시>
청량마을 가는 산길, 시멘트 포장도로이지만 주변에 제법 노송들이 우거져 나름대로 운치 있는 솔숲 길. 가끔 오가는 차량들이 성가시긴 해도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전신주에 성덕동 표시가 있는 걸 보니 이곳이 성덕마을. 한참 걸으니 청량학동길 표시가 나오고 갈림길에서 바우길 안내는 우측, 멀리 보이는 금호어울림아파트 방향이다. 바우길 따라 계속 갈 생각은 없으니 좌측 마을 안으로 들어선다. 이곳이 아마 청량마을일 것.
<청량동길 안내를 만나면 좌측 청량마을 방향으로>
<노송이 우거진 길을 걷는다>
<산불조심 성덕동>
<청량학동길, 이곳이 청량마을 일 것>
<청량마을 갈림길>
바우길은 우측 금호어울림아파트 방향으로 이어지고, 공군비행장 진입로 방향으로 가기 위해 좌측 마을 길로 들어선다.
마을 길을 따르니 좌측에 거대한 공군비행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밭길을 걸어 마을을 나와 다시 섬석천을 만나 율다리교를 건너니 앞에 공군비행장 진입로의 메타세콰이어 길이 보인다. 부대 진입로로 나와 여기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비행장교차로에서 철길과 횡단보도를 건너 국도 방향으로 이동,
공군부대 정류장 입구에서 잠시 휴식. 도로를 따라 걷다가 월호평동 정류장을 지나니 독송마을회관. 방향을 보니 좌측으로 이동하는 게 거리가 가까울 것 같아 회관 옆 마을 길을 걸어 옆에 있는 밭 사이를 통과해 지하통로로 철길을 건너고 농로를 따라 우측으로 진행.
<마을을 나와 들판으로, 좌측에 드넓은 비행장이 보인다>
<다시 섬석천을 만나 앞에 보이는 율다리교를 건넌다>
<공군부대 진입로, 메타세콰이어길>
<비행장교차로 방향>
비행장 교차로, 이곳으로 나와 걷는 거리가 더 길어졌다.
<구 도로 공군부대 입구 정류장>
이곳에서 쉬다가 구 도로를 따라 걸었다.
<이곳에서 좌틀해서 철길 지하통로를 건넌다>
원래는 도로를 따라 걷다가 어정교차로에서 좌측 풍호길을 따라 풍호마을로 갈 계획이었으나 도로를 걷는 것보다야 들길을 걷는 게 좋겠지. 나중 보니 부대진입로에서 우측으로 이동하지 않고 좌측으로 이동 마을에서 우측 들판을 가로질러 풍호마을로 직접 가는 게 거리는 단축되겠다.
우측 들판을 가로지르면 메이플비치CC와 염전해변으로 이어지는 풍호길 도로를 만나게 된다. 난 길찾기가 불편할 것 같아 우측 비행장교차로로 이동 그냥 도로를 따라 가기로 했다가 마음을 바꾼 것이고, 결과적으로 걸은 거리가 더 늘었다.
바우길을 따르면 길 표시가 잘 되어 있어 길찾기에 어려움이 없을 텐데 굳이 바우길 전체를 걸을 생각이 없어 바로 풍호마을로 간 것.
<농로를 따라 우측으로>
농로길을 20분 정도 걸으니 하시동3리 풍호마을 연꽃단지가 나온다. 연꽃단지 주변은 습지로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아하, 여기가 바로 풍호인가 보다. 연꽃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고 그해 농사의 길흉을 점쳤다는 풍호.
<풍호마을 연꽃단지를 만난다. 여기부터 다시 바우길 표식을 따르고>
강릉 바우길 7코스 이름이 풍호연가 길. 바우길 소개를 보니 예전 하시동 마을에 경호호수 2/3 크기의 자연석호인 풍호가 있었는데 그 풍호는 영동화력발전소 회탄으로 호수를 메웠고 풍호 주변 30만평의 갈대밭을 정리해 골프장을 만들고 있어 그 풍호가 사라지기 직전에 놓였다고 한다.
주변 마을 사람들도 모두 이사를 했지만 그들의 풍호 사랑이 너무 애절해 길 이름을 풍호연가로 정했다고 한다. 누구나 고향에 대한 애착과 정을 갖고 있을 거고, 그 아름다운 풍호에 대한 애착과 미련이 얼마나 클까?
우리 사회는 굶주림을 면하기 위한 개발 만능의 시대를 불가피하게 살아야 했고, 그러면서 얼마나 많은 소중한 것을 잃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산책로 계단에 걸터앉아 주변 습지 풍광을 즐기며 잠시 휴식.
<이제 흔적만 남은 풍호의 갈대 습지>
<풍호 산책로>
도로가에 메이플비치 골프장 2.5km 이정표가 붙어 있다. 염전해변으로 가기 위해서는 골프장 정문을 지나야하는 것. 그리고 연꽃단지 산책로(습지 생태 체험장)에서 다시 만나는 바우길 표지. 이제 바우길 표지를 따라 가면 되니 길 찾기가 편해졌다.
연꽃단지에서 바우길은 좌측으로 메이플 골프장 정문 방향이다. 무성한 연옆과 갈대밭의 연꽃단지 산책로는 2차선 도로로 이어지고 푹푹 찌는 길을 걷는다. 잠시 걸으니 풍호마을 표석이 있고 바우길은 우측 하시동리 정류장 옆 소로로 이어진다.
좌측 소나무 숲길을 따라 잠시 걸으니 등산로 표시가 있고 축사 옆을 지나 잘 나 있는 등로를 따라 작은 동산을 넘는다. 물탱크를 지나 다시 포장도로. 아까 풍호마을 표석에서 그냥 도로를 따라 오면 만나는 지점. 무더운 도로를 걷지 않고 호젓한 오솔길을 걷게 길을 열어준 바우길 안내가 없었으면 그냥 도로를 따라 걸어야 했을 것.
<2차선 도로로 나와 풍호마을 방향으로 좌틀>
<풍호마을 표석에서 우측 농로를 따라 진행>
<다시 숲길로 들어서고>
<우측에는 축사가 있다, 등산로 표시도 있고>
<하늘을 가린 울창한 숲>
<다시 도로에 내려서고, 이제부터 염전해변까지 도로를 따라 걷는다>
포장도로로 나와 우측 메이플골프장 입구 쪽으로 포장도로를 걷는다. 가끔 오가는 차량. 길가에는 분홍색 끈끈이대나물 같은 들꽃들이 거친 사면을 수 놓고 있다. 그냥 무미건조 했을 길이 아름다운 꽃길이 되었다. 골프장 정문과 안인해안사구 안내판을 지나니 바다가 보이고 해안 안인사구 지역이 나오는데 별 특색이 없다.
아까 안인사구 안내판 뒤 숲길로 갔으면 안인사구를 제대로 볼 수 있었을 텐데 풀이 무성해 그냥 도로를 따라 걸었다. 군부대 쪽으로 더 들어가면 뭐 볼 게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냥 해안도로를 따라 염전해변으로 직행, 이유는 배가 너무 고팠기 때문.
<골프장 정문>
<안인사구 안내판>
<다시 바다가 보인다>
철조망 너머로 보이는 푸른 바다 그리고 염전해변(강릉시 안현동), 주변에 염전이 있었다고 혹은 모래가 소금처럼 고와 염전해변이다. 잠시 산길을 걸었는데도 시원하게 다가오는 바다가 가슴을 후련하게 한다.
방파제에 낚시 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다. 그런데 동해로 흘러드는 군선강 물결이 해변보다 더 멋지게 보인다.
군선천 너머 사각형의 문처럼 보이는 멋진 바위가 보이는데 아마 강릉 3문 가운데 하나라는 명선문(溟仙門)일 것. 해령산 아래 군선강이 만나는 바닷가에 솟은 명선문은 신선이 머물렀다는 곳으로 마을 사람들은 칼바위라 한다 한다.
<철조망 너머 염전해변, 그리고 바닷가에 명선문>
<염전해변 옆의 군선천>
<명선문이 보인다, 앞의 물결은 바다가 아닌 군선천>
군선강 옆에 있는 횟집에서 물회 한 접시 비우고 시원한 식당에서 한참 쉬다 간다. 이곳 염전해변에서 한 시간이나 머문 것, 하긴 언제 염전해변을 다시 올 일이 있겠나? 이제 안인항은 지척, 오늘 여행도 거의 끝나간다.
<염전해변과 방파제>
점심을 먹고 동해화력발전소 앞 다리를 건너 갯목길을 따라 간다. 안인진2리 갯목마을 표석에는 “아름다운 해령산을 감돌아 흐르는 군선강(群仙江)과 신선이 놀던 동해해문(東海海門) 명선문(溟仙門)이 있는 마을”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봉화를 올렸던 봉화산(해령산)에는 칼바위 절벽에서 몸을 날려 바다에 빠져 죽은 처녀(해랑)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해령당을 세워 남근을 모시고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군선천 다리를 건너 안인항으로>
갯목마을을 지나 안인항으로 넘어가는 언덕을 오르는데 아이들 몇이서 놀다 핑크에게 말을 건다. 뱀딸기를 한줌 보여주면서 이것 먹는 거예요? 하고 묻는다. “아니, 이거 뱀딸기라 먹는 게 아냐?”“여러 개 먹었는데요, 먹으면 죽나요? 맛있던데”
군것질 거리가 궁했던 어린 시절에도 뱀딸기는 뱀이 먹는 딸기라 해서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요즘은 시골아이들도 뱀딸기와 산딸기를 구분하지 못하나 보다.
<안인항 가는 길>
언덕을 오르니 안인항 이정표가 있고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우측에 철길이 보이고 안인항. 조선 성종 때까지 수군 만호영이 있었던 군선천 하구 마을로 강릉 동쪽의 편안한 곳’이라는 뜻이란다. 남쪽 멀리 다음 구간인 정동진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오늘 걷기 여행 종료. 총 7시간 40분이 걸렸지만 쉬는 시간이 많아서 실제 걸은 시간은 5시간 정도. 콜택시를 불러 경포해변으로 돌아가 귀경, 1박2일의 여행을 마친다.
<안인항이 보인다>
<오늘 여행의 종착지, 안인항>
<안인해변 뒤 좌측으로 정동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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