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해파랑길(동해안)

[해파랑길] 강릉 1구간 - 심곡항에서 옥계해수욕장(환상적인 헌화가의 무대)

카페인1112 2012. 8. 26. 21:51

[해파랑길] 강릉 1구간 - 심곡항에서 옥계해수욕장까지 

   - 환상적인 바닷길, 헌화로를 따라

 

 

* 답사일: 2,012년 8월 19일 (일), 맑음

* 경로 및 시간: 강릉 1구간 심곡항~옥계해수욕장 5.9km (1시간 44분),

                    동해1구간(일부): 옥계해수욕장 ~ 망상해수욕장 6,9km(2시간 8분)

 

 

오늘 해파랑길 답사는 강원도 3 미항 하나인 심곡항에서 출발. 동해안에서 경관이 가장 아름답다는 헌화로를 따라 삼국유사의 아름다운 전설을 만난다.

 

강릉 1구간은 심곡항에서 금진항을 지나 옥계해수욕장까지 5.9km 거리. 바다와 가장 가까운 환상적인 해안 길을 따라 강릉 1구간을 걷고 동해로 넘어간다.

 

 

<강원도 3대 미항 심곡항에서 강릉 1구간 출발>

주변 아름다운 바위 절벽과 고운 물빛이 환상적이다.

 

 

 

 심곡항에서 헌화로로 접어드니심곡~금진간 도로는 굴곡이 심하고 낙석 겨울철 결빙이 예상되므로 안전운행 하라 붉은 경고 표지판을 만난다. 도로는 바다 바로 옆에 해안 절벽을 끼고 있어 위험하다는 얘기.

 

하지만 그렇기에 길은 환상적인 풍광을 보여주는 . 해안 절벽이 바로 헌화가의 무대가 되고, 심곡 정동진지역 해안단구는 천연기념물 437호로 지정(2004 4)되어 있다.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길, 헌화로 출발>

 

 

 

<심곡항을 돌아보고>

 

 

 

<해안의 아름다운 바위 군>

 

 

 

<갯바위 위에 갈매기 한 마리>

 

 

 

<거북이가 하늘을 응시? 바윗결이 아름답다>

 

 

 

 

 

 

 

아름다운 문양의 갯바위들을 즐기면서 잠시 걸으니 2006한국의 아름다운 100 선정되어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설치했다는 헌화로 안내판이 보인다. 이곳 어딘가에서 소를 몰던 노인이 서라벌의 대표 미인 수로부인에게 꽃을 바쳤겠지.

 

그래서 길은 사랑이 이루어지는 길이란다.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 해안 절벽과 바로 옆에서 찰랑대는 짙푸른 바다, 아름다운 풍광에 사랑까지 덧붙이니 한번은 걸어봐야 하는 .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헌화로>

 

 

 

 

 

<해안 절벽을 따라 길은 이어지고>

 

 

 

조금 가니 커다란 자연석에 헌화가를 새겨 놓았다. 헌화가는 일연스님의 삼국유사 2, 기이(紀異), 수로부인조에 해가와 함께 나오는 향가.

 

신라 33 성덕왕 시절, 강릉태수로 부임하던 순정공은 바닷가에서 점심을 먹는다. 그런데 같이 가던 수로부인이 천길이나 되는 높은 바위 절벽에 철쭉이 것을 보고 꽃을 꺾어 달라고 하나사람이 올라갈 데가 된다 모두 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암소를 몰고 지나가던 노인이 꽃을 꺾어 오고 노래를 지어 부른다.

 

 

<헌화가>

자줏빛 바위가에

잡고 있는 암소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헌화가>

 

 

 

미모의 수로부인은 주책 없이 위험한 바위 벼랑에 꽃을 꺾어 달라고 졸랐을까? 그러니 이틀 임해정에서 용한테 잡혀가고해가 생기는 계기가 되지. 덕분에 삼국유사에 수록되는 영광까지...

소 몰고 가던 노인네는 큰일 나려고 병풍 절벽을 오르는 그런 무모한 짓을 했을까? 게다 강릉태수(군주 다음의 지방관이니 지금의 도지사와 군수 중간쯤 되겠다)라는 지방 고위직 남편인 순정공이 옆에 있는데 노래를 지어 부르며 꼬셔? 모두들 웃기는 짬뽕이네.

 

하지만 그거야 어리석은 상상이겠지. 그냥 정도 단순한 해프닝이었다면 삼국유사에 실리지도 않았을 거고, 옛 신라인들의 상징과 미의식의 세계를 어찌 쉽게 있을까? 꽃을 꺽어온 사람이 노래 가사 그대로 암소를 몰고 가던 늙은 평민이었다면 귀족인 수로부인을 제대로 쳐다 보지도 못 햇을 터, 그리고 수로부인이 부끄러워 할 일도 없었을 거고.

 

그 노인은 누구였을까? 그리고 꽃을 바치는 의미는 무엇일까? 궁금하지만 그건 내가 고민할 문제는 아니다.

 

 

 

 

 

<이곳은 해안 철망이 없어 더 시원하다>

 

 

 

 

 

헌화가의 무대답게 도로 높게 솟은 해안 절벽 경관이 이채롭다. 금진의 건남에서 정동진까지 해안 절벽은 국내에서 가장 해안단구층, 과거 200~250만년 바다 층이 80m 가량 솟아오르면서 생긴 절벽으로 지질학적인 가치가 크다고 한다. 그래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고.

 

절벽 경관을 보면서 걸으니 남근석이 여근곡을 향하고 있다는 합궁골. 바위 절벽 아래 덩굴식물이 덮고 있는 길다란 모양의 바위(남근처럼 생기지는 않았고)가 있고 좌우에 둥근 개를 갖다 놓았다. 남근과 여근이 마주하여 신성한 탄생의 신비로움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는 .

 

 

<우주의 기가 모인다는 합궁골 - 남근석 뒤로 여근곡이 보인다>

 

 

 

 

 

<길은 바위 절벽 아래 찰랑이는 바다와 바짝 붙어 이어진다>

* 파도가 심한 날에는 바닷물이 도로까지 치고 올라올 정도로 가깝다.

 

 

 

인도가 제대로 조성되어 걷기는 편한데 동쪽 햇살이 무척이나 따갑게 느껴진다. 그래도 아름다운 해안 절벽과 맑고 푸른 동해의 정취를 맘껏 느끼는 행복한 . 게다 이곳은 다른 해안지역과는 달리 해안 철망이 없어 아름다운 경관이 그대로 드러난다.

 

조금 걸으니 남쪽으로 옥계항 시멘트 공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금진항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그리고 이 환상적인 절경도 거의 끝나 간다.

 

 

<멀리 보이는 옥계항>

 

 

 

<바다와 해안 절벽을 배경으로 기암이 솟아 있고>

 

 

 

<아름다운 해안 단구층은 천연기념물>

 

 

 

심곡항에서 30 정도 걸려 한적한 금진항 도착. 금진항에서 가리비 양식 하는 잠시 구경하고 옥계해수욕장을 향해 출발. 그런데 금진항을 지나면서 다시 해안 철조망이 등장한다. 환상이 깨지는 순간. 하지만 어쩌랴, 필요가 있으니 설치한 것을…. 게다 이제부터는 심곡~금진 도로와는 달리 인도가 제대로 없는 좁은 도로를 걷는다. 덥게 느껴지는 .

 

 

 

<금진항에 들어선다>

 

 

 

 

 

 

 

 

 

<이제부터는 다시 철망이 등장하고, 인도가 없는 좁은 길>

* 짧은 도보여행자는 심곡항에서 금진항까지만 걸어도 되겠다.

 

 

 

금진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정동진과는 딴판, 무더운 날씨인 데도 해변은 벌써 한적하다. 아이스크림 하나 사들고 쉼터 벤치에 앉아 쉬는데 바로 민박집에서는 피서객들이 아침부터 삼겹살을 굽는다. 아이들은 신나서 놀고.

 

아이들 노는 모습을 보며 잠시 같은데 20여분이 지나 버렸다.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여유 부리는 버릇이 들었다. 쉬고 싶을 실컷 쉬고, 구경할 것이 있으면 한참 노닥거리고, 나에게 필요한 아주 좋은 습관.

 

 

<금진해수욕장, 이곳에서 한참 쉬다 간다>

 

 

 

 

 

금진해변에서 옥계해수욕장이 가깝게 보이는데 중간에 군부대가 있어 옥계까지 해변을 따라 바로 수는 없다고 한다. 다시 2차선 헌화로를 걸으니 금진초등학교가 보이고 정류장 부근 솔밭으로 들어가는 작은 오솔길이 보인다.

 

풀이 무성한 좁은 솔밭 길을 걸으니 넓은 농로가 나온다. 주변은 보기 드문 멋진 노송 .

 

 

<금진해수욕장을 나와 옥계항으로>

 

 

 

<바우길 표지판을 따라 오솔길을 걸으면>

 

 

 

<이런 멋진 풍경이>

 

 

 

 

 

<좌측은 노송들이 우거지고, 우측은 너른 들판>

 

 

 

여성수련원 입구를 지나니 솔밭 사이로 길이 이어진다. 곧 뜨거운 옥계해수욕장 도착. 여기까지가 강릉 1구간, 이제부터는 동해 1구간이 시작된다

입구에 참외 파는 차량이 있어 봉지 들고 해변에서 참외를 먹으며 한참 쉬다 간다. 그리고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옥계항을 향해 출발.

 

 

<여성수련원 입구 아름다운 노송 숲>

 

 

 

<옥계해수욕장 송림에는 캠핑족들이 많이...>

 

 

 

<뜨거운 옥계해수욕장, 이곳에서 강릉 1구간 종료>

 

 

 

<저 철다리를 건너면 바로 옥계항인데 출입금지, 빙 둘러서 가야 한다>

 

 

 

<옥계해변 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