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블루로드 C코스를 따라 (괴시마을~축산항)
- 아카시아 향기와 부드러운 소나무 숲길을 맘껏 즐기다
* 답사일: 2013년 5월 25일(토), 맑음
* 답사 경로 및 시간: 괴시마을 및 목은기념관(14:20~14:55)~관어대 갈림길(15:26)~망월봉(16:18)~대소산봉수대(16:47)~축산항(17:43), <총 3시간 23분>
* 답사 거리: 8.8km(괴시마을 주차장~축산항 영양남씨발상지 입구)
영덕 블루로드 여행 출발, 이번은 모처럼 홀로여행이 아닌 함께 하는 여행의 즐거움. 울진 불영사 볼 욕심에 봉화를 거쳐 울진으로 넘어가는 길을 택한다.
36번 도로를 따라 울진 가는 길은 봄의 끝자락답게 짙은 녹음과 함께 하는 길. 어느 새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오누이의 애절한 전설을 담고 있는 울진 사랑바위>
애절한 오누이 전설을 담고 있는 사랑바위와 불영사를 한 바퀴 둘러보고, 불영계곡(명승 제6호)을 따라 근남면으로 가 왕피천 옆 도로를 달리니 망양정해변.
근처 주차장에 주차하고 잠시 오르니 관동팔경의 망양정. 이곳 시원한 경관이 좋아 다시 오른 것.
<불영사 대웅전과 울진 망양정>
망양정을 내려와 7번 도로를 달려 오늘 도보답사 출발지점인 영해 괴시(槐市)전통마을로 향한다.
지난 여행에서 블루로드 C코스(목은 사색의 길, 총 17.5km) 중 고래불해수욕장부터 괴시마을까지 걸었으니 오늘은 잔여구간 8.5km 정도를 걷는 것. 괴시마을을 둘러보고 대소산봉수대를 지나 축산항에 내려서게 된다.
<영덕 괴시전통마을>
괴시마을은 목은 이색의 외가로 그가 나고 자랐다는 곳. 호지촌에 입향한 함창 김씨가 목은의 외할머니. 원래는 호지마 또는 호지촌이라 불리던 곳이었으나 사신으로 원나라에 다녀온 이색이 이곳 지형이 중국 괴시마을 풍경과 비슷하다 하여 괴시槐市로 바꿨다고 한다.
많은 유학자들이 그랬듯이 그도 중국이라는 나라를 흠모 했던가? 아니면 예나 지금이나 외국 물 먹고 오면 그걸 과시하고 싶어 유식함을 뽐냈던 것일까?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국수주의적 시각 자체가 편협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다만 별로 맘에 들진 않는다.
1630년부터 영양 남씨들이 정착해 지금은 영양 남씨들의 집성촌. 주차장에 주차하고 괴시마을을 잠시 둘러본다. 토담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양 옆으로 오래 된 기와집들이 평화롭다. 너른 영해평야를 바라보며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세를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는 전통마을. 고가들이 밀집해 있는 걸 보면 영해 너른 들이 있어서 풍요로운 생활이 가능하고 여유가 있었나 보다.
괴시마을에서 마을 뒤편에 자리한 이색기념관으로 느릿느릿 오른다. 기념관이야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닐 거고 관심분야가 아니지만 영덕 블루로드가 기념관 앞으로 이어지니 그쪽으로 가야 하는 것.
기념관에 들어가 보니 관리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고 조용하다. 이색기념관을 둘러보고 블루로드 답사 출발, 괴시마을과 이색기념관을 둘러보는데 35분이 걸렸다.
<목은기념관 가는 길>
<목은기념관과 목은 상>
<목은기념관 정자 뒤로 숲길, 목은산책로가 보인다>
기념관 앞 목은이색등산로를 따라 걷는다. 이 길은 그가 유년시절부터 걸었던 길이란다. 이곳에서 사진구름다리와 망월봉을 지나면 대소산 봉수대.
부드러운 길을 잠시 걸으니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 직진하면 다시 괴시마을 가는 길이고 산책로는 좌측 능선을 따라 올라간다.
<이정표와 안내도가 있는 이색등산로 입구>
<부드러운 소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계속 이어진다. 이정표는 관어대 3.5km(목은기념관 1.0km), 일단 관어대 방향이다. 영덕 블루로드는 다른 지역과 달리 이정표가 제대로 설치되어 있어 길을 헤매지 않아도 되니 다행.
반대편에서 여행객들이 제법 내려온다. 지금까지 동해안을 따라 내려오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는데 역시 영덕 블루로드, 사람들이 꽤나 많다. 이 정도 인기를 끌 정도면 예산 쓸 값어치가 있지. 다른 데? 대부분 지역 지 돈 아니니 폼 한번 잡고 예산 낭비한 거지 뭐.
<씀바귀와 고들빼기도 만나고>
진한 아카시아 향기에 취해 망일봉 옆길을 걸으니 이정표(관어대 2.7km, 사진구름다리 3.0km, 목은기념관 1.8km)가 있는 관어대 갈림길, 목은기념관에서 30분 넘게 걸렸다.
좌측 소로를 따라 가면 상대산(관어대)으로 향하는 길. 대소산봉수대는 사진구름다리 방향 직진이다.
<관어대 갈림길 - 축산항은 구름다리 방향>
길은 계속 부드러운 길. 아래 아카시아 숲이 보이고 내리막길, 사진리와 괴시리를 잇는 임도에 내려선다. 잠시 오르막길을 걸으니 왼쪽으로 푸른 바다가 보이고 나뭇가지 사이로 축산항 죽도산공원이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곧 사진 구름다리가 앞에 보인다. 사진리에서 영해로 통하는 괴시사진길 위를 통과하는 현수교. 이곳 이정표는 괴시전통마을 3.4km
<해파랑길과 블루로드 표지판이 같이>
축산항이 살짝 모습을 보이고, 곧 사진구름다리를 건넌다. 사진리가 있어 사진구름다리
망월봉 쉼터(봉화산 1.2, 목은이색등산로 2.5, 영해초교 2.5)를 지나 잠시 오르니 정자가 있는 망월봉. 동쪽으로 보이는 바다는 날이 흐려서인지 바다인지 하늘인지 분간이 안 된다.
그런데 이곳이 개념도에는 분면 망월봉으로 되어 있는데 정자 이름도 망일봉, 정자 옆에 있는 신재 주세붕의 시 제목도 망일봉이다. 뭐가 맞는 거지?
<망월봉 쉼터 이정표 - 봉화산 방향>
<망월봉, 정자 이름은 망일정>
벤치가 있는 봉우리 하나를 넘으니 갈림길, 이정표는 봉수대 0.8km. 기분 좋은 소나무 숲길을 오르니 해무에 잠긴 대소산 봉수대(282m)가 모습을 보인다. 축산면과 영해면 경계에 있는 지름 11m, 높이 2.5m의 조선 초기 대소산봉수대는 원형이 잘 보존된 곳이라고 한다. 서울 남산까지 소식을 전했던 봉수대.
발 아래 축산항과 죽도산공원이 가깝게 모습을 드러낸다. 땀이 나는 데도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 차다. 잠시 둘러보고 하산 길. 이제 축산항까지는 2.8km.
<이제 대소산봉수대로>
<해무에 잠긴 대소산봉수대가 보인다>
<봉수대가 있는 대소산 정상>
오늘 종착지 축산항이 바로 발 아래 보인다. 축산항까지는 2.8km
벌노랭이도 만나고, 여유 있는 길~
<축산항 가는 길>
<축산항이 살짝>
<대소산 숲길에서 내려선 곳>
이제 내리막길. 곧 영해와 축산면 경계의 2차선 도로에 내려선다. 길 건너 정자가 있는 작은 야산을 지나면 축산항. 통나무 계단을 잠시 오르니 일광대(日光臺) 비석 두 개나 나란히 서 있다.
남씨대종회에서 세운 비석 뒷면 내용을 보니 영양 남씨의 시조가 되는 영의공이 일광대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영양 남씨의 시조 영의공 김충이 755년(신라 경덕왕 14년) 당나라 안렴사로 일본에 다녀오던 중 태풍을 만나 이곳 축산항에 표착. 신라 조정은 이 사실을 당 현종에게 알리니 그가 원하는 곳에 살게 하라 지시. 영양 땅을 식읍으로 내리고 여남에서 왔다 하여 남씨 성을 쓰도록 했다고 한다. 그의 아들은 영양 김씨 시조가 되고…
<축산과 영해의 경계지점으로 내려왔다>
<앞 정자 쪽으로 오르면 영양남씨발상지>
<영양 김씨 유허비각>
<축산항 뒤로 죽도산전망대>
유허비 옆으로 내려서니 영덕블루로드 안내판과 남씨 발상지 표석이 있는 축산항. 이곳 지형이 소의 생김새와 비슷해 축산 丑山 이라 했다는 곳. 이곳에서 오늘 답사를 마친다.
이제 이곳부터 영덕 블루로드의 백미라고 하는 영덕블루로드 B코스가 시작되는 것.
고깃배들이 빽빽하게 정박해 있는 축산항에서 오늘 답사를 마치고 하룻밤 묵을 백암한화리조트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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