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누리길 파주 셋째길-율곡2리에서 반구정까지(임진각)
* 여행일: 2,014년 3월 22일(토), 맑음
* 경로 및 시간: 율곡2리(10:40)~장산전망대(11:50~12:05)~임진각(14:00~15:20)~반구정(16:05)
<총 소요시간 5시간 25분(중식시간 등 포함), 걸은 거리 15.8km>
오늘 처음으로 걷는 DMZ평화누리길, 서해안 도보여행의 전초전으로 임진각이 포함된 평화누리길 파주구간 셋째 길을 걷는다. 평화누리길은 서부전선 김포에서 중부전선 연천까지 총 182.3km(김포 3구간 38.4km, 고양 2구간 25.4km, 파주 4구간 56.3km, 연천 3구간 62.2km)의 답사 길.
<임진각에 전시된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
오늘 걷는 파주구간 셋째 길은 한적한 시골 들녘과 부드러운 산길을 걷고, 화석정 반구정 임진각 등 볼거리들이 많은 곳. 율곡2리에서 화석정, 임진각을 지나 황희 정승의 반구정까지 10.8km(3시간 30분 소요) 걸리는 거리. 하지만 다 걷고 나서 GPS 기록을 보니 실제 걸은 거리는 15.8km, 아마 들판을 넓게 돌고 임진각에서 여기저기 쏘다닌 거리가 꽤 길었나 보다.
* 율곡2리~3.5km(70분)~장산전망대~3.7km(70분)~마정초교~3.6km(70분)~반구정. 10.8km
<평화누리길 코스 안내도(평화누리길 홈피 자료)>
문산역 환승주차장에 주차(주차비 5,000원)하고, 역앞 좌측 정류장으로 가니 이런, 적성 가는 92번 버스는 통과하지 않는다. 택시 기사분 도움으로 길(문산역로) 건너 직진해서 만나는 삼거리 좌측 편 버스정류장에서 92번 버스 타고 율곡2리로 간다.
문산버스터미널(문산역 다음 정류장)을 지난 92번 버스는 군 시절 잠시 추억이 있는 선유리를 지난다. 그 때는 미군부대가 주둔해 있어 도로 양옆은 온통 미군 클럽들이 즐비했고 다양한 인종들이 섞여 딴 세상 같았던 곳. 그 때 이곳 선유리에서 처음 사먹었던 케찹 찍어먹는 감자튀김 맛이 어찌나 고소하고 맛있었는지, 게다 돈이 없어 몇 사람이 한 봉지 사들고 나눠 먹었으니, 그 맛과 냄새가 아직도 생생하다. 미제는 뭐든지 좋고 한 차원 달랐던 못 살았던 그 시절, 풍요롭게 자란 요즘 애들은 모르는 얘기.
문산역에서 25분 정도 걸려 (파주시 파평면) 율곡2리에서 버스 하차. 이곳 율곡리는 산에 밤이 많아서 율곡리(栗谷里)이고 율곡 이이(1536~1584년)는 그가 성장한 이곳 마을 이름을 따 그의 호를 율곡이라 했다.
<율곡2리 평화누리길 파주 셋째길 출발지점>
율곡탐방로 안내판이 있는 율곡2리에서 오늘 도보여행 출발. 이곳 율곡2리에서 평화누리길 파주 셋째 길과 넷째 길이 갈라지는 것. 파주 셋째 길을 걸을 생각이니 이정표의 화석정(1.4km) 방향, 화석정까지 이어지는 율곡탐방로 팔세마음길과 같이 간다.
‘율곡 이이 상상공원’을 지나 도로를 따라 걷다 왼쪽 들길로 빠진다. 안내 리본이 잘 붙어 있으니 오늘 헤맬 일은 없겠다. 들판에는 벌써 농사 일 하는 트랙터가 분주하다.
<도로에서 좌측 농로를 따라 걷는다>
안내판에 팔세마음길 “율곡의 시상을 담은 가로”라고 되어 있고, 율곡선생이 8세에 지은 화석정 시가 담겨 있다. 그래서 팔세마음길. 조선 아니 한민족 역사에서 율곡 이이만한 천재가 얼마나 될까? 3세 때 글을 읽고, 8세 때 화석정시를 지었고, 13세에 진사 초시에 합격하고 9번 응시한 과거에 모두 장원급제. 대표적인 성리학자이면서 주요 관직을 두루 역임한 경세가.
길은 화석교(화석정 0.4km) 지나 마을로 들어서고 다시 들길을 걸어 화석정으로 이어진다. 이곳은 의주길도 지나는지 전봇대에 의주길 리본, 평화누리길 리본이 같이 걸려 있다. 아뜰리에를 지나 언덕 위 화석정(경기도 유형문화재 제 61호,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 산 100-1)에 올라선다. 율곡 이이가 자주 찾아 시를 짓고 풍광을 즐겼다는 곳.
화석정은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져 80년간 빈터로만 있다가 현종 14년(1673년) 복원, 다시 한국전쟁 때 다시 소실되어 1966년 파주의 유림들이 팔작지붕 겹처마에 초익공 형태 조선시대의 건축양식으로 다시 복원했다고 한다. 현판은 고 박정희 대통령의 글씨이고, 정자 안 편액에는 율곡의 시 '팔세부시'가 새겨져 있다.
파주임진8경 중 제1경이 화석상춘(花石賞春, 화석정의 봄)인데 봄은 봄이되 이른 봄이니 봄 정취는 없고 주변은 아직 봄의 생기와는 거리가 멀다.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물도 아직은 춥다.
<화석정에서 보는 임진강 조망>
한참 쉬면서 풍광을 즐기다 임진리 방향 포장도로를 따라 출발. 군부대 훈련장 입구 안내판을 지나 78번 도로에 내려서고 율곡1교 굴다리 아래로 이어지는 자전거도로 따라 걷는다. 데크에서 보니 저 아래 철책으로 가로막힌 부분이 임진나루일 것 같은데 지금은 민통선 지역이니 내려가 볼 수도 없고 임진나루 '뱃사공 얘기' 안내판을 잠시 보고 임진리 나루터마을로 들어선다.
<화석정에서 임진나루터마을로>
<데크에서 보는 임진강, 저 아래 임진나루>
임진리는 임진강에 있던 여러 나루 중에서 남과 북을 잇는 중요한 길목. 임진왜란 때 선조가 도성을 버리고 의주로 몽진할 때 칠흑 같이 어두운 밤에 화석정을 태워 그 불빛에 의지해 겨우 강을 건넜다는 곳. 하지만 이곳은 어쩌다 이벤트성으로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곳이 되었다.
<임진리나루터 마을로 들어선다>
마을 뒷길을 따라 걷다 보니 예쁜 집들이 이어진다. 뒤꼍에 작은 텃밭들을 만들어 놓는데, 집 뒤편 텃밭 흙을 고르던 노부부, 우리보고 “봄이 되니 사람 구경 하네요”라면서 말을 건넨다.
평화누리길 장승과 임진리 마을 표석이 있는 곳을 지나 도로(화석정로)를 따라 잠시 걸으니 길은 우측 낚시터 방향 비포장 임도로 우틀한다. 이제부터 비포장 산길을 걸어 장산전망대로 간다. 의주길 안내를 보니 화석정 4.5km, 임진각 5.2 km.
<도로에서 우측 임도로 우틀, 임도를 걸으면 장산전망대>
임진리낚시터를 지나 잠시 오르막길을 걸으니 장산전망대 갈림길. 전망대는 우측으로 250m 거리. (율곡2리 6.3km, 반구정 4.5km). 날씨가 포근해 쑥이 제법 자랐고 비탈마다 보라색 제비꽃이 피어 있다.
장산 전망대. 조망도 좋고 놀다가기 좋은 곳. 좌측 멀리 통일대교가 있고 그 옆에 개성공단이 흐릿하게 보인다. 강 건너 임진강 하구에 펼쳐지는 초평도, 송악산은 날씨가 흐려 잘 보이지 않고. 그러니까 북녘 땅이 지척인 것. 날씨도 좋고 전망도 좋아 벤치에 앉아 한참 쉬다 출발.
<장산전망대 - 북한 땅이 가깝게 보인다>
전망대를 내려와 우측 포장도로를 걸어 내려가니 장산리 마을. 반구정 방향 자전거도로는 좌측으로 꺾이지만 그냥 직진이다. 1차선 포장도로를 걷지만 오고가는 차량도 거의 없고 쾌적하게 걸을 수 있는 곳. 장산1리 버스 정류장을 지나 마을을 통과. 짧은 보행 데크를 지나니 직진과 오른쪽 농로 양쪽에 모두 리본이 걸려 있다.
직진하면 아마 도로를 따라 마장리를 지나는 길, 우틀하면 긴 들판 사이로 난 길. (원래 평화누리길 노선은 도로를 따라 걷는 것이었으나 나중 들판 농로를 걷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우틀해 농로를 따라 걸으니 대전차 방어시설을 지나 넓은 들판 사이 부드러운 농로를 걷게 된다. 우측은 임진강 철책. 길은 임진강 철책 쪽으로 다가가 넓게 돌아서 간다.
<장산전망대에서 내려와 장산리 마을 뒷길을 따라>
<장산1리 정류장 지나 보행데크, 이곳에서 우측 농로를 따라 걷는다>
<대전차 장애물을 지나면 너른 들판이 펼쳐지고>
<들판 너머 임진강변 철책과 초소가 보인다>
들판 농로는 좌측으로 휘고 통일로 아래 굴다리를 통과해 다시 농로를 잠시 걸으니 임진강역. 임진강역에서 임진각은 지척. 마정교를 건너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도착하니 오후 2시, 율곡2리에서 임진각까지 12km 정도를 3시간 20분 넘게 걸려 도착했으니 꽤 여유 부리며 걸은 것. 임진각 2층 식당에서 점심을 사 먹고 임진각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한참 쉬다 간다.
<임진강 부근 길을 걷다 농로는 좌측으로 휘고>
<자유로 아래 굴다리 지나 임진강역으로 간다>
<이곳을 지나면 임진강역>
<임진강역, 임진각은 바로 옆에>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버마아웅산순국외교사절위령탑>
<임진각의 옥상전망대 하늘마루>
* 임진각 2층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자유의 다리' 등 임진각 여기저기 둘러본다. 분단의 아픔과 상처가 그대로 느껴지는 곳. 덕분에 1시간 반 넘게 임진각에서 머문다.
<망배단 뒤로 자유의 다리와 임진각철교>
<자유의 다리(경기기념물 제 162호)
- 휴전협정 이후 1만 2773명의 국군포로들이 돌아온 자유의 다리.
<개성까지 22km 로 서울보다 훨씬 가깝다>
<임진각을 나와 임진강역을 지나 반구정으로 간다>
‘새천년의 장’ 조형물을 뒤로 하고 임진각을 나서 반구정으로 출발. 임진강역을 지나 도로를 따라 잠시 걸으니 우측 철도 건널목이 있다. 건널목을 지나 하천 제방을 따라 걷는다. 1차선 포장 농로를 따라 걸으니 길은 자유로 옆으로 이어진다.
<철도 건널목을 지나 반구정으로>
<뚝방 길을 걷고>
<자유로 옆 포장 길을 걸으면>
평화누리길 파주 셋째길 종점인 반구정 입구. 이곳에서 오늘 도보여행을 마친다. 이제 그 많은 일화가 전해지는, 조선 초기 명 재상이자 청백리의 표상인 황희정승이 갈매기를 벗 삼아 말년을 보냈다는 반구정을 둘러볼 차례.
<반구정 입구, 이곳에서 셋째길 종료>
굴다리를 통과하니 방촌 황희정승(1363~1452)의 반구정. 입장료 1,000원 내고 들어가 방촌기념관부터 둘러본다.
그는 고려가 멸망하면서 두문동에 은거했으나 조선 조정의 거듭된 요청으로 다시 관직에 나오게 된다. 양녕대군의 세자 폐위 때 반대하다 유배를 갔으나 태종의 천거로 세종이 다시 등용, 무려 19년간 87세까지 영의정으로 재직하면서 조선 초기 가장 큰 업적을 남긴 인물로 평가된다.
<반구정 방촌기념관>
안에는 임진강이 굽어 보이는 기암 절벽 위에 자리잡은 반구정(문화재자료 제12호)과 원래 반구정이 있던 자리에 세운 앙지대. 황희동상과 재실인 경모재, 옆에 사당 두 채가 잇는데 우측은 방촌선생 영정을 모신 방촌영당지(경기도기념물 제29호), 좌측은 고손 황맹헌을 모신 월헌사. (소양공 월헌선생 부조묘)
<임진강 기암 절벽 위 반구정(문화재자료 제12호)>
<암지대, 원래 반구정이 있던 자리>
<황희정승 동상 옆 재실인 경모재>
<방촌선생 영정을 모신 방촌영당지(경기도기념물 제29호)>
<황희정승의 고손 황맹헌을 모신 월헌사 (소양공 월헌선생 부조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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