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바위능선 따라 수락산, 불암산으로 (장암역에서 상계역까지)
* 산행지: 수락산(637m), 불암산(508m)
* 산행일: 2,020년 7월 8일(수), 흐림
* 산행 경로 및 시간: 장암역(8:50)~석림사(9:15~9:35)~홈통바위(기차바위)~수락산 주봉(10:50~11:05)~도솔봉(13:02)
~덕릉고개~불암산 정상(14:10~14:25)~불암산공원(15:13)~상계역(15:27)
<산행시간 총 6시간 27분(중식 및 휴식 등 1시간 포함)>
* 산행거리: 12.9km
꽤나 더운 날, 수락산, 불암산 산행을 위해 장암역으로 간다. 수락산과 불암산은 북한산, 도봉산과 마주 보며 서울 북부 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서울 명산. 수락산은 블랙야크와 월간산 선정 100대 명산이지만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오늘은 수려한 바위산 매력에 흠뻑 빠지는 날. 남북으로 이어진 바위능선 따라 걷는다.
장암역 나오니 주차장 옆에 관광안내도가 있고 노강서원 1km 이정표. 오늘 산행은 노강서원과 석림사 지나 수락산 정상에 오르는 1코스 따라 가다 갈림길에서 기차바위(홈통바위) 올라 정상, 도솔봉 지나 남쪽 덕릉고개에서 불암산 정상에 올랐다가 상계역으로 하산할 계획. 두 산 능선이 남북으로 길게 연결되어 있으니 연계산행에 좋다.
큰길로 나와 횡단보도 건너 노강서원과 석림사 방향으로 간다. 계곡 옆 포장도로 따라 석림사까지 가고, 거기서부터 제대로 된 숲길을 걷게 되는 것.
곧 조선 후기 문신인 정재 박태보를 모신 노강서원(의정부 장암동, 경기 기념물 제41호). 노강서원은 원래 노량진에 있었으나 한국전쟁 때 소실되었고 그의 부친 서계 박세당이 세워 김시습 영정을 봉안했던 청절사 옛터에 1,969년 다시 세웠다는 것.
정재 박태보는 1,689년(숙종 15년) 기사환국 때 인현왕후 폐위가 부당하다고 간언하다 진도로 유배 가던 중 옥독으로 노량진에서 사망한 인물. 1,695년(숙종 21년) 그를 기리는 사당을 노량진에 건립했는데, 그를 죽게 한 숙종은 1,697년 노강이라는 이름을 지어 새긴 현판을 내렸다고 한다. 그나마 권력을 차지한 서인이라 복권도 가능했겠지.
성리학과 소중화사상만이 세상의 전부로 알던 조선 후기 사대부들, 당시 무능한 군주와 집권층들 머리에 부국강병이라는 단어가 있기나 했을까? 그들은 양란의 처절한 고통은 금세 잊고 지들끼리 싸우고 죽이는 정쟁에만 몰두하다 나라를 쉽게도 일본에 바치고 만다. 효종의 북벌의지도, 영정 시대 르네상스도 너무 짧았고, 개혁을 바라는 소수 실학파 젊은 선비들의 외침은 결국 현실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만다.
글로벌 경쟁력에는 무능하면서도 정쟁에는 유능한 현실이 안타까워서일까 그나마 그 시절 양심적이고 지조 있던 선비를 모신 사당을 지나면서 엉뚱한 생각에 빠지게 된다.
노강서원을 지나니 곧 한글 편판 ‘수락산 석림사’ 일주문. 이제 유교권역 지나 지나 불교문화권으로 들어서나 보다. 곧 그리 크지 않은 절 석림사에 들어선다. 석림사는 김시습과 인연이 깊었던 고찰이라고 들었다. 장암역에서 석림사까지 1.4km 20분 소요.
대웅전 입구에서 발열체크 하고 인적사항 기재하는데, 거기 있던 신도 한 분이 아주 친절한 목소리로 “등산 하고 내려오시다 공양하고 가세요”하고 말을 건넨다. 고마운 제안인데 상계역 쪽으로 하산할 계획이니 아쉽게 됐네. 어쨌든 이분 친절한 목소리가 엄청 기분이 좋다.
큰법당에 들러 잠시 참배, 오늘 기도는 어머니를 위한 기도. 석림사에서 나와 바로 앞에 보이는 등로 입구 숲길로 들어선다.
제1쉼터 지나(정상까지 1.6km),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진행(기차바위까지 1,6km). 우측으로 가면 기차바위(홈통바위) 생략하고 정상직전 능선에 올라서게 된다. 당연 홈통바위 방향으로 진행.
가파른 길이 잠시 이어지고 곧 나무계단. 계단을 오르니 드디어 시야가 트이기 시작, 뒤로 도정봉 능선이 멋진 자태를 드러내고 좌측에 구리포천고속도로. 우측 도봉산, 사패산 연봉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아쉽게도, 날이 너무 흐리니 오늘 조망 역시 기대 난!
오랜만에 짜릿한 홈통바위(기차바위) 슬랩을 만난다. 장암역에서 홈통바위 아래까지 3.7km. 가파른 경사 바위면에 로프가 두 줄 늘어서 있고 가운데 홈이 있어 홈통바위. 경사가 장난이 아니지만 바위가 미끄럽지 않아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다. 다만 공포심이 문제일 뿐. 그러니 여기 오를 때는 뒤돌아 보지 않고 여유 있게 앞만 보고 천천히 올라가면 된다. 정 불안하면 우회로 이용하면 되고.
홈통바위 오르니 수락산 주능선, 능선 따라 정상으로 향한다. 그런데 이정표에 보이는 정상까지 거리가 제 각각. 수락산은 서울시와 경기도 의정부시, 남양주 별내면 경계에 솟은 바위 산. 그래서인지 이정표를 여기저기서 만들어 놓았는데, 119 홈바위 표지목은 정상까지 0.8km, 남양주 이정표는 정상 0.37km, 의정부 설치 이정표는 주봉 550m. 거리 기준이 다를 텐데 그 기준이 궁금하네. 어쨌든 이곳에서 5분 정도 걸으면 수락산 정상.
수락산 정상인 주봉(638m), 서쪽은 도봉산과 마주하고 남쪽 능선은 불암산과 이어지는 서울 근교 4대 명산 중 하나. 건너편 도봉,삼각산은 여전히 모습을 가리고 있고, 도정봉 방향으로 의정부 시가지와 낮게 보이는 천보산만 보이고 그 뒤 불곡산 방향은 오리무중. 사방으로 조망이 좋은 곳인데 오늘은 날이 너무 흐리다.
도정봉 뒤로 의정부 시가지, 그리고 낮은 천보산. 천보산 좌측 뒤로 봉우리 두 개가 뾰족 올라온 불곡산이 보여야 하는데 구분이 안 된다. 잠시 쉬다가 덕릉고개 방향으로 내려 간다.
곧 아기 코끼리를 만나겠지. 수려한 바위꽃들 만나러 가는 기분 좋은 길.
정상에서 암릉 옆 계단을 내려오니 곧 철모바위, 철모 바위 좌측 뒤로 공깃돌바위(하강바위)와 코끼리바위가 보이고, 이어서 도솔봉과 불암산이 가깝게 보인다.
저기 불암산 정상에 갔다가 상계역으로 하산하면 오늘 산행을 마치는 것. 그 전에 곤히 자고 있는 아기코끼리 만나러 철모바위 옆길을 내려간다.
한참 걷다 수락산 정상 방향으로 되돌아 보니 역시 수려한 바위꽃들의 장관. 중앙 뒤로 철모바위가 보이고 그 뒤 (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살짝 정상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좌측 뒤는 배낭바위. 앞에 보이는 바위 봉은 추상화 같기도 하고, 웃는 모습 같기도 하고, 뭔가 있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니 바로 작은 종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하강바위(공깃돌바위)도 보이고. 그럼 코끼리는? 코끼리는 우측 바위 언덕으로 올라서 종바위 윗부분을 봐야 한다. 바위 위 조용히 잠자고 있는 작은코끼리 모습.
아주머니들 여럿이서 올라와 두리번 거리다 "코끼리 어디 있어요" 하고 묻는다. 역시 아기코끼리가 수락산 명물은 명물! 근데 이분들 마스크도 안 썼으면서 너무 시끄럽네. 얼라도 아니고, 조금만 목소리를 낮춰주시면 안 되겠니?
이제 바로 앞에 보이는 도솔봉 지나 불암산으로 간다. 치마바위도 지나도, 도솔봉 방향 알리는 이정표를 만난다. 도솔봉 갔다 다시 이정표 방향으로 돌아와 덕릉고개로 간다.
수락산과 불암산을 이어주는 덕릉고개, 이쪽 어딘가 덕흥군(선조 아버지) 묘가 있어 덕릉고개. 이제부터 계속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그런데 너무 더워 걷기가 싫어진다. 그래도 여기서는 방법이 없다 그냥 정상까지 가는 수밖에. 당분간 조망도 없고 볼거리도 없으니 재미없는 길.
평일이라 그런지 이쪽 덕릉고개에서 올라가는 사람도 전혀 안 보인다. 덕릉고개 부근서 추월해 간 한 사람 말고는 내내 홀로산행. 아마 정상 부근 가면 상계역 쪽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불암산 정상 0.74km, 덕릉고개 0.98km 이정표, 그러니 덕릉고개에서 정상까지는 1.72km. 짧은 거리인데 오늘 따라 엄청 길게 느껴져 몇 번이나 쉬다 간다.
한참을 걸으니 정상 암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석장봉에서 보는 가파른 암봉 모습, 장관이다. 곧 정상. 올라올 때야 지겨웠지만 정상에서 느끼는 시원한 풍광이야 최고! 날이 흐려 아쉽기야 하지만 그래도 멋진 바위산 풍광이 있으니, 이곳에 올 이유야 충분하고도 넘친다. 그냥 불암산만 산행해도 산행의 즐거움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
불암산은 노원구와 남양주 별내면 경계에 자리잡은 산. 큰 바위 봉우리가 마치 승려가 쓰는 모자인 송라로 만든 송낙을 쓴 부처님과 같은 모습이라 하여 불암산이라 했다는 것. 장암역에서 10.25km, 5시간 가깝게 걸었다.
정상 조망을 한참 즐기다 이정표 상계역 방향으로 하산. 가파른 길을 내려선다.
거북바위 지나 우측 방향으로 한참 내려가니 돌다방쉼터, 곧 불암산 공원으로 내려선다. 불암산공원은 상계역에서 불암산 오르면 만나게 되는 곳. 공원세면장 잠시 이용하고 상계역으로 가 오늘 산행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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