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기록/200대 명산 (명산 100+)

양주 불곡산(상봉, 임꺽정봉, 악어바위) - 양주역에서 대교아파트까지

카페인1112 2021. 4. 29. 00:02

양주 불곡산(佛谷山), 기암괴석 암릉맛집에서 진달래 꽃잔치까지 봄날의 호사

 

* 산행일: 202146(), 맑음

* 산행 경로 및 시간: 양주역(8:37)~양주시청(8:52)~상봉(10:21~10:40)~상투봉(10:54)~임꺽정봉(11:40~12:07)~악어바위~대교아파트(13:15) 

   <총 산행시간 4시간 38(중식 및 휴식 등 55분 포함)

* 산행거리: 7.26km (15,376)

 

 

  양주의 진산 불곡산(佛谷山), 여긴 여러 사람들과 여러 번 올랐던 추억의 산행지. 조망도 경관도 빼어나고 암릉 길 오르내리는 재미가 쏠쏠한 곳.

  게다 진달래 명산이라 봄날 꽃 잔치 기대로 모처럼 불곡산 행, 전철 1호선 타고 양주역으로 간다.

 

임꺽정봉 기암, 큰 침팬지가 꽃을 보면서 대화하는 모습.

 

   불곡산 처음 왔을 때는 백화암 쪽에서 올랐는데, 백화암은 신라시대 창건 당시 불곡사라고 불리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고 조선 후기 중건하면서 백화암으로 이름이 바뀐 곳.

  불곡사라는 절이 있어 불곡산이었을까, 아니면 불곡산에 있어 불곡사라 불렸을까? 부처님 골짜기라는 이름이 붙게 된 전설이라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자료는 전해지지 않나 보다.

 

 

  오늘 산행 들머리는 양주시청. 1호선 전철 양주역에서 2번 출구 나와 좌틀해 양주시청 쪽으로 간다. 길 건너 정류장에서 버스 타고 가도 되지만 양주시청 들머리까지 거리가 1.3km밖에 안 되니 터덜터널 걸어서 가는 것.

 

양주시청 좌측 들머리

 

  양주시청 바라보고 좌측 길(양주시의회 건물 좌측)불곡산 등산로입구안내표지가 있다. 도로 따라 걸으면 곧 좌측에 돌계단 들머리. 양주역에서 이곳 들머리까지 15분 소요.

 

  오늘 산행은 이곳에서 상봉, 상투봉 지나 임꺽정봉 갔다가 악어바위 보고 대교아파트로 하산, 대교아파트 정류장에서 버스 타고 양주역으로 가 귀가 예정. 이 코스가 불곡산 산행에서 가장 일반적인 코스가 아닐까 싶다.

 

둥근 아치 통과해 숲길로 들어선다.

 

  계단 올라 '등산로안내도' 한번 둘러보고 들머리 아치 통과해 숲길로 들어선다.

 

  아치 통과 하면 곧 이정표, 양주역에서 1.3km, 양주시청 0.1km, 다시 바로 앞에 있는 이정표는 불곡산상봉 2.7km, 임꺽정봉 3.7km. 이정표 기준 양주역에서 정상 상봉까지 4km인 것.

 

 

  당분간 숲은 동네 야산 같은 분위기, 양주시에서 붙여 놓은괜찮아요,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어요이 말이 누군가에게, 특히 힘든 젊은이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

 

 

  불곡산 1보루. 안내문을 보니 불곡산은 임진강에서 양주 거쳐 한강유역으로 진출하는 교통로를 제어하는 전략적 중요한 지역이며, 봉우리와 능선 따라 삼국시대 고구려에서 쌓은 걸로 추정되는 9개 보루가 있다는 것. 보루는 군사들이 머물며 지킬 수 있게 작은 규모로 축성한 일종의 초소.

 

  그러니까 이곳 불곡산이 고구려군이 남쪽 방어선을 지키는 요새였던 거고, 그 중 첫 번째 보루를 만난  것. 오늘 산행은 이곳 1보루를 시작으로 정상인 상봉 6보루, 임꺽정봉 8보루를 지나는 고구려 보루를 따라 가는 산행이기도 하다.

  그런데 등산화도 없고, 로프도 없고, 보조계단도 없었을 그 당시 군사들이 그 험하고 거친 암봉을 어찌 올라 다녔을까?

 

 

  1보루 지나니 부드러운 오솔길이 잠시 이어진다. 그 길에 멧팔랑나비 한 마리가 주변에서 나풀나풀, 이 녀석 내려앉은 사진 한장 찍으려고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좌측 나뭇가지 사이로 거친 바위봉우리 불곡산 상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상봉까지는 비교적 부드러운 길, 상봉에서 임꺽정봉까지는 계속 거친 암릉길을 걸어야 한다.

 

좌측에 정상인 상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멧팔랑나비인 것 같은데...

 

  2보루성 지나니 길 중간에 삼각점이 있고, 곧 백화암갈림길(백화암 0.4km), 이제 상봉은 0.4km 남았다. 불곡산 기암괴석안내판도 만나고 

 

  * 펭귄~생쥐~물개~삼단바위~공깃돌바위~코끼리바위~악어바위~복주머니바위

 

 

  불곡산5보루, 상봉에서 남동쪽으로 주 능선을 따라 이어진 봉우리에 세웠다. 이곳에 서니 남쪽으로 도봉산 북한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도봉산 북한산을 북쪽에서 조망할 수 있는 곳.

 

도봉산 북한산, 우측은 홍복산

 

  5보루 지나면 곧 불곡산 상봉 아래 전망대. 이곳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도 일품이지만, 무엇보다 바로 앞 거대한 정상 암봉 위용이 장관이다. 정상을 가장 멋지게 볼 수 있는 곳.

 

  조망안내판 뒤로 한북정맥 마루금, 오늘 산행 날머리 대교아파트 좌측에 양주산성이 있고 그 뒤 한북정맥 마루금은 호명산 지나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으로 계속 이어지게 된다.

 

양주산성 뒤 호명산. 맨뒤 라인 가운데 볼록 튀어나온 앵무봉
불곡산 정상인 상봉, 좌측 펭귄바위 쪽으로 정상 오르는 길이 보인다

 

  한참 조망 즐기다 정상으로 출발. 정상 아래 이정표는 상봉 0.1km, 임꺽정봉 1.1km(양주시청 2.7km). 가파른 계단을 잠시 오르면 펭귄바위.

 

 

 

  상봉 오르는 가파른 계단 길, 여기 처음 왔을 때는 로프 잡고 팔힘으로 암릉을 올랐는데 지금은 너무 편하게 오른다. 펭귄바위 지나 곧 불곡산 상봉.

  양주역에서 4.08km(양주시청 들머리에서 2.8km), 1시간 43분 걸렸다.

 

사진 찍는 이 분 덕에 상봉 사진이 멋지게 나왔다.

 

 이곳 정말 조망 맛집. 사방으로 펼쳐지는 장쾌한 조망이 일품이다. 최근 맛본 조망 중 최고의 조망. 바로 옆에 도락산이 있고 좌측이 감악산 우측이 마차산이다. 그리고, 불-수-사-도-북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바위 우측에 보이는 산이 도락산. 도락산 뒤 좌우로 희미하게 감악산 마차산
우측에 도봉산 북한산, 좌측 수락산 불암산

 

  거리두기 하느라 사람들 다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데, 한 젊은 여자분, 임꺽정봉 가는 길을 물어본다. 진행방향으로 내려가는 가파른 계단이 보이는 데도 정상석 아래서는 임꺽정봉이 안 보이니 확인이 필요했던 것.

 계단 올라오자 마자 북쪽으로 임꺽정봉 확인 가능.

 

정상 좌측 뒤에 임꺽정봉이 보인다

 

  정상 조망을 실컷 즐겻으니 이제 상투봉으로 간다. 가파른 암릉길. 우측에 상투봉 보이고 그 뒤 가파르게 솟은 임꺽정봉. 바위 틈 뿌리내린 진달래 꽃이 정말 곱다.

 

  조망명소에 암릉 맛집, 게다 진달래 잔치까지 오늘은 3박자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날, 봄날 산행 최고의 호사

 

우측 암봉이 상투봉, 좌측 뒤로 임꺽정봉
뒤돌아본 상봉

 

  상봉에서 상투봉까지는 0.3km, 금세 상투봉 도착. 이제 상투봉에서 암릉 능선 따라 임꺽정봉으로 향한다. 이제부터는 계속 거친 암릉길이자 경관이 좋아 불곡사의 백미라 불리는 곳.

 

상투봉에서 임꺽정봉 가는 길

 

  바위 능선 내려와 잠시 우회로를 걸었는데, 이런 쥐바위를 그냥 통과. 다시 가파른 바위를 기어올라 다시 암릉 능선으로 오른다. 상투봉에서 내려와 그냥 바위 능선을 걸어야 쥐바위를 만나는데, 우회로 내려가는 바람에 다시 빽해서 바위로 올라왔다.

 

  생쥐바위와 옆에 엄마가슴바위가 있는데 방향이 틀려 아무래도 쥐바위 모양이 안 나온다. 건너편 바위로 건너가 사진 한장 찍고 다시 내려와 가파른 길을 내려간다.

 

건너편 바위 위 생쥐바위와 엄마가슴바위가 보인다.
바위에 뿌리 내린 소나무
엄마가슴바위, 엄마 가슴은 이렇게 생겼구나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는 엄청 가파른 암릉길, 여기로 올라와 쥐바위 보고 다시 내려간다.

 

  안부에 내려서니 앞에 거대한 거친 슬랩지대. 상봉부터 계속 암릉 타는 재미가 있는 데다 주변은 온통 진달래밭. 올해는 용봉산부터 시작해 진달래 산행 원 없이 한다.

 

가운데 거친 암릉지대로 등로가 이어진다.
사람 얼굴이 보이네

 

  암릉 상부쪽 오르는데 위에서 엄청 수다스런 목소리가 들리더니 남자 하나에 여자들 몇 명이 같이 내려오는데 마스크도 안 쓴 상태로 옆에 사람이 지나가건 말건 엄청 큰 목소리로 떠든다. 그런데 옆으로 지나가는 걸 보니 진달래를 꺾어 모자를 화관으로 만들었다. 무매너에 왕짜증.

 

거대한 하마 엉덩짝으로 보이는데
420봉 표지목

 

  그 사람들 피해서 가다보니 좌측 악어바위 갈림 이정표 우측 가파른 암릉을 그냥 기어 올랐다. 물개바위 지나 여기가 420. 임꺽정봉은 0.3km 더 가야 한다.

 

  이곳에서 좌측 바위 능선을 내려가면 악어바위 지나 대교아파트 하산하는 길.

 

지나온 길, 정상 상봉에서 계속 암릉으로 이어진다
앞에 보이는 임꺽정봉

 

  암릉 오르니 곧 임꺽정봉, 상봉에서 1km, 3200보 거리인데 암릉 타다 보니 꼭 한 시간 걸렸다.

 

  오래 전 한북정맥 탈 때 들르고 오랜만에 오는 곳. 임꺽정봉은 한북정맥이 도봉산에 이르기 전에 솟구친 봉우리로 임깍정봉에서 한강봉 챌봉 지나 사패산 도봉산으로 이어진다.

 

 

 

  양주 유양리에서 태어난 백정 출신 임꺽정은 실록에도 등장하는 실존인물로 홍길동 장길산과 더불어 조선 3대 도적으로 꼽히는 인물. 조선 명종 때 황해도를 중심으로 평안 강원 경기 충청지방까지 세력을 떨쳤으나 3년만에 토벌되고 만다.

 

  도적집단이었던 임꺽정, 하지만 그의 이름이나 일화가 여기저기 전해지는 걸 보면, 힘들게 살았던 힘없는 민초들은 그들에 공감하거나 혹은 그들 이름이나 행위에서 대리만족을 느꼈던 게 아닐까? 아니면 그들보다 더 흉악한 도적들이 (예나 지금이나) 도성을 비롯해 온 나라에 바글바글 했을 테니 임꺽정 같은 작은 도적은 도적으로 안 보였을지도 모르지.

 

기암괴석이 이어진 악어바위 능선, 우측에 유양공단
대교아파트 가는 능선 길

 

  조망 즐기는데 북쪽 암봉에 사람들이 엎드린 포즈로 번갈아 가며 사진을 찍는다. 저기 인생샸 나오는 곳인가 보다. 능선 따라 저기 암봉으로 가면 대교아파트로 하산하게 되는 것. 한쪽 구석 벤치에서 점심 먹으며 한참 쉬다 간다.

 

인생 샷 나오나요?

 

  다시 420봉으로 돌아나와 우틀. 악어바위 방향(이정표 악어바위 0.2km, 임꺽정봉 0.2km)으로 간다. 그동안 불곡산에 여러 번 왔었지만 대교아파트 쪽으로는 하산한 적이 없어 불곡산 명물 악어바위는 오늘 처음.

 

이정표 악어바위 방향으로(0.2km)

 

악어바위 가는 길

 

공깃돌바위

 

 악어바위 능선은 암릉 길이고 기암괴석이 계속 이어지는 곳. 공깃돌바위 코끼리바위 지나 가파른 바위절벽 우측 으로 내려가면 거대한 악어 한 마리가 쓱 나타난다. 피부 굴곡하며 모양이 제대로 악어 모습.

 

 

  악어바위 지나 암릉 쪽으로 내려갈까 했는데 아무래도 무리. 다시 돌아나가 이정표 대교아파트 방향으로 내려간다. 거대한 삼단바위 지나서 가파른 내리막길 내려오니 남근바위,

 

 조금 더 내려오니 이런 쿠션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복주머니 바위는 못 보고 그냥 내려온 것.

 

대교아파트 방향으로 하산
남근바위

 

  이제부터는 부드러운 길. 유양공단 갈림길(대교아파트 0.8km, 유양공단 0.34km)에서 대교아파트 방향으로 하산. 개울 건너 우측 능선 따라 내려온 길과 만나고 대교아파트 정류장 쪽으로 내려온다.

 

  이쪽 길 지루해서 그냥 하산거리가 짧은 유양공단 방향으로 가는 게 더 좋았을 것 같다.

 

유양공단 0.34km, 대교아파트 0.8km
대교아파트가 보인다. 산행 종료

 

  양주역에서 대교아파트 정류장까지 7.26km, 순 산행시간 3시간 43분 소요. 경관 좋은 암릉맛집에서 시원한 조망과 진달래 꽃잔치를 맘껏 즐긴 날. 여긴 꽃 많이 필 때 옛날 같이 산행했던 사람들과 꼭 다시 오고 싶은 곳.

 

  길 건너 정류장에서 양주역 가는 버스 타고 양주역으로 돌아가 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