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산상화원 환상적인 연분홍 철쭉축제를 즐긴 날
* 산행일: 2,021년 5월 31일(월), 흐림
* 산행 경로 및 시간: 어의곡 새밭주차장(9:15)~어의곡3거리~비로봉(11:45~12:03)~중식(13:30~13:50)~국망봉(14:00~14:09)~늦은맥이재(14:45)~새밭주차장(16:35)
<총 산행시간 7시간 20분, (중식 및 휴식 50여분 포함)>
* 산행거리: 15.63km (총 30,321보)
오랜만의 소백산 산행. 일기예보를 보니 아침에는 날이 갠다는 것. 비 그치고 나면 구름에 잠긴 소백선경이 펼쳐질까, 게다 소백산 산상화원에는 요즘 화사한 철쭉이 한창일 텐데. 결국 소백산 가기로 마음 먹고 서둘러 배낭 챙겨 산행들머리 어의곡리 새밭주차장으로 떠난다. 이게 바로 홀산족 장점.
겨울철에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어 소백산(小白山), 주봉인 비로봉(1439.5m)을 중심으로 국망봉 연화봉 도솔봉 등이 백두대간 마루금에 솟아 있다. 명종 때 빼어난 풍수가였던 격암 남사고가 소백산을 지나다 말에서 내려 절을 하며 “소백은 사람을 살리는 산”이라 했다는 곳. 그렇게 포근한 어머니산인가 보다.
오늘 산행 들머리로 잡은 어의곡리는 그동안 몇 번 왔던 곳. 오래 전 봄 소백산 첫 산행과 회사산악회 심설산행 때 어의곡리에서 올랐고, 백두대간 산행 때는 죽령에서 올라 철쭉 축제를 즐기며 어의곡리로 하산.
어의곡리 코스는 소백산 비로봉 최단코스이기도 하고, 새밭주차장에서 비로봉과 국망봉 지나 늦은맥이재에서 하산하는 원점회귀가 가능한 것이 장점. 오르고 내려올 때 모두 계곡 길이라 청량감이 더 하다
버스 종점이 있는 새밭주차장 한쪽에 안내도와 등산로 방향 표지가 보인다. 9시경 도착했는데도 주차장에는 빈 자리가 딱 하나. 평일이고 아침까지 비가 왔는데도 이쪽 어의곡리가 산행이 비교적 쉬운 코스라 그런지 의외로 산객이 많았다.
새밭주차장 나와 마을길 잠시 걸으면 우측에 비로봉 가는 들머리. 늦은맥이와 비로봉 갈림길, 그냥 포장로 따라 직진하면 늦은맥이재 지나 국망봉 가는 길. 먼저 비로봉으로 간다. 비로봉까지 5.1km(국망봉 7.4km)
잠시 걸으면 어의곡탐방지원센터가 있고, 촉촉한 숲길. 등로는 계곡 옆으로 이어진다. 아침까지 비가 내려 옆 계곡 물소리가 요란하다.
숲에 고광나무, 물참대, 함박꽃나무, 고추나무 흰색 꽃들이 가득하다. 요즘은 흰꽃이 대세일까. 그러고보니 함박꽃나무를 처음 알게 된 게 오래 전 소백산 처음 왔을 때였네. 철쭉은 주 능선으로 올라가야 볼 수 있을 것.
가파른 나무계단 오르니 비로봉 2.1km 이정표. 어의곡주차장에서 3.0km를 왔다. 1시간 25분 걸었으니 너무 여유를 부리며 오르고 있나?
계단 길 오르니 잣나무 숲. 앞에 여인네들 마스크를 안 써서인지 길옆으로 비켜나 길을 양보해 준다.
잣나무숲 지나 곧 능선에 올라선다. 이제부터는 비교적 순한 길. 산죽 길 지나니 연두색 가득한 능선 길, 연두색 신갈나무 숲이 참 예쁘다. 고도가 높다 보니 아직 봄숲인 것.
연두색 숲에 붉은병꽃나무가 슬쩍 포인트를 주네
곧 옅은 구름에 잠긴 소백의 아고산지대 초원이 펼쳐진다.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알프스 초원지대를 연상시키는 풍광. 거센 바람으로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철쭉 같은 관목이나 풀들이 자라 부드러운 육산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것. 푸른 초원에 분홍 철쭉이 어우러져 찬란한 6월의 소백을 알려준다.
어의곡3거리 가까워지면서 우측 연화봉 쪽이 보이는데 구름이 짙게 쌓여 있다. 제1연화봉 우측이 천동갈림길.
어의곡삼거리에서 우틀해 비로봉, 정상은 0.4km 10분 정도만 걸으면 된다. 국망봉 쪽은 아예 안개 숲.
비로봉 가는 길. 등로 좌우에는 분홍빛 철쭉. 부드러운 산상평원에 그냥 유려하게 펼쳐지는 초록 풍경. 그리고 올해 냉해 피해로 그렇게 화려하진 않아도 은은하게 피어난 분홍빛 철쭉 자태가 아름답다.
소백산 정상 비로봉(毘盧峯, 1439.5m), 새밭주차장에서 5.8km, 널널하게 2시간 30분 걸렸다. 이 멋진 곳을 너무 우랜만에 왔네.
부처님 안에 깃든 진리를 상징하는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에서 연유한 비로(毘盧), 산봉우리 중 가장 높은 봉우리에 그 이름을 붙였다. 오대산, 치악산, 금강산도 정상은 비로봉.
정상 이정표를 보니 어의곡주차장 5.1km, 죽령주차장 11.3km, 천동주차장 6.8km, 희방사 6.7km, 삼가주차장 5.5km.
비로봉 최단코스는 삼가동코스에서 달밭골 가깝게 올라가 주차하고 오르면 최단코스, 그런데 요즘 달밭골쪽 차량진입이 안 된다고 하니 어의곡리에서 올라가는 코스가 정상 가는 최단코스일 것.
강우레이더가 있는 제2연화봉은 아예 구름 속에 숨어 있고, 제1연화봉만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제1연화봉 우측이 천동갈림길. 그 뒤로 금수산이 있을 텐데 지금은 그냥 구름 속
정상에는 평일인 데도 철쭉 명성 때문인지 산객들이 꽤 많았다. 그런데 마스크 낀 사람이 아예 없다시피 하니 사람 피하기 불편하네. 조망도 없고 게다 바람까지 차니 그냥 국망봉으로 가자! 비로봉에서 국망봉은 3.1km,
어의곡3거리에서 우측 국망봉 방향. 대간 마루금 따라 국망봉 지나 늦은맥이재까지 걷고, 늦은맥이재에서 새밭주차장으로 하산 계획
이제부터 주변 산상화원이 계속 펼쳐진다. 철쭉이야 당연하고 노란 미나리아재비, 분홍 큰앵초, 귀한 연령초, 은방울꽃, 애기나리, 벌깨덩굴, 풀솜대, 광대수염, 쥐오줌풀 등등. 심심치 않게 나타나는 작은 녀석들과 눈맞춤하고 가는 기분도 괜찮다.
그런데 기억과는 다르게 국망봉 가는 능선 길이 왜 이렇게 힘들지? 유순해 보이지만 능선 옆을 들랑날랑 하니 길이 좀 거칠어 보이는 것. 그래도 예전 룰루랄라 신나게 걸었던 기억인데. 이상하게 국망봉 가는 길이 힘들었다. 이건 분명 그냥 세월 탓이야.
쉴 겸 조망 좋은 능선에 올라 자리잡고 느긋하게 점심 먹으며 한참 쉬다 간다. 뭐 오늘 산행일정이 급할 것도 없으니까.
국망봉3거리, 여기가 초암사 갈림길. 국망봉은 0.3km(비로봉 2.8km) 남았다. 여기부터 산상화원. 온통 철쭉 밭이다.
예전에는 소백산 연화봉 철쭉이 최고였는데 이제는 국망봉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온 산을 수 놓은 분홍빛이 말 그대로 산상화원. 올해 냉해 탓으로 철쭉 개화상태가 좋지 못 해 아쉽긴 하다만 그래도 이 정도면 어디, 충분한 호사.
국망봉에서 우측 상월봉 가는 능선 길.
국망봉 가는 길 좌우 모두 철쭉 화원. 그렇게 화려하진 않아도 그래도 좋다.
지나온 길은 구름에 잠겨 있네.
국망봉 이정표, 늦은맥이재 2.1km.
초암사갈림길 3거리에서 꽃구경하며 널널하게 15분 정도 걸으니 국망봉. 비로봉에서 점심시간 포함 두 시간 정도나 걸렸다. 완전 절절 매면 온 데다, 화사한 철쭉 꽃 향연이 발목을 오래 잡은 것. 주차장에서 8.54km, 비로봉에서 3.06km
단양군 가곡면과 경주 영주시 순흥면 경계가 되는 이 곳은 신라 마의태자가 망국의 설움을 안고 개골산으로 들어가다 경주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하여 국망봉이란 이름이 남아 있는 곳.
상월봉 가는 길. 국망봉에서 상월봉 지나 늦은맥이재까지 부드러운 능선 길 2.1km. 게다 화사한 철쭉축제는 계속 된다.
상월봉 좌측에 보이는 능선. 가운데 신선봉이 있고 그 좌측이 민봉
상월봉 주먹바위 or 부처바위
상월봉 아래 갈림길에서, 예전 가봤던 상월봉은 오르지 않고 좌측 고치령 방향으로 간다. 늦은맥이재까지 부드러운 길.
이제부터 철쭉 축제는 끝. 공간상으로도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시간상으로는 철쭉은 봄과의 이별, 이제는 짓푸른 여름과의 만남인 것.
갈림길 늦은맥이재, 백두대간 고치령 방향으로 이어지고 어의곡주차장은 좌틀해 5.0km. 돌길이 많으니 걷기 만만치 않고 꽤나 지루한 길이 되리라.
계곡길 물소리가 우렁차다. 걷기 불편한 돌길이 이어진다
길이 순해지면서 계곡을 가르는 다리 건너고, 넓은 임도
도로로 나온다. 옆에 있는 이정표 보니 주차장까지 0.5km(늦은맥이재 4.5km, 비로봉 10.2km). 도로 따라 내려간다.
* 주차장~비로봉 5.1km, 비로봉~주차장 10.2km 이니 이정표 상으로는 오늘 산행 거리 15.6km.
오전 올라갔던 갈림길 지나 새밭주차장으로 돌아오니 주차장에는 차량이 몇 대 안 남았다. 산상화원 철쭉 축제를 맘껏 즐긴 소백산 산행 종료. 어의곡리에서 비로봉 국망봉 돌아온 오늘 걸은 거리 15.63km, 7시간 20분(중식 등 50여분 포함)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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