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가리왕산(1,561m), 장구목이골 이끼계곡 찾아 떠난 산행
* 산행일: 2,021년 10월 4일(월), 흐림
* 산행 경로 및 시간: 장구목이 입구(8:37)~이끼계곡~장구목이임도(10:08)~정상삼거리~정상(11:27~11:50)~임도(12:41)
~장구목이입구(13:49) <총 산행시간 5시간 12분(휴식 등 35분 포함)>
* 산행거리: 8.4km (정상 왕복)
오랜만에 정선 가리왕산 산행. 여기 처음 왔을 때는 가리왕산휴양림 코스로 올랐는데 오늘 산행은 이끼계곡으로 유명한 장구목이코스(정선군 북평면). 산행 들머리는 장구목이입구 (네비: 가리왕산 장구목이골입구분기점)
진부IC 나가 59번 도로 달려 막동터널 지나니 가리왕산 최단코스인 발심사 코스(장전계곡) 발심사 가는 입구, 조금 더 가 장전터널 지나니 오늘 산행 들머리 장구목이입구.
이곳은 주차장이 따로 없고 입구 갓길에 주차(들머리 옆에 간이화장실 있음), 덕분에 주차료도 입장료도 없다.
갓길 주차되어 있는 차량이 이미 3대, 3팀이 먼저 올라갔으니 덕분에 거미줄 세례는 없겠다.
오늘 산행은 이곳에서 안내도 3코스 따라 이끼계곡 지나 정상 다녀오는 원점회귀 코스. 정상까지 왕복 8.4km를 걷게 된다.
장구목이골 계곡을 좌측에 두고 오르는 길 우렁찬 물소리만 들리고 잠시 계곡과는 떨어져 오른다. 가을꽃들이 벌써 시들어간다. 산국도 한번 찍어보고...
그런데 등로에 하얀 철사처럼 생긴 물체가 끔틀꿈틀. 전에 안산 계곡 물속에서도 봤던 건데, 얘는 뭐지?
잠시 걸으니 길은 계곡 바로 옆으로 내려서고 이끼계곡 1폭이 나온다. 이제부터 기대했던 청정 이끼계곡 풍경이 펼쳐지는 것. 1폭, 2폭 지나니 계곡 가로지른 나무다리. 여기 참 장관이다!
계곡 가로지른 나무다리 건너면 계곡을 우측에 두고 걷게 되는데 계곡은 보이지 않고 물소리만 요란하다. 좁은 등로에 돌길이고, 오르막길이 계속 지루하게 이어진다.
앞에서 한 사람이 내려오는데 큰 배낭에 두꺼운 매트리스가 올려져 있는 걸 보니 혼자 백패킹. 깊은 산속에서 홀로 머무는 그 분위기가 어떨까 궁금하네.
그런데 내 앞에 승용차 3대가 주차되어 있었는데 하산하는 사람은 홀로산행족 두 명, 그리고 정상 도착 때까지 더는 한 사람도 만나지 못 했다. 그럼 차 한 대 쥔은 다른 코스로 넘어 갔나? 아님 수확 하러?
다시 푸른 이끼로 뒤덮인 청정계곡 옆을 걷는다. 원시림 계곡에 맑은 물줄기가 넘쳐 흘러 푸른 이끼와 하얀 포말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 수량이 많은 습한 계곡을 울창한 원시림이 뒤덮고 있어 이런 풍광이 가능했을 것. 아름다운 계곡산행을 제대로 즐긴다.
9폭 지나 잠시 오르면 계곡 물소리가 희미해지기 시작한다. 이제 이끼계곡과 멀어지는 것. 돌길 잠시 오르니 옆 산 사면이 온통 이끼로 덮여 퍼렇다.
가파른 돌 계단 길 올라 장구목이 임도에 올라선다. 정상까지 1.6km(장구목이 입구 2.6km)로 그리 멀진 않은데 계속 가파른 오르막길이라 만만치 않다.
들머리 장구목이입구 해발고도가 400m대이니 정상까지 고도 1100m 이상을 올려쳐야 하는 것. 그러니 이 코스 길이 까칠할 수밖에.
계속되는 가파른 오르막길 그것도 돌길 너덜길이다. 5~600m 정도 오르니 한숨 돌릴 수 있게 평탄한 길이 잠시 나오고 다시 오르막길. 이런 오르막길이 정상3거리까지 대부분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
주목 고목들이 있는 주목군락지 가까이 오니 가을 빛이 조금씩 보인다. 정상 1.1Km 이정표 지나면서 까칠했던 길은 그나마 한숨 돌릴 정도 여유를 준다. 그래도 여전히 가파른 오르막길의 연속. 조금 더 오르니 정상삼거리.
정상삼거리, 정상은 우측으로 0.2km(장구목이입구 3.9Km). 좌측은 중봉 가는 길. 그런데 숲에 안개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정상 가는 길 안개가 자욱하다. 갑자기 안개 숲 산책이 되었네.
능선 관목들은 벌써 잎을 떨구면서 앙상한 겨울나무가 되어 간다. 좁은 등로를 잠시 걸으니 가리왕산 정상인 상봉(1,561m), 장구목이입구에서 이끼계곡 즐기며 4.2km를 2시간 50분 걸려 올랐다(8,654보).
가리왕산은 우리나라에서 9번째로 높은 산으로 동해안의 옛 맥국 갈왕이 이곳에 피난해 성을 쌓고 머물렀다 하여 갈왕산으로 불리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가리왕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곳은 사방으로 시원하게 조망이 트이는 조망맛집인데 오늘은 조망 제로. 사방은 온통 구름바다 정상부만 섬으로 남았다.
그런데 갑자기 강풍이 불기 시작한다. 몸이 휘청 할 정도로 바람이 거세 정상석 옆 돌탑 그늘에 쪼그려 앉아 바람이 잦아 들기를 잠시 기다린다. 나중 사람들한테 얘기할 때 과장 조금 보태 “오늘 가리왕산에서 동해로 날아갈 뻔 했어”
바람이 잠시 잦아든 틈에 인증샷 한장 찍고 있는데 산객들이 몇 사람 올라온다. 바람도 거세고, 마스크 한 사람도 전혀 없으니 방 빼고 얼른 내려가자. 올라온 길 그대로 하산 길.
삼거리로 내려오는데 단체산행팀이 왔는지 산행객들이 계속 올라온다. 좁은 등로에서 헉헉거리며 계속 마주쳐 거리두기도 안 되는데 마스크는 전혀 안 하고들 있으니 인사하는 사람도 불편하게 느껴지네. 산악회 버스 안에서야 체온 재고 마스크 꼭 쓰게 했을 텐데, 막상 산행하면서는 마스크 쓴 사람이 거의 없다.
마스크 5부제 할 때 야외에서는 마스크 안 해도 된다는 둥, 혹은 등산할 때 거리두기 하면 안 써도 된다고 TV 나오는 잘 나신 인간들이 그리 떠들어댔으니 호흡이 가쁜 등로에서 마스크들 하겠나. 정상에서는 죽 줄서서 인증샷 서로 찍어 주고 파이팅 외치며 단체사진도 찍는 판인데…
내려오는 길, 오래된 주목 고목들이 눈길을 끈다. 쓰러진 나무에서 가지가 솟았고, 아름드리 고목은 한쪽 면만 겨우 살아남아 줄기를 뻗고 있다. 대단한 생명력, 역시 천년세월 주목이네.
단풍이 시야에 들어 오는데 올해 단풍은 곱게 물 드는 게 아니라 그냥 잎이 말라서 시들어버린 나무들이 많았다. 설악산도 그랬고, 올해 단풍은 아무래도 시원치 않을 모양이다.
가파른 내리막길 조심조심 내려와 임도 지나 다시 이끼계곡을 만난다. 다시 이끼계곡 즐기며 천천히 하산.
가리왕산 이끼계곡은 이곳 장구목이골 외에도 바로 인접해 있는 장전계곡도 많이 알려진 명소. 가리왕산 최단코스이자 가장 수월하게 오를 수 있는 발심사코스가 장전계곡을 지나는 코스.
장구목이입구 거의 도착해가는데 등로에 구렁이 새끼로 보이는 작은 뱀 한 마리가 나왔다. 그런데 이 놈 사람 기척을 느꼈는지 몸을 반 정도나 들어 올리며 날카롭게 반응하는 모습. 이 놈이 등로 옆으로 사라질 때까지 잠시 기다려 준다.
장구목이입구에서 산행 종료, 왕복 8.4km를 총 산행시간 5시간 15분(휴식 등 40분 포함) 동안 걸었다. 총 18,923보.
오늘도 평소처럼 홀로산행이었는데, 이끼계곡 풍광이 그만이라 혼자 오기는 아까웠던 곳. 이곳이 고향인 회사 후배 비롯해 지인들과 같이 이곳 이끼계곡 다시 올 기회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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