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마대산(1,052m) – 방랑시인 김삿갓 자취가 깃든 영월 명산
* 산행일: 2,021년 9월 10일(금), 약간 흐림
* 산행 경로 및 시간: 김삿갓문학관주차장(12:11)~합수점갈림길~김삿갓 주거지(12:50)~정상(14:25~14:35)~쉼터(14:50~15:05)~주거지(15:41)~문학관주차장(16:10)
<총 산행시간 3시간 59분(중식 및 휴식 30분 포함)>
* 산행거리: 8.03km (총 14,820보)
영월 태화산 산행 마치고 김삿갓유적지를 산자락에 품고 있는 마대산(馬垈山)으로 간다. 네비 입력은 김삿갓문학관 주차장.
이른 아침 그 밀리는 벌초 차량 행렬과 함께 영월까지 와서 태화산 짧은 산행으로 끝내기에는 뭔가 손해 보는 기분이라 1일 2산 산행을 했던 것. 하지만 산행 마치고 4시간 가깝게 걸려 귀가하면서 그냥 태화산만 다녀갈걸 하고 후회해야 했다.
마대산은 강원 영월군 김삿갓면과 충북 단양군 영춘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월간산 선정 100대 명산. 그동안 몇 번이나 오려고 했는데도 이상하게 기회가 닿지 않았다.
오래 전 산방기간 입산금지인 걸 모르고 왔다가 김삿갓묘역만 둘러보고 가기도 했고(덕분에 동강변 잣봉 산행, 그 때 같이 왔던 친구와 다시 함께 오고 싶었는데, 잘 안 됐다), 회사 산악회 산행예약 했다가 갑작스런 사정으로 빠졌는데 (그때 왔으면 일행이 캔 봉삼 구경 했을 테고).
오늘에서야 드디어 마대산 산행.
영월 김삿갓면 김삿갓문학관 주차장에 주차하고 산행 출발. 마포천 노루목교(김삿갓면 와석리) 건너 김삿갓 묘역이 있는 들머리로 간다.
이곳 노루목에서 시작하는 산행이 가장 많이 알려진 코스.
노루목교 건너 김삿갓면 교통표지판이 있는 우측 영월 방향으로 100여m 걸으면 김삿갓유적지 입구. 이곳 김삿갓유적지는 영월10경 중 4경으로 유적지가 있는 이곳 면 명칭을 2009년 하동면에서 김삿갓면으로 변경했다.
* 영월 9개 읍면 이름을 보면 영월읍 남면 북면 중동면(산솔면으로 변경 예정) 상동읍처럼 그 지역이 있는 위치(영월읍 기준으로)를 반영한 이름과, 무릉도원면(변경 전 - 수주면) 한반도면(서면) 김삿갓면(하동면), 주천면(술샘이 있어서)처럼 지역 대표성을 살린 명칭으로 구분.
좌측 김삿갓주거지(1.8km) 방향으로 오른다. 김삿갓묘역은 우측. 마대산은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알바 가능성은 별로 없겠다. 계곡 물소리 들으며 넓은 임도 따라 가는 길. 하산하는 부부 한팀 만나고, 이후에는 산객을 전혀 보지 못 했다.
이곳 부근에 주차하고 오르면 마대산 최단코스 산행이 되겠지만, 유적지 구경하는 사람들한테 민폐가 되겠다. 어린이 동반한 가족관광객들이 많이 보이든데, 그냥 문학관 주차장에 주차하고 오르는 게 정상.
유적지입구에서 10분쯤 걸으니 합수점 3거리. 갈림길에서 좌측 다리 건너 어둔골, 김삿갓주거지 방향(김삿갓주거지 1.4km)으로 오른다. 우측 선락골로 가면 처녀봉 거쳐 정상으로 가는 것.
마대산 산행은 보통 이곳 갈림길에서 좌측 방향으로 올라 정상에서 처녀봉 거쳐 우측으로 내려오게 된다.
계곡 물소리 들으며 임도 따라 오른다.
임도 좌측은 단양 영춘면, 우측은 영월 김삿갓면. 마대산이 단양과 영월 경계가 된다.
김삿갓주거지와 어둔골 갈림길, 주거지는 우측으로 0.2km(정상 2.3km).
잠시 오르면 김삿갓주거지. 김삿갓이 생전에 거주했던 곳으로 본채 건물은 2002년에 복원되었다고 한다.
해학과 풍자의 방랑시인 김삿갓, 지금 기준으로 치면 시인이자 트레킹전문가, 게다 특색 있는 무전여행자였고 여성들 인기도 만만치 않았다. 길 가다 예쁜 처자 후려 잠자리 같이 하면서 처녀 아니라고, '모심내활 필과타인(털이 깊고 안이 넓으니 필시 다른 사람이 지나갔네)' 어쩌구 할 정도였으니...
요즘 같으면 역대급 추종자를 둔 SNS 활동에다 잘난 유투버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돈도 많이 벌었을 텐데, 역시 시대를 잘못 태어난 인물.
홍경래 난 때 조부 김익순이 선천부사로 있으면서 홍경래군에 항복, 일족이 폐족 처분 받아 가족들은 영월로 옮겨와 은둔생활을 하게 된다. 조부 일을 몰랐던 김삿갓은 영월 동헌 백일장에서 조부를 비판하는 글로 장원을 한다. 나중 조부의 일을 알게 된 그는 절망하여 22세에 집을 나서 방랑시인으로 평생을 살게 된다.
조선 말, 일제 강점기 때 나라를 팔아먹고도 후손들 떵떵거리며 잘만 살고 있는데, 반란군한테 중과부적으로 항복했다고 폐족 처분을 하다니 그럼 이민족 만주족한테 항복하고 삼배구고두를 한 인조 후손들도 다 폐족 시켰어야 했나? 하긴 조선 지배층들은 외적보다 반란군이 더 고약했겠지.
화순군 동복에서 작고 3년후 둘째 익균이 영월로 이장. 그 사실이 밝혀지면서(그리 오래 되지도 않았다) 이곳 면 명칭까지 김삿갓면으로 바꾸게 된 것.
그런 것 보면 촌동네 영월군이 장사(?)를 잽싸게 잘 한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영월은 관광 지명도가 꽤 높은 지역이 되었고(물론 관광자원면에서도 뛰어난 곳이지만), 내 개인적으로도 그동안 영월 방문 횟수가 제일 많았다.
길은 난고당 옆으로 이어진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되는 것. 이정표는 마대산 1.8km, 김삿갓주거지 20m
등산안내도가 있는 갈림길, 가파른 철계단 오르는 우측 코스(0.9km)로 오른다. 좌측은 계곡 코스(1.1km)
이제부터 제법 된비알을 올라야 한다. 가파른 계단 길도 만나고
계곡코스 합류지점. 이제 정상 440m 남았다.
구절초도 담아 보고, 짧은 암릉도 오르고
나무 계단 오르니 안내도가 있는 주능선 삼거리갈림길(정상 좌측 200m, 처녀봉은 우측). 정상에서 처녀봉 쪽으로 하산하게 되면 이곳으로 다시 내려와 우측 방향으로 진행.
정상 가는 능선 길도 그리 순하진 않다.
마대산 정상, 주차장에서 3.98km, 2시간 넘게 걸렸다 (7,695보).
한쪽으로만 시야가 트인다. 북쪽으로 영월시가지가 살짝 모습을 드러내고 그 우측에 봉래산 계족산이 흐릿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좌측에는 오전에 다녀온 태화산
처녀봉 방향으로 돌아 내려올 계획이었는데 마대산 산행이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귀경시간이 걱정된다. 가능한 한 빨리 내려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올라온 방향으로 하산. 이곳 갈림길에서 우틀해 주거지 방향으로 하산
가파른 내리막길, 아픈 발목이 걱정돼 조심조심 하산. 주거지 지나면 편한 길.
주차장 돌아와 8.03km, 4시간 가깝게 걸린 산행 종료. 김삿갓주거지 지나 가파른 경사에 고전했던 산행, 그래도 꼭 와보고 싶었던 곳 소원 풀어 기분은 짱! 허나 귀경 길 고전.
산행객들로 분주했던 태화산과 달리 거의 혼자 전세내고 다녀온 산행. 사실 조망도 별로고 김삿갓유적지 말고는 별로 볼것도 없지만 그래도 울창한 명품 숲길이 장관인데 이렇게도 대접을 못 받나, 조금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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